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단일모델 10만대 판매 최초 돌파.
바로 이번 세대(W213) E클래스가 그 영예의 주인공이다.
E클래스는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판매 된 모델이며
W124의 경우 플랫폼이 나중에 국산차에도 들어갈 정도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차량이다.
그러나 바로 이전 세대(W212)만 해도 대한민국의 수입 중형 세단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건 아니었다.
디젤 수입차 전성기를 이끈 BMW의 5시리즈가
독일차 샀다 하면 대부분 구매했을 핵심 차종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대에 들어서 E클래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난 기존에도 E클래스의 디자인이 정갈하고 세련됐다고 생각해왔지만
주행성이나 내외장 디자인이 경쟁사 대비 좀 높은 연령층을
타겟으로 삼아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E클래스가 파격적인 변신을 통해
이제 수입차의 주력 구매층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은 20대 후반 ~ 30대 중반에게도
강하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3만 9천여대가 넘는 차를 팔며
독보적인 수입차 원톱으로 올라섰다.
대표적인 경쟁차종으로 손꼽히던 BMW의 5시리즈는
1만 9천대를 팔며 E클래스 판매량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런 E클래스가 다시 한번 달라졌다.
E클래스는 그렇게나 많이 팔렸음에도
크게 훼손되지 않은 명실상부 압도적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후광과 더불어
이번엔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구성과
곧 출시될 새 S클래스와의 패밀리룩을 갖췄다.
디자인에 대해 누구는 기아차를 닮았네, 누군 못생겼네 등
사진을 보고 혹평하는 이가 워낙에 적지 않았고,
최근 벤츠 신차(GLE-클래스 등) 공개 당시에
사진을 통해선 호평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실물로 보니 존재감이 상당했던 경우가 많아서
빨리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싶어 The House of E를 찾았다.
사실 이 The House of E는 그냥 신차를 쓱 보러 왔다고만 하기엔
꽤나 성심성의껏 전시관을 꾸며놓은 터라
단순하게 적고 넘어가기에 아깝긴 하다.
E클래스의 전신인 초대 W120과 그 후속 W110,
그리고 앞서 말한 W124까지 어디서 가져온건지 갖다놓아서
메르세데스-벤츠가 강조하길 좋아하는 자사 헤리티지를
여기서도 어김없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었다.
삼성 어린이 교통박물관에서 빌려온건가?
이 차들에 국산 타이어 껴놓은거 보니 뭔가 웃음이 나더라
다시 차량에 집중.
처음 선보이는 차는 AMG라인이 적용된 E클래스이다.
기존에는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의 점유율이 양대 산맥이었고,
AMG라인은 선택하는 사람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신형 E클래스는 AMG라인이 너무 늘씬하고 멋지다.
해외에 공개된 신형 E63s AMG 사진을 보니
마치 미니 AMG-GT 4dr같은 느낌을 받았었는데
딱 그런 느낌을 AMG라인에도 고스란히 녹여놓았다.
새로 공개된 S클래스(W223)이나
지금 꽤나 팔리는 AMG-GT 4dr는 헤드램프가 날카롭게 디자인되어 있는데,
신형 E클래스는 차별화를 위해 헤드램프 양 끝단을
살짝 둥글려놓은 형태이다.
사진으로 봤을땐 이게 인상을 다소 맹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AMG라인의 경우는 디자인과 잘 어우러져
충분히 날렵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기존 W213 전기형은
내 눈에는 옵시디언 블랙이나 어두운 컬러가 예뻤는데
이번엔 밝은 계열의 컬러가 잘 어울린다.
첫 사진의 하이테크 실버나 위의 폴라 화이트나
AMG라인과 찰떡 궁합이고
나이트 패키지 넣어도 예쁠 듯.
W213 전기형을 비롯해 W222나 W205 모두
블랙이 상당히 보기 좋았었는데,
메르세데스-벤츠를 사면서 그 시그니처 컬러인
실버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다소 마음에 걸렸었다.
신형 E클래스는 실버가 너무 잘 어울려서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기존과 동일하게 AMG라인은 20인치 멀티스포크 휠이 들어간다.
(E220d AMG라인은 종류가 다른 5-트윈 스포크 19인치)
잠자리 같아보여서 불안했던 신형 AMG 핸들도
실물로 보니 사진만큼 나쁘진 않았다.
E350 AMG라인의 경우 초도물량이
전동 시트와 전동조절식 스티어링휠 칼럼이 빠져있다는 얘기가 돈다.
그리고 E350 Avantgarde와 동일하게 8480만원으로 400만원 인하.
선택은 구매자의 몫이지만 초기 구입은 비추. 대기자들은 열 좀 받을듯.
그 옆에는 아방가르드가 있었는데
아... 이건 좀.
옵션 구성을 보니까
기존엔 E250에 아방가르드밖에 없었는데(MY20 기준)
이번에 익스클루시브를 신설하고 구성을 개선한거 보니
디자인과 더불어 이번엔 익스클루시브를 주력으로 밀건가보다.
전반적으로 앞 마스크가 튀어나온 생선같다.
범퍼 하단의 크롬바는 갑자기 어디서 나온건지 혼자 시선을 잡아끌고
기존 E250 Avantgarde Sport는 꽤나 깔끔한 그릴이었는데
이건 난잡하면서 저렴해보이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판매될 E250 Avantgarde에 없는 멀티빔 헤드램프를 껴도 이정돈데
하이퍼포먼스LED가 들어갈 판매차량은....
그닥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신형 휠도 디자인이 꽤나 괜찮지만,
E250 Avantgarde의 경우는 초도물량에는
기존 E250 Avantgarde Sport와 동일한 휠이 들어간다.
새 휠이 좀 더 보기 좋으니 참고 할 것.
아방가르드 트림의 경우 정말 Avantgarde답게
좋게 말하면 상당히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
나쁘게 말하면 실험하다 너무 멀리 가버려서 실험실이 폭발한 그런 느낌이다.
신형 핸들 디자인이 우려와 달리 꽤나 괜찮다.
처음에 유출샷 보고 설마 저렇게 삼각별을 크게 박겠나 싶었는데 진짜네.
내가 메르세데스-벤츠 오너임을 운전석에 앉을때마다
핸들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알려주는 듯 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오너임이 뿌듯하다면 아마 나처럼 좋아할 듯 하다.
그 밖엔 새로 탑재된 12.3인치 MBUX가 있다.
기존 커맨드 시스템도 해상도와 시인성이 좋고 빨랐지만,
터치가 지원되지 않아 그 많은 메뉴들을 버튼이나 다이얼로 조절해야 했다.
심지어 애플 카플레이 마저도 다이얼로 조작했었다.
신형 E클래스에는 기존에 우리가 타 차종에서 보았던
그 시스템 그대로 탑재되었는데, 정말 빠르고 좋다.
CLS에도 2021년식부터 탑재된다는 소문이.
실내 디자인이 전기형 W213에서 거의 안 바뀌었는데,
바뀐게 별로 없음에도 여전히 동급에서 가장 럭셔리하고 우아한 실내를 자랑한다.
BMW의 5시리즈따위는 안드로메다로 걷어차버리고,
아우디의 A6과 유사하게 하이테크한 감각이면서
동시에 아우디가 갖지 못한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렸다.
마지막으로 익스클루시브.
기존에는 E클래스 모델 레인지 중 비교적 저렴해서 많이 팔린 아방가르드와 다르게
후드탑 삼각별 로고와 더불어 고급스럽고 우아한 외모로 사랑받아
상당한 판매비중을 자랑했던 것이 바로 익스클루시브이다.
신형 E클래스 또한 익스클루시브에선 본네트 위의 삼각별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아방가르드나 AMG라인보다 중후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E클래스만 처음 나오고 신형 S클래스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을 당시
다소 생뚱맞은 디자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새로운 S클래스가 공개되면서 비로소 왜 이런 디자인이 나왔는지
납득도 되었고 눈에 한결 보기 좋아졌다.
C클래스가 베이비 S클래스면 이건 미니 S클래스다.
주력 판매 차종이라 그런가? 신비주의 컨셉인가?
세 대 중 유일하게 이 차만 유리벽 안쪽에 전시를 해 두어
후면이나 근접한 상태로 구경은 불가능했다.
실물이 역시 훨씬 낫지만
익스클루시브가 제일 이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의로 AMG라인이 가장 보기 좋았었고
익스클루시브는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익스클루시브나 AMG라인이나
사진 보다는 백배천배 나은 외모이니 꼭 실물 구경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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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W213 전기형의 판매량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전작보다 다소 못한 디자인으로 과연 그만큼 다시 팔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정도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디자인 때문에 도저히 못 사겠어"같은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E250 Avantgarde나 Exclusive나 둘 다
가격 인상폭이 적은 데 비해 기본 구성이 너무 뛰어나져서
옵션 부족으로 인해 5시리즈로 발길을 돌렸던 소비자들마저
이번에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5시리즈도 LCI 출시하며 못생기게 앞트임을 해버린데다
무슨 배짱인지 옵션 구성도 개판으로 들여와서 어차피 안될 듯.
액티브 차간거리 조절 디스트로닉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23p)의 기본장착,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패키지(E220d 이상 기본) 및
통풍 시트, HUD(E250 Exclusive 이상 기본) 등
국내 소비자들을 저격하는 옵션들이 수두룩하다.
이번엔 얼마나 많이 판매될 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곧 E53 세단 및 쿠페, 카브리올레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