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스포티지(NQ5)가
오랜 기다림 끝에 페이스리프트됨.
현행 5세대 스포티지의 형제 차량
디 올 뉴 투싼(NX4)의 부분 변경인
더 뉴 투싼은 나온지 오래 됐는데
어쩌다보니 스포티지가 제일 마지막으로
페이스리프트 처분을 받았다.
주인공은 원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더 뉴 스포티지가 기존 차량보다
뭐가 더 좋아졌고 가격표 상으론
뭐가 더 추가됐으며 얼마가 인상됐고
이런 이야기는 다른 데서도 많이 하니
난 더 뉴 스포티지 차량 자체에만 집중해서
이 차량을 왜 사야 하는지
그리고 추천 구성은 무엇인지
한 번 다뤄보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
공교롭게도 공개되자마자 실 차량을
신차 발표회장이 아닌 바깥에서 목격해서
공식 사진이 아닌 실 차량 사진을
운이 좋게 준비할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가격표 일일이 하나하나
다 뜯어보고 페이스리프트 이전 차량과
비교하는 작업 너무 귀찮아서 건너뛰는 것
특히나 이 차량의 전작인
디 올 뉴 스포티지는 내가 거진
1만km 이상 타고다녔기도 하고
디젤을 제외한 전 라인업을
이미 경험해본 바 있기 때문에
5세대 스포티지에 대해서는
정말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함.
난 디 올 뉴 스포티지(NQ5)를
우주명차라고 부르는데,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도 그 호칭
과연 계속 유효할 수 있을까.
차량은 내 일정 문제로 12월 중에나
타보고 시승기로 돌아올 것 같으니
지금은 우선 공개된 점들 둘러보기.
실내에서의 대단한 변경점은 거의 없음.
큰 틀에서 내 눈에 띄는건 세 가지.
ccNC, 새 운전대, 지문인증.
이제 이름도 친숙한 ccNC는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전장시스템으로
최근 출시된 현대기아차라면
거의 대부분 탑재되어 있다.
아, 캐스퍼 일렉트릭 제외 ㅎ
보던 그 물건과 완벽하게 같으니
이제 ccNC가 데뷔한지 시간도 꽤 흘렀고
새로운 코멘트를 뭔가 할 거리가 없잖아.
그냥 더 뉴 스포티지에도 탑재됐다고만
알고 있으면 되는 정도의 변화.
새 운전대도 어디서 많이 보던 거다.
적용하기 시작한 새로운 모양인데
90년대 차량들이 생각나는 디자인.
대시보드 디자인은 신차들과 동일하게 맞췄는데
운전대만 혼자 3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탑승하려고 드니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난 기존 디 올 뉴 스포티지의
거의 제대로 된 원형의 운전대가
손에 잡히는 느낌도 정말 좋고
디자인도 카트라이더 물폭탄같이 생겨서
그럭저럭 귀여웠다고 생각하는데
신형 운전대는 D컷이 되려다 말았음.
위쪽도 눌렸으니 D컷도 아니고
모서리 둥근 육각형이라고 해야하나.
카니발은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모델이
도어트림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단색 조명이었다가 이제 더 뉴 카니발이 되면서
64컬러 조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도어트림에 약간의 터치가 들어갔는데
더 뉴 스포티지의 경우는 더 뉴 쏘렌토처럼
도어트림을 건들지 않고 그대로 냅뒀음.
스포티지나 쏘렌토나 기존 도어트림이
시각적으로나 실용적으로나
둘 다 충분히 훌륭했기 때문에 좋은 선택.
특히나 디 올 뉴 스포티지는
도어트림 수납함이 넉넉하고
크기도 큼직큼직해서 뭘 넣기 딱 좋았기에
그걸 그대로 가져왔다는 게 만족스럽다.
외형은 보는 바와 같이
크게 바뀐 편은 아니다.
특히 기아차가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여러 차종에 진행하면서 마스크를 갈아엎고
금형도 바꾸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스포티지는 많이 팔리는 차량이라
바꿔도 될 여유가 있는 모델인데도
등화류와 전면부 그릴, 범퍼 디자인 살짝
그리고 새 휠 장착 정도에서
변화를 마무리지었다. 정말 의외.
더 뉴 투싼도 디자인은 거의 안 바꿨는데
그래도 전면부를 바라봤을 때
인상이 달라졌단 느낌은
더 뉴 스포티지가 더 뉴 투싼보다 강함.
더 뉴 스포티지의 킥은 그동안 민원이 많았던
스마트스트림 7단 건식 DCT를 버리고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로 바꼈다는 점.
더 뉴 셀토스와 동일한 구성이 되었다.
더 뉴 셀토스로 페이스리프트되면서
엔진과 변속기에 스마트스트림 딱지가 붙고
초기형 셀토스보다 천지개벽급으로
어마무시한 개선이 이루어진 걸
직접 체험해보았기 때문에,
내 취향하고는 멀어졌지만
대중적으로는 거의 완벽해졌다.
이런 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차량은
사실 DCT, 그것도 건식인 물건을
탑재하는 것이 조금 부담이긴 하다만
연비를 위해 그리 했었는데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를 달고도
충분한 연비가 나온다고 판단했나보다.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리면서
복합 연비는 17인치휠에서는 변동이 없는데
18인치와 19인치 휠은 내려갔다.
그 이유는 고속 연비는 오히려 올라갔지만
시내 연비가 더 많이 떨어져서.
특히 19인치는 페이스리프트 이전 차량 대비
복합 공인연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지금까진 더 뉴 스포티지의
바뀐 점을 간략하게 짚었으니
이제 어떤 트림을 사야 할까 봐야지.
내 추천은 제일 아랫 등급인
1.6 터보 프레스티지에
12.3" 내비게이션과 스타일을 넣어
3024만원에 출고를 하는 것.
12.3" 내비게이션 패키지에
앞좌석 통풍시트와 하이패스,
2존 오토에어컨, HDA를 묶어놓는
오래간만에 보는 양아치짓을 해놔서
사실상 반 강제로 넣게 해놨다.
난 이 모든게 솔직히 필요 없어서
나라면 같은 119만원을 내고
파노라마 썬루프(+루프랙)을 넣겠지만
보편적인 선택으로는 딱 이렇게가 맞다.
특이하게 제일 아랫 등급에서도
파노라마 썬루프 선택권을 이번엔 줬고
스타일 패키지가 가격이 69만원인 데 비해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및
전 / 후방 LED 방향지시등과
웰컴 라이트 및 18인치 휠을
한방에 다 묶어놔서 꽤 저렴하다.
요즘 신차 판매가 주춤한다더니
가격 올릴 여지가 넘쳤던 스포티지를
이런 구성으로 새롭게 출시해줬다.
불경기가 정말 맞긴 한가보다.
다만 프레스티지(2836만원)에
12.3" 내비 + 파노라마 썬루프 + 스타일
이 모든 걸 다 넣게되면 3143만원이라
윗등급 노블레스(3195만원)이 보임.
그러니 파노라마 썬루프는 빼시라.
노블레스로 올라가게 되면
프레스티지에선 아예 구성이 불가능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12.3"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기본.
그 외 각종 내장 고급화와
18인치 휠의 기본화가 이루어지는데
짜증나게도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를
갖기 위해서는 스타일(89만원)을
또 돈을 주고 넣어야 한다.
기본 MFR LED 헤드램프는
방향지시등이 전구 타입으로
신형 모닝처럼 3구가 주루룩 있고
그 밑에 하나가 방향지시등으로
벌브가 덜렁 박혀있는 4구형.
누가 봐도 대놓고 깡통처럼 보이게 만듬.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디 올 뉴 스포티지는
솔직히 스타일 옵션 넣고 안 넣고의
외관상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서
전구 테일램프와 앞뒤 방향지시등으로도
충분히 봐줄만한 외형을 가졌었는데
기아차는 이때 아차 싶었나보다.
자신들이 실수했다고.
그래서 이번엔 아예 깡통인 티
팍팍 적나라하게 나도록 만들었음.
마치 디 올 뉴 코나의 MFR 램프처럼.
그렇다고 스타일을 또 넣자니
휠이 19인치로 강제로 커지는데
아까 말했지만 이번 더 뉴 스포티지는
기존보다 연비 낙폭이 19인치를 낄 때
가장 크기 때문에 상당한 손해.
노블레스의 짜증나는 점 또 있다.
프레스티지는 일반적인 기어레버인데
노블레스부턴 그 실수를 유발하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달림.
난 도대체 그게 뭐가 좋다고
자꾸 쓰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제발 그냥 정상적인 기어봉으로 돌아와주길.
SBW라고 해서 형태를 꼭
그런 다이얼로 만들 필요는 없잖아.
실내의 마지막 새 변경점인
지문 인증 시스템이 추가됐는데,
이게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들어가고 그 밑에 설치되는 형태라
노블레스에서 스마트 커넥트를 넣거나
시그니처 트림으로 가면 갖춰짐.
근데 차 타서 굳이 지문 인증 해야돼?
차를 여럿이서 돌려쓸 게 아닌 다음에야..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기아가 내보낸 가격표 상에
'편의' 부분에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표기되어 있는데 언제부터 세상은
불편해지는 걸 편의기능이라고 표현했나?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생긴 건 아님.
디 올 뉴 스포티지 시절부터 짜증났음.
결국 그래서 내 강력 추천 트림은
깡통에 12.3" 내비와 스타일 추가.
요즘 세상에 3천만원으로
이만한 차 사기 굉장히 어렵다.
가격이 미쳐 날뛰는 소형 SUV들이
이보다 더 비싼 것이 현실이니
이렇게 갖춰야 할 구색 다 갖추고
차급도 소형 SUV보다 한 급 높은
이런 가성비 좋은 차가 어딨나.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도
내가 넣고싶은대로 넣으면
대략 3059만원 정도 나왔었는데
신모델이 비로소 나왔음에도
가격은 큰 변동이 없단 게 놀랍다.
스포티지는 워낙 인기가 좋은 차라
솔직히 말해서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었을텐데.
더 뉴 스포티지는 페이스리프트를 하며
300만원씩이나 인상됐다고 난리치는 이들이
유튜브에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인데,
디 올 뉴 스포티지 시절의 제일 깡통은
버튼 시동이나 운전대 열선, 앞좌석 열선 등
온갖 기본적인 편의사항이 싹 빠지고
2400만원대부터 시작이었음.
법인에서 초깡통차 대량 출고하는거 아닌 이상
그렇게 개인용 차량 사는 사람 아무도 없었잖아.
좀 솔직해지자고.
유튜브 조회수 좀 뽑자고
양심을 팔아먹진 말자고.
지금까진 1.6 터보 가솔린 이야기였고
하이브리드도 가격 인상을 자제하긴 했는데
하이브리드는 백만원 가량 올랐다만
백만원이 더 붙음으로 인해 3318만원부터
시작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좀 부담스럽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3458만원)에서
내년부터 종료된다는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반영하면 140만원이 감면돼 3318만원.
2025년부터는 3458만원 내야 함.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데
추가되는 비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난 더 뉴 스포티지는 하이브리드 비추천.
7단 DCT의 내구성 및 반 클러치 울컥임 문제도
이제 없어진 마당에 굳이 하이브리드를
골라야 할 이유를 난 찾지 못하겠다.
스마트스트림G 1.6 터보 가솔린 엔진이
CVVD 기술 덕을 봐서 출력도 짱짱하고
연비도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서
8단 자동변속기가 연비를 살짝 깎아먹어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략 400만원의 차값 차이를
유류비 및 저공해차 혜택으로 상쇄하기
생각보다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림.
2.0 LPi 모델도 그대로 유지됐는데
LPi 모델 역시 나는 비추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추세와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디 올 뉴 스포티지의
LPi 모델을 따로 타본 바로 추론하면
가솔린 모델보다 가스 모델이
서스펜션도, 시트 쿠션도 더 단단하다.
가스 탱크를 받치기 위해서겠지.
그러면서 LPG 모델을 가솔린보다 싸게 파는
르노 삼성과는 다르게 현대기아차는
LPG 모델에 돈을 더 받는다.
G1.6 터보 2836만원 ~
L2.0 가스 2901만원 ~
서울 기준 사대문 안에 충전소가 없어
충전의 불편함까지 굳이 감수하면서
이런 선택 할 필요 딱히 없어 보임.
결론.
더 뉴 스포티지는 가격표를 보니
몇 가지 양심 팔아먹은 구성 제외하면
가격을 꽤나 합리적으로 맞춰서 출시했다.
더 뉴 투싼보다 백만원 가량
살짝 비싸게 출시했는데,
기아차의 자신감을 엿 볼 수 있다.
페이스리프트 전에 맞붙었을 때
스포티지가 투싼보다 월등히 좋았거든.
기아는 이제 더 이상 서자가 아님.
특히나 SUV 라인업에 한해서는
기아가 현대를 밟고 일어서려 한다.
페이스리프트된 더 뉴 투싼
시승기를 따로 써놓진 않았지만
이미 타보았는데 차량 완성도는 그닥.
투싼(NX4) 특유의 통통거리는 바퀴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다듬었는데도
진정되지 못하고 그대로 그 감각이 보존돼
투싼은 그다지 사고싶지 않더라.
더 뉴 스포티지는 어쩌면
아직 내 마음속에 정해지지 않은
2024년 올해의 차가 될 강력 후보.
서둘러 타보고 싶다만...
내가 우리나라에 당분간 없는 관계로
12월 중에는 꼭 타보고 돌아오리라.
그리고 정말 나쁜 경기와
얇은 서민들의 지갑을 기아차가
많이 고려해서 가격책정했단 생각이 듦.
스포티지가 3천 중반?! 하는 사람들은
오늘날의 스포티지가 얼마나 커지고
화려한 장비들을 두루 갖췄으며
수입차 뺨때리는 주행성능도 가졌었는지
미처 체험하기 전의 인물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론,
정말 이런 가성비 차량 또 없다.
둘러보기 끝.
시승기는 조만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