겨울철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전기차에게는 아주 쥐약인 계절이다.
난 원래 전기차로 장거리 많이 다니는데
이런 나도 겨울엔 가급적 기름먹는 차 선호함.
얼마 전에 이런 영상을 보게 돼서
갑자기 영감을 받아 생각이 번뜩 떠오름.
과연 정말 얼어죽을거같은 날씨에 전기차 타면
얼마나 하루 안에 멀리 갔다올 수 있을까?
영상엔 3명이서 교대하면서 포르쉐 타이칸으로
24시간동안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나 실험하는데
이땐 이런 극저온도 아니고, 포르쉐 타이칸은
800V 전장시스템 채용으로 충전이 빠르다.
물론 모두가 타이칸을 구입할 여력이 되면 좋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그건 어렵다.
그리고 난 교대 없이 나 혼자 운전 예정.
아직 젊으니까.
좀 더 대중적이고, 저렴하면서 아직 비중이 높은
400V 차량 중 신차를 골라볼까 해서
답이 나온게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심지어 타이칸보다 배터리도 훨씬 작으며
장거리 주행 시 효율 확보에 가장 중요한
공기저항에 불리한 형태인 SUV다.
사실 난 신형 니로 EV나 아이오닉 5,
EV6로는 장거리 운행 해봤거든.
국산차 중에서 고르면 당연히 아이오닉 6가
가장 유리하겠지만, 굳이 난이도를 올렸음.
또 디 올 뉴 코나 EV를 타보았을 때
이 차량으로 장거리 운전 한 번 해보면
평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어서 고른 것도 있다.
시내 위주나 와인딩에선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음.
지금까지 내가 전기차 하나로 24시간 내
가장 길게 운전했던 건 구형 코나 EV로 1609km.
24시간 중 무려 20시간을 운전함.
그때는 기온도 딱 적당한 초여름이었고
구형 코나 일렉트릭은 신형보다 차량 사이즈도 작으며
내 기준 국도위주 운행하면 완충 시
트립에 뜨는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522km으로
생각보다 엄청나게 멀리 가는 차였다.
과연 신형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이 추운 겨울에
얼마나 갈 수 있을 지 실험해보고 싶어져서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굳이 사서 고생을 맨날 함
출발 전에 충전하고 출발해야지.
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17인치 휠에
냉간 공기압 39psi, 열간 44psi가 들어가 있는 차.
공기압이 높을 수록 전력효율 확보에 유리하니
이 정도면 최대한 주행거리 뽑아내는 것과
승차감 간의 균형을 맞춘 상태라고 볼 만 함.
대충 90%까지 충전하고 출발할랬는데
세상에. 충전기 꽂으니 급속충전 마지노선인 80%까지
예상 잔여 충전시간 51분 뜸.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이때부터 왜 이런 일 벌렸을까 벌써 후회됨
원래같으면 20% -> 80%, 60퍼센트 채우는 시간이
40분이어야 하는데 겨우 31% 넣는 데 51분.
100kW급 충전기를 꽂아서 나오는 게
고작 28kW 정도니 겨우 4분의 1 토막 수준이다.
배터리 예열 기능을 안 쓴 탓도 있지만,
애초에 기온이 너무 낮은지라 답이 없다.
그리고 배터리 예열 기능은 무조건 쓰는게 정답은 아님.
예열에 상당한 전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만큼의 전기를 들여서 시간을 얼마나 아낄 수 있는 지
계산해보고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사실 주행 중에 이걸 다 계산하고 앉아있긴 무리.
배터리 예열 사용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니 끝까지 따라오길.
70%까지 올라가니 충전속도가
19kW까지 내려가서, 충전 때려 치기로 함.
좀 달려서 내려간 다음 잔량을 20%대로 떨어트리고
기온이 약간이나마 더 높은 익일 오전에
다시 충전하기로 계획하고, 집에 자러 갔다.
자정즈음 집 도착.
난 전기차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집에 충전기가 있는 것은 아님.
집에 충전기가 있었으면 잔량 걱정 이렇게까진 안 했겠지.
이래서 집밥이나 회사밥 둘 중 하난
무조건 있어야 전기차 구입 가능함.
평일이기 때문에 멀리 갈 생각이면
아주 일찍 나오는 것이 유일한 해답.
출근시간에 걸리면 낭비하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고,
원래는 출근시간 지난 오후 즈음엔
교통량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엔 다들 차를 끄는지
도로에 차가 너무 많아 별다른 시간단축이 어렵다.
일찌감치 집에서 나와 맥모닝 먹고 가려고.
집에서 맥도날드까지 대략 4km 정도인데
이 짧은 거리를 오는 데 배터리 잔량을
2%나 소모했다(71% -> 69%).
사람들이 흔히들 겨울철에 전기차는
주행가능거리가 짧아 힘들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정말로 주행가능거리가 타격을 크게 입는지 여부는
본인의 주행패턴에 따라 완전히 다르거든.
4km 가는데 2%를 소모했으면
대충 계산했을 때 3.3km/kWh.
그나마 오늘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놨다
출발했기 때문에 좀 덜한 편인데
어제는 야외에 주차했다 출발해서
충전소로 가는 10km동안
고작 1.8km/kWh 기록함.
겨울철 단거리 운전은 세간의 인식대로
전력효율이 급감해서 주행가능거리가
타격을 많이 입어 불편하다.
그런데 멀리 갔다 올때도 과연 그럴까.
마지막에 나온 전비를 보고 확인해보자.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전작과 동일하게
CATL이 납품하는 64.8kWh NCM 622 배터리가 올라감.
CATL이 제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가
불이 난다는 말이 최근 있어 이번에도 명불허전
불나는 코나EV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같은 배터리팩을 사용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 모두
단독 발화 케이스는 없는 상태.
신형 니로 EV로 장거리를 다녀와봤던 경험으로 봐서
CATL의 삼원계 배터리는 저온 성능이
국산(SK온, LG화학)보다는 확실히 못하다.
NCM 622면 니켈 함량이 배터리팩 부피 대비
국산 최신 배터리팩들보다 낮아
에너지 밀도가 낮다.
(아이오닉 5의 경우 NCM 811,
NCM은 니켈:코발트:망간의 비율)
여수로 가는 국도상 경로 중
제일 경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적절히 배터리 잔량이 떨어져있는 곳은
계산해보니 논산이어서 논산에서 1차 충전.
봄가을철엔 무주에서 보통 충전하는데
무주는 남쪽으로 더 내려가야 하기도 하고
여수 가는 길에서 벗어나야해서 논산을 택했다.
전기차를 운용하는 것은 상당한 귀찮음을 수반한다.
물론 난 집에 충전기가 없는 상태여서 더 그렇지만
고속도로 사용 없이 멀리 가려면
이렇게 어디서 충전할지 미리미리 체크 필요.
고속도로를 타서 휴게소에서 충전하더라도
전기 포터/봉고와의 자리 전쟁이 따라오니.
충전소에 갔는데 자리 없으면
다음 휴게소의 충전기로 가던가
시간을 또 들여서 기다렸다 충전해야 하잖아.
이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기다릴 여유가 있는
그런 사람들만 아직은 탈 수 있다.
시기상조.
어젯밤에 해보니 하도 충전속도가 안 나와서
도착 20분 전부터 배터리 예열 기능을
이번엔 썼는데, 쓰니까 확실히 낫긴 하다.
어제 충전할때보다 외부 기온도 -7도로
무려 4도나 올랐고, 장거리를 오느라
배터리 온도도 단거리 주행보다는 많이 올라서
꽂았더니 52kW 속도가 바로 나옴.
그럼에도 80%까지 55%를 채우는 데
1시간 5분이 소요되어 평상시보다는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상온 상태에선 25%에서 80%까지 대략
35분 전후하게 걸려야 하거든.
거진 30분이나 더 걸리는 것이라
바꿔 말하면 충전 효율이 반토막.
환경부 충전기는 충전시간 40분에 충전을 끊어서
80%까지 채우려면 두 번 꽂아야 한다는 말.
이런 날씨에 플러그 두번 뺐다 꽂았다는
정말이지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170km 오는데 배터리 잔량 43%를 소모했다.
생각보다 별로 안 먹었는데?
역산해보면 100% 잔량으론
395km나 갈 수 있다는 뜻.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17인치, 빌트인캠 미 적용 차량)의
상온 인증 주행가능거리인 복합 417km과
생각보다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상온 인증 주행가능거리 중 고속도로는 371km인데
극저온 환경에서 멀리 왔는데도
이를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81%까지 채우고 다시 출발.
여수(진남관주차장 전기차충전소)까지는 212km.
남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기온이 올라서
여수에 도착할때즈음엔 기온이 영상을 돌파했다.
윗동네에서 논산까지 가는 경로보다
논산에서 여수까지 가는 경로가 더 한산하고
쭉 뻗은 직선도로 위주여서 경로 자체가 주는
효율 핸디캡도 이번이 더 적어서
도착했더니 논산에서 여수까지 6.8km/kWh 기록함.
평균속도 71.5km/h면 전기차 기준
그리 낮은 평균속도가 아님에도
조금만 먹고 여수까지 왔단게 대단하다.
이번엔 배터리 예열을 30분간 했음에도
꽂은 직후 나온 충전속도는 35kW.
심지어 날씨도 오전보다 따뜻한데
저온 충전은 배터리 온도도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은 충전기의 성능이 더 속도를 좌우하는듯.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와 달리
에어컨이 적게 먹고, 히터가 많이 먹는데
내연기관 차량들은 엔진 폐열을 활용하기에
히터를 틀었다 껐다 반복하더라도
금세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에너지 소모량도 그리 크지 않은데
전기차는 완전히 반대이다.
히터가 전력 사용량이 높다고 해서
이런 장거리 운행시에 히터를 아예 안 쓸 순 없다.
밖은 춥고 실내는 따뜻해서
전면 유리에 성에가 끼니까.
히터를 필요할때만 잠깐 썼다 끄면
성에가 꼈을 때 다시 히터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렇게 히터를 재가동하면서 히터를 덥힐 때
전력 사용량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
전기차로 장거리 운행시에는
히터를 1~2단계 정도로 약하게 틀어놓고
쭉 가는 것이 가장 전력효율상 좋다.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
목적지로 꼽은 충전소는
100kW급 충전기 3기가 있는 곳인데
갔더니 2기짜리 양팔형(대영채비)는
충전기 전원이 꺼져있는 상태고
1기짜리 단독형은 누가 이제 막 충전 시작하려던 참.
충전 시작하려던 분들이 어떤
젊은 여자분과 본인의 어머니하고
같이 EV6를 타고온 듯 해보였는데
본인들은 아무리 해도 안 된다고,
감사하게도 충전기를 양보해주셔서
후다닥 충전기 꽂고 충전 시작함.
이 충전기 또한 충전기 액정이 완전 백화되어
손으로 그늘지게 가리고 보지 않는 이상
낮엔 하나도 안 보이는 수준이었다.
이래서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가 부럽다.
환경부 공용 충전기는 관리 상태가 엉망.
충전 가능하단 걸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갔더니
충전이 안 되거나 고장난 경우가 허다하고
당연히 이 많은 전국 곳곳의 충전기들을
사람이 붙어서 하나하나 관리할 수가 없다.
그 결과 막상 가도 충전을 할 수 없는
리스크를 늘 안고 다녀야하는 셈.
충전할 수 있는 확률이
99%인것과 100%인 것은 천지차이다.
나같아도 100%의 확률인 테슬라를 선택하겠음.
이래서 CCS1 어댑터가 나왔음에도
상당수의 테슬라 차주들은 계속 슈퍼차저만 씀.
난 이미 7년째 전기차를 타고 지방 곳곳을 다니며
별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그간 많이 겪어왔어서
익히 단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거든.
낯선 전기차로 각종 오류 및 충전기 불량 상태를 맞이하면
이게 충전기 문제인지 차량 문제인지
알 수도 없거니와, 문제 시 대처법도 모르는 상황.
충전 인식 1회 실패 후 재 충전 시도 시
뜨는 에러는 그냥 비상정지 버튼 눌러서
충전기 리셋시킨 후 다시 시도하면 해결되는데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이게 안 된다 하면
차량을 옮길 생각부터 먼저 하지 않겠나.
충전의 불확실성도 문제지만
충전 케이블이 너무 무겁고 차량과의 체결 역시 불편하다.
특히나 여성분들이나 노약자들이 이걸 쓰기엔
무게가 상당히 나가서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난 테슬라의 NACS 규격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CCS1 DC콤보를
표준으로 정해놓고 충전기를 다 깔았는데
이제와서 갈아엎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충전 케이블이 두꺼운 건 포트 규격 탓도 있으니까..
내가 그래서 몇 년 전부터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를 넘어서고 싶으면
아직 딱 한 번의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차량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거는 것이라고
주변에다가는 누누이 말해왔는데
방금 위에 말한 모든 것이 전기차를 운용하는 것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고,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들은
차량을 충전하는 경험이 정말이지 형편없다.
슈퍼차저에 도착해서 가볍고 작은 포트를 꽂아
바로 충전 시작하고, 충전 후 나는 떠나고
충전비는 테슬라 계정에 연동된 카드로
알아서 결제되는 테슬라의 에코시스템과
충전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태로 가서
내려서 충전기를 조작해야 하고
무거운 충전 케이블을 꽂고 충전해야 하는
이 불편한 과정은 비교불가하게 차이가 난다.
차량 무선 충전이 이 모든 걸 뒤집을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완벽한 돌파구인지는 다소 의문.
자동차라는 것은 스마트폰과 달라서
주행 중 차량 바닥에 붙는 이물질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 또는 충전 효율 급감 등의 과제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제네시스 차량들(GV60, Electrified GV70)에
무선 충전 기능이 들어가 있는 것은 일단 고무적이지만
무선 전기차 충전소는 현재 극소수.
충전소 갯수가 뒷받침해주기도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모름.
또, 날이 갈 수록 전기차 충전비가 오르고 있는데
(2024년 초 현재 100kW급은 kWh당 347.2원)
무선 충전은 손실 탓에 필연적으로 현재와 같은
유선 충전 방식 대비 충전 효율이 떨어진다.
같은 양을 충전기에서 쏴줘도
차량에 들어가는 양이 적다는 뜻이고,
그말인 즉슨 무선 충전소에서 충전하면
동일한 양을 차량에 채워넣기 위해선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
전기차를 선택하는 주 이유가
유지비 절감이 주 목적인 경우가 현재로선 지배적인데,
날이 갈 수록 충전비가 오르고
여기에 이 문제까지 겹쳐지면
무선 충전을 선택하기보다는 그냥 테슬라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더욱 많아지지 않을까?
신형 모델 S 되게 잘 나왔는데......
현대차그룹이 판단을 잘 해야 할 듯.
그리고 지금은 춥기만 하고 맑아서 그렇지
비나 눈이 오면 야외 충전기에서 충전하는건
정말이지 욕이 입 앞까지 올라온다.
몇 년 전에 돌산공원(이때도 여수)에서 충전하려는데
폭우가 쏟아져서 한 손으로 우산 붙잡고
한 손으로는 충전기 화면 터치했다
비에 젖은 충전 케이블을 들고 차량에 꽂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시는 하고싶지 않음.
우천 시에는 무조건 실내 충전소를 찾자.
심야 시간에는 어렵겠지만,
대형 마트(이마트, 롯데마트)에 있는 충전기는
거의 절대다수가 전부 실내 주차장에 위치함.
대형 마트 내 충전기는 마트 영업 시간에만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니 주의.
여수에 온 김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
백종원씨가 예전에 하던 티비프로 삼대천왕에 나왔단
'순심원'이란 철판 짜장면집에 와봤음.
떠나기 며칠 전부터 짜장면 엄청 먹고싶었거든.
평일 낮이라서 가자마자 먹을 줄 알았더니
웨이팅이 있어서 당황.
환경부 충전기 40분에 충전 끊어지는데.
웨이팅이 그리 길진 않았는데
날이 너무 추워서 밖에서 기다리느라
냉동인간이 되기 직전까지 갔음.
철판 해물짜장면은 맛은 괜찮았다.
여수 와서 먹을 거 없으면 이 집 올 듯.
하지만 굳이 여수를 찾아올만큼의
강력한 맛은 아니니 주의.
탕수육은 케찹 맛이 강했음.
이 집 앞에 주차할만한 곳이 마땅치 않으니
내가 차를 충전하려고 박아둔 진남관주차장에
대고 걸어오는 것 추천.
평일이라 주차단속해서 그럴 수도 있고
주말엔 이 앞에 대도 되는지 잘은 모르겠다만.
아, 전기차의 숨은 장점.
관광지 근처나 밥 먹을 곳 근처에
주차할 곳이 잘 없거나 주차비를 내기 싫으면
근처 전기차 충전소에 차를 꽂아놓고
시간을 보내면 충전도 해결하고 주차비도 해결.
충전 끊어지면 다시 와야하는게 좀 성가시긴 한데
주차 공간 협소하거나 없으면 이만한 게 없다.
전기차 충전소에 전기차는 주차할 수 있으니까.
이 사례의 대표적인 곳으론 광안리가 있음.
광안리 뒷편 부산 KBS에 차 꽂아놓고
슬슬 걸어와서 광안리에서 밥 먹고 바다 보고 놀면 끝.
여수에 온 건 바다가 보고싶어서도 있는데
남해쪽 라인이 차를 타고 건널만한 다리가 워낙 많아
경치 구경하며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다.
다음날 다시 출근해야해서 시간 문제로
고흥이나 완도쪽으로는 가지 않았지만
좀 덜 추울 땐 이 쪽으로 가는 거 아주 좋다.
전기차 충전소도 오히려 지방에 더 많고.
예전에 해남 땅끝마을까지도
전기차 타고 가봤는데 정말 좋았었음.
강원/전라권은 전기차 충전소가 넉넉하게 깔려있는데
경상도는 생각보다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
전기차를 끌고 있다면 경상권으로 간다면
휴게소 충전기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주로 이용하는 게 좋다.
밥먹고 왔더니 40분 충전으로 71%까지 잔량 오름.
얼마전에 스타벅스 여수돌산DT가 생겼다길래,
그리고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다길래
한 번 가봤는데 스타벅스는 별 거 없고
야외 테라스에서의 뷰도 나무에 가려 그닥이고
전기차 충전기는 신세계 자체 플랫폼이라
회원가입을 하거나 개인카드를 사용해야 함.
난 지급받은 환경부 카드로 충전해야 했기에 충전 포기.
돌산읍까지 더 남쪽으로 바다 보며
드라이브 좀 하다 이제 서울로 올라가려고.
여수까지 와서 동네 찍먹만 하고 올라가는데
멀리 오기 위해 멀리 온 여행인지라 목적은 달성했다.
아랫동네 왔더니 한결 덜 추워져서
히터 안 틀고 운전해도 성에도 안 끼고 춥지도 않더라.
그래서 히터 끄고 운전하는데
보니까 배터리 예열에 너무 많은 전력이 들어가
배터리 예열로 까먹는 잔량이 너무 많더라.
여수에서 충전기 꽂았을 때
30분 예열로도 별 효과를 못 봤던지라
이번에는 배터리 예열을 아예 안 하고 가봤다.
공조기 사용도 안 하고, 배터리 예열 기능도 미 사용.
그랬더니 180km 운전하는 데 6.5km/kWh가 나왔다.
평균속도는 60km/h.
아무래도 상행이다보니 하행보단 전기를 더 먹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걸로 나는 짐작한다.
내연기관 차량들은 보통 80km/h로 쭉 가는 것이
가장 연비가 잘 나오는 환경이라고 다들 알고 있고
전기차는 회생 제동이 있어서 시내 환경이
고속도로보다 인증 주행가능거리가 더 잘 나와
정체 상황이 더 좋은 걸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부분적으론 맞지만, 부분적으론 틀렸다.
전기차는 변속기가 없고 감속기가 있기에
시속 40km/h 근방에서 제일 효율이 높은 건
내연기관과의 확연한 차이점인데
회생 제동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건 맞다만
에너지는 변환 시 손실을 동반하게 된다.
그말인 즉슨, 가다서다 하는 낮은 속도영역의 시내보단
40km/h 이상으로 쭉 정속주행하는 것이
오히려 전력효율 면에서는 더 좋다.
하지만 국도에서조차도 40~50km/h로
기어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
목적지 도착 시간과의 균형을 고려했을 때
60~70km/h 정도의 평균 속도가 딱 적절하다.
이런 평균 속도가 나오려면
국도 주행 시 50~90km/h를 오가는 환경.
계기판에 100km/h를 넘어서게 되면
순간적으로 소모하는 전력량이 확 늘어난다.
회생 제동의 사용은 이런 장거리 운행에
마찬가지로 타력주행 대비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회생 제동은 개별 단계가 조절되는 현대차그룹 차량들은
0단계로 놓고 최대한 관성을 활용해 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세부 조절 옵션이 없는 (특히 독일산)전기차들은
회생제동이 가장 약한 주행 모드를 택해 운전하면
제일 전력효율 상 좋다.
아직 전기차는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때문에
악셀을 팍팍 밟아서 단축시키는 시간보다
팍팍 밟음으로 인해 낭비되는 전력을
다시 충전으로 밀어넣는 시간이 더 커서
밟으면 무조건 손해다.
정속 주행으로 쭉 밀고가는 것이 좋음.
전주에 와서 한옥마을 주차장에
차를 꽂아놓고 풍년제과에 다녀옴.
한때 전라권 밥먹듯이 전기차 타고 내려올땐
풍년제과 초코파이 엄청 먹었었는데
최근엔 부산에만 엄청 간다고
오랜만에 사먹었는데 예전만큼의 맛은 아님.
근데 한옥마을 돌아다니는 사람들
전부 손에 풍년제과 종이백 들려있음 ㅋㅋ;
얼마나 유명하면 한옥마을 내 본점은
더 크게 확장이전 했더라고.
확장이전하면서 다른 빵도 파는 베이커리화 되었다.
난 한 가지를 특출나게 잘 하는게
문어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두 번의 충전으로
80%까지 잔량을 채워넣은 뒤 출발.
올라와서 마지막 충전.
수도권 들어오니 기온이 확 떨어졌다.
배터리 예열도 안 했더니
꽂자마자 나오는 충전 속도는 31kW.
이 정도면 조금만 채워넣고 집에 가는게 맞는 수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충전구가 전면에 있는데
이게 일부 충전기들에서는 굉장히 불편하다.
주차칸이 협소한 곳에서 전면주차로
차를 넣어야 하는 곳이나,
이렇게 충전기가 주차칸 옆에 있는 경우
두꺼운 케이블을 많이 당겨야하기도 하고
두껍기에 탄성이 없어서 구부려서 충전구에
밀어넣기 또한 번거롭다.
전기차 PE 시스템이 앞에 있는 차량이라
충전구도 앞에 있어야하는 점은 이해하지만
어쨌든 소비자로서의 나는 매우 불편함.
내가 거의 5천만원 돈 하는 차량을 사는 데
회사 입장까지 하나하나 이해해줄 순 없잖아.
집에 왔더니 최종 주행거리는 806km,
최종 전비는 6.3km/kWh를 기록했다.
날이 추워서 주행 시 전력효율이
많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전혀 아니었음.
아마 24시간 내리 운전만 했으면
1100km 정돈 다닐 수 있었을텐데,
여행 겸 테스트니 나 밥도 먹어야 하고
밤엔 잠도 좀 자고 나와야 하잖아.
내가 봄가을철엔 1609km까지 탔었다고
글 서두에 밝혔었는데, 확실히 겨울이라
반토막으로 떨어지긴 한다.
근데 그게 주행 시 전비 하락 때문이 아니라는 거.
물론 당연히 봄가을만큼의 전력효율이
나오는 것은 전혀 아니다만
이렇게 주행거리가 떨어진 이유는 바로 충전.
봄가을에 한 번 충전해서 넣을 잔량을
지금은 두 번 충전해서 넣어야 하니
충전 시간이 두 배나 소모되고,
결과적으로 봄가을에 네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를 여덟 번 충전해야 했음.
단순 계산해도 여덟 번 충전은 대략 5시간 반을 잡아먹는데
경로 중에 빠져서 충전소에 들어가고,
1회 충전 시간인 40분을 넘겨서 차량에 돌아가는 등
일정상의 시간 소모까지 포함하면
대략적으로 7시간이 충전으로 인해 소모됐고
나 집에 들어가서 네시간 정도 자고 나왔으니
13시간 동안 806km 주행한 것.
이렇게 따지면 대략적으로 맞아떨어진다.
결국 겨울철 전기차로 장거리를 뛰는 게 어려운 건
주행가능거리가 줄어서가 아니고,
충전 시간이 극악으로 길어져서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400V 전장시스템이라
800V 전장시스템인 아이오닉 시리즈와 EV6, EV9,
타이칸 및 e-tron GT는 충전속도 낙폭이 어떨 지
추후에 다시 확인해봐야겠지만
일반적인 선에서 아직 대다수인 400V 전기차는
이런 문제를 보인다고 재미로 봐주면 되겠다.
생각보다 전비가 너무 잘 나와서 의외.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및 HDA는 사용하지 않은,
순수 나의 발 컨트롤로 뽑아낸 전비이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사실
두 번째로 운전하는 것이라,
차량에 대한 시승기는 별도로 옮길 예정.
차량에 대해 한 줄 요약 하자면
구형보다 차급이 하나 올라간 느낌.
하지만 이 여행의 진짜 결론 및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게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짓 굳이 사서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