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8의 가격표가 공개됐는데
그랜저보다 반 급 위 차량을 표방하면서 이름도 바꾼 모델 답게
가격표 상에서 눈길을 끄는 포인트가 몇 있다.
첫 번째는 반 급 위 차량임에도 가격인상을 억제한 것 처럼 보이게
소위 깡통이라 불리는 기본형 모델은 옵션을 대부분 쳐냈다는 것.
노블레스 라이트 라는 트림 이름은 살다살다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랜저는 프리미엄 초이스라고 가성비 좋은 트림을 대놓고 구비를 해두었고
제일 기본형인 프리미엄에서부터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다행히 3.5 LPi의 경우는 노블레스 라이트 트림 없이 노블레스부터 시작한다.
다만 2.5 GDI나 3.5 GDI는 기본형인 노블레스 라이트에도
전자식 룸미러(ECM)와 하이패스가 기본 장착인데
3.5 LPi의 경우 기본형인 프레스티지에선 60만원짜리 패키지에 묶여있다.
가솔린과 가스 모델은 트림명을 각각 제멋대로 섞어놔서 혼돈의 카오스다.
두 번째는 그랜저에 없는 옵션들의 도입인데
에르고 모션 시트는 제네시스에서 보던 물건이다.
독일 척추건강협회에서 인증을 받았다나 뭐라나.
제네시스가 아닌 현대/기아 차량 중에서는 최초로 구비되어 있다.
3존 오토에어컨 역시 제네시스에서 보던 장비인데
K8에 최초로 적용되었다. 더 뉴 그랜저는 2존이 끝.
(3존 독립 공조는 운전/조수석 및 뒷좌석, 2존은 앞좌석 좌우만)
시퀀셜 턴 시그널 역시 그랜저에 없는 장비이다.
K8의 경우는 제일 기본형 모델부터 외장의 모든 등화류가 LED이다.
그랜저는 기본형 모델의 경우 후미등 깜빡이가 전구인데,
K8은 시원하게 프로젝션 LED헤드램프를 포함 모든 램프가 LED.
메레디안 14스피커 오디오 역시 최초로 선보이는 장비이다.
그랜저의 경우 2.5 GDI는 C-MDPS, 3.3 GDI는 R-MDPS로
치사하게 차별을 두는데 K8은 가솔린의 경우 R-MDPS로 통일이다.
하이브리드의 가격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마찬가지 일 듯.
K8은 택시와 렌터카 때문인지 3.5 LPi만 C-MDPS.
세 번째는 현대기아차 최근 모델 중 최초로 AWD와 ECS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사실 AWD를 구비한다는 루머가 돌 당시에는
K8 LPi AWD를 무척이나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AWD는 3.5 GDI에서만 선택 가능하다.
구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그랜저는 풀체인지 전엔 갖추기 어렵다.
K8의 3.5 GDI 전용 최상위 트림인 플래티넘에서는 AWD 기본장착.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3.5 GDI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제네시스 라인업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던 장비이다.
예전 에쿠스 등에서나 볼 수 있던 것.
이건 플래티넘 트림에서조차 옵션인데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90만원을 받는데 전자제어 서스펜션 유무에 따른 차이를 생각하면
90만원은 특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 필요없고, K8은 3.5 LPi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차피 풀 옵션으로 구입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아
LPi에선 선택할 수 없는 일부 옵션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스멀스멀 고유가를 향해 올라가는 기름값과
그리 낮지 않은 차량 가격을 보면 이건 폭탄세일이다.
그 중에서도 K8 3.5 LPi 프레스티지(3220만원)에
18인치 휠/타이어 + 전자식 룸미러(ECM) + 하이패스 (60만원)만 넣고 출고하면
토탈 3280만원. 3280만원 밖에 안 한다.
이 3280만원짜리 차에 들어있는 장비를 나열해보자면
3470cc LPi 엔진 + 8단자동 / AEB, LKA와 오토하이빔 / 모든 광원류 LED, 퍼들램프 /
열선핸들 / 천연가죽내장 / 운전석 통풍시트와 럼버서포트 / 2열 열선 / 스마트 트렁크 /
2존 오토에어컨 및 공기청정모드 / 18인치 투톤 휠 및 한국타이어 / 1,2열 오토윈도우 /
하이패스 및 ECM / 12.3인치 UVO 내비게이션과 8스피커 오디오
이 모든게 다 들어있다. 단 돈 3280만원에 말이다.
6기통 3.5리터급 엔진에 5m가 넘는 세단이 이정도 구성까지 갖추고
3천만원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인데,
내가 가성비라는 단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가성비 하나만큼은 초대박이다.
물론 요즘 반자율주행이니 뭐니 해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고
계약하러 가보면 영업사원들이 요즘 차엔 꼭 있어야 한다면서
드라이브 와이즈 선택을 반쯤 강요하는 경향이 짙은데
K8 3.5 LPi 프레스티지의 경우 드라이브 와이즈와
12.3인치 클러스터/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를 묶어놓고 무려 185만원이나 받으려고 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운전하는데 그닥 지장 없다.
후측방경보가 빠지는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장비라고 하긴 부족하다.
컴포트 패키지 역시 내용 구성물이 알차고
알찬 것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하이패스와 ECM, 18인치 휠을 묶어서 겨우 60만원만 받는다니
이거는 그냥 넣으라고 만들어둔 것이 분명하니 넣어야 한다.
특히나 17인치 휠은 원톤이고, 18인치는 투톤이라
넣고 안 넣고가 외관상 큰 차이가 난다.
아쉽게도 그랜저랑 다르게 K8은 18인치가 국산 타이어이다.
그랜저는 18인치부터 미쉐린 MXM4가 들어가는데 이런데서 원가절감
K8의 경우 19인치부터 미쉐린 타이어라고 가격표에 표기되어 있고
아예 19인치 선택이 불가능하다. (LPi 기준, 가솔린은 18인치부터 미쉐린)
그러나 차 급이 있어서 국산 타이어일지라도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AS(S2인테 오타난거 아님)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여서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오토 디포그가 노블레스까지 올라가서
HUD+스마트 커넥트 패키지를 골라야 생긴다는건
정말...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드는 양아치 짓이지만
그래도 나머지 구성이 워낙 훌륭해서 넘어가줄 수 있을 듯 하다.
2.5 GDI의 경우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데,
그랜저 2.5 GDI는 캘리그라피(4108만원)의 경우 HUD만 옵션으로 돌려놓고
빌트인캠이나 파노라마 썬루프 같은 공통옵션을 제외하면 풀옵션이다.
하지만 K8 2.5 GDI는 시그니처(3868만원)으로 올라가도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제외한 모든 공통 옵션 패키지가 선택가능하다.
그 뜻은 죄다 옵션이라는 것.
안그래도 오일 먹는 이슈 해결됐다는 언급 아직 없는데
2.5 GDI는 쳐다보지 않는 것이 옳은 것 같다.
3.5 GDI는 본격적으로 장비들을 다 갖추고 살 사람들만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는데, G80과 가격이 너무 가까워져선 안 된다.
G80 2.5T는 기본형이 5291만원인데, 제네시스인지라 기본 구성도 탁월하다.
하급 차량 풀옵션 대 상위 차량 기본형이면, 무조건 후자인지라
적당히 넣고 타거나 아예 G80으로 가는 것이 옳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조합은 3.5 GDI 시그니처에
컴포트와 드라이브 와이즈, 전자제어 서스펜션
을 넣는 조합인데 개소세3.5% 기준 4457만원이다.
이것도 상당한 고가지만 4천 중반 이전에서 최소한 끊어야
제네시스와의 가격 격차를 어느 정도 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역시 화끈한 가성비를 원하면 단연 3.5 LPi.
LPG 가격을 생각하면 유지비용이 가장 저렴하고,
리스나 장기렌트로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아 세금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우며
특히나 이런 차량 가격과 유지비로 대배기량 6기통 차량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제조사로 현대기아가 있기에 가능하기 때문에
그 잇점을 톡톡히 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3.0 LPi 대비 출력 향상은 7마력에 그쳤지만,
최대토크가 3.4kg·m 향상되고 신형 8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어
더욱 시원시원하게 잘 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미친듯이 쏘는 택시
아, 그리고 3.5 GDI와 3.5 LPi에만 완전 신형 8단 변속기가 적용되었다.
현대기아차 말로는 국내 최초로 투 챔버 토크컨버터가 적용된 물건이라는데
2.5 GDI에는 넣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으나 3.5 LPi에 적용이라니 아주 좋다.
K8을 구입 고려중이라면, 곧 나올 하이브리드도 좋지만
3.5 LPi를 정말 적극 추천하고 싶다. 진짜 한대 뽑아야 하나 싶을정도.
이런 준대형급 차량이면 마 1598cc로 차 제대로 끌 수 있겠능교?
3470cc 정돈 되어야 좀 나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