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그먼트 별 대표 차종을 꼽는다면
각 회사를 대표하는 기함으로 구성된 F-세그먼트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가
자타공인 최고의 차로 손꼽힐 것이다.
그 아랫급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가
각자 개성을 살려 치열한 경쟁을 그동안 펼쳐왔지만
브랜드의 기함으로 오게 되면 그 누구도
메르세데스-벤츠와 나머지 BMW / 아우디를
동급으로 꼽았던 적이 없다. 벤츠 천하다.
이 급에서 S-클래스를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첫째, 눈치가 보이는 직종이라 제네시스 G90을 타야한다거나
둘째, 내 철천지 원수가 벤츠를 타서 벤츠만큼은 절대 안된다거나
셋째, 그냥 돈이 부족해서 몇 천만원 이상 저렴한 다른 걸 산다거나
정도 밖에 없다.
인생에 정해진 정답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 급에서 S-클래스를 구입하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정답'
반박조차 허락되지 않는 압도적인 고급차의 대명사다.
어느덧 대한민국은 고급차 전성시대를 맞이하였고
S-클래스는 지난해인 2020년에 연간 판매량 6223대,
수입차 전체 판매 순위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함과 동시에
전 세계에서 S-클래스를 가장 많이 사는 시장 중 하나로 부상했다.
지난해 유럽 전체 S-클래스 판매량이 6239대이다.
자그마치 유럽 내 28개국을 합친 숫자가 대한민국과 비슷하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S-클래스 사랑은 각별하며
불과 며칠 전 출시된 완전신형 코드네임 W223은
출시 이전 2년여 전 가량부터 사전계약을 받아왔고
출시 직전까지 받은 사전계약의 댓수가 천 대를 넘는다.
얼마나 많이들 예약하셨는지 이 비싼 차량이
출시하자마자 길에 벌써 보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 출시되는 신형 S-클래스는 일단 4종류.
S350d, S400d 4Matic, S500L 4Matic, S580L 4Matic이다.
이 중에서 S400d 4Matic과 S580L 4Matic이 우선 출시되었는데
곧 마이바흐 S580과 S580e도 차차 출시될 예정이다.
신형 S-클래스의 옵션 구성은 철저히 급에 나눠져 있는데
S350d는 천연가죽 내장을 비롯한 2열 관련 옵션이 빠져있는 대신
가장 엔트리 모델임에도 디지털 라이트 헤드램프와 플러시 도어핸들,
부메스터 3D 하이파이 오디오 및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기본.
S400d 4Matic은 나파 가죽 내장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이 급에서 선호도가 높은 사륜 구동 역시 기본 장착,
그리고 뒷좌석 전동 통풍 메모리시트가 생긴다.
S500L 4Matic부터 본격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되기 시작하는데
멀티컨투어 앞좌석 시트를 비롯한 뒷좌석 에어백,
USB 패키지 플러스, 자외선 차단 글라스, MBUX 뒷좌석 태블릿
등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그리고 이그제큐티브 시트와 쇼퍼 패키지, 익스클루시브 패키지,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가 이제 유료로 선택 가능해진다.
(하위 모델인 S350d, S400d 4Matic에서는 선택 자체가 불가)
현재로썬 가장 높은 모델인 S580L 4Matic은
부메스터 4D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과
뒷바퀴 조향(10°)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기본이다.
S350d와 S580L 4Matic은 기본형 외관을 갖추며
S400d 4Matic과 S500L 4Matic은 AMG라인이 적용.
그런데 S400d 4Matic에 적용되는 19인치 AMG휠
소위 별사탕휠이라고 불리는 이 휠은 평가가 좋지 않다.
휠이 너무 작아보인다는 평가가 대다수인데
글쎄 나는 그냥 적당한 것 같다. 차가 커서 그래.
S500L 4Matic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꼭 휠을 바꿔서 출고하기를 권유한다.
S500L 4Matic에 들어가는 20인치 AMG휠
AMG 마차휠로 유명한 RVQ휠은
타이어나 휠 파손이 이상하게 잦아 피하는 것이 좋다.
인치를 21인치로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RWN휠로 바꿔서 출고해야 나중에 편하다.
S-클래스는 승차감이 좋기로도 유명한데
S-클래스의 승차감은 대부분 에어매틱,
혹은 후륜구동 모델의 경우 MBC(매직바디컨트롤)
이 만들어낸다고들 생각한다. 반만 맞았다.
S-클래스 승차감의 나머지 절반은
바로 S-클래스의 엄청난 시트에서 온다.
착좌감 자체가 끝판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데,
이번 신형 W223 역시 예외가 아니다.
희한하게 전시차량이 S350d와 S580L 4Matic이어서
천연가죽 내장 적용차량에도 앉아볼 기회가 생겼는데
가죽의 질은 내장의 급을 가리지 않고
그 어떤 차량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만큼,
심지어 가격대가 다른 상위 차종과도 맞설 만큼 훌륭하다.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된 S580 4Matic의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 시트는 밀착감이 좀 더 우세하다.
완전신형 MBUX의 경우 신형 S-클래스에서
첫 선을 보이는 유닛인데, 전혀 놀랍지 않게도 미친 수준이다.
지난 W222 S-클래스 역시 런칭 당시에
전무후무한 듀얼 12.3" 스크린 레이아웃으로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오만 회사들이 그 구성을 다 따라하게 만들었는데
(심지어 현대기아차까지; 더뉴그랜저를 보라)
기술을 선도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급 차량답게
역시나 남들보다 두 세 발짝 파격적으로 이번에도 앞선다.
테슬라를 따라했느니 뭐니 하는 놈들은 무식인증.
눈이 오늘내일 하거나 뇌에 든게 없거나.
인터페이스의 디자인과 실내 레이아웃부터
비교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내부 설정을 들여다보면 정말 별의별게 다 있는데
S580L 4Matic의 경우 에너자이징 컴포트 기능이
앞/뒷좌석 전부 기본 적용이라 이 옵션까지 있다.
신형 MBUX의 경우 뒷좌석에 장착된 화면들까지
전부 터치를 지원하는데, 시트에 달린 멀티미디어용 화면과
MBUX 태블릿(사실 갤럭시탭이다)까지 전부 터치를 지원.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차의 음성인식 지원이 빈약해서
적극적인 활용이 쉽지 않은데,
영어를 사용할 경우 뒷좌석에서도
"Hey, Mercedes"로 콜해서 기능들을 다 조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숨나오는 "안녕 벤츠"
새로 장착된 계기판은 클러스터 디자인이 하나같이 이쁘고
스포츠 테마는 확실히 굉장히 스포티하다.
페이스리프트 된 신형 E-클래스에서 첫 선을 보인 핸들은
상당히 깔끔하고 이쁜데 AMG 라인용 AMG 핸들의 경우는
조금 적응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W223 신형 S-클래스의 옵션 구성을 보고
내가 가장 놀랐던 부분은 바로
부메스터 3D 오디오의 전 모델 기본적용인데,
이건 바로 전 세대 W222 S-클래스만 해도
S560L 4Matic에만 유료 옵션으로 제공되고
S400d나 S450같은 하위 모델에선 선택조차 불가능하던
그런 최고급 사운드 시스템이었는데 이게 이제 기본이다.
심지어 S350d를 사도 이게 기본.
전작의 경우 부메스터 3D 서라운드가 적용되지 않은
부메스터 오디오의 경우 소리의 품질이 영 꽝이었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쓰는 아우디 A8이나
바워스 앤 윌킨스 시스템의 BMW 7시리즈보다 못했다.
물론 부메스터 3D 서라운드가 들어갈 경우 전세역전이었지만.
이제 모든 S-클래스에서 이 엄청난 사운드를 누릴 수 있다.
단돈 1억 4060만원짜리 S350d에서도 기본. 게임 끝.
소리를 들어보니 가히 최고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별 다른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고 그냥 최고인데
최근에 이렇게 해상력 좋고 음 분리도 탁월하며
이퀄라이저 조절 없이 전 영역대가 명료하고 적절한
이런 사운드 시스템을 들은 게 이 차가 처음이다.
자동차라는 공간은 오디오에 있어서는
타협점과 문제가 한가득인 곳인데
그 한계를 뛰어넘는 듯 하다.
부메스터 3D 서라운드도 이 정도인데
S580L 4Matic에서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31스피커, 1350W짜리 부메스터 4D 서라운드는
과연 어떨까 상상조차 안 간다.
성능도 무시무시하겠지만 옵션가도 무시무시할 듯.
참고로 W222 시절 부메스터 3D 서라운드의 옵션가는
무려 825만원이었다. 이번에는 네 자릿수 돌파할 게 뻔함.
아 그러고보니 이 825만원짜리 시스템이
이번에 엔트리급인 S350d에조차 들어간 것.
세상 좋아졌다.
S-클래스 답게 모든 수납함이나 버튼들의 조작감이
고급스럽기 그지없고 소재도 빈틈이 없다.
원래 메르세데스-벤츠가 솔직히 말하면
소재를 아주 비싼걸 쓰는 회사는 아니거든.
싸구려 소재를 쓰고도 비싸보이게 만드는 데
도가 튼 회사일 뿐이지.
S-클래스는 그럼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한 가지 화나는 건,
요즘 벤츠가 칼럼식 기어레버의 디자인을
아주 단순하게, 상위모델인 GLE-클래스조차
A-클래스와 유사한 디자인과 소재로 만들어
원가절감 한 티를 팍팍 내고 있어서 짜증이 나는데
W223 S-클래스는 이들과는 다르지만
전작보다는 좀 저렴해진 티가 난다.
디테일의 S-클래스가 이러면 안 된다.
숏 휠베이스도 결코 좁은 공간은 아닌데
눈으로 봐도 그렇고 앉아봐도 기왕 산다면
롱 휠베이스를 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렇다면 S500L 4Matic과 S580L 4Matic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지.
숏 휠베이스의 경우 더뉴그랜저보다 레그룸이 좁고
트렁크 용량도 롱 휠베이스보다 10L 작다.
여러모로 브랜드의 기함다운 신형 S-클래스는
이미 인기몰이 중이지만,
그동안의 설왕설래는 가뿐히 비웃어버리고
또 한번의 왕좌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루었다.
실내 뿐만 아니라 외관 역시 실물이 백배 나으며
여전히 낮게 깔리고 중후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우아하고 간결하며 정갈한 디자인을 그려냈다.
자동차 업계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 차들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경쟁사가 발끝만치도 따라오지 못할만큼
앞선 최신 기술의 집합체이자
최고급 승용차의 필수 요건을 빠짐없이 갖추고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와 네임 밸류까지 자랑한다.
기존의 어마무시했던 W222 S-클래스를 이길 차,
세상에 존재할 수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메르세데스-벤츠가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쓴다.
최신형 W223 S-클래스는
대형 세단의 대명사이자 고급차 그 자체이다.
돈 있으면 사라.
물론 지금 계약하면 S580L 4Matic의 경우
1년 대기 각오해야 한다.
데지뇨 다이아몬드 화이트로 주문하면 조금 빨리 나올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