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큰일 났다.
80%가 넘는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의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국산차'라고 부를 수 있는 회사는 사실 몇 되지 않는다.
흔히들 르쌍쉐라고 묶어서 부르는 르노삼성과 쌍용, 쉐보레가 끝인데
쉐보레는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사실상 해외 브랜드나 마찬가지이며
한국GM 스스로도 수입차임을 자청, 판매량 집계를 이제 수입차로 하고 있다.
그리고 쉐보레는 든든한 뒷배 및 GM의 다른 계열사인 캐딜락이 국내에서 판매중이라
어찌되었건 회사가 망해서 없어질 일은 극히 드물다.
소문대로 철수한다면 모를까.
문제는 나머지 둘이다.
르노삼성은 르노닛산미쯔비시얼라이언스의 일원이라 사정이 그나마 낫지만,
모기업인 마힌드라에서 제대로 된 파워트레인 및 기술적 지원이 아닌
자금지원만 받는 상황이고 그마저도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감사의견이 끝끝내 거절되며 주식 거래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 둘의 상황은 올해 들어서 더 위태로워졌는데,
이들이 왜 이렇게 벼랑 끝에 내몰렸는지 그리고 해결책은 없는지
마케팅 전공자도 상품기획 담당자도 아닌 내가
소비자의 눈으로 간단하게 짚어보려고 한다.
첫번째로 르노삼성.
2020년은 사실 르노삼성에게 굉장히 중요한 해이다.
현대기아차는 끊임없이 새로운 모델을 찍어내며 판매 규모를 매년 확대해왔건만
이런 소규모 메이커에겐 신모델 출시 자체가 큰 고역이고
한 대를 새롭게 출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런 르노삼성에게 올해는 신모델 출시가 무려 3개나 예정되어 있는,
잘 되면 반등의 기회인데 이마저도 쪽박을 차면 가망이 보이지 않는 그런 해였다.
문제는 XM3로부터 시작됐다.
가격구성도 잘 해놨고, 나는 그 차를 그리 높게 평가 안 하지만
무엇보다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초반 스타트가 좋았다.
또한 현대기아차에서 내놓은 경쟁작들은 소형 SUV 카테고리를 씹어먹을만큼 압도적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치고 들어갈 틈새도 존재했다.
그랜저-K7을 비집고 르노삼성이 준대형차 시장에 재도전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그런 면에서 XM3는 르노삼성에게 있어서 2020년의 핵심 전략차종이었다.
그런데 매달 3천여대씩 잘 팔려나가던 XM3이 갑자기 시동꺼짐 문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판매대수가 적지 않았던 만큼 소문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배터리의 용량이 전장이 요구하는 사양 대비 너무 타이트하게 잡혀있어서 그렇느니
하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결국 연료필터 문제로 나타났다.
초기 품질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그것도 '벤츠엔진'임을 내세운 신형 파워트레인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행 중에 출시 초기였던지라
부품 수급마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정비가 늦어졌고,
고객들은 XM3로부터 발걸음을 돌려버렸다.
XM3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TCe260 1332cc 엔진에서 발생한 문제로,
같은 엔진을 그대로 얹어 수입되는 르노 캡쳐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SM6가 처음 출시되었던 2016년에서 배운 것이 없다고 봐야 될 정도다.
쏘나타의 아성마저 무너뜨렸던 SM6는 초도물량이 상당수의 불량에 시달리고
AM링크의 부싱이 빠르게 닳아 없어져 승차감에 대한 악평이 겹쳐 판매량이 폭락하였는데
이미 비슷한 전적이 한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또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여 제 발목을 잡은 것이다.
또 XM3와 캡쳐를 둘 다 출시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둘을 차별화하고자 하는 전략은 많이 미흡했다.
XM3과 캡쳐를 둘 다 타보니,
캡쳐의 차량 완성도가 더 높은 게 주행품질이나 실내에서나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럼 캡쳐를 주력으로 팔 것인가 하면 캡쳐는 수입차라 그건 또 아니다.
캡쳐는 수입차라 XM3대비 불리한 점이 많은데,
애초에 수입이라 가격을 높게 잡을 수 밖에 없었다면
그냥 1.5 dCi 디젤 파워트레인을 중점적으로 밀어서
XM3와 차별화를 두었어야 했다. 캡쳐마저 TCe260을 밀면 어떡하나.
나처럼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닌
전시장을 방문한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단번에 눈에 띄는 캡쳐의 강점은 고급스러운 라이트그레이 인테리어이다.
근데 이게 TCe260 에디션파리에서만 제공되고
1.5 dCi 모델은 없다.
디젤에 에디션파리까지 내면 가격대가 너무 높아질까 우려했나 본데
애초에 소형SUV의 가격대 자체가 풀옵션 기준 3천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아예 호화로움을 컨셉으로 잡고
비슷한 가격의 셀토스 디젤을 짓밟는 내장품질을 강점으로 밀었어야 했다.
길에 나가보면 코나/셀토스 디젤도 생각보다 꽤 보이거든.
XM3은 보다 젊고 가성비 중심의 이미지를 내세웠으면 이렇게 갔어야지
둘이 이미지가 겹치는 와중에 결함도 동시에 터지니
둘이 동시에 무너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야심차게 내놓은 XM3는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쳐버리고
지금은 월 판매량 2천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셀토스 따위보단 훨씬 나은 차량인데
셀토스 판매량 절반을 밑도니 씁쓸한 심정이다.
수출 물량 때문에 국내 공급 물량이 일정하게 제한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는
꾸준히 일정 수준 판매량을 유지하며 순항 중인데,
XM3는 판매량이 폭락하여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치와 비슷해졌다.
참 유감이다.
르노삼성의 두 번째 신차인 더 뉴 SM6.
이 경우는 애초에 신모델이 출시되더라도 판매량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신차효과가 극에 달해있을 출시 직후 1.5개월간 판매량이(7월중순 출시)
1200대 남짓이니 사실상 신모델 출시 이전보다도 안팔리고 있는 것이다.
새 모델까지 투입했는데 지난달 판매량은 403대에 그쳤다.
더 뉴 SM6 TCe260 시승기에서 지적했듯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무시하고 마이웨이를 외치는듯한 파워트레인과
높은 가격, 기존에 형성된 좋지 않은 이미지와 이상한 홍보전략의 총체적 난국이다.
그렇게 형편없다고 말하는 쏘나타와 K5 G2.0이
그보다 완성도가 훨씬 뛰어나다는 쏘나타 센슈어스 및 K5 1.6T보다 배는 많이 팔린다는걸
모를 사람들이 아닌데 난데없이 왜 1332cc의 극저배기량을 중형세단에 도입했는지
QM6 판매전략 가져가는걸 보면 르노삼성에서 이를 모르는게 아닌데
참 이해가 되질 않는다.
소형SUV와 중형세단은 구매층이 다르다. 아무리 중형세단 구매층 평균연령이 내려왔어도.
그리고 QM6 LPe의 성공에서 보았듯 중형급 이상 차량에서
우수한 가속성능 같은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제로백이 12초가 넘게 나와도 사람들 잘만 사간다.
시승해보면 SM6에 우호적인 나조차도 고개를 내젓게 되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그 차를 살 것 같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냥 하던대로 2000cc 모델을 빠르게 되살리는 것이
판매량을 어느정도 보전해줄 수 있을 듯 하다.
아니면 하이브리드를 내라. 안그래도 쏘나타 하이브리드 가격 높다.
근데 SM6의 경우 구조상 공간이 협소하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못 넣은걸로 아는데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를 후방배치할 수 있을지 약간 의문이긴 하다.
트렁크 공간을 약간 손해보지만 도넛 탱크가 달린 LPe가 있으니 가능할 것 같기도.
그리고 아무리 신차라지만 더 뉴 SM6의 가격은 꽤나 높다.
광고에 나오는 풀 옵션 차량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구색을 맞추려면 엔트리인 TCe260조차 3천만원을 쉽게 넘어선다.
요즘 유행하는 SUV도 아닌데다 가격도 높으니 팔릴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가장 비싼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조차
138만원을 내고 9.3인치 이지링크 내비게이션을 넣어야 한다니
트림 구성도 완전히 잘못됐다.
물론 르노삼성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동급 최고사양 옵션들도 있다는 거
나도 잘 알지만 중형세단 소비층들은 그렇게 호화 옵션들을 다 넣어서 사는 경우가 드물다.
쏘나타 G2.0과 경쟁하는 SM6 TCe260은 요즘 신차에서 요구되는 장비를 갖추면
RE에 이지링크 내비게이션을 넣어야 하는데, 개소세 3.5% 기준 3250만원이다.
당연히 아무도 안 산다.
48만원 더 주면 쏘나타 G2.0 인스퍼레이션이다.
누가 SM6로 가겠는가?
LE 이상급부턴 이지링크 9.3"은 무조건 기본화를 해야 한다.
창렬스럽기 그지없게 가격표를 짰다고 내가 비난했던
쏘나타의 가격표가 착해 보일 지경이니 말 다했다.
참고로 쏘나타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2876만원짜리 프리미엄 패밀리부터 달아준다.
그리고 새로운 심장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적받았던 승차감을 개선했음을 광고에 더 어필해야 한다.
스포츠 주행 하려고 중형세단 사는 사람 전체 판매량의 1%도 안될 것이다.
안그래도 승차감으로 이미지 훼손이 심각한 상태인데,
크게 개선했음에도 그것을 주 마케팅 포인트로 삼지 않는다니
그리고 잘 달린다는것만 어필하고 있다니 홍보전략도 틀렸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차량이 심장병이라고 욕을 먹었던 것이 아니지 않나.
이래저래 더 뉴 SM6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인 QM6 2차 페이스리프트는 출시가 너무 늦다.
QM6는 원래 판매량이 높았고 르노삼성의 소년가장 역할을 오랫동안 도맡아왔기에
신 모델이 나온다고 한들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에 큰 변화가 오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앞선 XM3와 더 뉴 SM6에서 재도약을 했어야 하는데
두 카드를 모두 시원하게 날려버려서 현재 답이 없다.
그리고 QM6의 성공은 한국 소비자들을 정조준한 상품 구성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현대기아차가 잡을 수가 없는 틈새를 절묘하게 파고 든 차량이라
투싼이 풀 모델 체인지가 되기 이전에는 앨리스의 동화나라나 마찬가지였다.
현대차가 왜 싼타페로 QM6를 견제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종종 있는데,
현대 입장에서 QM6 견제를 위해 싼타페에 가성비 트림을 신설하는 것은
사실상 최악의 수를 두는 것이라 하지 않았을 뿐이다.
2019년식부터 소위 '가솔린 가성비3종세트' 구성을 막아버린 싼타페는
현대차 입장에선 평균 판매가를 더 올려도 시원찮은 모델인데,
가성비 저가트림을 신설하여 거기로 몰리면 QM6를 잡긴 잡겠으나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행위라 싼타페는 QM6의 윗급 차량으로 계속 있어온 것이고
투싼은 풀 체인지 하면서 크기가 커질 것이라
투싼을 활용해서, 지금까진 투싼보다 반 급 높게 쳐줬던 QM6를 잡길 기다린 것이다.
그리고 아뿔싸, 투싼이 싼타페에 크기가 준하게 커져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현대에서 QM6 사냥에 나선 것이고,
완전 신차에 크기까지 확 커져버린 투싼을 상대할 무기가
QM6에게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
그리고 투싼은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당분간 계속 맹위를 떨칠 것인데,
르노삼성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효자 차종인 QM6의 입지마저 흔들리게 생겼으니.
그러나 이 상황을 타파할만한 해결책이 아주 없진 않다.
XM3에 LPe 엔진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출시 이전부터 돌았는데,
SM6/QM6에 사용되는 2000cc LPG 엔진은 배기량이 너무 높다.
1600cc급으로 배기량을 낮춰서 낼 것이 아니라면 XM3은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유지해라.
허나 만약 1.6 LPe가 나온다면, SM3를 대체하는 용도를 겸하는 XM3는
르노삼성의 준중형 세단 모델 공백을 좀 더 여실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QM6 2차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서두름과 동시에
하이브리드를 신규 출시하는 것이다.
QM6의 바탕이 된 르노 꼴레오스는 닛산 X-트레일의 껍데기갈이 차량과 같다.
X-트레일의 2000cc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합산 180마력)을 가져와서
장기 유지보수에 부담 적은 자연흡기 기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공격적인 가격 및 상품구성,
그리고 "하이브리드라지만 1600cc로 중형SUV 어떻게 끌어요" 마케팅 정도면
충분히 소생 가능성이 있다.
안그래도 투싼 하이브리드는 인스퍼레이션을 무조건 택하게 만들어놓은 가격표라
투싼 하이브리드는 3467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봐야 하는데,
QM6 GDe 대비 +280만원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 될 것이다.
어차피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처럼 페이스리프트 하면서 차 크기를 키울 순 없는 입장이라,
가진 것 중에서 최대한 뽑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더 뉴 SM6.
앞서 말했듯이 옵션 구성을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QM6는 소비자들에게 맞춰서 중간 정도 트림에도 필요한게 다 들어가게 구성했는데
왜 반등이 절실한 SM6는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옵션들을
상위 트림에서조차 기본장착 하지 않고 옵션 패키지로 빼놨는지.
그리고 2000cc급 트림 신설이 시급하다.
내 개인적인 바람은 값비싼 TCe260을 없애버리고 2.0GDe를 다시 내놓는 것이나
그게 안된다면 SM6 프라임처럼 구형 파워트레인 창고에서 끄집어내라.
어차피 사골 파워트레인이라고 인터넷에서 욕해봤자 그 사람들은 잠재고객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에 중형급 차량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게 되어 있다.
프라임이 존재할 때나 페이스리프트 직전에 LE 스페셜 트림 만들어 팔때보다
신차인 지금 판매량이 그 당시보다 더 안나오는거 보면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제 쌍용 이야기.
쌍용은 상황이 더더욱 위태롭다.
르노삼성은 르노와 닛산의 파워트레인 및 플랫폼을 갖다 쓸 수 있지만,
쌍용은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모든 것을 독자개발해야 한다.
지금 엔진 라인업으로 LET 1.5 T-GDi랑 XDi220, 겨우 두 가지를 운영하는 것 조차
회사 사정 생각하면 최대한 노력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난 개인적으로 르노삼성도 쌍용도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근데 티볼리는 차를 타보니 차량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트랙스와 코나 상대로 어떻게 버텼는지 놀라울 정도.
여심을 저격한 디자인과 가성비 좋은 구성,
(당시 기준) 급에 맞지 않는 ADAS 장착까지.
주행성능을 뺀 나머지 요소로 승부를 봤던 차종이었다.
근데 베리베리블루베리라즈베리아사이베리스트로베리 뉴 티볼리는 이제
훨씬 어려운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티볼리가 잘 나가던 시절엔 기껏해야 트랙스나 QM3 등이 경쟁 차종으로,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당시엔 정말 손쉬운 경쟁자들만 상대해도 됐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르노삼성과 쉐보레 둘 다 제대로 된 소형 SUV를 신규 출시했고,
그들은 마찬가지로 우수한 장비와 티볼리보다 훨씬 우월한 주행성능을 내세운다.
현대기아차 역시 베뉴와 코나, 셀토스로 라인업을 크게 확장시켰다.
이제 단순히 가성비와 디자인으로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사실상 싼타페 바로 아랫급에서 호의호식하던 QM6가 신형 투싼을 만난 것과도 같다.
다행히도 티볼리의 판매량은 전성기 대비 많이 추락했지만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은 팔려나가고 있는데,
프로모션을 크게 하고 있어서가 상당부분 이유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세그먼트 판매왕 셀토스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원래 그 자리가 티볼리의 것이었던걸 생각하면 쌍용 입장에선 아쉽기만 하다.
여기까진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해졌고
개발과 발전이 더딘 소규모 회사임을 감안해줄 수 있는데
티볼리 에어의 단종과 재출시, 코란도의 이상한 구성은
이게 차를 팔고자하는 의지가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잘 팔리던 티볼리 에어를 코란도를 팔기 위해 단종을 시켰는데,
코란도가 무조건 성공한다는 과한 자신감이었는지.
경쟁차종 중에 2열 에어벤트가 없는 차로는 코란도가 유일하다.
가격대가 겹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1열시트 하단에 송풍구가 숨겨져 있다.
그런식으로 차를 만들어놓고 잘 팔던 카드를 갑자기 허공에 날려버린 것.
3으로 된 트리플 내세우겠다고 원래 완성해가던 에이스 풀하우스를 포기한 꼴이다.
재출시한 티볼리 에어는 이미 떠나간 열차에 손을 흔들 뿐이고
여러모로 경쟁력이 약한 코란도는 꾸준히 잘 나가는 QM6의 절반 가량만 기록할 뿐이다.
신형 티볼리 에어는 후면 범퍼 디자인을 아령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데
세상의 하고 많은 물건 중에 아령에서 영감을 받을 이유가 도대체 뭔지?
불독의 처진 턱살같아 보일 뿐이다.
게다가 요즘 차박이 유행이라 그런지 차량 광고를 차박 컨셉으로 찍었는데
그런 차가 마찬가지로 2열 에어벤트가 없다.
뒤늦게 재출시하면 고객을 확 끌어당길 무언가를 갖추고 나와야 하는데
그런게 없다. 다시 나온다고 무조건 예전만큼 팔리는게 아니지 않나.
그나마 코란도 역시 할인을 꽤나 세게 해서 그정도 판매량을 유지중인데
문제는 QM6 역시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코란도를 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QM6 역시 유사한 가격에 이 차급 소비층이 요구하는 옵션 대부분을 제공하며,
주행성이나 브랜드 가치 등에서 앞선다. 심지어 2열 송풍구도 있다.
코란도는 리스펙 코란도로 내면서 2열 송풍구를 추가했어야 했다.
이건 임시적인 방편이고, 사실 티볼리 에어는 그대로 팔면서
코란도는 예전 뉴코란도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음
20여년 전 젊은이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던 그 영광을 재현했어야 했다.
티볼리에 보톡스 놓은 차에 코란도 이름 붙인다고 코란도가 되는게 아니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그당시 젊은이들이 오늘날 가장으로 나이를 먹은 만큼
구매력이 충분한데, 그들의 소싯적 감성을 공략했어야지 이런 어설픈 차론 택도 없다.
미루고 미룬 G4렉스턴은 이제 페이스리프트가 코앞인데,
더이상 벤츠의 파워트레인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는지
독자개발 XDi 220 엔진에 현대파워텍 8단자동으로 추정되는 조합을 얹을 예정이다.
며칠전에 적은 G80 시승기에 나오듯이
요즘 현대가 파워텍 8단오토 셋팅을 정말 잘 한다.
벤츠 7G-트로닉 가져와서는 튜닝을 좀 못하더라도 '벤츠' 이미지가 있으니
아저씨들이 참아줄 수 있겠지만 이제 파워텍 변속기를 가져와서
유서깊은 쌍용의 허접한 미션 튜닝을 통해 주행성능이 모하비보다 떨어진다면
정말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다. 쌍용이 이 부분에 신중해야 한다.
출력은 종전 187마력에서
이제 현대의 (전륜기반)스마트스트림D 2.2와 동일한 202마력으로 상향되었으니,
모하비의 S엔진 급은 아니지만 심장병 소리는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도 200마력은 넘는다. 드디어.
쌍용이 소생하는 길은 지금으로썬 G4 렉스턴의 페이스리프트가 잘 나와서
형편없는모하비로 가는 아저씨들의 발걸음을 쌍용차 매장으로 돌리는 것이다.
크고 급이 높은 차를 만들어 비싸게 팔 수록 자동차 제조사에게 더 큰 이윤을 남는다.
또한 티볼리나 코란도가 처한 상황은 실질적으로 돌파구가 보이질 않고,
경쟁구도에 있는 차량들이 쌍용제 차량보다 너무나 우수한데 반해
모하비 더 마스터는 이미 우릴대로 우린 사골 차량인데다
승차감도 엉망이고 주행성능도 시대에 뒤떨어진다.
현대기아 출신 경쟁상대가 이렇게 약한 세그먼트는 국산차 통틀어서도 잘 없다.
솔직히 '프레임바디' 차량이기 때문에 아저씨들이 사는거지
그들이 험난한 오프로드로 가기 위해 '프레임바디 차량이 꼭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다.
그러니 승차감에 올인해서 모하비는 확실하게 잡고,
보다 고급스럽게 실내를 꾸며서 프레임바디 차량이지만
모하비보다 럭셔리하고 편안함을 내세우며
배기량이 낮아 유지비는 저렴하지만 운행에는 충분한 수준임을 강조하면 될 것 같다.
모하비는 기름도 미친듯이 퍼먹는데 배기량이 낮으니 상황이 좀 더 낫겠지.
G4 렉스턴의 실내 레이아웃은 지금 봐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며
격자무늬 퀼팅 장식으로 꾸민 대시보드와 실내는
이 차에 눈독을 들일 중장년층들이 VIP관광버스에서 봤을법한
친숙한 디자인을 이미 선보인 바 있다.
ADAS나 최신 인포테인먼트 도입은 쌍용차도 그럭저럭 잘 하니
여기서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와이드 내비게이션,
적당한 앰비언트 라이트만 갖춰도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 같다.
급에 안 맞게 저렴해보이는 게이트타입 변속레버가 SBW로 바뀌는건 이미 확정.
서라운드 뷰의 품질도 더 다듬어야 할 것 같다.
쌍용에게 있어서 오래간만에 나오는 신선한 새 차량인데,
부디 성공해서 SUV 명가의 체통을 바로잡았으면 한다.
명색이 SUV 명가인데 플래그쉽이 경쟁사 차량에 밀린다는거는
간판에 어울리지 않는 아쉬운 모습이니 회복이 시급하다.
모하비는 팔아먹은지 십년이 넘은 차에 겉치장만 다시 해서 나온 건데도
기본형 가격이 4700만원을 웃도는 배짱장사를 하고 있다.
현행 G4 렉스턴은 풀 옵션으로 가야 모하비 더 마스터 기본형 가격과 겹치는데,
프로모션까지 껴주고 있으니 풀 옵션을 장착해도 모하비보다 저렴하다.
배기량에서 차이가 있으니 제 아무리 풀 옵션이어도 모하비와 가격대가 맞닿으면
현금 동원 여력 많은 중장년층은 모하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프로모션은 철회하고, 신 모델 내는 김에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게 어떨까 싶다.
페이스리프트 출시 소식과 동시에 가격 인하를 같이 홍보하여
가격이 모하비보다 저렴함도 크게 부각시키고,
상품성 개선과 동시에 눈에 보이는 가격표상의 가격을 인하시켰으니
쌍용의 행보가 많은 이들에게 좀 더 좋게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또 쌍용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데,
기존에 렉스턴이나 체어맨 등으로 쌍용차를 체험했던 고객들이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어느정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과감히 예상해본다.
명목이 코로나19 해소 기원이지만, 400만원이나 할인해주는건(4WD 기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모션에 가깝다는건 초등학생도 알 것이니
신차는 전반적으로 120~150만원 정도만 인하해서 출시하면
보다 많은 잠재고객들이 G4 렉스턴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요즘 중장년층들 인터넷으로부터 들어오는 소식에 밝아서
이런 기사 많이 나면 이미지 개선이 될 것이 확실하다.
회사가 없어지네 마네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격이 저렴하면 그만이니 신 모델은
목표를 승차감으로 확실하게 설정하고 가격 경쟁력을 조금만 더 갖추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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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 두 회사에게 고하는 메시지를 이렇게나 장황하게 적었는데,
정말 두 회사 모두 없어지면 국산차 시장은 크게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
특정 회사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지니면 소비자가 회사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참고 마이너 회사의 제품을 사라는 것은 아니니,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도록 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고객들을 맞자.
르노삼성과 쌍용이 부활하여 20년 전과 같은 위상을 다시 갖추길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