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내 예상보다 빨리 바뀌었고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상당하긴 한가보다.
폴스타 브랜드가 국내 런칭하며
폴스타 2의 국내 첫 출시에 앞서
시승 예약 페이지를 오픈했는데,
30분만에 수도권은 한 달 치가 전부 마감.
볼보에서 새 전기차가 나온다고 한들
이렇게 인기가 폭발적이진 않을 것 같은데
폴스타 2는 아무튼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국내에도 전기차간의 경쟁이 슬슬 달아오는 중이고
차종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꽤 빨리 들어왔다.
이미 수입 엔트리 전기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테슬라 모델 3가 있고
조만간 아우디의 Q4 이트론 역시 출격예정.
나는 개인적으로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시장에선
꽤 빠르게 완성도 높은 차종을 제공중이라 보는데
그들의 홈그라운드인 대한민국에
폴스타 역시 이번에 도전장을 내민 것.
'볼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판 역사가
이미 30년이 넘으니 익숙한 분들이 많을 테지만
'폴스타'라는 이름은 처음인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폴스타 브랜드는 처음에는 볼보의 서브브랜드,
이를테면 메르세데스-벤츠의 AMG나 아우디의 RS
같이 볼보 산하의 모델들을 가져다가
고성능 모델을 주로 제작하는 곳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폴스타 엔지니어드'였다.
마치 PSE(푸조 스포츠 엔지니어드)처럼.
볼보의 모회사가 중국의 지리자동차인데,
중국 자본으로 성공한 몇 안되는 케이스인 볼보가
의도적으로 새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위해
여기서 폴스타 이름을 가져다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폴스타 브랜드에서 내놓은
첫 번째 순수 전기차가 바로 폴스타 2다.
아줌마들에게 더 유명한 볼보는 그래도 아직
스웨덴산이라는 헤리티지를 강조할만한
건덕지가 남아있지만 폴스타는 글쎄.
사실상 '중국 회사가 의도적으로
중국산임을 숨기려고 만들어낸 신생 브랜드'가
실질적인 폴스타의 정체가 되겠다.
폴스타는 그래서 중국산이라는 증거를
여기저기서 없애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과연 폴스타 2는 정말 경쟁사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었을까?
중국산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아마 볼보만큼
필요이상으로 고평가된 브랜드가 없을텐데
폴스타 2는 그 대열에 무임승차 할 만큼
탈만한 차가 나온 걸까.
폴스타 2는 두 가지 모델로 나온다.
싱글 모터 전륜 구동과 듀얼 모터 사륜 구동.
지금 2022년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인
5500만원 미만에 맞춘 5490만원이라고
엄청나게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전륜 구동 모델 한정.
사륜 구동 모델은 300만원이 추가되며
보조금이 50%밖에 지급되지 않아
실 구매 가격은 거의 천만원 가까이 차이난다.
대부분의 폴스타 2 고객들이 고를
전륜 구동으로 시승차를 받을까 고민했는데
전륜 구동 차량은 그냥 너무 별로여서 패스.
시승 차량은 듀얼 모터 사륜 구동이다.
거기에 파일럿 패키지와 플러스 패키지가 포함되어
차량 가격은 6690만원이다.
듀얼 모터 차량은 20인치 휠이 강제이고
100만원이 위의 가격에 추가된 것이다.
폴스타 2의 가격 정책은 이해가 안 되는 구석이
사실 너무나도 많은데, 대부분이 묶어팔기다.
통풍 시트를 원하면 무조건 나파가죽을 선택해야 하고
플러스 패키지(450만원)을 넣기 위해선
무조건 파일럿 패키지(350만원)을 골라야 한다.
나파 가죽+통풍시트가 무슨 400만원이나 하는 것도
이 정도 차급에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인데
나파 가죽만 단독 선택 또한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플러스 패키지를 넣어야 하고
그러려면 파일럿 패키지가 똑같이 따라온다.
이럴거면 이따위로 분리를 왜 해놓나?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납득 가능하게
AMG 패키지와 AMG 패키지 플러스라도 구성했지
이건 뭐 날강도도 아니고 하나 고르면
줄줄이 다 따라서 무조건 선택해야 하니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따로 없다.
플러스 패키지에는 핸들 열선과 2열 열선이
함께 묶여있어 반 필수다.
결국 멀쩡한 차를 사려면 무조건 6690만원인거다.
5490만원부터 시작이라고? (심한 욕) 드세요.
역시 하는 짓거리 하고는 짱깨 답다.
가격표 구성해놓은 꼬라지만 봐도
이미 성질나는데, 운행 전 단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WeaveTech라고 비건 직물 시트가
플러스 패키지를 선택하면 따라오는데,
착좌감이나 질감이 영 별로다.
400만원 주고 넣어야하는 나파가죽과
착좌감이 천지차이 나는데,
그놈의 비건은 뭐하러 하는지 원.
폴스타 2는 전기차 전용플랫폼이 아닌
XC40(내연기관)과 공유하는 CMA 플랫폼.
그래서 그런지 뒷좌석 헤드룸이
심각할 정도로 좁고 센터터널도 높다.
센터터널은 그 부분에 배터리를 쌓았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줄 수 있겠지만 헤드룸은 아니다.
내가 2열 헤드룸 가지고 까는 차가 얼마만인지.
늘 강조하듯 나는 상체가 짧고 하체가 긴 체형이고
키는 평균 수준이기에 내가 앉았을때 헤드룸이 좁으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것. 문제가 심각하다.
내가 앉고 주먹이 반 개도 안 들어갈 정도다.
뒷좌석 밑에도 배터리를 깔았다지만 그건 핑계지.
등받이를 눕혀서 레그룸을 살짝 손해보는 게
더 나았을 듯 한데 왜 이랬는지 모르겠다.
등받이도 굉장히 서있어서 2열은 종합적으로 불편.
이쯤되면 이 차의 포지셔닝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누굴 타겟으로 삼은 차량인걸까?
폴스타 2 역시 테슬라 모델 3와 동일하게
별도의 시동버튼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시트에 장착된 센서가 탑승을 감지하여
타서 기어레버를 D로만 옮기면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
의외로 운전석 시트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최근 괜찮다는 평은 많지만 나는 불편했던
볼보의 그것보다도 좀 더 나은 것 같다.
다만 위에서 말한대로
비건 WeaveTech 소재는 영 별로.
질감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기에
폴스타 2를 구입할 거라면 나파 시트는 강추.
WeaveTech 시트는 블랙 애쉬 우드가 들어가는데
차라리 이게 깔끔하니 나은 것 같다.
나파 시트에 들어가는 우드 데코 장식은
다른 내장재의 어두운 색상과 따로 놀아서 영.
이래도 별로고 저래도 별로다. 난감하다.
핸들 직경은 차 사이즈 치고는 좀 큰 듯 하고
그립감은 나쁘지 않은 듯 했다.
폴스타 측에서 강조하는 것 처럼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는 시원하니 좋다.
후측방경보 조명은 미러 내에 자리잡았고
나름 셀링 포인트로 잘 잡은 듯 하다.
난 볼보의 오레포스 기어노브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폴스타 2의 기어노브가 차라리 깔끔하니 보기에 낫다.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잡은 11인치 모니터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가 최초 탑재.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얼마나
쓰레기같이 못 만드는지를 생각하면
걱정은 되나 일단 인터페이스는 깔끔하다.
첫 출발이니 스티어링 느낌은 표준,
원 페달 드라이브(회생제동)는 낮음
그리고 크립(크리핑)은 켜둔 상태로 시작했다.
번역 자체는 준수한 편인데
붙어있는 옵션명이 직관적이지 못하다.
원 페달 드라이브가 아니라 회생 제동이,
스티어링 느낌이 아닌 스티어링 무게가 맞아 보인다.
스티어링 느낌이 단단한 것은 무슨 느낌일까?
발번역의 대명사 아우디만큼은 아니지만 개선 필요.
출발하자마자 당연하게도 전륜구동 기반인 티가
사실 너무 심하게 나서 국산 경쟁차보다
주행질감의 고급감이 떨어지는게 확 와닿았다.
전륜에 150kW, 후륜에 150kW로
합산 300kW(408마력)을 내는 차량인데
마치 전륜에 150kW, 후륜에 80kW 정도로
후륜 모터의 출력이 확 약하게 느껴졌고
개입 시점도 그리 많지 않아
전륜 구동에 훨씬 가까운 모습이었다.
당장 기아 EV6하고만 비교하더라도
EV6는 후륜 구동 기반 차량이라
전력 소모를 줄이는 상태에서는
사륜 구동이 동작중인 상황에서도
후륜으로 주로 동력이 가는 형태인데
폴스타 2는 그게 아니라서 영 별로.
아우디 Q4 이트론이 얼마로 나올지 아직 모르겠지만
폴스타 2와 비슷한 가격대로 포진될 예정인데,
아우디 Q4 이트론 역시 후륜 구동 기반이라
동급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A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전륜 구동 기반이고
EQA는 벤츠이기라도 하지(?) 얜 뭐냐.
EV 전용 플랫폼이 아닌 탓이 크지만
신생 전기차 브랜드에 그걸 갖다 쓰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이기에 이건 제조사의 역량부족이 맞다.
시승 당일 하필 비가 와서 막 밟을 순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달릴때 주는 느낌에서
볼보와의 차별이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뜻은 그냥 이도저도 아닌 차라는 것.
승차감이 특출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니며
두루 균형감이 좋은 것마저도 아니다.
만약 대부분의 항목에서 85~90점이면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는
상위권의 성적을 꾸준히 낸다 보겠는데
거의 모든 항목에서 60점 정도 뿐이면
이건 그냥 차가 별로라고밖에 말을 못하지 않나?
승차감이 좀 특이한 느낌을 주던데,
스프링은 부드럽게 설정된 반면
댐퍼는 단단하고 댐핑 스트로크도 짧다.
그래서 아주 잔 요철들은 시트로 전달되는데
적당한 사이즈의 요철은 의외로 꽤 잘 처리한다.
하지만 면적이 넓은 방지턱 같은 큰 요철은
다시 또 순간 쿵 하고 실내로 고스란히 들어온다.
아이오닉 5가 후륜이 통통 튀는 이상한 느낌이라
돈 받아먹고 시승기 찍는 유투버 기레기들의
무한 찬양과 달리 난 승차감이 영 그닥이었는데
차라리 아이오닉 5의 승차감이 폴스타 2보다 낫다.
아이오닉 5의 시트가 훨씬 푹신한 덕도 있지만.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주행 모드가 따로 설정이 불가능한건 아쉽다.
기본값 하나로 퉁치기에는
폴스타 2는 짜릿하지도, 편안하지도 않은데
적어도 표준 모드와 스포츠 모드
혹은 표준 모드와 (전비지향)에코 모드
정도는 구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특히나 전력 효율이 엉망인 폴스타 2라면.
퍼포먼스 패키지에 포함된 올린즈 댐퍼도
전자식으로 조절되는 것은 아니다.
차를 리프트에 띄워 설정값을 바꿔야 하는데
전기차 소유주들이 얼마나 이걸 할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폴스타 2의 NVH가 좋다고 그러던데
전반적인 방음이 괜찮긴 하지만 '좋다'는 음...
특히 비슷한 가격대에 제네시스 GV60가
제네시스다운 굉장한 방음을 자랑하며
동급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난 NVH를 자랑해
폴스타 2에 칭찬을 하긴 어려울 듯 하다.
볼보의 B&W(Bowers & Wilkins) 오디오가
1억 미만 수입차에서는 가장 뛰어난걸로
사람들에게 많이들 알려져 있는데,
폴스타 2는 B&W가 아니라 하만카돈의
13스피커 오디오(플러스 패키지 선택 시)가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영 별로다.
위에 적은대로 폴스타 2는
플러스 패키지를 사실상 꼭 넣어야 하기에
하만카돈 오디오가 기본이라고 봐도 무방.
GV60하고 비교하면 옵션인 뱅 앤 올룹슨은 물론
기본형 오디오보다도 못하고
모델 3의 오디오와 비교해봐도 마찬가지.
EV6의 기본형 및 옵션인 메리디안 오디오 역시
폴스타 2의 하만카돈 오디오보다 한참 뛰어나다.
아이오닉 5의 오디오가 기본이든 옵션인 BOSE든
유난히 좀 별로인데, 이보다 소폭 나은 정도?
동 가격대의 GV60은 공간감이나 타격감이 더 살아있고
모델3는 전기차 오디오다운 쨍한 출력감이 일품이라
무엇을 고르든 폴스타 2의 하만카돈보다 거의 낫다.
위의 둘과 비교하면 폴스타 2의 하만카돈은
보컬 표현은 거의 모기소리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
곧 판매 개시할 볼트 EUV의 BOSE 정도랑
겨우 엎치락뒤치락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전기차의 경우 집을 벗어난 또 다른
나만의 휴식공간으로 주목받는 케이스가 많아
오디오가 상당히 중요한데, 폴스타 2는 탈락.
곧 출시될 아우디 Q4 이트론의
SONOS 오디오가 어떨지 기대된다.
북미와 달리 차량에 히트펌프가 기본이라
그나마 (이 금액이나 주고 사는데) 2열 열선을
과감하게 포기하면 플러스 패키지를 빼도 되지만
과연 국내 소비자 중에 누가 그럴지.
북미는 히트펌프가 플러스 패키지에 묶인 옵션.
스티어링 느낌을 단단하게 바꾸니
조금 돌리는 맛이 나아지긴 했지만,
극적인 변화까지는 아니고 여전히 평범하다.
직결감 같은거는 애초에 기대도 안 했고
딱 기대 안 하고 타면 그냥 탈 만한 정도.
스티어링 느낌을 '가볍게'로 바꿔도
생각만큼 차이가 별로 없다.
이럴거면 모드를 왜 굳이 3단계로 나눈 건지.
차체 길이가 아이오닉 5보다 살짝 짧은 4607mm.
모델 3의 4694mm보다는 꽤 많이 작고
마찬가지로 모델 3보다도 휠베이스가 짧다.
전장이 한참(92mm) 짧은 GV60보다
휠베이스가 135mm나 짧으니
실내 공간은 정말 협소하고,
위에 언급한 센터터널 높이때문에 더 심하며
이렇게 실내공간에서도 손해를 많이 봤지만
주행 역동성에서도 무미건조한,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차 사이즈는 작을 수록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여러모로 유리한데, 얘는 특별히 작지도 않으니.
GV60이 나가는 느낌이 훨씬 고급스러우면서도
짧은 전장 덕분에 발놀림이 가볍고 신난다.
모델 3은 특유의 빠른 코너 탈출 속도를 자랑하며
같은 구간을 통과하면 폴스타 2를 한참 앞서고
EV6하고 비교하면.... 말 할 필요도 없다.
결국 승차감도 별로 스포티함도 그닥 없단 것.
미끼 상품 수준인 낚시용 가격 5490만원의
전륜 구동 싱글 모터 모델도 아니고
보조금도 반토막나는 듀얼 모터 AWD 차량이 이렇다.
전륜 구동 모델은 안 봐도 비디오.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게,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가 생각보다 처참하다.
듀얼 모터 AWD는 20인치 휠이 반 강제이고
국내 인증기준 334km의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전기차에 처음 접근하시는 분들이
많이들 착각하는 부분인데,
이러면 실제로 타고다닐 수 있는 거리는
봄~가을철에 290km 전후고
겨울철 되면 250km 미만으로 떨어진다.
히트펌프가 있더라도 일정량의 잔량을 남긴 채
충방전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0~100% 기준으로 운행거리를 산정하면 안 된다.
시승 당일 외기온은 차량에 표시된 기준 영상 5도.
겨울 답지만 또 그렇게 극적으로 낮은 온도도 아니다.
공조 에코모드+22도로 설정하고 모든 열선 On,
당일 우천으로 적당히 타고다녀서
25km 정도에 잔량 8%가 떨어졌다.
정말 넉넉하게 잡아서 5~95%를 오간다 쳐도
요즘같은 계절에는 275km 정도 탄다.
요즘 겨울에 추운날들은 영하 5도는 기본인데
영상 5도에서 이정도면... 말을 아끼겠다.
겨울철 충전속도 손해까지 시간 손해에 반영하면
이건 그냥 타지 않는 것이 낫다.
아예 대놓고 전기 시티카를 표방한
미니 쿠퍼SE(32.6kWh) 같은 차라면 모를까
이름에 '롱 레인지'가 붙는 차인데도
이정도 주행거리이면 답이 없다.
특히 배터리 용량이 78kWh나 되는데.
비슷한 환경에서 GV60은 내가 운전했을 시
총 주행가능거리가 계산 시 50km 가량 더 많았다.
심지어 그건 퍼포먼스 AWD(21인치) 였는데도.
GV60 또한 배터리 용량이 77.4kWh라
거의 동률의 배터리 사이즈라 할 수 있다.
모델 3 롱 레인지 리프레시(75kWh)와
비교해도 민망한 수준이고,
지금 판매중인 리리프레시(82kWh)와는 뭐
말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의 큰 차이이다.
그 밖의 요소들을 일부 따져보자면
컵홀더가 밖에 나와있는게 하나 뿐이다.
사이즈 자체는 작은 건 아니지만
하나밖에 없다는게 운전할 때 항상 커피 마시는 내게
굉장히 짜증나는 점이고 불편하다.
나머지 하나는 센터콘솔 수납함 안에.
왜 이런식으로 만든건지 모르겠다.
변속기도 없는 차 주제에.
정말 다행히도 운전석 시트 열선과 핸들 열선이
터치 버튼 하나에 묶여있어서,
상시 터치 한번으로 다 킬 수 있어 좋은데
다른 건 다 터치 조작을 요구해서 불편하다.
난 사실 스마트폰에서조차
음성인식 기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SK T맵이 기본 내장 내비게이션인건 아주 좋으나
터치로 다 돌린 대신 음성인식을 써야 하는건 싫고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라서 그런지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되지 않아 짜증난다.
요즘 볼보 차량들도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얹고
카플레이를 막아서 안그래도 불편한 볼보 차들
더 짜증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데,
테슬라도 아니고 꼴에 지들 생태계 꾸린다고
굳이 지원하지 않는건 승질난다.
테슬라 역시 V11 올리고 엉망진창돼서
차주들도 짜증난다고 하는 판국에 말이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역시 플러스 패키지에 포함.
열리지는 않는데 다행히 차양막이 있다.
보고 있나 테슬라?
플러스 패키지에 포함된 것 중 하나가
트렁크 공간을 반으로 나눠주는 덮개인데
작은 짐을 실어도 굴러다니지 않게 해준다.
이건 훌륭한 아이디어 상품인 것 같다.
트렁크 사이즈는 정말 좁은 GV60보다는 크지만
아이오닉 5, EV6, 모델 3보다는 전부 작다.
차 실내 사이즈도 좁아빠졌는데
트렁크마저도 작으면 어떡하나.
낡은 플랫폼을 쓴 탓이긴 하지만
그걸 소비자가 이해해줘야 할 필요는 없다.
더더군다나 가격이 6690만원에 이른다면야.
시승 차량 라인업에 퍼포먼스 모델이 없어
퍼포먼스 패키지가 들어간 차를 못 타봤는데
올린즈 댐퍼가 과연 차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올린즈 댐퍼와 전륜 브렘보 브레이크가 탐난다.
퍼포먼스 패키지는 550만원에 달하는
상당한 금액을 요구하는 옵션이지만
기어이 폴스타 2를 사야한다면 넣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노란색 안전벨트만이라도
따로 사제로 좀 다는 것이 좋아 보인다.
여담인데 나파 가죽 시트의 Barley 색상은
순수하고 무공해 이미지를 강조하는
폴스타와 폴스타 2의 이미지와는
썩 궁합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볼보 차량과 어울려 보이는데,
차라리 이런 밝은 내장 컬러를 쓸거였으면
새하얀 시트나 그레이 색상이 더 나아 보인다.
외장 색상은 총 6가지인데,
통풍 시트를 원하면(나파 가죽 선택 시)
'마그네슘'과 '썬더' 외장 색상 선택이 불가능하고
그 외 Zinc색 직물시트나 Slate색 WeaveTech 시트는
'문'과 '미드나이트' 외장 색상을 고를 수 없다.
참 가지가지 한다.
이 차가 중국산이니 스웨덴산이니
일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산(産)의 뜻을 생각해보면
이 차는 중국산이 정확하다.
폴스타 2는 중국 항저우 시 저장성에서 생산되거든.
볼보야 중국에서 생산된다 한들
스웨덴 출생 브랜드로 오랜 세월 지내왔으니
스웨덴산이라고 해도 크게 거부감이 없지만
볼보의 모기업인 지리자동차가
의도적으로 분리시켜 새로 만든 브랜드면
중국 회사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이게 어딜 봐서 스웨덴 브랜드인가.
폴스타 브랜드를 전기차 전용브랜드로 만든 게
중국산이라는 딱지를 떼버리기 위함인데
안타깝게도 그들의 본격 첫 대량양산형 결과물,
폴스타 2는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실패했다.
조선족이 국내에서 필요할 때만 한국인 행세를 하다
중국 커뮤니티에 가면 자신들은 짱깨라고
자진납세 하는 꼴을 보고있는 느낌이랄까.
사전예약 4천대 돌파라고 기사가 났던데
법인 플릿 계약 건을 제외하고 허수를 빼면
실 구매층은 몇 안 될 걸로 보인다.
중국산은 중국산이다.
난 애국 마케팅을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중국에서 현/기/제네시스는 고전중인데
우리가 굳이 나서서 중국산 전기차를
그것도 이렇게 허접하기 짝이 없는걸
돈을 주고 사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스웨덴이니 뭐니 속지 말자.
나는 테슬라도 싫어하는 사람인데
차라리 이걸 사느니 모델 3를 사겠다.
어차피 모델 3 롱 레인지나 폴스타 2 AWD나
보조금을 50%만 받는 것은 동일하다.
현대기아차가 정말 너무 싫어서
절대 그것만큼은 못 사겠다 하는게 아니라면
GV60으로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
CMA 플랫폼 기반 차량이라 또
800V 전장 시스템이 미적용이다.
최대 150kW 속도로 충전 가능한가본데
이렇담 실질적인 최고 충전 속도는 100kW 전후.
메르세데스-벤츠 EQA나 아우디 Q4 이트론과
동일한 수준이고, 이 역시도 지극히 평범하다.
현대-기아-제네시스 차량들은 800V 시스템 적용이고
폴스타 2는 10%에서 80%까지 35분이라는데
내가 직접 타고다녀보니 아이오닉 5는
200kW급 충전기만 물려도 10%에서 100%까지 그정도.
잔량이 80%를 넘어서면 충전전류가 급하강하는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서 비춰보면
이건 어디 가서 자랑할 수치가 전혀 아니다.
며칠 전에 기사 난 걸 보니
사전계약분의 90%가 싱글 모터 전륜 구동이라는데
5490만원이라는 가격에 예상된 결과이긴 하나
이보다 더 나쁜 싱글 모터 차량을 그만큼 준다니
빨리 계약 취소하시고 아이오닉 5나 EV6로
얼른 갈아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기대하는 건 거의 없고
중국산이라는 본질은 가리지 못했으며
국내의 쟁쟁한 경쟁작들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기존의 전기차들이 비싼 배터리 원가 때문에
높은 차량 가격에도 실내 고급감이나 럭셔리함이
부족해서 늘 아쉬웠던 사람이라면,
제네시스 GV60이라는 이보다 백 배 더 나은 차가 있다.
기본기는 물론이고 실내 고급감도 압도적이다.
그놈의 비건이 뭔지.
길게 썼지만 내가 쓰고 싶은 메시지는
딱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이건 절 대 사 지 마 세 요.
블로그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 강하게 그냥 사지말라고 하는 차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얘는 안 된다.
자격 미달에 심지어 중국산.
폴스타 홈페이지에 시승 예약을 하러 들어가보면
'차량에 대해 알아볼 때 후기나 동영상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타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시승을 신청하여 Polestar를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라고 나온다. 백 번 강조해도 아깝지 않을 맞는 말.
근데 폴스타 2를 타보고 이를 보니까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의문이 강하게 들면서 머릿속에 물음표가.
맞는 말을 해도 메신저에 하자가 있으면...
정 폴스타에 끌렸다면,
2024년에 나올 폴스타 5나 기다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