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으나 싫으나 전기차 시장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온갖 나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몇년 있다간 전기차만 팔게 하겠다고
말도 안되는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중인지라
나라의 중심이 되는 것이 대부분의 자동차기업이라서
눈치를 봐가며 슬슬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가는 중이다.
현대는 이전부터 사실 가지각색의 연료로 굴러가는 차를
생각보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만들어왔는데
대부분의 모델들이 양산차를 개조한 컨셉트카거나
실험용 차량에서 끝났고 진짜 파는 경우는 적었다.
그러던 현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지면서 별도 분리한 아이오닉 브랜드로
발표한 첫 작품이 바로 이거.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로운 완전 신차지만
오히려 디자인에서는 포니를 오마쥬한 45 컨셉트카를
기반으로 해서 양산화 단계를 거쳐서 나와
요즘 유행인 뉴트로 스타일을 살려놓았다.
최근 부쩍 헤리티지를 강조하기 좋아하는 현대차로서
부합하는 행보이기도 한데
확실히 첫 인상은 파격적이다.
색깔도 총 9가지로 독특한 색상이 많은데
현대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그래비티 골드 매트'를 포함
무광 색상은 2가지, 나머지 색상들도 톡톡 튄다.
개인적으로는 푸른 빛의 루시드 그레이 메탈릭이나
청록색의 오묘한 디지털 틸 그린 펄이 이쁜 듯.
이 시승차의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 색상은
마찬가지로 요즘 인기있는 크레용(crayon)색인데
내 취향은 아님.
아이오닉5 롱 레인지 2WD의 기본 제원을 읊자면
2WD 모델의 경우 후륜에만 모터가 들어가고 217마력.
217마력에 35.7kg·m이라 대충 2000cc급 디젤과 유사하다.
하지만 전기차의 즉각적인 응답성과 더불어
실 가속력 및 체감은 3000cc급 자연흡기와
유사하거나 살짝 못한 수준.
HTRAC 사륜 구동 선택 시 전륜에 95마력짜리 모터가 얹혀
합산 305마력으로 출력이 상승하게 된다.
배터리 용량은 72.6kWh인데 북미형보다 소폭 작다.
기아 EV6 롱 레인지(77.4kWh),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75kWh)
보다도 약간 작은 수치.
전장은 4635mm로, 투싼보다 고작 5mm 길지만
휠베이스가 3000mm로 팰리세이드보다도 100mm 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 중 하나.
환경부 인증 상 최대 주행거리는 429km이다.
(19인치 휠 기준, 20인치는 401km)
뒤에도 적겠지만 20인치는,
휠 인치 수에도 주행거리가 크게 영향을 받는 전기차에는
그리고 아이오닉5 급 차량에는 굉장히 무리수이다.
19인치를 껴서 출고하는게 백 배 나으나
프레스티지 트림을 선택하면 20인치가 강제이다.
또 웃기게도 익스클루시브 트림에선
20인치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참 이상한 구성이다.
실내에 탑승하자 아이오닉 브랜드의
새 모델 답게 구석구석 색다른 요소가 가득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전기차라는 점의 연장선에서
재생 소재를 핸들 혼커버를 비롯,
실내 곳곳에 발라놨는데 호불호가 갈릴 듯.
핸들에 일단 현대 로고가 없다.
네 개의 점만 음각으로 파놨는데 난 다 불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모니터의 베젤이 흰색이라
공개 당시에 논란이 좀 있었는데
내가 봤을땐 큰 문제까지는 아닌 듯 하다.
약간 갤럭시노트2 화이트 색상을 연상케 한다.
계기판 좌측에 메모지 등을 부착할 수 있는 패드와
색상을 조화롭게 한다고 흰색으로 결정한 것 같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 것에
약간 과하게 몰두한 듯한 느낌이랄까.
유니버셜 아일랜드 센터콘솔 덕분에
실내 공간 활용성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탁월하다.
3m에 달하는 휠베이스답게 뒷좌석 공간도 넓다.
투싼보다 살짝 큰 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
센터콘솔의 디자인조차 포니의 그것을 오마쥬했는데
괜찮은 시도지만 버튼을 너무 많이 없앴다.
아이오닉 브랜드 자체를 친환경 이미지로
우선 가져가다보니 실내가 고급감과는 거리가 좀 있다.
전기차임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인 가격 범위는
준중형 SUV 정도인데, 투싼이 훨씬 낫다.
고급감은 제네시스 GV60이 담당하고
아이오닉5는 이런 이미지로 가려나 보다.
운전석에 앉으니 시트의 착좌감이
최근 현대기아차답게 영 꽝이다.
시트 자체의 사이즈는 큼직하니 마음에 드는데
앉았을때 편안하다거나 안락한 느낌은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시트 포지션이 끝까지 내려도 너무 높다.
SUV가 아니고 크로스오버에 해당되는 차량인데
거의 올라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K8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도대체 왜
시트 방석 앞부분 들어올리는 레버 당기면
방석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시트 전체가 뒤로 넘어가나.
최신 현대기아 차량들이 전부 이러는 것 같은데
내게 맞는 자세 찾기가 너무 힘들다.
핸들 자체의 재질감도 일반 차량과 사뭇 다르다.
가격표 상에는 타 차량과 동일하게
가죽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 역시도 친환경 소재에 가깝나보다.
현대차에서 오랜만에 트라제 이후로
칼럼식 기어레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버젓이 메르세데스-벤츠가 칼럼식 기어노브를
아주 편한 방식으로 잘 만들고 있는데,
굳이 따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레버를 직접 상하로 움직여서 변속하는게 아닌
레버 끝단에 달린 꼭지를 앞뒤로 돌려서
변속하는 아주 희한한 방식을 쓴다.
칼럼식 기어는 직접 보지 않고도
쉽게 변속할 수 있는 편한 방식인데
굳이 칼럼식을 채택하면서
칼럼식의 장점을 날려먹다니 참 대단하다.
테슬라도 옛날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부품을
하도 써와서 그런지 칼럼식 기어를 쓰는데
테슬라처럼 일반적인 사용법이 훨 낫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차에 대한 호감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오닉5의
주행성이나 승차감이 탁월하다면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출발.
그동안 전기차들이 품은 약점이라면
승차감이 대개 좋지 못하다는 것이 있었는데
아이오닉5는 이를 확실히 잡을 구원투수...
인 줄 알았으나 확실히 잡고 가진 못한 듯 하다.
일반적인 전기차 수준에 비해서는
아이오닉5의 승차감이
(특히 모델3에 비해) 훨씬 괜찮지만,
절대적인 수치로 봤을때는 잘 모르겠다.
투싼 급의 차량인데 투싼(NX4)의 승차감이
비교불가하게 훨씬 편안하다.
전기차라 배터리가 포함된 무거운 무게를 받치기 위해
스프링을 단단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단 점은
나도 알고 있지만, 확실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부드럽게 만드려고 한 흔적이 보이는데
정작 그게 결과로는 잘 안 나타났다고나 할까.
테슬라의 모델3는 요철을 만나면
우당탕탕 그 충격을 물결파처럼 증폭시켜서
실내에 전달한다는 것이 치명적인데
아이오닉5는 모델 3와 비교해서는
충격을 받았을 시엔 어느정도 우위를 가진다.
하지만 노면이 좋을때는 오히려 모델 3보다 못하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건지,
이만하면 선방한 것 인지 나도 긴가민가 하다.
전반적으로는 생각만큼 좋은건 아닌데
대표적 경쟁차종 대비해선 좀 나은 편.
달리는 실력에 있어서는
새 E-GMP 플랫폼을 깔아놓은 것 치고
이전 작들인 아이오닉(AE)나 코나EV 대비
별다른 개선을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승차감을 잡기 위해 어느정도 희생한 듯 한
인상을 주행 시작과 동시에 받았는데
키 큰 해치백의 형상 답게 그 높고 큰 덩치를
가리는 데 전반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본다.
코나EV를 타고 나서 내연기관 버전의 코나보다
한결 나은 운동성능을 자랑하여
꽤나 놀랐던 바가 있는데, 아이오닉5는 아니다.
차량의 거동 자체가 전반적으로 둔하다.
휠베이스가 3m나 되는 차량임을 감안해도
이래 저래 움직임을 주면 차가
굳건하게 버틴다는 인상이 없이 휘둘린다.
초창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나 EV는
프리우스나 SM3 Z.E.대비 월등한 주행성능을,
최근까지 국내에 판매된 코나EV는
기본형 코나 자체가 상당히 역동적이어서 그런지
EV 버전은 그 DNA를 승계하고 발전시킨 형태를
자랑해서 기대가 컸는데
이건 허들을 넘는 데 실패했다.
이것이 아이오닉5의 셋팅의 아쉬움인지
아니면 E-GMP 자체가 큰 효과를 못 내는건지는
곧 출시될 기아의 EV6를 타봐야 결론낼 수 있을 듯.
승차감이나 주행성 둘 중 하나라도
화끈하게 잡고 갔다면 이리 실망이 크진 않았을텐데
둘 다 이도저도 아닌 선에서 흐지부지 된 느낌.
순정 타이어로 채택된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도
차량의 무게와 덩치를 버티기에는 역부족.
왜 자꾸 한 타이어 종류를 골라서
온갖 차량에 죄다 돌려쓰는지 모르겠는데
차에 맞는 타이어를 쓰면 좋겠다.
쏟아져나오는 토크를 감당하기 위해
전기차는 대개 서머 타이어를 채택하는데
그냥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4를 쓰는게 어떤지.
PS4는 성능 대비 승차감도 준수한 편이다.
20인치는 프라이머시 투어 A/S를 쓰는 반면
19인치는 프라이머시 A/S로 한 급 더 낮다.
프라이머시 A/S는 투싼을 타면서 이미 느꼈지만
미쉐린 이름값 때문에 비싸기만 비싸고 성능은 형편없다.
안그래도 아이오닉5의 높은 차체를 서스펜션 셋팅만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감이 없잖아 있는데
19인치는 타이어마저 나빠서 영 엉망이다.
승차감도 프라이머시 A/S와 프라이머시 투어 A/S는
차이가 많이 나고 프라이머시 투어 A/S가 더 좋지만
문제는 20인치가 승차감 측면에서 너무 과해서
승차감이 더 좋은 타이어임에도 20인치가 19인치보다
승차감이 꽤 떨어진다. 이 차에는 19인치가 마지노선.
비교중인 모델3는 사륜구동이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모델3이 훨씬 네 바퀴를 정교하게 제어한다는,
적어도 한계 근처 상황에서는 그렇다는 인상이 진하다.
주행 성능에서는 아이오닉5가 한 수 접어야 한다.
모델Y가 와도 테슬라의 승리가 될 것으로 점친다.
핸들의 무게감이나 직결감은
일반 대중들을 타겟으로 하는 차량 치고
약간 무거운 편에 속하고
에코 모드에서도 꽤나 묵직한데
직결감은 좋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이상하게 고속 안정감이 너무 떨어진다.
코나 EV보다 높은 190km/h에 제한이 걸려있는데
이에 근접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불안정해져
사실상 속도를 유지하기가 걱정 될 정도.
그렇게 길지 않은 차체에 휠베이스가 극단적으로 길어서인지
최근 출시되는 신차 중에 이런 불안감을 주는 차는
현대기아차그룹 내 사실상 없다시피하고
티볼리 정도 와야지 비슷할 듯 한데
모델3보다 한참 부족하다. 모델3도 그닥 좋진 않은데.
전기차라면 으레 오디오를 기대하게 된다.
스피커라는게 전기 신호를 진동으로 바꾸는 것이니
출력이 쎈 전기차는 전기차만의 파워풀한 소리가 있다.
아이오닉5는 투싼과 페이퍼 스펙이 동일한
8 스피커 BOSE 스피커가 시승차에 적용되었다.
소리가 먹먹하니 영 별로다.
차량의 컨셉 자체가 달리는 집에 가까운데
그렇다면 옵션으로 구비한 오디오라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쏘나타에 적용되는 12스피커 BOSE만 해도
균형감이 괜찮은 적당한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건 차량 컨셉 치고 수준 미달이다.
기본형 스피커도 현대차가 기본 오디오를
상당히 괜찮은 걸 넣어주는 편을 생각하면,
그리고 전기차 특유의 짱짱한 오디오출력을 생각하면
기대 이하이다. 코나 EV보다 스피커 출력이 낮다.
오디오 면에서도 테슬라의 모델3가 꽤나 앞서나간다.
앞서 버튼들을 대시보드에서 너무 많이 없앴다고
지적을 한번 했는데 매우 불편하다.
열선/통풍시트와 열선 핸들을 조작하기 위해선
별도의 버튼 없이 이제 화면 내 메뉴에 진입해서
굳이 터치를 몇번씩 해가며 조절을 해야하는데
시선도 지속적으로 분산시키고 시간도 배로 든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 거면 열선 핸들이 30분마다 꺼지지 않게
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난 사시사철 열선핸들 쓰는데.
기아의 EV6는 제대로 열선시트 및 핸들 버튼을 달았더라.
역시 전통적인 레이아웃이 운전하기엔 더 편하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금방 적응했으나 일반형 거울식 사이드미러가 적용된 차가
익숙해서겠지만 더 편했다.
굳이 넣을 필요는 없는 옵션 같다.
HDA2는 제네시스에서 봤던 것 처럼
별로 쓸모가 없다. 정말 운전을 못하지 않는 이상.
진출입로 포함/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은
구간단속 걸리면 전기차로써는 상당히 유용한 장비인데
차량이 출력을 직접 제어하는게 발로 컨트롤하는것보다
전비 확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역시 옵션의 현대 아니랄까봐 HDA는 상당히 편하다.
프로젝션 타입 풀 LED 헤드램프는 괜찮은 편이나
MFR 타입 풀 LED 헤드램프는 백내장 걸린 것 같다.
나는 현대차가 전기차도 위화감 없이 탈 수 있게
내연기관 차와 최대한 유사하게 잘 만드는 편
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이오닉5도 예외는 아니다.
회생제동은 코나EV처럼 1단계로 놓았을 때
일반적인 차량의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라고 하는 것을 아이오닉5는
i-PEDAL이라고 아예 지원을 하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좀 필요하겠지만
익숙해지면 꽤나 편하다.
다만 이건 전기차 운전이 아주 익숙한 나라서
큰 불편함 없이 금세 적응했는데 일반적인 운전자는
적응의 시간이 다소 필요할 듯 하다.
코나 EV보다 동일한 회생제동 1단계로 놓을 시
강도가 조금 약해진 것 같은 느낌.
날씨가 더워서 에어컨을 17도에 풀로 가동,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 역시 활성화,
회생 제동 1단계 및 주로 스포츠모드를 놓고
와인딩 및 국도, 고속도로, 시내를 100km 가량 지나며
(시내 비중 낮음, 고속도로에선 회생 제동 0단계)
배터리 잔량이 25% 감소했는데
이 수치는 테스트를 반복하며 막 달린 값.
테스트 후 전비를 보니 5.1km/kWh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 롱 레인지 2WD의 실 주행가능거리는
일반적인 주행 패턴 상으론 대략 450km 정도 나올 것 같다.
물론 전기차는 절대 제로 투 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안 되기에(그러다 차 서는 수가 있다)
운용가능한 거리는 400~410km 내외 정도.
이는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보다
80~100km가량 못 미치는 수치인데
현대에서 과감하게 새로 내놓은 차 치고는
최근에 코나EV 화재 사태로 데여서 그런지
상당히 보수적으로, 좀 모자라게 나왔다.
아직까진 주행거리가 생명인 전기차 세계에서
현대의 생각도 이해가 안 되는건 아니지만
테슬라 대비 열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북미형 아이오닉5와 EV6는 77.4kWh로
배터리 사이즈가 소폭 더 크니 기대해볼 만.
애시당초 차의 외장 디자인 자체가
전비를 고려했다기에는 너무 각지다.
아이오닉5이 내세우는 것 중
킬러 기능은 단연 내/외부 V2L 커넥터인데
이는 확실히 차량 컨셉과도 어울리고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나같으면 커피 포트를 갖고 다닐 듯.
아이오닉5는 800V 급속 충전 기술을 지원하는데
확실히 코나EV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다.
같은 100kW급 충전기를 연결할 때
코나EV는 최대 79kW 정도를 받아먹는데,
아이오닉5는 거의 끝인 90kW 정도를
더 긴 구간동안 받아먹어 충전이 빠르다.
난 전기차를 운행하며 200kW급
초급속 충전소만 찾아다니는데
내가 잔량을 바닥까지 잘 쓰질 않아서 그렇다만
20% 정도에서 충전기를 물리면
최대 150kW까지 충전속도가 나오니
이는 테슬라의 슈퍼차저 V2보다는 훨씬 빠르고
V3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정도이다.
보통 코나 EV를 100kW 이상급 충전기에 물리면
환경부 충전기가 40분마다 충전기를 끊는데
25%에서 시작하면 75% 정도 차 있다.
아이오닉5의 경우는 25%에서 시작하면
40분차에 100%까지 완충된다고 보면 되고
200kW급 급속 충전기에 물리면
25%에서 80%까지는 20분 컷.
이정도면 그럭저럭 타고다닐 만 하나
아직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에 비치된 충전기들은
거의 다 50kW급이어서 이핏 방문이 아니면
이 속도를 누리기는 아직은 힘들다.
50kW급을 물리면 49kW로 계속 충전하는데
배터리 용량이 아주 작은건 아니다보니 한참 걸린다.
마무리짓자면,
전반적으로 차를 몰며 든 생각이
'현대가 과연 정말 이것밖에 못 하나'였다.
거의 모든 항목에서 확실히 내 것인게 없다.
강점이라고 어필할만한 확실한 부분이
꼽아봤자 승차감 정도에 그치는데,
그것도 그렇게까지 좋은지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
전부 어정쩡하니 공들이다 만 느낌이다.
나중에 출시될 아이오닉6와
제네시스 GV60을 염두에 두고 칼질을 한 건지
아님 정말로 몸을 사려서 역량 부족으로
이정도 차가 나온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기아의 EV6가 그래서 기대되며,
과감하게 '아이오닉'을 독자 브랜드로 돌려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내놓은
첫 작품으로써는 조금 아쉽다.
잘 달리게 생긴 EV6이
아이오닉5의 실망스런 주행성능을 타파하고
테슬라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인지 기대만발.
다만 굉장히 빠른 충전속도를 보고
이만하거나 이거보다 약간만 더 빨라도
전기차 그럭저럭 탈만하겠다는 생각도 같이 들어서
앞으로 전기차의 흥행은 충전속도에 달렸다는 점
그리고 그 미래를 아이오닉5가 보여줬다는 점은
인상깊은 요소이긴 하다.
아, 이렇게 혹평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모델3를 구입하는 것 보다는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아이오닉5가 더 맞다.
아이오닉5도 운전자세가 불편하지만
모델3도 만만치 않고,
곧 별도의 시승기를 쓰겠지만
짜증나는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모델3이나 모델Y를 패밀리카로 쓰겠다는
사실 제로백이나 남들보다 앞서나간다는 허영심에
테슬라를 사려는 40,50대 가장들이여,
패밀리카로는 그냥 아이오닉5나 사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걔들은 가족을 태울 승차감 수준이 아니다.
아이오닉5도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적어도 테슬라보단 패밀리카 용도엔 맞다.
달리는 차를 살거면 패밀리카라는 핑계는 대지 말자.
그런 다음 모델3을 구입하는 것이 맞다.
사실 달리는 차로는 아반떼 N 산 다음
남은 돈으로 기름값 내는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