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난 아직도 머릿속에 도요타 차량들이나
현대 투싼 정도만 생각이 나는데
이제 월드 베스트셀링 카는 테슬라 모델 Y.
전기차 인기가 식었네 마네 하는 요즘인데도
모델 Y의 판매고와 인기는 지칠 줄 모르는 중.
신형 모델 3(하이랜드)가 출시되면서
모델 Y RWD 가격이 인하되었다.
원래도 첫 출시 당시의 5699만원에서
5499만원으로 200만원 인하한 것이었는데,
신형 모델 3 RWD(5199만원)보다
구형인 대신 SUV라는 명목으로
100만원 더 비싼 5299만원이 되었다.
보조금을 수령하면 5천만원 조금 안 되는
가격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것.
5천만원이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모델 Y RWD의 가격은 현재 국산차 중
베스트셀링카인 쏘렌토 하이브리드,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가격과 얼추 비슷하거든.
사람들이 사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차량을 구입할때는 사실 유지 비용까지
포함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하는데,
전기차는 테슬라가 409원/kWh로
슈퍼차저 충전 가격을 올렸음에도
여전히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포함) 차량 대비
현저하게 유지 비용이 낮기 때문에
쏘렌토 하이브리드와의 가격 격차는
더 줄어들거나 각 차량의 트림 및 옵션에 따라서는
모델 Y RWD가 총 비용이 더 싸기도 하다.
그럼 이런 가성비(?)의 모델 Y RWD는
정말로 '국산차 살 값으로 한 번 타볼만한 차'인지,
아니면 기존에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을 타다
'전기차가 유행이라던데 있는 차 매각하고 사볼까'
하고 넘어와서도 만족할만한 차인지
차근차근 뜯어보자.
디자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게,
길에 돌아다니는 테슬라가 너무 많고
그 중 대부분이 (구형)모델 3과 모델 Y여서
이런 마스크는 이제 지겨울 수준으로 익숙하다.
일론 머스크의 '최대한 있는 부품 활용하기' 전략이
회사 입장에서 제조단가 낮추는 데에만 먹힌 게 아니라
'이 차는 테슬라'라는 인식을 주는 데에도 유효했다.
이제 이 도날드 덕같이 생긴 얼굴과
특별히 뭐가 없어보이는 듯한 인테리어를 보면
누구나 테슬라를 떠올리게 되었으니
나 또한 몇 년 전에만 해도 테슬라와
테슬라가 주류가 될 거란 의견에 회의적이었는데
보란 듯이 성공시킨 테슬라가 놀랍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나 또한
이 인테리어가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도무지 '인테리어'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의
싸구려 내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람 눈이 얼마나 간사한지 눈에 익으니
최소한 좋아보이진 않더라도 이제 싫진 않아졌다.
지금에 와서 이 인테리어를 보면
다시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 다소 드는데
그 이유는 테슬라에서 이 내장을
크게 업그레이드시킨 모델 3(하이랜드)를
이미 출시해서 팔고있기 때문.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의 인테리어는
감히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꼼꼼히 손을 보고 품질을 올렸다.
모델 Y RWD는 아직
모델 Y가 코드네임 주니퍼인 완전 신형으로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형 인테리어 그대로인데,
구형 인테리어도 곳곳에 쓰인 소재 자체는
품질이 그닥 떨어지지 않는다.
가령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에 덮은 스웨이드나
시트를 덮어놓은 가죽 등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괜찮은 소재들을 가지고도
좋아 보이도록 꾸밀 정도의 역량은
이 인테리어가 데뷔했던 2017년의 테슬라가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하다.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은
방향지시등 및 오토파일럿을
운전대 위의 버튼으로 조작하고
P-R-N-D는 인포테인먼트 화면 내의
그래픽을 터치해서 조작하게 되어 있는데,
모델 Y RWD는 구형 인테리어 그대로라
통상적인 방향지시등 레버를 쓰면 되고
오토파일럿도 변속 레버를 빠르게 두 번 내리면 됨.
변속 레버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은
테슬라 초창기에 모델 S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부품을 사와서 사용하던
그 당시의 커넥션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의 내외장이
현저하게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모델 Y RWD를 구입할 적기라고
적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승차감.
모델 Y RWD의 승차감은 정말이지
깜짝 놀랄 정도로 기존 모델 Y보다 좋아졌다.
난 이 모델 Y RWD(중국산) 뿐만 아니라
원래 팔고 있었던 모델 Y 롱 레인지(미국산)도
진작 타보았는데, 모델 Y 롱 레인지는
단순히 차고를 올린 수준의 모델 3이었어서
승차감은 기존 (구형) 모델 3 롱 레인지보다
아주 미세하게 조금 더 나을 뿐이었다.
모델 Y 롱 레인지는 차체가 모델 3 롱 레인지보다
높기 때문에 그만큼의 서스펜션 스트로크 여유가 있고
그래서 같은 피칭이어도 더 느리게 일어나기에
모델 3이 탑승객을 괴롭히던 주 포인트였던
시도때도 없이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이
다소 덜하게 느껴져서 나았었다.
모델 Y RWD는 완전히 딴판.
내 기준에선 현재 테슬라 전 차종,
그러니까 모델 X 롱 레인지와
에어 스프링이 채택된 모델 S 플래드보다도
승차감이 훨씬 안락하고 편안하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테슬라 차종들은
굴곡이 반복되는 노면 위에 올려보면
차분하게 붙어 가질 못하고
요동치는 노면 그대로 울렁거리는 성향이
아직도 대부분 잡히지 않은 상태라
이게 테슬라 고유의 승차감 스타일이라고
받아들여야 될 정도의 상황인데,
모델 Y RWD도 예외는 아니다만
얘는 울렁거린다기보다는
노면에 굴곡이 있다는 힌트 정도만
탑승객에게 전달한다는 정도에서 멈춘다.
그리고 테슬라 차량들은 대개
댐퍼가 길고 부드러운 편이지만 댐퍼가 마치
에어 스프링같은 공기주머니인 것 처럼
아주 느긋하게 상하좌우로 찌그덕거리는 느낌을
(잡소리가 난단 뜻이 아님) 많이 줬는데
모델 Y RWD는 이제 타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말랑말랑하지만 적정 속도로 움직이고
절제미를 갖춘 설정값으로 댐퍼가 바뀌어서
신형 모델 3(하이랜드)보다도 난
승차감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신형 모델 3(하이랜드)는 이보다는
다소 댐핑 스트로크가 짧고 단단해서
차체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든.
물론 모델 3은 승용차이고 모델 Y는 SUV라
각각의 성격에 맞는 셋업을 했다고 봐야 하고
차체 및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있는 게 취향일 수도,
없는 게 입맛에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딱 이렇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모델 Y RWD의 승차감은 가히 테슬라 내 최상위권.
그러면서 모델 Y RWD는
시장의 인기를 끌고 있는 SUV이고,
모델 3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브랜드 내 최고의 승차감인 차가
보조금 수령 전 5299만원이라니
지금 바로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많이들 알다시피 전기차는
지금 출고해서 타야 저렴하고 편하지
나중에 정말 전기차가 지구를 점령하게 되면
그땐 메리트가 거의 다 유실되게 될 테니.
승차감이 좋다면 주행성능은?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차(예를 들면 E-클래스)들도 있지만,
모델 Y RWD는 주행 환경 별 평가가 조금씩 다르다.
코너를 돌아나갈때 테슬라 차량들이
그동안 보여주는 정말 무미건조하지만
무식하게 빠르게 코너에 들어가고 탈출하고
하던 모습은 의외로 별로 없어져서
차고(높이)가 다소 있는 차량 답게 부드럽게 돌려 한다.
승차감 부분에선 테슬라 특유의 느낌이
별로 없어서 좋다 그랬는데,
코너링 부분에선 마찬가지로 테슬라 고유의 감각이
별로 없어서 약간의 손해를 본 모습이다.
근데 모델 Y RWD를 사서 뭐 얼마나
산기슭을 파고들고 코너를 짜릿하게 돌겠어.
대중적인 모델의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다.
비슷한 예로 최근 출시된 카니발 페이스리프트도
페이스리프트 이전보다 주행 성능을 조금 희생했지만
그걸 희생한 것 보다 훨씬 많이 승차감 수준을 얻었다.
또 다른 공통점이라면 카니발이나 테슬라나
그러라고 만든 차가 아닌데 난폭운전들을 일삼는다는 것
운전대 조향감은 평균 수준.
무게감은 표준 모드가 딱 적절하고,
운전자에게 전해주는 피드백도 무난하다.
모델 Y 롱 레인지에 비해서는
운전대 피드백이 좀 더 좋은데,
그 이유는 앞 바퀴에 동력이 가지 않기 때문.
바꿔 말해 테슬라는 아직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처럼 사륜 구동 차량이 감수해야 할
운전대 피드백 손해를 잡지 못했다는 뜻.
모델 Y RWD는 이름처럼 후륜 구동이니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가속력은 명불허전 테슬라다.
다른 이야기 한다고 제원을 안 읊었네.
모델 Y RWD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후륜 구동으로, 뒷 차축에만 모터 하나가 달린다.
모터의 최고 출력은 299마력(220kW),
최대 토크는 34.6kg·m이다.
토크가 2000cc급 디젤 차량 수준인데,
전기차라 역시 악셀 밟자마자 최대 토크.
제원상 제로백은 6.9초인데,
130km/h 이하에서는 5초 후반 정도의 차량 처럼 느껴짐.
모델 Y 롱 레인지가 제원 상 딱 5초인데,
걘 풀 악셀 시 순간 휘익 날아가는 느낌이었음.
테슬라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 방식이
출력이 높은 롱 레인지에서는 부담스러웠는데
모델 Y RWD에서는 딱 시원한 수준으로 적절하다.
뒤에서 쭉 밀어주는 느낌이 기분 좋다.
한 6~9천만원대 수입 차량을 타다
(감가를 당한 상태로)매각을 한 후
그 금액으로 모델 Y RWD로 왔을 때
과연 만족할만한 주행성인가 하면
그렇다는 대답을 줄 수 있지 싶다.
해봤자 E300, 530i, A6 45 TFSI 콰트로
이 정도 차종에서 주로 모델 Y RWD로의
이사를 계획하는 모양새던데,
모델 Y 롱레인지로 넘어가는 것은 난 반대다만
모델 Y RWD는 갈아타도 종합적인
주행 품질이 좋아 만족스러울 만 하다.
차량 가격을 5299만원으로 인하한 지금,
하위 차종에서의 모델 Y RWD로의 금액적인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상위 내연기관 차종으로부터
모델 Y RWD로 내려오는 것도 추천할 만.
이외의 다른 짚을만한 포인트는
모델 Y RWD의 오디오.
신형 모델 3(하이랜드)를 제외한
모든 다른 테슬라 차량들처럼
고음 강조형인 쨍한 출력감에 집중한 모양새.
그런데 모델 Y RWD는 상위 롱 레인지나
퍼포먼스와 달리 스피커 갯수가 현저히 적다.
그런 상태에서 고음 위주의 튜닝을 해 두니
다른 테슬라들에 비해서는
고음이 다소 날카롭게 느껴져서
장시간 청음 시엔 귀가 피곤할 수도.
이퀄라이저로 손을 보면 되긴 하지만 그렇다.
(모델 Y는 2022년식부터 센터 트위터 삭제 여파로
2021년식까지가 가장 오디오 품질이 좋음)
타 차량에서 넘어온다면,
특히나 위에 언급한 그 정도 가격대의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들에서 이사를 오게 되면
오디오에 대해서만큼은 아주 만족할 듯.
고음이 날카롭다고 언급했지만
E-클래스의 버메스터 3D의 쏘는듯한
그 귀 아픈 소리에는 비할 바가 아니고
530i의 하만 카돈은 거의 비교 불가 수준으로
모델 Y RWD에 비해 품질이 떨어짐.
A6 45 TFSI 콰트로의 아우디 사운드 시스템도
수준이 BMW와 엎치락 뒤치락이라
마찬가지로 모델 Y RWD의 압승.
좀 더 무던해지고 전 음역대 균형을 강조한
밸런스형이 된 신형 모델 3(하이랜드)보단
난 모델 Y RWD쪽이 더 취향인데,
신형 모델 3(하이랜드)가 훨씬
보편적으로 많은 이들이 더 좋아할 설정값.
이런 오디오를 가진 차량 중
5299만원에 파는 차 솔직히 없고,
심지어 이것도 보조금 수령 전 가격이라
실 구매 가격인 5천만원 미만 수준에선
오디오로는 거의 뭐 평정한 수준이다.
차량 내에서의 음악 감상을 좋아하지만
주머니가 아주 두툼하진 않다면
지금 바로 모델 Y RWD를 사야 함.
또 다룰만한 것은 주행가능거리.
모델 Y RWD로 오면서 제일 걱정할만한 것이
모델 Y 롱 레인지(85kWh) 대비
크게 줄어든 배터리팩 용량(57kWh)일 것이다.
인증 받은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356km.
살살 타고다니니 표시된 전비는
138Wh/km (= 7.24km/kWh).
안전 마진을 제외한 배터리 용량으로
대략 계산 시 383km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는 전비가 잘 나오는 봄철에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열선 시트를 킨 채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채로 기록한 것이라
아마 타이어만 올 시즌 타이어로 교환하면
쥐어짰을 때 400km는 어찌저찌 기록 가능 할 것.
그러나 그 400km이라는 것도
100%에서 0%까지 쓴다는
전기차로서는 불가능한 가정 하인지라
대충 타고다니면 각 충전 간
320 ~ 330km 정도 탈 것이다.
나쁜 수치는 아닌데, 넉넉하진 않다.
가속력 등 테스트를 한다고 막 밟으니
금세 185Wh/km (=5.4km/kWh)로 전비가 나빠짐.
에어컨을 더 세게 가동하는 여름이나
날이 추워진 2월, 10월, 11월 등은
공식 인증 주행가능거리인
356km에 대략 수렴하게 된다 보면 된다.
이땐 이 356km이라는 것이
100%에서 0%가 기준이므로,
평소엔 300km마다 충전해줘야 하고
고속도로 주행 시(평균 속도가 높아질 시)엔
이보다 더 짧은 270 ~ 280km 전후로
충전을 하게 될 거라 보면 된다.
이런 충전 스트레스를 본인이 감내할 수 있을 지,
그리고 본인의 주행 패턴을 잘 따져서
모델 Y RWD로의 이사를 최종 결정해야 함.
아, 그러고보니 위의 승차감 평도
윈터 타이어가 장착된 상태에서의 평이다.
그 말인 즉슨 모델 Y RWD의 승차감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이 훌륭함.
그래서 모델 Y RWD는
본인 생활 패턴에만 맞으면
지금 당장 사야하는 차량이다.
보조금이 전국에서 제일 짠
2024년 서울시 기준으로 모델 Y RWD는
5299만원 - 240만원(보조금) = 5059만원.
5천만원에 이 정도로 다재다능한 차량 없다.
서울시 기준이니 다른 지자체는
이보다 실 구매 가격이 더 내려가겠지.
물론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라는
충전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우면서
마찬가지로 활용성이 매우 뛰어난 차종들이 있지만
그래서 내가 '본인 생활 패턴에만 맞으면'이란
단서를 굳이 앞에다가 달았고,
또 이들 차종들이 가지지 못한 좋은 승차감이나
뛰어난 오디오 및 주행 품질을
모델 Y RWD는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일장일단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모델 Y RWD를
일단 사볼까? 하고 후보에 올렸다면
사실상 거의 무조건 사야 한다고 봐야 한다.
5299만원으로 가격을 추가 인하한 지금이,
2024년 7월 기준 현재로선
모델 Y RWD를 구매해야 할 적기이다.
신형 모델 3(하이랜드)가 너무 좋아졌다고?
이 문제 또한 앞의 고민과 동일하게 양자택일.
모델 Y RWD의 너그러움과 여유를 택할 것인지
모델 3(하이랜드)의 개선된 품질과 성능을 고를 것인지.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사실 최선의 선택은
모델 Y 주니퍼의 등장을 기다리는 것이지만.
지금 당장 차가 필요할 수도,
바꾸고 싶을 수도 있잖아.
그런 이들을 위한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