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판매가 재개된 이후 불티나게 팔리고있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좋다는 건 이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얼마나 좋은지는 직접 타봐야 알 수 있으니까
미루고 미루다 시간이 난 김에 타보러 가기로 했다.
차량의 외관 자체는 굉장히 잘 나왔다.
출시 이전 유출샷이라며 돌아다니던 시절 부터
이렇게만 나오면 대박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디자인이 그대로 나와서
둥글둥글하던 전작(UM)과 다르게 이곳저곳에 상당히 각을 세운 모습이다.
형제차지만 이제 반 급 아래 대우를 받는 싼타페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법한 디자인인데,
쏘렌토는 불호 쪽을 거의 못본 듯 하다.
차에 오르니 화사한 그레이 내장이 나를 반기는데,
난 이런 밝은 계열의 컬러가 너무 좋다.
특이하게 그레이와 네이비를 매치시켰다는 것도 눈에 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의아하게 내장 색상이 밝은 계열밖에 없는데,
국민 정서 누구보다 잘 아는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에는 블랙 내장을 제외했다.
실내는 무조건 밝고 봐야한다는 나는 대환영이지만, 약간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블랙 원톤내장이 없는 신형 카니발도 그렇고 요즘 일부 기아차들이 이런데
무슨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레이 내장 이쁘다.
다만 핸들이 베이지 내장을 선택할 시에는
핸들 림 겉면과 내부 색상을 달리하는 레인지로버와 유사한 스타일을 채택했는데
그레이는 생뚱맞게 림은 원톤(네이비)이고 혼커버만 그레이다.
베이지의 그것으로 일치시켜주면 더 고급스러워 보일 듯 하다.
전동식 핸들 칼럼 텔레스코픽도 추가되면 좋겠는데 이건 내 욕심이겠지.
시트는 요즘 현대기아차가 좋아하는 퀼팅 장식이 섞인 나파시트.
나파가죽시트의 가죽 질감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가격이 거의 두배나 나가는 GV80의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시트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꽤 괜찮다고 할 수 있고 애초에 시트 디자인이 비슷하다.
착좌감은 퀼팅을 등받이 하단과 방석에 왕창 박아놓은 것 치고는
꽤 괜찮고 쿠션은 조금 탄탄한 것 같다.
스팅어 마이스터가 이번에 시트에 퀼팅 장식을 도배해서
착좌감이 많이 상했는데 이건 그렇지는 않다.
전동식 시트 익스텐션 기능이 시그니처부터 들어가는데
이게 정말 꽤 길게 연장되어서 타면서부터 매우 마음에 들었다.
프리미엄 브랜드야 시트에 신경을 기울이는게 당연하지만
대중 브랜드인 기아차에 이정도라니 솔직히 깜짝 놀랐다.
신장 대비 다리가 긴 내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끝까지 늘리면 방석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진다.
내가 운전 자세를 맞추면
앞으로 남들보다 많이 당기고 시트포지션을 끝까지 내린 다음
방석 앞쪽을 들어올리고 등받이 각도를 세우는데
바로 편한 자세를 찾을 수 있었다. 대만족.
시트포지션은 3세대 플랫폼 적용 차종답게
아주 낮게까지 내려가진 않는다.
최저 치고 약간 높은데? 수준 까지 내려가는데
SUV라서 크게 문제삼을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아반떼 같은거야 좀 문제지만.
다이얼식 기어노브는 버튼식 기어노브보다 훨 낫고
조작감도 그냥 평이하다. 까지는 않을 수준.
다만 열선/통풍시트 조작 레버가 센터콘솔 앞쪽에 작게
앞뒤로 밀어서 조작하게 되어있는데 이건 좀 불편.
그냥 버튼으로 열선과 통풍을 각각 만들어줬으면 나았을 듯.
실내 디자인은 이제 어느정도 눈에 익어서
'못 봐주겠다 중국차도 아니고 저게 뭐냐'에서 '좀 봐줄 만 하네'로 바뀌었다.
H자형 형식의 대시보드와 정신없는 송풍구 형상은 솔직히
외관 디자인에서 먹고 들어간 점수를 꽤 깎아먹는다.
그리고 현대차는 완전 심리스 디스플레이로 가는데,
기아차에 일부러 압력을 넣는건지 어처구니 없는 베젤과 다이얼을
굳이 내비게이션 모니터 주변에 쳐박는데 좀 안그래주면 고마울 듯.
구형 닌텐도 같아보이고 실제로 와이드타입 내비 적용해서 얻는
심미적 효과가 이런 형상에서는 반토막난다.
요즘 제네시스가 디스플레이 터치식 공조패널에
아주 쥐꼬리만한 조작버튼을 넣어서 화나게 하는데
쏘렌토는 터치식이지만 그래도 버튼형이라서 한결 낫다.
출발하자마자 상당한 정체에 갇혔는데,
연비가 상당히 좋은걸로 알기에 실 주행 연비를 알아보기 위해 트립을 리셋했고,
꽉 막힌 서울 시내를 통과하니(평균속도 12km/h) 8.3km/l가 나왔다.
가솔린 터보 중형 SUV인데 이정도면 정말 선방했다.
2000cc급 SUV면 5km/l, 3000cc급 SUV면 4km/l 나왔을 거다.
가다서다 반복하는 환경에서 EV모드로 운행하니
소음과 진동이 없다시피해서 승차감 측면에서도 순수 내연기관 대비 편안했고,
공회전 돌리지 않아 엔진 수명 덜 깎아먹고 기름도 안먹는다는 생각에
마음도 아주 편안했다.
기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차종의 경우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감이 좀 달랐는데 이번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좋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밟아보면
"아 이래서 제동감이 다르다고 하는구나" 싶은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위화감 없는 기존과 유사한 제동 감각.
나는 G80이나 GV80의 전자식 브레이크페달도 그닥 이상한지 잘 모르겠던데
그래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문제가 없었다.
덩치가 그리 작지 않은 차인데
생각만큼 운전하기 불편하지 않다.
운전하면서 대충 중형세단과 얼추 비슷한 느낌이었다.
후측방 모니터와 서라운드 뷰같은 옵션 역시도 갖춰져 있는데,
호화 옵션 회의론자인 나도 넣고 싶을 정도로 편리하다.
정체인 시내에서 요리조리 다니는데 불편함을 못 느꼈다.
이제 막히는 구간에서 벗어나 성능을 제대로 테스트해볼 차례.
스마트스트림G 1.6 T-GDI 엔진과 하이브리드 동력계통의 만남은
합산출력 230마력, 합산토크 35.7kg·m을 자랑한다.
애초에 180마력인 이 엔진만을 얹었어도
실질적인 답답함은 없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전기모터가 계속 힘을 보태니 체감 가속감은
통쾌하다 까진 아니지만 꾸준히 속도가 붙을 정도로 준수하다.
110km/h 아래에서는 3.0 LPi보다 가속감이 우수하고
그 위로 넘어서면 얼추 비슷한 것 같다.
덩치가 상당한 SUV에 1598cc인걸 생각하면 엄청나다.
특히나 중고속 환경에서 재가속 시
모터의 보조에 의한 즉각적인 반응과 적잖은 힘이 좋았다.
터보의 반응이 멈칫하는 사이 그 간극을 전기모터가 메우기 때문에
체감가속이 더 우수하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 같다.
코나같은 차종과 엔진을 공유하는데,
코나 등에는 악셀 전개초반부터 힘을 마구 쏟아내게 셋팅이 된 반면
쏘렌토는 보다 부드럽고 점잖게 파워를 전달한다.
2.5 T-GDI 가솔린, 2.2D 디젤 모델과는 다르게
토크컨버터식 일반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을 장착했는데
DCT와 다르게 울컥임도 없고 매끄러운 동력전달을 보여준다.
가족과 함께 타는 SUV인 만큼 이게 더 어울리는 선택.
다만 계기판에 RPM게이지가 없어 회전수를 알 수 없는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속 속도는 아주 느리진 않다.
3세대 플랫폼 적용 차량답게 고속안정감이 크게 좋아졌다.
전작이나 여타 2세대 플랫폼 적용 현대기아차에서
갈아타서 100km/h만 내 보아도 바로 차이가 와닿는다.
고속영역에서 악셀에 힘을 실을수록 차가 미묘하게 가라앉는데
3세대 플랫폼 적용 차량들의 공통점이지만, 꽤나 좋은 수준이다.
차분하게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는 와중에
속도를 꽤 내고 있는 상황에서 차의 거동도 안정적이다.
비어만씨가 와있어서 그런지 자꾸 현대기아차 타면서
BMW와 유사한 냄새를 맡게 되는데 여기서도 그걸 찾았다.
요즘 BMW는 물러빠져서 엉망진창됐는데
주행질감 자체가 외관 디자인처럼 상당히 묵직하다.
쏘렌토의 경우 앞바퀴의 접지력이 그렇게 강력하진 않지만
차체의 움직임이 덩치 큰 중형 SUV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한 체급 작게 느껴질정도로 코너를 돌아나갈때 차분하다.
물론 키가 크기 때문에 어느정도 롤은 숨길 수 없지만
달리기에 치중한 셋팅이 아닌데도 이정도 실력이면
좋은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새 플랫폼의 낮아진 무게중심과 잘 조율된 서스펜션의 콜라보.
R-MDPS(라고 쓰고 사실 DP-EPS)를 쓰는 차량답게
C-MDPS 적용 차종보다는 앞바퀴의 상태가 좀 더 선명하게 느껴지나
대단히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핸들의 무게감은 적정 수준에서 셋팅된 것 같다.
깃털 같아서 날라갈 것 같은 쉐보레보다 훨 낫다.
반면 르노삼성의 것보다는 직관성이 떨어진다.
이제 정말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충분히 농익었는지
EV모드 주행 중에 엔진이 개입하거나
엔진 주력 주행 중에 전기모터가 개입하더라도
실내에서 운전하는 입장에서 거의 알 수가 없다.
이전 모델들만 해도 서로 개입 시점에 티가 많이 나서
이질감이 생기고 아직 멀었구나 싶었었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거의 완벽하게 가렸다고 봐도 좋다.
승차감 얘기로 넘어와서,
승차감은 단연 쏘렌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3세대 쏘렌토 역시 승차감 하나는 꽤 괜찮았었는데,
신형은 더 좋아졌다고 보기엔 그렇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감각의 방향을 달리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한 3년 전까지만해도 현대기아차의 승차감 좋다는 차들을 타보면
그 고유의 무르고 푹신한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그런 감각들이 대부분 탄탄하게 바뀌었다.
꼭 푹신하기만 한 소파가 최고로 안락한 것이 아니듯이
적당히 탄탄한 감각과 적정선의 승차감이 공존하면
푹 잠기는 차량보다 장거리 탑승 시 더 편하다.
신형 쏘렌토가 딱 그렇다.
차량의 거동이나 주행성에 좀 더 신경을 써서
하체를 탄탄하게 셋팅했지만 승차감도 기존 수준을 보존했다.
현대기아차가 기존엔 푹신하기 그지없는 승차감을 밀다
운동성능으로 까이는걸 타파하겠다고
승차감을 고기 힘줄 써는것같이 질기고 엉망으로 만들었었는데
이제는 둘 다 잡을 정도로 성숙해졌다.
사실상 주행 관련해서는 깔 거리가 거의 없다.
근데 풍절음이 생각보다 심하다.
추월을 위해 가속한 120km/h 정도에서
A필러 끝단쪽에서 계속 슈슉 하는 바람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요즘 들어 현대기아차 중에 풍절음 이슈 있는 차들이 있는데
소음과 진동에 비교적 둔한 내가 들어도
바로 알 정도니 개선이 필요하다.
차량 자체가 하이브리드라 원래 조용해서
더 크게 부각되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엔 구간단속에 걸려 HDA를 활성화했는데,
사실상 꽉 막힌 시내를 시작으로
고속화도로에 올라 성능 테스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정속주행 후 다시 시내를 통과한 코스인데
61km 주행 후 평균 연비는 16.2km/l을 기록했다.
이정도면 어지간해서는 15km/l 밑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시승차는 19인치에 6인승, 풀옵션이라
쏘렌토 하이브리드 중에서도 사륜구동 모델 제외
가장 연비 산출에 불리한 모델인데도 이렇다.
내가 타고다니는 차를 살살 정속주행 하면 18km/l 정도 나오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그런 운전 패턴이면 앞자리가 2로 바뀔 듯 싶다.
연비 하나는 정말 극강이라고 봐도 무방.
CVVD 기술 적용한 새 스마트스트림G 1.6 T-GDI 엔진 자체가
연비를 뽑는데 꽤나 능숙한 것 같은데,
거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얹었다.
이런 큰 덩치의 가솔린 중형 SUV에 이만한 연비는 정말 축복이다.
빌트인캠이 없으면 더 나올 것이니
기름값 걱정은 거의 안하고 타도 될 것.
파노라마 썬루프의 면적이 굉장히 넓다.
한 체급 더 높은 GV80보다도 넓은 것 같은데
파노라마 썬루프라고 하면 껌뻑 죽는 내 취향 저격.
뒷 와이퍼가 히든타입인 것도 깔끔하다.
GV70이나 GV80은 노출형인데,
대중브랜드 차량에 더 깔끔한 처리라니 의외지만
후면이 다부진 핫 해치백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데 일조한다.
장점이 정말 너무 많지만,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크렐 오디오가 솔직히 폐급이다.
현대차는 드디어 보스 오디오를 몇몇 차종에 채택하기 시작했는데
평가 나쁜 크렐 제품을 왜 계속 사용하는지 정말 의아하다.
소리가 명료하지 못하고 질펀하다. 하지만 넓게 퍼지는 것도 아니다.
소리의 양감이 감자칩마냥 얄팍하기 그지없어서
오히려 기본오디오보다도 소리가 별로인 것 같다.
옛날에 쓰던 JBL은 꽤 괜찮더니 요즘 그랜저 등에 들어가는 건 또 별로라
그냥 기아차에도 보스 오디오를 도입하면 좋겠다.
무려 64만원짜리 옵션인데 그냥 기본형으로 출고하고 알갈이만 해라.
그게 더 싸게 먹히고 소리의 품질도 더 뛰어나다.
두번째로는 R-MDPS 관련 문제로
기존의 현대기아차가 MDPS 가지고 꾸준히 지적받던 내용인데
차가 직선 주행 중에 계속 보타(핸들 조작)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근데 쏘렌토는 타 차종보다 그 정도가 조금 심한데,
운전하면서 아주 거슬릴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문제삼는다면 삼을 만 하다.
솔직히 타 차종들에 보타 이야기 나오는건 나는
현대차라서 까이는거라고 생각해왔는데
(BMW가 그러면 직관적인 핸들링, 현대가 하면 보타 필요해서 불편?)
쏘렌토의 경우는 그보다 더 자주 조작이 필요하다.
HDA 활성화하고 핸들 보면 찔끔찔끔 시스템이 핸들을 조작하는걸 볼 수 있다.
마지막은 결국 그 얘기다.
공인연비 0.5km/l 차이로 차량 구입 시 세제혜택을 못 받는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차값이 결코 낮지가 않은데,
차량 취등록세 140만원 감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니
최종 차량 구매가격이 생각보다 높다.
물론 더 작은 투싼 하이브리드(18인치, 빌트인캠)가 15.8km/l로
겨우 기준치에 턱걸이한걸 보니 기아차에서도 별 수 없었을 것 같긴 하다.
구시대적인 세법도 문제지만 결정적으로는 기아차에서 실수한 것 아닌가.
또 한가지 아쉬운건,
대시보드 송풍구 디자인을 따라 2열 송풍구 역시 비슷하게 생겨먹었다는 건데
이건 정말 지금 봐도 답이 안 나올 정도로 못생겼다.
나는 2열 송풍구 디자인을 대개 유심히 보는 편인데
이걸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서 인테리어 분위기나 고급감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
이런 이상하고 정신사나운 디자인 말고 깔끔하게 하는게 나을 것 같다.
그밖에 6인승 모델을 별도로 구비해서
2열 캡틴시트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다.
2열 공간도 널찍하게 사용할 수 있고
3열로 드나들기도 편리하며 고급스럽다.
5인승보다 조금 비싸지만 6인승 구입을 권한다.
물론 다둥이 아빠라면 무조건 7인승 사야되겠지만.
할인도 못받는 등록세 완전 감면 가즈아ㅏㅏㅏ
색상도 나는 공개 이전부터 블랙이 가장 멋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블랙이 정말 멋지다.
물론 스노우 화이트 펄은 원래 인기있는 컬러고
미네랄 블루나 플래티넘 그래파이트도 꽤 이쁘다.
하지만 블랙이 내 마음에 정말 쏙 들었는데,
하필 이 블랙이 '오로라 블랙 펄'이다.
대중브랜드 차량에는 메탈릭 도장은 고사하고
블랙은 솔리드 블랙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웬걸, 블랙에 펄 도장이라니.
색상까지도 완벽하게 마음에 든다.
그래서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숙성 잘 된 솔라리아와도 같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풍기는 분위기나 묵직한 주행감이
목넘김이 바디감있는 솔라리아가 생각나게 한다.
현대기아차가 십수년간 시행착오를 아주 많이 겪어오면서
숙성을 거쳐 완성도가 절정에 오른 신형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
틀을 깨고 세상 빛을 봤지만 낮은 등급을 받았고,
결국 영향력을 인정받으며 제 자리를 찾은 슈퍼투스칸 계열과
독자적인 차량에 이어 독자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몰두하고
초기의 낮은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이 자리에 선 쏘렌토.
얼추 비슷한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거기에 쏘렌토는 원래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아닌가.
눈에 거슬릴 법한 요소들은 사소한 것들이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아당길법한 요소들은 아주 잘 버무려졌다.
잘 팔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감히 올해 최고의 국산 SUV가 아닐까
그런 타이틀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