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대표 모델 G80을
전기차로 만든 Electrified G80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그새 나왔다.
그 당시엔 제네시스 브랜드 산하에
전기차 모델도 별로 없었고
경쟁 모델로 꼽을만한 전기 럭셔리 세단도
시장에 찾기 어려운 상태였어서
잘만 만들면 빈집털이가 가능했지만,
제네시스도 이런 점을 간파하고
그에 맞춰 차량 개발을 대충 함으로서
별다른 존재감 없이 불꽃이 꺼졌었다.
그런 Electrified G80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새로이 거듭났다.
본체인 G80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으니
얘도 마스크를 고치는 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단순한 성형수술의 수준을 뛰어넘어
차량의 목적성과 타겟을
완전히 재설정해 개발했다.
Electrified G80이 처음 등장했던
2021년 여름으로부터 벌써
3년 반이란 세월이 흘러갔음에도
의외로 전기 럭셔리 세단 시장은
아직도 명확하게 주도권을 잡은 이가 없음.
루시드 에어는 나 앉아만 봤었는데
스포츠 주행을 상정한 차량 치고
전기 세단의 가장 큰 결점인
높은 최저 시트포지션이 그대로.
그리고 일부 레버 등의 작동감이 싼티 남.
테슬라의 신형 모델 S는
'럭셔리카'라고 부르기엔 좀 모자라.
최근에 나온 모델 3(하이랜드)의
실내 감성품질이 급격하게 좋아졌으니
모델 S는 추가 업데이트를 기다려봐야.
메르세데스-EQ는 이미 폐지 수순이고
동급인 EQE는 이제 뉴 제너레이션 불차.
BMW의 i5? 으음... 그냥 5시리즈 사세요.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Electrified G80이 다시금
빈집털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이번 기회는 정말 막차라서
놓치면 향후 쭉 가망 없거든.
페이스리프트는 이름 그대로
디자인을 살짝 고치는 거라서
당연하게도 디자인 이야기부터.
원래 Electrified G80은
턱주가리가 잘린 이상한 생김새였고
난 그게 정말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비록 벤틀리를 표절했지만
중후한 맛을 살리는 건 잘 했던 그 디자인에
뜬금없이 앞범퍼를 잘라먹다니.
아무리 전기차 전용 모델이 아닌
G80 기반의 차량이라지만
너무 성의없는 것 아닌가 싶었던
말도 안 되는 디자인이어서
'얘네들 이거 팔 생각 없구나' 싶었었지.
이번엔 근본적인 틀은 그대로지만
크롬 장식을 앞과 뒷 범퍼에 더했다.
부분적으로는 상당히 나아졌다만
하관이 짧아보이는 건 여전히 문제.
그리고 차를 리무진화하면서
있는 차를 강제로 잡아늘린 탓에
차량 전체 프로포션이 굉장히 아둔해보임.
현대차 연구진들 그동안
Electrified G80의 당면한 문제들을
급히 해결하느라 이 차의 차급을 완전히
잊고 개발에 임한 것 처럼 보인다.
이 차는 아무리 잡아늘려도
비즈니스 세단(E-세그먼트)이고,
기함급 차량이 주는 늘어짐과
기사를 두고 타야 할 것 같은
나이들어보이는 이미지와는
살짝 미묘한 거리를 둬야 한다.
리무진처럼 꾸미려고 한 탓에
안 그래도 G80은 상당히 중후한 편인데
얜 더더욱 나이들어 보인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빠졌다지만
여전히 전기차 구입은
약간의 얼리어답터 성향을 겸비해야
가능한 일인데 이럼 안되지.
내 감상 솔직하게 말할게.
이렇게 늘려서 좋다 말하는 유튜버들
죄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원래 그런 차가 어울리는 연배의
사람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이지만
20대인 내 눈엔 ????
제네시스는 '영 럭셔리'라며?
Young의 뜻을 내가 잘못 알고 있나?
1억 근접하는 차는 어린 애들이
범접할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다만,
모델 하나하나들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꾸며나가는데 신형 Electrified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이미 기울었던
노땅 이미지 방면으로 풀악셀.
유사 가격대의 경쟁 모델들보다
월등히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적외선 살균조명 등 편의장비들을 보니
Electrified G80의 실내는 마치
옵션의 화려한 경연장처럼 보인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이 포함된
이 차량의 내장재 품질은 정말
독일차에서 비슷한 걸 누리려면
못해도 5천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하는데
제네시스는 1억짜리 차에도 제공함.
그 부분은 정말 좋다.
하지만 G80과의 차이가 전무한
실내 디자인은 정말 고리타분하다.
왜인지 난 2세대 G80(DH)때가
데자뷰처럼 눈 앞에 겹쳐보임.
그때도 역시나 제네시스가
남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이라
실내 곳곳에 고급 소재들 -
진짜 원목과 금속, 가죽을
폭 넓게 발라놨었다만
실내 디자인은 석기시대에서 온 듯
아주 구닥다리 느낌이 강했었다.
오늘날의 이 Electrified G80의 실내도
내장재 품질이 좋단 건 나도 느껴져.
근데 이 차량의 실내가 과연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인가?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전기차는 아직 장년층의 물건이 아닌데
장년층들이나 좋아할 실내에
시간이 현재 멈춰있음.
남들의 시계는 가면 갈 수록
더 빨리 돌아가고 있는데.
12.3" 디스플레이 두 개 이어붙이는 건
도대체 언제적 물건이야.
이거 십년도 더 된 물건 아냐?
전기차 특화 기능이 그 인포테인먼트에
제대로 담겨있지도 않고.
전기차의 보급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자동차 업계의 몇 안 되는 골든타임이라
그에 맞춰서 차도 확 바뀌어야 하는데
틀에 박힌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제네시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봐도
욕을 먹어도 MBUX 하이퍼스크린을
EQE, EQS 차량에 진작 도입했잖아.
난 그 하이퍼스크린이 운전자 전방 시야를
너무 방해해서 굉장히 싫어했는데
어느새 그걸 개선한 MBUX 슈퍼스크린이
신형 E-클래스에 탑재돼서 판매 중.
업계 선두는 전기차란 장르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전에 본 적 없는 장비를 도입했으며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품까지
양산차에 장착해서 판매중인게 2024년.
제네시스는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가.
남들이 잘 된 공식 그대로 따라하며
남들보다 조금 더 주기 전략으로
현금 좀 쓸어담았다고 안이해지면
어느새 금방 도태된다.
차에 한 두 푼 내는게 아닌 이
럭셔리카 고객들 얼마나 까다로운데.
정말 제네시스가 세계 무대에서 잘 팔려
경쟁력있는 가격에 좋은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게 현실이면 모를까.
따라잡기 위해 스스로 치킨게임하다
정작 돈을 투자해야 할 분야엔
인색하다니 이럼 결과는 딱 하나. 자멸.
선후 관계가 현재 잘못돼있음.
회사는 이윤 추구가 제 1 목적인데
현대보고 돈을 무작정 더 들이라고?
제네시스를 고급 브랜드로 런칭하며
이 정도 투자도 각오 안 했으면
먼 미래 내다보기 힘든 건 그때부터 확정.
비난인지 비판인지
아직 안 끝났다.
친환경 리무진 컨셉?
내 생각엔 G90을 순수 전기차로 만든
Electrified G90 투입을 빨리 해야 한다.
G80으로 이걸 땜빵하는 건 잘못된 판단.
내가 신형 G90(RS4) 시승기를
작년 여름에 쓰면서 이미 그때도
G90 전기차 빨리 내놔야한다고 그랬지.
파워트레인이 최고 약점인 제네시스에게
남들이 아직 영역표시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찜콩할 수 있는
딱 하나의 방법. 전동화.
내 눈에도 보이는 건데 왜 안하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현대차 내부의
사정이 분명 있겠지만, 그러려면
고객들이 그걸 이해해줘야 할 만큼의
설득력을 제네시스가 갖춰야지.
그건 여전히 아냐.
그리고 선후관계가 잘못됐다
내가 느끼는 또 하나의 지점.
명색이 럭셔리 브랜드라면
의전용으로 써도 손색이 전혀 없는
최상의 안락함을 자랑하는 차량을 만들어서
의전용으로 사람들이 선택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이건 제네시스측에서
친환경 의전차량 수요에 맞춰서
아예 만들어줘버리고 그들이
선택을 해주길 간절히 바라야 하니
이 과정 자체가 매우
럭셔리하지 못하다고 생각됨.
물론 제네시스와 G80은
신생 무근본 럭셔리 브랜드와 모델이라
인지도가 낮아 이렇게 지고 들어는 게
부득이하지만 내가 보기엔 좀 그렇다.
고객을 잡아끌어야하는데
고객의 선택을 수돗물 떠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고있으니
럭셔리란 수식어가 아까울지경.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독특한 맛과 효능의 약수였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겠지.
욕이 길었는데, 그럼 승차감은?
리무진으로서 차량을 타겟팅했으면
뒷자리 의원 나으리들이 흡족해할
안락함의 쓰나미 정돈 보여줘야지.
내연기관 G80보다 못하다.
걘 심지어 리무진으로 만든 차도 아닌데.
G80 페이스리프트의 주행 느낌과
승차감, 편안함을 한 줄 요약 하면
'(신형 E-클래스에서) 집나간 벤츠가 여기 있네'
노면에 너무 붙으려 들지도,
둥실둥실 떠가지도 않은
그 절묘한 타협점과 안락함이
이전 세대 E-클래스(W213)이 생각났고
고속 주행 시 느껴지는 그 매끄러움과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보여주는
시내 및 방지턱 통과 시의 말랑함
이 두 가진 놀라울 정도였다.
독일차는 날이 갈 수록 맛탱이가 가는 중이고
G80은 점점 완성도가 올라가서
이번에 둘이 서로 만났다는 것이
G80 페이스리프트(3.5T)에 대한 내 요지.
근데 이 Electrified G80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유사한 조치를
동일하게 받았지만, 차량 구조가 다르다.
얘는 차량 가운데에 몰려있는
배터리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스프링을 다소 단단하게 해둠.
G80 대비 살짝 단단한 스프링이
또 승차감 확보를 위해 길이는 긴데
단단한 스프링의 스트로크를 길게 가져가면
어떻게 되는지 극단적인 예시로
저번에 KG모빌리티 액티언을 다룬 바 있다.
당연히 액티언 따위와 비교가 될
승차감은 전혀 아니지만,
스프링 강도와 길이의 불균형이
느껴진다는 것은 동일하다고.
그걸 여기에도 적용된
사기템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열심히 맨들맨들하게 뭉개줘서
요철 없는 평지를 달릴 땐
이 차가 G80보다 승차감이 모자라단 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지만,
포트홀이나 방지턱을 통과하면
그 차이가 꽤나 느껴진다.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Electrified G80은
단순무식하게 방지턱을 넘었었는데
이제서야 차 급에 어울리는 수준은 됨.
근데 그 스프링이 읽어들이는
약간의 간지러움이 살짝 거슬려.
G90보다 하위 차종으로 설정됐으니
당연히 G90보다 승차감이 부족함.
G90은 세그먼트의 왕 S-클래스가
보여주는 말랑함의 8할은 따라잡았는데
그에 비하면 신형 Electrified G80은
한 6할5푼? 그 정도에 머무른다.
G90보다 나은 점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후륜 조향 시스템(150만원).
현행 G90(RS4)가 첫 등장하던 당시,
2022년식 G90은 후륜 조향 시스템이
멀미를 유발할 정도로 과격하게 작동했고
민원을 많이 받았는지 후딱 개선해
2023년식 G90은 위화감을 어느정도 잡았었다.
개발할 시간이 더 있어서인지
2024년의 이 신형 Electrified G80은
완성도가 그보다도 더 올라가서
후륜 조향을 쓰는 유럽 회사만큼은 아니지만
어색함과 '후륜 조향이 현재 작동 중'이란
체감이 종전보다 현저히 줄어들었다.
승차감은 서스펜션만 구현하는 게 아니고
시트와 시야 등 여러 요소가
복합 작용해서 만들어내는 것인데
뒷좌석 시트가 배터리 위치 탓에
높은 것은 그러려니 한다 쳐도
여전히 발을 둘 공간이 높아
차량 길이를 늘려 레그룸을 늘려도
허벅지가 뜨고 불편한 문제가 있다.
포르쉐 타이칸 같은 차량은
뒷좌석용 발 공간 부분만
배터리를 빼는 공을 들여서
뒷좌석 착좌감도 보존하려는 노력을 했는데
이에 비하면 차량 길이를 잡아늘린 건
좀 단순무식한 해법이 아닌가 싶다.
고차원적이지 못한 해결법이라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음.
유튜버들은 대부분 이제
이 문제가 거의 해소됐단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난 공감 불가.
리무진으로 개발한 차량이라
G90에만 존재하던
'쇼퍼(chauffeur)'모드가
주행 모드 및 브레이크 모드에도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난 그냥 기본값인 컴포트 모드가
승차감 확보에는 제일 낫더라.
쇼퍼 주행 모드는
서스펜션 감쇄력을 더 내려서
한 겹의 일렁임을 추가하는데,
아까 말한 그 스프링이 읽어들이는
끝단의 가려움과 공존하게 돼서
오히려 유쾌하지 않은 기분.
기본값이 그나마 제일 깔끔해.
그리고 차체를 잡아늘려놓으니
차가 굉장히 길어졌는데
미세한 일렁임이 새로 생기니까
그게 지속시간이 되게 길게 느껴진다.
연구진들이 연구소에 사다놓고
테스트하며 모티프로 삼는
독일차들은 오히려 이러지 않고
깔끔하게 한 방에 자세를 잡으려고 드는데
왜 옛날 버릇을 계속 못 버리는지.
물침대에 익숙한 국내 노인들에게만
이 차를 팔고 치울 작정인가.
그리고 브레이크 쇼퍼 모드는
아니 쇼퍼 모드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모드는 왜 만드는 걸까?
결정권자인 나이든 임원들이
'이런거라도 만들어봐' 해서
어거지로 굳이 갖춰놓은 것인가.
브레이크 페달 감각을 하나만
딱 적절하게 설정하면 될 건데
브레이크 스포츠 모드는
스포츠가 아니라 신경질 모드고
브레이크 쇼퍼 모드는
제동감이 불분명해져서
뒷좌석 승차감 구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이상한 선택지다.
보통 이런 기능들은
운전자나 차량 소유주에게
도움이 되려고 존재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건 그냥 윗사람들이 시켜서
억지로 추가된 느낌이 강함.
이것도 주객이 전도된 거.
회생 제동이 작동할 때의
멈추는 느낌은 종전보다
비교가 불가하게 고급스러워져서
이 부분은 칭찬하고 싶다.
메르세데스-벤츠 이외의 회사에서
고급차에 걸맞는 회생 제동감을
개발해 갖춘 건 처음 봄.
그럼 주행 성능은 어떤가.
별 기대 안 한 만큼
딱 그 수준에 맞춰서 별로.
큰 덩치가 사방으로 뒤뚱거리고
차체의 자세를 부여잡느라
절제되지 못한 그 기울어짐이
'이 차와 스포츠성이란 단어는
서로 다른 문장에만 들어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E-세그먼트 승용차는
기함급 대형차 대비 약간은 젊고
조금이라도 더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건 완전 할배 차.
원래도 G80은 노땅차 이미지인데
이건 그 분야에서 급발진해버려
E-세그먼트에서 가장 나이들어보임.
후륜 조향의 보조를 받는데도
G80 페이스리프트(3.5T)보다 돌기 싫어하니
코너와 Electrified G80은 상극.
운전대 무게감과 조향감은
G80 페이스리프트와 거의 동일한데,
종전보다 훨씬 길어진 차체와
새롭게 추가된 후륜 조향을
매끄럽게 다스리지는 못한다.
G80 페이스리프트에선 문제 없었는데.
이러니까 내가
제네시스가 최근 발표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프로그램의
소식을 접하고도 꼴값을 떤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
현대 N은 정말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가 있고
진심으로 잘 되길 응원하는데
같은 그룹사 내의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에 참전하고
그 유산을 양산차에 물려준다 하니
왤케 우습게 느껴지는 걸까.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프로그램으로
체득한 기술도 내가 봤을땐
전부 현대/기아차로 가지
제네시스로 올 것 같지가 않다.
제네시스는 10년 뒤, 20년 뒤에도
이런 장년층 헌정 차량만
꾸준히 만들 것 같은 느낌.
제발 내 예상이 틀렸기를.
그리고 마그마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최근 런칭했으면서
제대로 된 차량 하나 없는 실정에
Electrified G80을 이렇게
리무진화 시켜놓으면 도대체
마그마 딱지 붙여 팔 차는 뭐지?
GV60과 Electrified GV70
이 둘 뿐인건가?
이게 전기 럭셔리 세단은
의외로 빈 집같이 보이지만
전기 스포츠 세단은
그를 표방한 차들이 시장에
이미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
남들이 다 먹은 파이니까
제네시스는 안 할 생각인가?
정말 궁금하다. 묻고 싶다.
고작 국내 의전용으로 팔고 말려고
이런 모델을 따로 만든 건지.
다시 말하지만 Electrified G90을
빨리 투입하면 해결될 일.
아직 플래그쉽 전기 승용차 중
제대로 된 완성도를 가진 차가
또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고를 내는 건
없는 상황. 메르세데스-벤츠 EQS? 글쎄.
여긴 빈 집 인데 왜 그건 안 하고
쓸데없는 니치마켓을 발굴하려고 드냐고.
친환경 이미지팔이 하고싶은
국내 정재계 인사들 몇 명 빼고
진정으로 이걸 사려는 이가 몇이나 될까.
E-세그먼트 차량을 잡아늘린 게
내수 시장에서는 해결책처럼
보일 순 있어도 전세계적으론 아니라고.
남들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이미 있는 분야나 잘 해보면 될 건데
보수적이고 도전정신이라고는
밥말아먹은 제네시스면서 도대체 왜
불분명한 쪼잔한 시장에 목숨거냐.
초창기 쏘나타가 마르샤의
고급 버전으로 나왔다가
폭망한 것에서 전혀 나아가지 못했음.
E-세그먼트를 굳이 리무진으로
만든다고 해서 리무진을 살
고객들이 굳이 여기로 내려오지 않아.
그 사람들은 계속 F-세그먼트,
다시 말해 기함급 차량에만 머무르지.
이어서 (또) 단점 타임.
트렁크가 좁다..
원래 G80(RG3) 트렁크 사이즈는
433L로 앞자리가 5인 동급 차량들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최하위권. 꼴등.
그게 전기차라서 심지어 더 좁아짐.
아니 의원님들 골프도 못 치게 하려고?
쇼퍼 드리븐이라면서 왜 이런 건 안해.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는 명분은 있지만
국내에서 의전용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한 방에
그렇게까지 멀리 가야 할 일이
잦지 않을 것 같은데?
나도 주행거리가 다다익선이라
생각하지만 차량의 목적성과
타깃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침범할 정도로 중요하다 생각하진 않음.
이 덩치에 인증 주행가능거리
복합 475km를 달성한 건 좋다.
근데 그에 대한 댓가가
좁은 트렁크, 불편한 뒷좌석.
의전용 차량으로 개발했다면서
이 두가지가 실격이면 뭐라 생각해야 하지.
배터리 용량만 늘리고
PE 시스템은 발전이 거의 없어
아직도 충전구가 전면에 위치했다.
M3 플랫폼을 G80과 공유해서지만
고객들이 이걸 이해해줘야 할 이유는
사실 없고 럭셔리 브랜드로 오게 되면
더더욱 없다.
처참한 오디오 품질은
차에 앉아 듣고 있으니 아예 화가 남.
왜 날이 갈 수록 나빠지는 건지.
처음에 잘 했으면 계속 잘 해도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고객들이 뜨뜻미지근한 반응일텐데
처음에 잘 하다 맛탱이가 가버리면
욕 밖에 할 게 없잖아.
Electrified G80의 뱅 앤 올룹슨은
뱅 앤 올룹슨 다운 성향이 약간 있다.
하지만 따뜻하고 은근하게 퍼지는 게
뱅 앤 올룹슨의 강점인데
그런건 없고 저음이 그냥 뭉개지기만.
저음이 뭉친 밀가루반죽을 힘으로 누르듯
불분명하면서 부피감이 부담스러워.
저음도 극저음, 중저음, 저음 이런식으로
음역대별 소리 구분이 되어야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음. 나쁜 오디오.
그나마 내연기관 G80의
뱅 앤 올룹슨보다는 낫다.
더 뱅 앤 올룹슨 딱지값을 하게
음색이 그쪽에 가깝다만
이 정도로 만족하면 안돼.
전기차 운행 경험에 있어서
오디오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브랜드들이 다 알고 있고
테슬라는 아예 코덱을 직접 개발하질 않나
오디오에 인색하던 독일 회사들도
점점 전기차에 적용하는 오디오만큼은
품질을 계속 높여가고 있음.
오디오는 유일하게
Electrified G80이 내연기관 G80보다
조금이라도 앞서는 부분이지만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기는
피차 별반 차이가 없다.
어중간한 상품성 탓에
가격도 어중간해.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저렴하게 누릴 수 있는 리무진?
리무진 구매자들은 '저렴해서'
선택하지 않을텐데?
그러면서 전기차가 가진 불편함도
동시에 감수해야 한다고 하면
돈을 더 내고 G90 탈 이들이 99%.
솔직히 새로 개발하는 전기차에게
지금이 힘든 시기인 건 맞다.
그럴 수록 자기 개성이 강하고
목적성이 확실한 차가 필요함.
이건 그냥 흐물흐물...
될 대로 되란 식의 타겟팅.
국내에서야 약간은 팔리겠지만
한국을 뜨는 순간 이걸 왜 사야 할지
그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
유튜버들이나 뉴스기사는
이걸 리무진화 한게 단점 극복이라며
칭찬 릴레이를 이어가던데
난 Electrified G80이 이렇게 된 것은
제네시스가 완벽하게 실수했다고 본다.
못생겼다고 욕먹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QE, EQS는 공기역학에 몰빵한
그 디자인으로 주행가능거리라도
아주 끝장을 봤잖아.
설령 그게 먹히지 않더라도
끊임없는 도전과 그걸 고객에게
피력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들을
오늘날 그 위치에 올려놓았다.
Electrified G80은 어떤 면에서
끝장을 봤을까? 옵션과 내장재 품질?
그건 현대차의 장기 아니었나?
결론. 내가 하고싶은 말은
아랫급 차로 기함을 넘보지 말고
기함을 제대로 손보는 것이 맞다.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의사결정이 아닌
고객들에게 맞추는, 그동안 현대차가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 :
말도 안 되는 고객들 요구 다 들어주기
그 성향 그대로 제네시스도 만들어서 이래.
고객에게 일정부분은 맞춰야 하지만
먼저 납셔서 이런 차를 만든다면
정말이지 '비싼 현대차' 비아냥에서
앞으로도 영영 못 벗어나.
럭셔리 브랜드들만큼의
헤리티지나 완성도가 없어서
그만큼의 콧대 높은 태도를 못하겠다고?
최근 들어서 나오는 차들 보면
전부 다 잘 만드는 건 아니지만
꽤나 완성도가 올라갔고
독일차들은 헛발질하는 중이니
지금이 확 치고나갈 기회.
버릇 없어지라는 것이 아니고,
고가의 차량들을 구입하는
그들이 정말 사려고 할 정도로
목적성과 상품성이 합체된, 그리고 명확한
그런 좋은 차를 만들어야 한단 뜻.
이건 뭐 리무진도 아니고
통상적인 비즈니스 세단도 아니고
새로운 장르인 전기차로서의
대단한 와우 팩터(wow-factor)도 없고.
알맹이가 하나도 없잖아.
Electrified G90
목숨 걸고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끝장 럭셔리카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eM 플랫폼을 사용한 GV90으로
퉁칠 생각인 것 같은데,
아무리 세단 시장이 다 죽었어도
브랜드의 기함은 분명 최고급 승용차.
반면 페이스리프트까지 거쳤는데도
새로 출시한 Electrified G80은
정말 주객이 전도된 차다.
정말로.
너무 욕만 한 것 같은데
욕을 더 많이 할 차가 곧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