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말리부가 국내에 처음 나왔을 당시엔 국내에서도 꽤나 화제였고,
줄 서서 사야 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었는데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말리부는 어째서인지 정말 인기가 시들하다.
올 뉴 말리부는 강점도 많았지만 약점도 바로바로 눈에 띄는 차였는데
그 약점들을 크게 손본 더 뉴 말리부가 오히려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
같은 엔진에 급은 두 단계 낮으면서 더 비싼 트레일블레이저가
수출 물량 때문에 판매량이 일정 수준 제약을 받음에도
매달 꾸준히 네 자릿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프로모션도 공격적인 말리부는
SM6의 판매량조차 밑돌아 국산 중형세단 중 꼴등이다.
더 뉴 말리부가 이만큼이나 안 팔릴 차인가? 타보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페이스리프트 때마다 완전 신차인가 싶을정도로
디자인도 싹 갈아엎고 심지어 플랫폼도 이따금 교체하는 현대기아차와 다르게
쉐보레나 르노삼성은 페이스리프트 이름에 걸맞게
외관 변화나 근본적인 차량의 개선은 적은 편이다.
그 중 더 뉴 말리부는 더 뉴 SM6보단 구형 대비 외관 변화가 크다.
쉐보레의 아이덴티티인 벌집 모양 크롬도금 그릴을 앞에 큼직하게 넣었고
LT 디럭스부터만 해당이라는게 함정이지만
테일램프 내부 그래픽도 세련되게 바뀌었다.
실내는 근본적인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캐딜락과 돌려 쓰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7인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신규 도입했으며
이들은 반응속도가 특히 빠르다. 화면은 작지만.
실내 얘기는 뒤에서 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주행기부터.
올 뉴 말리부가 가졌던 강점은 그대로 유지중이다.
차대 강성을 비롯한 선회 능력은 크게 흠잡을 곳 없다.
쏘나타(DN8)가 이번 세대 들면서 주행 성능이 꽤나 좋아졌는데,
더 뉴 말리부는 기존 감각 그대로를 유지하여
올 뉴 시절에는 쏘나타(LF)보다 주행성능에서 꽤 앞섰지만
이제는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후륜의 그립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한 더 뉴 SM6가
코너에 집어넣거나 중심을 파고들기 더 적극적이고 신나긴 하지만
더 뉴 말리부의 코너링 감각은 무던하지만 뒤처지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다.
주행 감각이 특출나거나 기억에 남을 고유의 색채를 가진 것은 아니다만
잡아 돌려도 차가 넉넉한 인심으로 받아주는 듯한 느낌.
스포티한 느낌하곤 약간 거리가 있다.
올 뉴 말리부에 있던 1.5L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은 사실
정말 뛰어난 엔진이었는데, 이번엔 그게 없어졌다는게 조금 아쉽다.
말도 안되게 정숙한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4기통 터보 가솔린. 벤츠 보고있나?
대신 그 자리에는 1.35L 3기통 엔진(코드네임 L3Z)이 새로 들어왔다.
이런 전장이 4.9m가 넘는 중형세단에 3기통 심장이라고 하면
으레 질겁할 소비자가 국내에선 대다수이지만,
실제로 타고 다녀보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는 꽤 괜찮은 엔진이다.
배기량이 낮고 기통 수가 적어 실용구간에서 힘이 모자란다거나
힘을 낸다 하더라도 없는 힘 막 쥐어짜야 하고 거친 그런 엔진이 전혀 아니다.
저회전 영역에서 파워 전달이 저배기량 과급기 차량인걸 생각하면
정말 매끄럽고 부드럽고 뭐랄까.
고요한 수영장에서 잔잔한 물을 가르며 수영하는 것 같다.
또 악셀을 전개하면 회전수를 쉽게 끌어올리며
중형세단의 일반적인 용도인 시내 주행이나 고속도로 크루징에는
정말 모자랄 데 없는 성능을 선보인다.
다만 터보랙이 아주 없진 않은 편.
르노삼성이 "벤츠엔진"이라고 강조하는 르노 H5Ht 1332cc 엔진이
사실상 국내에선 직접적인 경쟁 유닛이라고 할 수 있는데
쉐보레의 이 엔진이 일상에선 거의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다.
다운사이징 엔진의 본분에 충실하게 힘도 충분하고
낮은 배기량에도 주행 시 편안함을 놓치지 않고 갔다.
르노 H5Ht가 훨씬 거친 정글 탐험 같다면, GM의 L3Z는 동네 뒷산 오르기 정도.
감각 상의 정제가 그만큼 잘 되어있다.
다만 배기량이 낮은 만큼 고속 영역에서 재가속은 기존 1.5L 터보보다 떨어지며
특히 180km/h 넘어서면서부터는 가속력이 거의 사라진다.
기존 1.5L 4기통 터보 엔진은 굉장히 정숙했는데
3기통으로 바뀌면서 소음도 진동도 꽤나 늘어난건 아쉬운 점이다.
특히나 진동이 체감될 정도로 늘었다.
정차 시 핸들을 통해서도 진동이 조금 올라오며
이건 같은 엔진 쓰는 트레일블레이저도 마찬가지이다.
ANC(액티브 노이즈캔슬링)을 도입했음에도 그렇게 조용하진 않다.
올 뉴 말리부 대비 큰 변경점 중 하나가 파워트레인인데,
엔진 뿐만 아니라 변속기 또한 변경되었다.
전통적인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버리고 CVT를 채택했다 하면
보통은 실망부터 하기 마련인데, 말리부의 경우는 좀 다르다.
올 뉴 말리부의 Gen3 자동6단은 가히 최악의 미션이어서
그걸 안 쓰고 다른 무언가를 신규 도입한다 하면 무조건 환영이다.
참고로 올 뉴 말리부의 자동변속기는 수동 변속시,
토글로 변속한다는것도 열이 받는데
토글로 업/다운 조작 시 세~네 박자나 딜레이가 생긴다.
욕이 절로 나온다. 좋은 엔진을 미션이 다 깎아먹었었다.
심지어 변속도 느리고. 내구성도 여전히 엉망이고.
그런데 더 뉴 말리부의 CVT는 이보다 확연히 나은 모습이다.
사실 뭘 갖다놔도 젠3보단 좋을거다
악셀을 조금만 더 깊게 밟아도 금세 반응하여 회전수를 끌어올리고
요즘의 무단변속기들과 같이 최대 가속 시 회전수를 최고점에서 오르내려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가속감을 구현해 두었다.
변속기의 성능은 기본 이상이나 르노삼성이 쓰는 자트코의 CVT보단 성능이 떨어진다.
자트코의 CVT는 정말 악셀 전개량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속적으로 동작시켜도 지치는 기미가 비교적 적은데
GM의 이 CVT는 그보다는 조금 빨리 반응이 무뎌지고 느려지는 편.
D-Step 로직의 운영도 자트코 쪽이 더 자연스럽고 자동변속기에 가깝다.
하지만 열심히 산길을 탔을때의 이야기이고 일상 영역에선 충분히 만족스럽다.
현대차의 스마트스트림 IVT 달린 차를 아직 안 타봐서 비교가 안 되는데
곧 타보고 업데이트 하겠음.
트레일블레이저에 AWD를 선택하면 달아주는
9T40 9단 자동변속기를 넣어주면 더 좋겠다만...
이정도면 그래도 충분하다고 할 만 하다.
올 뉴 말리부의 경우 시승하다가 브레이크가 제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 제동력의 지속시간이 몰아붙이더라도 더 길어졌다.
그런데 이번 신형 3기통 엔진의 특징은 브레이크 페달의 유압 생성을 비롯한 잡다한 일을
엔진이 아닌 전자계통이 대신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브레이크 페달의 제동감각이 다소 어색하다.
초반에 약간 쑥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데,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시트포지션을 맞췄더니 이상해서 금방 고치게 되었다.
전자식 브레이크페달 쓴다는 제네시스 신차에서도 그닥 위화감이 없었는데
말리부의 경우는 조금 유의미하게 와닿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
제동력의 지속시간은 길어졌는데, 막상 제동 파워가 그리 좋다고는 생각이 안 든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에 의한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풀 제동 시 캘리퍼가 디스크를 타 차량만큼 강하게 압박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ABS가 작동되었다고 계기판에 뜰 정도의 강한 제동에도 말이다.
제동계통에 있어선 더 뉴 SM6가 우월한 것 같다.
쏘나타는 말리부보다 나은지 잘...
말리부가 기존에 갖고있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고속 안정감인데,
더 뉴 말리부에서도 역시 명불허전이다.
쏘나타(DN8)이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고속 안정감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말리부의 최고 강점 중 하나 답게 더 뉴 말리부의 고속 안정감은 우수하다.
또한 156마력의 그리 높지 않은 출력과 낮은 배기량을 감안하면
실용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차고 넘친다.
말리부도 꽤 큰 차인데, 2500cc 준대형급과 유사한 가속력이니
다운사이징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
다만 앞에서 말했듯이 초고속 영역에선 가속감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다.
올 뉴 말리부의 1.5L 4기통 터보는 당연하겠지만,
고속 영역에서 더 나은 성능이었으며 은근 꾸준히 속도를 붙여나갔었다.
올 뉴 말리부도 그렇고, 더 뉴 말리부 역시 승차감이 꽤나 좋다.
전반적으로 요철을 큰 반향 없이 무난하게 흡수하며,
노면이 나빠도 일정 수준 이상의 승차감을 유지한다.
시트와 더불어 부드럽게 셋팅된 서스펜션은
쏘나타나 SM6대비 승차감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더 뉴 말리부가 올 뉴 말리부에서 그대로 가져온 약점도 있다.
핸들이 정말 엄청나게 가볍고 중심부 유격이 느껴질 정도다.
쉐보레는 R-EPS라고 홍보하지만, 사실 DP-EPS라 비교적 저렴한 물건이다.
옆 자리 여자친구에게 신들린 한 손 핸들링을 과시하는 용도를 제외하면
직결감이나 조작감 모두 별로 좋지 못하다.
더 뉴 SM6의 핸들이 너무 가벼워져서 내가 정말 깜짝 놀랐었는데
더 뉴 말리부가 한 술 더 뜬다.
7인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쓰기에 충분히 괜찮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작으며
도대체 왜 엔진 체크등이 연료게이지 바늘에 가려지고
자세제어장치가 꺼졌다는 등이 수온계에 가려지는지 알 수가 없다.
쉐보레가 이런 옵션에 굉장히 인색한데, 적어도 중형급이면
이제 10.25인치정도는 최하 달아줄 정돈 되지 않았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말리부에 들어가는 9-스피커 BOSE 오디오는 다소 실망스럽다.
애초에 GM이랑 보스랑 협업을 그렇게나 오래했는데도
GM이 보스 오디오 셋팅을 그리 잘하느냐 하면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트래버스의 보스 오디오를 청음해보고 너무 나빠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말리부의 보스 오디오 역시 보스 딱지 감안하면 품질이 그닥 좋지 않다.
물론 쉐보레의 기본 오디오는 정말 들을 게 못 되기 때문에
말리부를 산다면 무조건 보스 오디오를 넣는 걸 권장한다만,
경쟁사에 들어가는 보스 오디오가 훨씬 뛰어나다.
말리부 타다가 SM6/QM6로 넘어가서 같은 보스 오디오로 들으면
동네 소극장에서 갑자기 카네기 홀로 이사한 느낌 들 듯.
말리부의 보스는 특히나 여성 단독 보컬에서 해상력이 두드러지게 떨어진다.
또 내가 내 취향에 맞춰 EQ를 설정하면,
뭘 들어도 크게 엇나가지 않는 오디오 시스템이 있는가 하면
곡에 따라 어떤 건 들어줄 만 하고 다른 건 못 들어줄 것 같고 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말리부의 보스가 후자에 해당한다.
올 뉴 말리부는 물론,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던 8세대 말리부 역시
시트 하나는 정말 끝장나게 편했는데, 더 뉴 말리부도 그 계보를 잇는다.
쏘나타나 SM6나 시트 쿠션이 다소 탄탄하게 설정되어 나오는데
말리부의 시트는 안락함 그 자체다. 푹신하고 충격 흡수에 강하다.
말리부의 좋은 승차감 구현에 절반 이상 기여한다고 본다.
최저 시트포지션도 쏘나타보다 낮아 꽤나 낮게 내려간다.
쉐보레가 원래 등화류 옵션에도 굉장히 인색한데
더 뉴 말리부에 드디어 LED 헤드램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건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어에서도 54만원짜리 옵션이고
그나마도 프리미어부터만 선택할 수 있다.
쉐보레의 할로겐등은 정말 미친듯이 어둡다. 참고하시라.
요즘은 MFR LED 헤드램프는 깡통 트림이나 그 위 부터 기본화하는 추세다.
적어도 이건 LT 디럭스부터는 기본화되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쉐보레답게 LED 헤드램프의 조사거리 역시
경쟁사의 프로젝션 타입 LED 헤드램프보다 짧다.
상향등을 켰는데 이렇게 조사각이 낮고 조사거리가 짧은 차는 처음이다.
시동 걸면 자동으로 AUTO모드로 가는 건 칭찬할 점.
현대기아차도 이렇게 만들어서 스텔스 차량 좀 차단해야 한다.
다만 오토 라이트의 반응 속도가 현대기아차나 르노삼성보다 늦다.
실내 공간은 긴 차체답게 꽤나 넓고,
실내 디자인도 요즘 기준으론 좀 구식 티 나지만 봐줄만 한 수준 같다.
이지 액세스에 사이드미러까지 연동되는 것은 꽤나 편하고
오토 윈도우 로직이 사용하기 불편하다. 왜 이런거지.
현대기아차나 르노삼성은 내려가는 중에 스위치를 올리면
그 자리에서 창문이 멈추는데 말리부는 다시 끝까지 올라가 닫혀버린다.
핸들 열선 버튼이 핸들에 있는 것은 정말 잘 배치한 것.
요즘엔 64컬러 앰비언트가 대세인데, 그정도까지 바라지도 않으니
앰비언트 라이트의 색상 변경이 가능해지고 적용범위를 좀 늘리면 좋겠다.
성능 괜찮은 이오나이저를 LT부터 기본 장착 해주는 것도 칭찬할 점.
ISG는 퓨즈를 뽑아버리고 싶다.
안그래도 3기통이라 진동이 좀 있는데,
시동 걸릴때마다 불쾌한 진동이 발목을 감싼다.
ISG를 다는 것 까진 알겠는데 타사처럼 끌 수 있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헤드업 LED 경고등 이것도 사실 꽤나 눈이 아파서
그냥 소리로만 경고해주는게 낫지 않나 싶다.
아 참고로 어제 출시된 2021년식 말리부는
프리미어 등급에도 후측방경보가 새로 추가되었다.
난 ASCC나 AEB가 필요 없음에도 후측방경보 때문에
프라임 세이프티를 억지로 사야했는데, 이제 프리미어만 사면 된다.
8인치 내비게이션은 의외로 내비게이션도 적당히 쓸만하고,
이제 무선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하며 반응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좋다만
화면 크기를 제발 10.25인치 정도로 늘려주면 좋겠다.
8인치 내비게이션은 이미 3-4년 전에서 멈췄어야 할 사양.
시대의 흐름과 그에 맞춰 올라가는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려면
화면 크기를 키우는 것이 정말로 시급해 보인다.
쓰는 입장에선 만족스럽지만 최신의 느낌은 없기 때문.
타보니까 드는 생각이,
이 차는 성격 자체가 스포티함과 거의 상극에 가깝고
편안하게 타는 일상용 패밀리카에는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유지비도 저렴하고 승차감도 좋으며 엔진도 동력 전달이 부드럽다.
트레일블레이저도 동급 최강 승차감이더니 말리부 역시 마찬가지.
승차감만 따지면 말리부 >> 쏘나타 >>> SM6 정도 된다.
사실 대놓고 고성능을 표방하는 모델이 아님에도
운전자로 하여금 더 운전에 집중하고 더 속도를 내고
더 템포를 올려 빠르게 달리고 돌도록 부추기는 차가 있는 한편
성향 자체가 느긋하고 여유만만해서 굳이 내가 빨리 달려야 하나
싶은 차가 있다. 말리부는 차분하고 천천히 달리는 것이 매력포인트다.
한가로운 주말 아침에 일어나 햇볕 잘 드는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모닝 커피 한잔 들이키는 그런 여유.
사실 이게 중형세단의 본분과 가장 잘 들어맞지 않나 싶다.
쓸데없이 단단할 필요가 없는 차종이기에
말리부의 이런 매력이 한층 더 빛나는 것 같다.
위에 지나가면서
타고다니면 더 만족감이 높아지는 엔진라고 했는데
차 자체도 그렇다. 무엇보다 값도 저렴하고.
일상에서 실제로 운용해보면 만족감이 대단히 높을 거라 예상한다.
지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며 편안하게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차.
더 뉴 말리부 E-터보가 딱 그런 차다.
왜 안팔릴까요? 하는 질문에 답도 어느정도 보이기는 한다.
우선 이건 국내 소비자에 맞춘 기색이 별로 없는 차이다.
트림 구성 자체가 무조건 프리미어를 구입하게 되어있는데,
지금은 워낙 안팔려서 좋은 프로모션 덕에 프리미어도 값이 저렴하지만
중형세단을 풀옵션으로 보다 보면 금세 준대형급이 보이기에
LT 디럭스부터는 최소 좀 구미가 당기는 옵션들을 기본화 할 필요가 있고
실내 디자인이나 눈길을 잡아끄는 포인트가 별로 없다.
정말 무던하다. 차의 전반적인 스타일이 그렇듯이.
그리고 쉐보레 특유의 문제가 여전히 몇 개 건재하다.
올 뉴 말리부가 첫 출시당시엔 2열 열선을 옵션으로조차 구비하지 않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에 비하면 꽤나 양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트레일블레이저가 거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소형 SUV 인기에 힘입어 꽤나 잘 팔리고 있다. 참 어이가 없다.
분명 더 뉴 말리부도 잘 빠진 외모는 갖추었고 가격도 경쟁력이 있는데
잘 안팔린다니 다소 유감이다. 세단 시장이 정말 그만큼 죽은건가.
말리부는 북미에서도 단종을 앞둔 차라 구매가 다소 걱정될 수 있는데
쉐보레의 경우는 계속 부품값이 뛰고 있긴 하지만 수급에 문제 생길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보증 지나고 돈깨질거 생각하면 이 세상에 살 차 현대기아차밖에 없으니
저렴한 가격에 널찍한 공간과 편안한 주행감을 잡는 말리부의 구입을
검토하는 것도 꽤나 괜찮은 방안 같다.
안 팔리는 이유가 얼추 보이지만
또 이만큼씩이나 안 팔릴 차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요소를 다시 한번 재검토 해보길.
이미 2021년식이 나온 마당에
단종이 앞당겨져 2022년쯤 단종 될 예정이라
다 끝난 게임이지만.
여러모로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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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담인데
애플 카플레이 사용 중 먹통이 되어 마이링크를 초기화시켰더니
시트 포지션과 사이드미러(둘이 연동이다) 포지션이 초기화되더라.
그래서 다시 내 취향대로 맞췄더니 시동을 걸 때마다 초기화되는 기현상을 보았다.
애플 카플레이만 인식이 안 되는 와중에 iPod 음악 재생은 되더라.
참... 쉐보레다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