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첫 글의 주인공 더 뉴 SM6가 돌아왔다.
저번에는 주력 판매 모델인 TCe260이었고,
이번에는 모델의 이미지를 이끄는 TCe300.
많이들 알다시피 더 뉴 SM6는 판매량이 저조하다.
한 번 잘못 박힌 이미지를 뒤집기는 하늘의 별 따기란걸
더 뉴 SM6가 몸소 뼈저리게 보여주고 있는데,
안타까운 판매량에 그칠 만큼 차량의 완성도가 부족한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
출시된 지 2년만에 드디어 TCe300을 만났다.
출시 2주년을 맞은 더 뉴 SM6은
실내가 이젠 구석기시대 유물같이 보이는
더 뉴 말리부 다음으로 판매량이 뒤에서 2등.
TCe260 모델을 타고 나서는 판매량 반등 가능성에
약간 의문이 들었었는데, 역시나였다.
SM6의 이미지를 선도하는 TCe300은
과연 그림자 뒤에 숨어있는 진주일지,
아니면 저조한 판매량을 재확인시키는지 파헤처보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더 뉴 SM6는 SM6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서
기본적인 틀은 전부 유지하되, 디테일의 개선점이 큰 모델.
하도 현대기아차가 페이스리프트때마다
디자인을 역변시키는 것에 적응이 돼서 그렇지,
원래 페이스리프트라 함은 이 정도 손을 대는 게 맞다.
외관에서 바뀐 점은 LED 매트릭스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앞과 뒤 모두에 자리한 시퀀셜 턴 시그널,
새롭게 꾸민 범퍼들과 테일램프 그래픽 정도.
기존에도 생김새로는 크게 호평을 받았던 것이
SM6였기 때문에, 점잖은 선 안에서 적당히 바뀐 게
대대적인 변화를 거치는 모험보다 낫다.
기존 SM6의 1.6 TCe 모델은
두 개의 배기구 형상 장식 중 우측은
뚫려 있었는데, 더 뉴 SM6에 오면서는
양쪽 다 막혀서 완전한 장식이 되었다.
출시 당시에도 차량 폭이 1870mm로,
낮고 넓은 안정된 스탠스를 선보였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소름끼치게 못생긴 K5(DL3) 같은 건
길에서 보면 시각 공해나 다름없는데,
더 뉴 SM6는 도시 미관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SM6가 가장 많이 지적받은 내용은
다름아닌 "중형차에 토션빔(AM링크)?"이었다.
토션빔 같은 일체형 차축 방식은 중형 세단에는
잘 쓰이지 않는 방식인 것은 사실이나,
중형 세단에 달지 못할 정도로
구조적 문제가 분명한 것은 절대 아니다.
아직도 길거리에 많이 다니는
1세대 SM5 역시 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 방식인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잖아.
초창기 SM6의 AM링크는 문제가 많았고,
특히나 너클의 부싱이 삭는 문제로 인해
마일리지가 좀 쌓인 차들의 승차감이
수직 하락하는 문제가 꽤 많이 보고됐었다.
2019년식 SM6에 들어서야
개선형 AM링크가 탑재되었고,
실제로 그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타고다녔는데
단 한번도 멀티링크가 아니어서 문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기존의 SM6는 다른 차종 대비
큰 휠을 끼울 시 승차감이 떨어지는 폭이 큰,
작은 휠을 끼우면 충분히 승차감이 편한 차량인데
외관상, 그리고 르노삼성의 옵션 구성 상
19인치 휠에 ADC(전자식 댐핑 제어)가 묶여있어
비교적 큰 휠을 끼고 출고한 차들이 많았고
난 그게 승차감 악평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난 17인치가 장착된 차량을 타고다녔는데
승차감이 경쟁 차종대비 떨어진다곤
전혀 못 느꼈었거든.
그래서 더 뉴 SM6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AM링크를 떼어내고
SM6의 베이스 모델인 르노 탈리스만처럼
일반적인 토션빔 형태의 후륜 서스펜션을
새롭게 갖추었으며, 개선도 거쳤다.
MVS라는 모듈러 밸브 시스템과
용량이 더 커진 하이드로 부싱이 장착되었다.
TCe260의 경우 승차감 개선이
눈에 띄긴 했으나, 여전히 토션빔다운
방지턱 통과 막바지에서의 쾅쾅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게 느껴졌는데,
오히려 스포티한 분위기의 TCe300이
그보다 더욱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갖추었다.
여러모로 굉장히 나긋나긋해서,
중형 세단 4종(쏘나타, SM6, 말리부, K5) 중
더 뉴 말리부와 승차감으로 자웅을 겨룬다.
더 뉴 말리부는 특유의 푹신함으로
우직한 안락감이 특징이라면,
더 뉴 SM6는 산뜻한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통과함에도
운전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아서 좋다.
이와 비교하면 쏘나타는 댐핑이 다소 탄탄.
좀 달리는 성격의 중형차로는 쏘나타 N 라인과
더 뉴 SM6 TCe300이 주로 비교되는데
SM6 TCe300보다 쏘나타 N 라인이
훨씬 단단한 서스펜션 구성이며,
특히나 쏘나타의 후륜 서스펜션이
몇 배는 더 뻣뻣하고 강하게 충격을 받아친다.
접지력을 챙기는 측면에서는 쏘나타가 우위인데
전반적인 차분함 면에서는 SM6의 승.
꼭 단단하고 빠른 반응의 서스펜션이
노면을 붙드는 능력이 좋은 게 아니라서.
K5(DL3)따위는 그냥 비교도 안 된다. 꺼져.
개인적으로 K5 왜 사는지 모르겠음
차가 진짜 엉망진창 쓰레기인데
My Sense에서 스포츠 모드를 놓아도
더 뉴 SM6 TCe300의 부드러움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좋은 듯 하면서 아쉽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전자 제어식 서스펜션을
탑재한 만큼 주행 모드 간 확실한 차이를
보여줬으면 하는건 순전히 내 욕심이고
중형 세단이라는 본분을 감안하면
스포츠 모드에서조차 이렇게 부드러운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댐핑이 단단해져서
내가 주행 시 넣는 입력에 대한 반응이
소폭 빨라지면 좋겠다.
바꿔 말하면, 주행 모드가 무엇이든
더 뉴 SM6 TCe300은 수준 이상의
좋은 승차감을 유지한다.
까놓고 말해서 이 차가 토션빔인지 멀티링크인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물어보면
절대 다수는 구분 전혀 못할거라 예상한다.
'스포츠카 알핀에도 얹히는 엔진'이라며
막 달리는 영상이 포함된 광고를 내보내서 그렇지
더 뉴 SM6 TCe300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나긋나긋함과 부드러움이다. 정말 의외로.
스티어링 휠을 돌릴때의 조향감 역시
이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지고 가벼워졌다.
비 직관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전 SM6만큼의 정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스티어링 모드도 Sport인데 그렇다.
요즘 현대차그룹의 모델들이 이보다
핸들링이 훨씬 무거운 편인데
무겁다고 꼭 좋은건 아니지만
더 뉴 SM6는 너무 가벼운 축에 속한다.
편안하고 간단하게 운전하는 측면에서는,
그리고 대다수의 중형세단 소비자한테는
맞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막 달리는 성향의 차량은 전혀 아님을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알 수 있다.
내 취향과도 굉장히 많이 멀어졌고.
쏘나타 N 라인의 핸들링이 훨씬 정확하면서도
충분한 무게감과 좋은 답력을 선보인다.
정확성과 피드백 전달만 좀 더 좋았더라면
이 부분은 크게 아쉽진 않았을텐데,
운전자에게 전해주는 정보가 줄었다는 게
가장 큰 단점으로 와닿는다.
더 뉴 SM6 TCe300의 특징이라면
단연 알핀 엔진 1798cc 가솔린 터보 엔진.
기존 SM6 1.6 TCe가 1618cc라는
황당한 배기량으로 19cc 차이로 인해
저배기량 자동차세 세제혜택(cc당 140원)을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는데,
이젠 그냥 아예 확실하게 1600cc가 넘어
차라리 이게 낫다고 본다.
18cc 차이... 1818...
최고 출력 역시 225마력으로 올랐고,
트림명에서 알 수 있듯이 300Nm의 최대 토크를
2000 ~ 4800rpm 사이 넓은 구간에서 발휘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게 "알핀 엔진"이라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건 사기에 가깝다.
마치 외국에 나가서 한국 남자는
방탄소년단이라고 소개하는 꼴이다.
알핀 엔진이라고 광고해봤자 알핀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정작 99퍼센트 같지만 ㅋ
이 엔진은 코드네임 MR18DDT로,
기존 SM6에 존재하던 2.0 GDe의
자연흡기 2리터 버전에서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를 붙인 엔진이라고 보면 된다.
이 MR 엔진은 매번 느끼지만
시원시원한 회전 질감이 일품이다.
특히나 고회전 영역을 끌어다 쓸때
4기통답지 않은 굵은 소리와 회전 질감이
그래도 닛산이 엔진 만드는 실력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연흡기 MR20DE의 회전질감은
GM의 LGX V6 엔진의 그것을 꼭 닮았다.
이 MR18DDT는 터보 엔진인 만큼
자연흡기만큼의 상쾌한 회전질감은 아니지만
고회전 영역을 끌어다 쓸 때 충분히 시원시원하다.
그런데 터보 랙은 존재한다는 것이
바로 와닿을 정도로 확연하게 느껴진다.
'알핀 엔진' 체면이 말이 아니다.
기존까지 고회전을 시원하게 끌어 쓰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재가속을 시도해도
터빈에 부스트가 충분히 차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토크감 역시 두둑하다기보다는
부드럽게 밀어주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고 해서 좀 더 큰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 같은 감각은 또 아니라서 독특하다.
쏘나타 N 라인의 2497cc 세타 III 엔진에 비하면
터보 랙의 존재는 더 티가 나지만,
엔진을 잡아돌릴 때의 감각은 압도적으로 낫다.
더 뉴 SM6 TCe300의 성능은
일반적인 중형 세단으로선 실로 대단한데,
거칠게 악셀을 밟지 않더라도
금세 속도계에는 세 자릿수가 찍히고
기존 SM6와 동일하게 경쟁 차종들보다
비교적 가볍게 치고 나간다.
이건 엔진도 엔진인데 변속기와 무게 덕이다.
경쟁 모델 대비 사뿐하게 나가면서,
차량의 무게감이 실 무게 차이보다 더 가볍게 느껴지는
그런 감각은 BMW의 5시리즈와 유사하다.
5시리즈(G30)도 악셀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진중한 E-클래스(W213)이나 둔중한 A6(C8)보다
재빠르게 앞서나가는데, 더 뉴 SM6도 마찬가지.
쏘나타나 말리부랑 비슷한 덩치지만
차량 무게는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쏘나타(DN8)는 새롭게 더해진 유연함과
LF 시절 다져놓은 안정감을 잘 버무렸다면
더 뉴 SM6는 SM6다운 가속감과 주행감을
여전히 잘 보존하고 있다.
중형 세단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얹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한민국 도로 실정과 소비자 선호에
맞지 않는 변속기임은 나도 인정한다.
그런데 더 뉴 SM6의 게트락 습식 7단 DCT는
TCe260에서는 다소 거친 맛을 보여줬었지만
TCe300은 충분히 변속감을 부드럽게 다듬어서
거슬릴 일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으리라 싶다.
TCe260은 클러치가 붙는 느낌이나
순간적으로 토크가 터지는 감각 둘 다
약간의 불쾌감이 느껴졌었고
매끄러운 운전에 조금 방해가 됐었는데
TCe300에는 다시 한번 정말 의외로
그보다 훨씬 부드러운 변속 질감을 구현해두었다.
난 DCT 특유의 강한 직결감과 엔진 브레이크를
아주 사랑하는 입장으로서 조금은 밋밋했지만
중형 세단이라는 본분을 생각하면 이게 맞다.
DCT 채택으로 이런 사뿐한 발진 가속력과
좋은 연비를 둘 다 잡을 수 있었기에,
특별히 트집 잡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SM6는 예나 지금이나 안 타본 이들이
막연한 추정으로 인터넷에서 왈가왈부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데, 이번만큼은 확실히 타보길 권한다.
TCe300은 이렇게 직선 주행 시 질감 또한
나긋나긋해서 일관성 있는 부드러움과 화사함을 갖추었다.
정체 구간에서의 변속기 울컥임도 억제가 잘 된 편.
AM링크의 설계 결함 중 하나는
순간적으로 빠른 스티어링 휠 조작으로
급한 코너를 만나게 되면, 뒷 차축이 쉽게 미끄러진다는 것.
실제로 초기형은 자세제어장치 해제가 불가함에도
급격한 선회 시 후측 외륜과 내륜이 동시에 강하게 미끌렸고,
추후 개선이 이루어져 위험한 수준은 벗어났지만
근본적인 성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근데 나는 이래서 SM6가 좋았었다.
뒷바퀴가 쉽게 흐트러지는 차량을 좋아하기 때문에
운전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대중적인 차종들에선
그런 성향을 띄는 모델들이 더 마음에 든다.
예를 들면 이 차
더 뉴 SM6는 AM링크를 들어냈고,
이제서야 뒷바퀴가 차분하게 노면에 붙어있는다.
부드러운 스프링과 댐퍼 역시
노면 추종성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내 입장에서는 SM6가 좋았던 큰 이유 하나가 사라졌지만
상품성 개선 측면으로 보면 이건 엄청난 플러스다.
안정감 개선이 크게 되었으니, 욕 하는게 미친거지.
이전부터 느껴졌던 SM6 특유의 예리한 앞머리는
비슷하게 보존되고 있어 차체가 유연하게 느껴진다.
더 뉴 말리부는 정 반대 성향으로
튼튼한 통짜 뼈대가 받쳐주고 있는 느낌.
최저 시트포지션은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다른 중형 세단들보다는 여전히 확연히 낮다.
2022년식의 경우 가격표와 옵션 구성에
칼질이 크게 이루어졌는데,
프리미에르 트림의 상징과도 같은
라이트 그레이 내장 컬러가 사라진 게
정말 너무너무 아쉽다.
카멜 색상은 보기엔 괜찮으나 내 취향은 아님.
이지링크 9.3"은 XM3에서 본 그거.
기존 S-링크 8.7"보다 반응성 면이나
사용 편의성, 직관성 모두 좋아졌는데
현대기아차의 인포테인먼트를 따라잡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그래도 더 뉴 SM6의 경우는 공조 컨트롤이
외부에 버튼으로 노출되어 있고,
열선/통풍 시트 조작 버튼 역시 마찬가지.
선명함이나 보는 맛은 충분한데,
반응 속도가 약간 느리다.
나는 그냥 넘어갈 정도이긴 한데
이 정도 반응 속도면 현대차그룹 내에선
요즘 기준으론 아반떼와 동급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오랜 세월 BOSE사와
자사 차량용 오디오 공동개발을 진행해왔는데,
더 뉴 SM6의 13-스피커 BOSE 유닛은
동급에서 최고이며, 경쟁 차종들의 BOSE 중에서도 최고.
내가 비교적 선명하고 날카로운 음색을 좋아하긴 하지만,
더 뉴 SM6의 BOSE는 전형적인
르노-닛산의 BOSE 음색 튜닝 레시피를 따라간다.
베이스 강조가 일반적이라고 알려진 BOSE와는
성향이 살짝 다르게 셋팅되어 있는데,
정확한 소리보다는 귀에 잘 들리는 소리.
균형감이 좋지만 약간 먹먹하게 느껴지는
쏘나타의 12-스피커 BOSE 유닛과
신나게 때려대지만 선예력이 부족한
말리부의 9-스피커 BOSE 유닛보다 좋다.
시원하게 지르는 여성 보컬 곡은
약간 꺾이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차량 가격과 옵션가를 생각했을때
이만하면 적수가 없다 봐도 무방하다.
이 BOSE 오디오를 통해 들려주는
스포티한 가상 주행 사운드도
과하지 않은 선 안에서 절제되었으면서
충분히 듣기 좋은 소리가 나와
달리고플 때 기분을 돋궈준다.
10.25인치 클러스터는 보기 좋고
컵홀더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와
퀼팅 장식이 격자로 적용된 대시보드는
인테리어의 고급감을 한껏 띄우나,
적용된 소재의 재질감이 퍽 뛰어나진 않다.
컵홀더의 사이즈는 더 뉴 SM6 와서
국내 소비자들 선호에 맞춰 확장시켰는데,
운전하면서 무조건 커피를 마시는 내게 희소식.
앰비언트 라이트의 색상이 많진 않지만
개별 색상들은 전부 보기 좋으며,
무선 충전 패드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을 시
PREMIERE 로고가 스마트폰에 반사되게 만든 건
고급감 제공을 위해 섬세하게 고려된 흔적.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역시
이전 SM6 대비 강화되었고,
열차단 글래스와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역시
새롭게 추가되어 고급 중형차다운 분위기를 마련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가
매트릭스 빔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게 가장 마음에 든다.
블로그에서 늘 메르세데스-벤츠가 좋다고
매번 외쳐온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단연 헤드램프인데, 차급 대비 훨씬 높은 급의 장비.
야간 운전, 특히 장거리가 잦은 내게
긴 조사거리와 밝은 광량은 필수다.
나는 오토 하이빔을 잘 안 써서
차량의 판단을 통해 자동으로
18개의 LED 빔을 개별 조절하는 기능은
그닥 효과가 없지만, 헤드램프 본연의 기능도
탁월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
더 뉴 SM6 사면 꼭 넣으시라.
그래서 더 뉴 SM6 TCe300은
이렇게 안 팔릴 만한 차인가 하면
역시나 나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허구헌날 아무도 모르는 알핀 타령하는,
주행성능에 치중한 홍보 전략은
중형 세단 소비층에 어필하기도 힘들거니와
실제로 더 뉴 SM6 TCe300이 가진
전통적인 중형 세단 고객층이 흡족해 할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급감을 가리고 있다.
정리하자면 차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판매 전략 수립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르노코리아라고 죽어도 부르기 싫은 르노삼성이
이상한 삽질을 하며 또 말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토션빔 이미지를 극복하기 어려우면
"토션빔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나
"그럼에도 승차감이 훌륭합니다"를 외치는
판촉 전략이 알핀 어쩌구보다 시급하지 않나 싶다.
아니면 다른 지점에 집중하여
프랑스차다운 독특함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
프리미엄 중형차임을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더 뉴 SM6 TCe300이 잘 달린다 한들
중형 세단 고객들이 별로 관심 없는 이 내용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 지금같은 저조한 성적에서
죽었다 깨어나도 벗어나기 힘들다.
알핀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알핀의 DNA를 담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감탄하고 더 뉴 SM6를 사러 올까?
차는 참 괜찮은데 정말이지 안타깝다.
이전에 르노삼성 측에 문의했더니
더 뉴 SM6 TCe300은 차량을 줄 수 없다 해서
이 차량은 타보는 데 2년이나 걸렸는데,
내가 원래 SM6를 좋아했던 필터를 빼고 보더라도
이렇게나 상품성 개선에 올인 했고
그 결과물들이 확실하게 체감 가능한데
별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의외로 되게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더 뉴 SM6 TCe300.
현재 판매중인 중형 세단들 중에서
제일 형편없는 K5가 가장 높은 판매고를,
SM6와 쏘나타 말리부 전부 그에 밀려
이들의 열세가 뉴스 기사로도 나오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거기에 대응을 못하는 르노삼성이 제일 큰 잘못이다.
여유로움과 편안함, 화사함을 두루 갖춘
르노삼성 더 뉴 SM6 TCe300은
기존 SM6가 지향했던 럭셔리 코드를
잘 간직했으면서 지적받은 문제점들은
말끔하게 다 고쳤다. 내 입맛하고만 멀어졌을 뿐.
중형차 이상의 중형차다.
그런데 중형차는 중형차 소비자들한테 팔린다는 걸
르노삼성 측에서 자꾸 망각하는 것 같다.
중형차를 뛰어넘어봤자 중형차 본분을 잘 지켰다고
남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팔릴 리가 만무하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왜 있겠나.
더 뉴 SM6 TCe300은 중형차의 필수 조건에
매우 충실하지만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오히려 주력 판매 모델인 TCe260은
중형차 공식에 별로 맞지 않는데
편안함이 최우선인 중형 세단에
더 뉴 SM6 TCe300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그런데 좀 시원하게 달리는 장점을 곁들인.
알핀 좀 치워라.
+
사실 TCe260과 TCe300 작명법도
아주 잘못됐다고 본다. 잘 모르는 소비자가 보면
'둘이 별 차이 없잖아?' 싶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
돈을 더 받는 제품은 추가 지불 금액에 대한
소비자가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차이를 제공해야 한다고
고작 학부생인 나도 배우는데 너네들은 뭐하니.
TCe260은 토크의 분출도 매끄럽지 않으면서
최대토크의 발생 범위도 TCe300보다 훨씬 좁다.
TCe300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쓸 영역 전부를
최대토크가 커버한다고 봐도 무방해서
실제로 두 모델간의 차별화는 확실하게 된 상태.
근데 이름이 그걸 가려버린다.
그럼 누가 알아주냐고. 구구절절 설명할거야?
"아니 글쎄요 TCe300은 숫자로는 차이가 별로
안 나 보이지만 토크 분출 영역이 더 넓어서
평소에 운전하기 더욱 편안합니다"
이거 듣고 앉아있을 사람 몇 명이나 될까
++
죽었다 깨어나도
'르노코리아자동차'라고 불러줄 의사 없음.
르노차라고 하면 누가 사나.
삼성차라고 해야지 사지.
바보들의 행진.
요즘 보면 한국GM보다
망하고 싶은 욕심이 더욱 강한 듯.
+++
SM6를 이렇게 역변시킬 정성으로
잘 팔리는 QM6 상품성 개선을 했으면
르노삼성이 이렇게 수세에 몰리지 않았겠지.
2022.07.26. 스포티지 LPi 출시
르노삼성 고이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