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미리 실토하지만,
난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챙겨보지도 않거니와
잘 모른다.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뽑는게
과연 맞는 건가 나 스스로도 의문이 들었지만
타보고 나서 딱 떠오르는 게 바로
지금 전국민이 욕하는 클린스만 이 양반.
새롭게 페이스리프트된 GV80과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온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있는건 아니지만
아닌가 현까는 국민스포츠인데
이번에 아시안컵 우승을 눈 앞에 두고
4강에서 마무리지으며 문제로 부상한
클린스만호의 축구 경기력과 유사하게 느껴짐.
축구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으면서
이런 얘길 왜 하냐면 감독을 까려고.
GV80 페이스리프트도 그 자체로 문제지만
사실은 이렇게 차를 계속 만들고 있는
제네시스의 문제가 가장 큼.
그럼 뭐가 문제인지 한 번
새로운 GV80 페이스리프트를 살펴보자.
'럭셔리'란 과연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는 '풍요, 필요 이상의 편안함' 정도다.
제네시스의 얼굴마담격으로 신차 발표회마다
나오는 이상엽 부사장은 제네시스가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되게 하겠다'고
이미 이전에 포부를 밝힌 바 있고,
나는 그 주장을 예나 지금이나
그리 믿지 않고 있다.
우선 제네시스의 가격대는
럭셔리 브랜드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그러니까 럭셔리를 외치기엔 한 급 낮다는 뜻.
비싸고 나쁜 차가 천지인 자동차 업계에서
꼭 비싸야 좋고 고급스러운건 아니지만,
럭셔리 - 다른말로 명품 - 는 남들과 구분되는
가격표 또한 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높은 가격을 고객들이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는
회사의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정신,
그를 바탕으로 하는 압도적인 기술력
혹은 남들에게서 구하지 못하는 특별함
이 모든 것들이 지난 세월 동안 축적되어 와서
브랜드의 네임밸류가 각인되어 있기 때문.
이건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도 마찬가지.
후발주자인 렉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출사표를 던질 때 LS400의 본넷 위에
유리잔으로 탑을 쌓아놓은 다음 악셀을 밟아도
그 유리잔 탑이 쓰러지지 않는,
독보적인 정숙성을 내세웠지 않나.
그리고 도요타를 기반으로 한 고급 브랜드라
도요타의 강점인 우수한 내구성도 그대로 승계했고.
그런데 제네시스는 뭘 말하고 싶은지
첫 GV80과 G80(RG3)에서는
대략적으로 보여는 줬었는데
어째서 부분변경을 단행하고 나니 다시 희미해졌다.
그리고 남들 대비 내세울 기술력이란게 없이
계속 남들을 따라하려고만 하고,
이미 남들이 성공한 방식만을 답습해서
도전과 그에 수반되는 실패 없이
안정적으로 돈만 벌려는 수작이 눈에 너무 띈다.
첫 번째로 파워트레인과 주행성능.
이제 지겹다 못해 신물이 날 정도의
3470cc 트윈 터보 V6 엔진과
현대트랜시스가 생산하는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
솔직하게 말해서 이런 프리미엄 준대형 SUV
오너 중 진정한 스포츠 주행을 하는 이가 누가 있겠냐마는
위에서 말했듯이 럭셔리는 기본적으로
'필요이상의 것'이다. 고객이 안 하더라도
차가 그걸 받아줄 능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레인지로버를 타고 험지에 가는 고객은
1%도 안 되지만, 레인지로버는 그 수많은 첨단
오프로딩 관련 기술을 매 세대마다 진화시켜왔다.
그런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오히려
기존 GV80 3.5T보다 파워트레인의 숙성도가
역행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답답했다.
기존의 GV80 3.5T는 반응이 빠르진 않을지언정
두둑한 토크가 뒤에 숨어있단 여유나
필요할 때 최소한의 순간적인 반응성은 갖췄었는데
어째서 GV80은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오히려 더 흐느적거리고 부드러워지기만 했다.
'고객 선호에 맞춘 것'이라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스포츠 모드를 놓더라도 달라지지 않고
자기 맘대로 유유자적 뒤늦게 반응하는 건 불편하다.
이럴거면 주행 모드를 구분지어놓지 말고
'물렁거림'이라는 단일 모드만 놓는 게.
이 느린 반응의 주 원인은 변속기.
동력손실은 동력손실대로 느껴지고
언제나 일관되게 느린 반응을 보여줌.
이전엔 안 그랬는데 오히려 나빠진게 불쾌하다.
내가 이전의 다른 시승기에서
이 람다 III 트윈터보 V6 엔진도 차량별로
회전질감이 다르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페이스리프트된 GV80 3.5T는 G90의 그것처럼
기름지게 느껴지고 깔끔하지 못하게 느껴진다.
경쟁차종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의
M256의 (과급기 엔진스럽지 않은)자연스러움과
부드러움과 달리 거품낀듯한 더부룩함도 불만이고
BMW X5 xDrive40i의 B58만큼의 펀치력이
무겁고 큰 덩치를 가뿐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트윈 터보라서 싱글 터보 구성인
아우디 Q8 55 TFSI 콰트로의 EA839보단
엔진 리스폰스가 빠르지만 굼벵이와 거북이나
둘 다 깝깝하긴 마찬가지 아닌가.
느린 변속기와 느린 엔진 리스폰스의 조합은
적어도 내가 아는 '럭셔리'나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 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하기 위해
일렉트릭 슈퍼차저를 적용한 3.5T e-S/C 엔진은
웃기게도 GV80 쿠페에서만 선택 가능하며
그마저도 3.5T 기본형보다 상당한 웃돈을 줘야 한다.
내가 보기에 뒤떨어지는 파워트레인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선 3.5T e-S/C 엔진이
'3.5T'란 모델을 골랐을 시 기본이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자기들의 뒤떨어지는 분수를 알면서도
왜 이런 짓을 계속해서 반복하는건지.
남들은 일찍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6기통 엔진 라인업엔 기본화 시켰는데
뭘 잘했다고 이렇게 구성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3.5T e-S/C 엔진도 경쟁사 대비 배기량을
500cc가량 크게 쓰고 있고 터보도 두 개 달았으며
변속기 대응토크 문제로 최대출력을 415마력 위로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든다.
남들보다 배기량 커서 세금도 비싸고
연비를 올리는 데에도 불리하고 단점들 뿐인데
이를 납득할거면 가격이라도 싸야 할 판국에
일반형 GV80에서는 선택조차 못 한다.
GV80이 부분변경을 진행하며
가격을 많이 올렸던데 무슨 배짱인가.
북미에서 GV80의 최대 라이벌인
렉서스 RX는 아예 RX 500h로 가면서
친환경성 및 MPG(연비)에 몰빵한 모양새다.
2393cc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엔진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물려서
충분한 힘을 내면서도 적게 먹는다.
빠르거나 부드러운걸로 안 되면
경제적인 유지비 및 친환경이라도 내세워야 하는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걸까?
고객들에게 어필할만한 점이 파워트레인에선
단 하나도 없다. 자동차로서의 큰 기둥인데.
그래서 바로 전기차로 넘어간다고 했다가
침체기에 빠진 전기차 판매 탓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이제와서 개발하니 마니
기사를 내고 있는데 내 생각에 이건
단순히 블러핑일 뿐이다.
개발은 하고 있어도 실제로 출시는 어느 세월에 할 것이며
현재의 제네시스보다 더 비싸진다고 생각하면
과연 그게 정말로 경쟁력을 가질까? 난 아닌 것 같은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별도의 다른 글로.
럭셔리 SUV에서 또 중요한 건
승차감인데, 여기도 문제점은 이어진다.
많이들 잘못 생각하는게,
부드럽다고 무조건 편한 게 아니고
에어 서스펜션(에어 스프링)이 들어갔다고
무조건 승차감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며,
정교함과 부드러움은 각기 다른 개념이다.
단단하거나 때론 탄탄하더라도
그걸 탑승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프리미엄 및 럭셔리 브랜드와
대중적인 브랜드와의 차이점인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도대체 어디에 위치하는지
오리무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쓰레기같았던 GV80 쿠페보다는
(GV80 쿠페는 별도의 시승기로 옮길지 말지 미정)
그래도 전반적인 균형감 측면에선 나은데
바운싱을 둥글리는 데만 급급한 바람에
언짢은 잔 여진들이 많이 생겨났다.
난 사실 기존 GV80 3.5T의 승차감에
전혀 불만이 없었던 입장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지적도 많이 받은 차량이라 그런지
연식변경을 거듭하며 제네시스에서 계속 승차감을
손을 봤었는데 점점 갈수록 나빠지기만 했다.
이게 충격의 유입을 줄이거나 없앨 생각을 해야지
점점 갈수록 부풀리고 둥글게만 만들면
오히려 충격의 존재가 더 와닿기만 할 뿐이다.
부드럽게 만들면서 차체의 흔들림이나
자잘한 움직임을 잡는 게 기술력인데
애석하게도 GV80 페이스리프트는 이 방향으로
하나도 나아가지 못했고, 정교한 맛도 떨어진다.
하부 부품에 알루미늄 및 원가 투입 비중이
현대/기아차보다 월등히 높음에도
새로 출시한 더 뉴 쏘렌토보다
서스펜션의 정교함에 떨어지면 어쩌자는 거지.
더 뉴 쏘렌토는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의 개선.
GV80 페이스리프트는 부품들의 각 이음매가
매끈하게 연결되어있단 조여진 느낌이 생기긴 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고 더 뉴 쏘렌토보다 한참 떨어진다.
더 뉴 쏘렌토는 이 차의 반 값인데.
전반적으로 그리고 안정감이 많이 떨어진다.
특히 고속에서 이 부분이 두드러지는데
22인치 휠에 의해 노면을 타는 느낌을 좀 줬지만
납작하게 붙으려 애쓰고 덩치를 숨기려고
노력하던 기존 GV80과 달리 이건
'나는 큰 SUV다. 니가 뭘 어쩔건데'이다.
경우에 따라선 더 출렁이는
에스컬레이드나 레인지로버보다도
멀미할 확률이 높아 보임.
이 언짢은 특정 진동주파수 좀 잡아줘야 함.
운전석 최저 시트포지션이 기존보다 더 높아져서
자잘한 차체 움직임을 운전자가
기존보다 더 체감하는것도 승차감 저하의 원인.
GV80 쿠페는 스프링에 비해서
오히려 댐퍼가 부드러우면서 스트로크는 짧아
스프링과 댐퍼간의 밸런스가 엉망이었는데
일반형 GV80 페이스리프트 차량은
무작정 부드러우려고만 한다.
GV80 쿠페는 스포츠 모드를 놓으면
기분나쁜 미세 피칭이 계속 생기는 것도 심각함.
진정한 고급은 무엇을 하던 티나지 말아야 하고
탑승객에게 '좋다'는 인상만 전달해야지
좋기 위해 뒤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는 숨겨야 한다만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서도
안 봐도 되는 모습까지 다 지켜보는 느낌.
개인적으로 GV80과 유사한 가격대 혹은
동급 경쟁차종 중에서 입맛에 가장 맞는 건
단연 폭스바겐 투아렉이었다. 비교불가 압승.
투아렉이 보여주는 특유의 묵직한 주행감.
고속에 올랐을때도 높고 큰 SUV란 점을
잊어버릴만큼 든든하고 안심이 되던 그 느낌.
노면 정보를 GV80 페이스리프트보다
약간 더 읽어들이지만, 거슬리는 형태가 아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던 그 감각 여기선 찾을 수가 없다.
렉서스 RX350h는 댐퍼가 특히 한결 탄탄하고,
차량 생김새처럼 납작하게 붙으려고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하곤
사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승차감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GV80에 에어 서스펜션이 필요한가?
G90(RS4)가 연식변경을 거치며
승차감이 크게 개선이 된 걸 보며
구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부분적으론 드나
에어 서스펜션의 부재로 인해 승차감이
이정도 선에 머무르는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음.
그냥 남들에 비해서 노하우 부족하고
이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가 불량인 것.
유럽차 따라잡으려 늘 애쓰는 제네시스인데
정작 진짜 유럽차는 저 멀리 가 있고
일본차보다도 더 못 따라하고 있는 현실.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그나마 안착은 했으니
미국사람 입맛에 맞추려고 하는 건진 모르겠다만
자신들의 전략이 뭔지 제네시스 스스로도
사실 잘 모르고있단 느낌이 강하다.
클린스만 이야기가 왜 나왔냐면 바로 이거.
클린스만호도 명확한 전술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 욕먹는데
제네시스도 마찬가지.
제네시스가 메르세데스-벤츠처럼
136년동안 이름이 널리 알려진 브랜드면 몰라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인데
특징이란 것도 없이 이렇게 안일하게
차를 만들어서 이런 높은 값을 매기나.
혹시나 달리기 성능,
직선에서 말고 도는 성능에서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이 분야에서는 카이엔과 X5가
세그먼트 리더로서 진작부터 꽉 잡고 있는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근처도 못 감.
타이트한 코너가 반복되면 차체가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기울어졌던 차체가 회복되는 속도도 느리며
자꾸 코너 밖으로 부풀려고 든다.
타이어는 왜 계속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를
고집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차량의 덩치를 감당하지 못할만큼 접지력이 낮고
승차감은 사실 서스펜션에서 이미 구현했어야 하는데
푹신한 타이어로 만회하려는 모습이 괘씸하다.
기존 GV80은 유럽 판매 사양에 한해서만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SUV를 끼워서 내보내던데
그걸 우리한테도 껴서 팔아야할 것 같다.
전륜과 후륜 모두 265mm인데
타이어 폭을 늘려야 할 것 같다만,
후륜 타이어를 285mm급까지 늘리면
밟는 요철이 많아지고 연비도 떨어지며
안그래도 타이어 접지력 안에서 놀 때는
차가 자꾸 부풀려고 하는데
언더스티어 성향이 지금보다 훨씬 세질 게 뻔해
그냥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다.
애초에 서스펜션 조율이란 첫 단추를
잘못 끼워놓으니 답이 없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타이어 접지력 바깥으로
차를 밀어붙이면 전자장비의 개입이 싹 사라진다.
그리고 전륜에도 동력을 가급적 안 주려 하는데
차량의 성향이 기본적으로 스포티한 상태에서
이렇게 만들었으면 어울린다만,
웬일로 제네시스가 차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의구심만 떠오르게 되더라.
운전대 타각을 많이 준 상태에서 악셀을 꽂으면
스포츠 모드 및 ESC가 해제된 상태에선
뒷바퀴가 바깥으로 쭉 빠진다.
GV80 페이스리프트는 일반형과 쿠페 둘 다 공통.
부분변경된 GV80 2.5T도 그런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만,
내 입장에선 웃기고 신나긴 하더라.
현대자동차 내에선 아이오닉 6 이외엔
전자장비를 껐다고 정말로 다 꺼지는 차는 처음.
결국 주행성에서
안정감을 추구할건지 역동성을 추구할건지도
제네시스 내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모양새.
누구를 위한 차인지 나 역시도 파악하지 못하겠다.
그동안 제네시스의 강점이라면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고급스러운 실내를
손에 넣을 수 있단 점이 대표적이었다.
그런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부분변경되면서
차량 가격은 신형이랍시고 올려놓고
실내에 원가절감을 크게 진행해서 이상하다.
일단 실내 가죽부터.
테스트카는 당연히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가
적용된 제일 상위 등급의 가죽이 적용됐는데
이게 부분변경 전의 동급 가죽보다
전반적으로 표면이 까끌까끌해졌다.
난 BMW 메리노 가죽같이 매끄러운 질감을 선호하는데
아우디의 발코나 가죽쪽으로 가서 몹시 불만.
이게 시트 착좌감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전반적으로 시트가 푸근함이 떨어졌다.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내 몸과는
맞지 않는 방향으로 더 멀리 갔음.
두 번째는 차량 문의 경첩이
종전과 달리 너무나도 헐겁고 가볍다.
다시금 언급하는 '진정한 고급'은 이런 숨은 곳에서도
완벽하게 기분 좋은 인상을 선사해야 한다만
이건 뭐 기본부터 낙제점 아닌가.
GV80 일반형과 쿠페 모두 해당됨.
고스트 도어 클로징이 미 적용된 차량도 이런지
추후에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만
G90과 같은 완전 자동문도 아닌데,
사람이 열고 닫아야 하는 문이 이렇다니 충격.
세 번째는 뱅 앤 올룹슨 오디오.
난 이미 GV80 페이스리프트의 기본 오디오도
들어보았지만 둘 다 수준 이하라 심각하다.
제일 심각한 건 뱅 앤 올룹슨 오디오를
돈을 주고 선택해야 하는 데,
이건 뭐 기본보다 나빠지는 건 물론이고
내가 여지껏 이 정도 차량 가격대에서
들어본 바 없을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다.
모든 음역대가 다 기본적으로 뭉쳐있으며
악기 표현은 포기한 듯 하고
음 간의 분리도 전혀 되어있지 않다.
뱅 앤 올룹슨 특유의 낮게 둥둥 퍼지는 소리가 아닌
먹먹하고 답답하기만 한 소리가 났음.
혹시나 스피커에 비닐이 붙어있나 확인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차량 음향 설정도 정상적이었다.
기존 GV80의 렉시콘 오디오도
뛰어나진 않았지만, 충분히 괜찮은 품질을 선보였었는데
이건 말이 안 나올 정도의 폐급 시스템.
뱅 앤 올룹슨 시스템의 경우
베오소닉을 통해 음장을 입힐 수 있는데
베오소닉을 아무리 건드려도 소리가 답이 안 나옴.
이 차 오디오 튜닝 도대체 누가 했나.
디 올 뉴 그랜저의 BOSE가 대략 오천 배 정도 낫다.
네 번째는 우드트림.
G90에서 이미 본 것들이라 놀랍진 않은데
G90은 기함이라고 더 고급스런 G-매트릭스 트림을
옵션으로 제공해서 그걸 하면 되는지라 괜찮았지만
GV80은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를
큰 돈을 주고 선택했는데도 이런 싸구려
재생소재를 활용한 우드트림을 넣어준다.
내장재 품질에서 이렇게 뒤떨어질거면
제네시스를 구입하는 메리트가 크게 반감되지 않나.
제네시스가 기존에 남들보다 앞섰던
이런 실내 감성품질 요소들이 대개 크게 후퇴했는데,
남들을 공격하진 못할망정
자신들의 영역을 방어하던 방어벽조차
자기들 손으로 무너트렸으니 할 말이 없다.
김민재가 빠진 여파로 바로 수비가 크게 흔들리던
4강전 클린스만호가 여기서도 생각나더라.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본인들이 이미 확보해놓은 걸
지킬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GV80 페이스리프트는 이 지점에서 엉망이 됐다.
수비를 못하면 백날 공격한들 무슨 소용.
근데 제네시스와 제네시스의 GV80 페이스리프트는
공격조차 똑바로 못하는데... 수비도 내던졌네.
그리고 제네시스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보여주기식'에 너무 목을 맨다는 것.
가령 이번에 신규 도입된 2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보면
27인치라는 숫자놀이에 혹할 수 있지만
사실상 오랜 시간 유행하던
12.3" 디스플레이 두 장을 나란히 놓던 디자인을
이어붙여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통합한 것 뿐이다.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함으로 인해
새로운 인터페이스나 사용자 경험이 추가되거나
새로운 실내 디자인 요소를 도입한 것이 아니고
그냥 늘상 해오던 디자인인데
잇기만 하고 27인치라며 자랑스러워한다.
이 레이아웃, 십년 전 메르세데스-벤츠가
S-클래스(W222)를 발표하며 처음 선보인 것 아닌가.
경쟁사들은 이미 MBUX 슈퍼스크린이니 뭐니
숫자로서도,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단 측면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는데 이제서야 고작 이런 걸 도입하고
덧붙인다는 말이 '여백의 미' 이다.
이걸 구상하는 인간들의 뇌가 여백인것 같은데.
어떤 면이 여백의 미인지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 건
둘째 치고서라도, 창의력이라는 것이 전무하다.
그리고 한 장의 디스플레이로 이어서 새로 생긴 공간에
고작 한다는게 디지털 시계 밑에 아날로그 시계를
이중으로 배치(두 번째 사진 참조)하는 거면
그냥 안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OLED 디스플레이의 색감 캘리브레이션이
예전의 갤럭시 노트 3같은 옛날 삼성폰을
연상케 하게 진하고 과장된 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이 사람들이 그런 것 까지 신경 쓸 리가 없다.
내가 이전에 XM3 하이브리드 시승기를 쓰며
르노삼성의 문제점을 다 담고있는 차라고 했는데
GV80 페이스리프트의 시승기를 쓰면서
똑같은 뉘앙스의 글을 쓰게 될 줄이야.
GV80 페이스리프트(및 쿠페)는
제네시스의 문제점을 한 몸에 다 담고 있다.
내수 시장에 비싼 차 팔아서 돈 좀 만졌다고
벌써 안이하게 현실에 안주만 하면서,
남들은 늘 도전을 멈추지 않는데
편하게 남들 베껴가며 돈이나 벌 궁리(가격인상)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도전정신은
제네시스에서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데
글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게 럭셔리 브랜드를 지탱하는
대표 핵심 가치 중 하나이다.
럭셔리의 본고장 유럽에는 발도 못 붙이는 주제에
'럭셔리 호소인'으로서만 남게 생긴
이런 차만 만들 거면 제네시스 그냥 때려치는 게.
아, 그러기엔 내수에서 뽑아먹는 돈이 너무 달달하구나.
제네시스의 첫 SUV였던
GV80이 단지 부분변경을 한 번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망가질거라곤 나도 미처 상상하지 못함.
제네시스의 처음을 다루던 글 시리즈에
선두 타자로 GV80 3.5T를 다뤘었고,
앞으로의 발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차였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모델이었는데
제네시스의 한계선을 드러내는 역할로
그 임무가 바뀔 줄이야. 놀랍다.
바닥부터 다시 갈아엎고 전면 쇄신 하지 않는 이상
제네시스의 미래는 없다.
사실 차량 내외부 디자인 가지고도
뭐라하고 싶은데, 그럼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만 줄인다만 괘씸한건 참을 수 없다.
예전의 제네시스는 좋은 소재들을 쓰면서도
고급스럽게 포장하지 못했는데
지금의 제네시스는 소재들 수준은 낮추고
고급스럽다고 종전보다 더 강하게 우기는 중.
훌륭한 우리 선수들을 데리고
이런 축구하는 클린스만보다 어찌 보면
더 나쁜 제네시스.
전작보다 두루 나빠지면
나보고 어떻게 말하라는 거야.
이 정도 평가가 정말이지 최선이다.
더 세게 쓰려다 참음.
클린스만을 언급하는 제목은 사실 불현듯 떠올린건데
글을 다 쓰고 나니 마침 생각나는게
클린스만을 앉힌 건 축구협회장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어느 회사 사람이더라...? ㅎㅎ
현대그룹은 차도 축구도 유럽 못 따라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