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을 가지고 계열사 내 다양한 모델을 찍는건
비단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회사가 그렇고
심지어 '뱃지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그냥 똑같은 차에 디자인 살짝 손보고
제조사 뱃지만 다른걸 붙인 케이스도 흔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도 지난 십여년간 그래왔는데
사실상 똑같다시피한 차를 두 브랜드로 나눠서 출시한
쏘나타와 K5, 싼타페와 쏘렌토 등
'둘이 차이가 뭐야?' 하면 그냥 '디자인'이 끝이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기아차는 언제나 서자,
비슷해 보이지만 숨은 곳에서 원가절감이 더 들어간
몇 푼 안 되는 금액을 덜 받는 현대차나 다름없었다.
근데 이거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
최근 들어서 현대차그룹 내 차종들의 완성도가
부쩍 좋아지면서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본격 분리하려는 작업을
늦었지만 이제서야 시작한 듯 하다.
기아차는 CI와 슬로건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을 알렸고,
신형 CI를 준비한 실질적인 이유나 다름없는
EV6가 드디어 본격 출시되었다.
내가 EV6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
아이오닉 5와 완전히 다른 차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는 움직이는 집을 컨셉으로 잡아
보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패키징이 핵심이라면
EV6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동차에 더 가깝다.
내가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너무 파격적인 변화는 환영하지 않는 편이라
EV6의 일반적인 레이아웃이 더 좋다.
둘이 형제차인 것 처럼 나왔지만 아이오닉 5는 5,
EV6는 6이라는 숫자를 쓰는것만 봐도
EV6가 반 급 높은 포지션을 생각하고 개발했다고 나는 본다.
마치 K8이 그랜저 윗급이라 7을 버리고 8을 쓴 것 처럼.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의미부여 하는 것 같지만
소비자들이 들었을때의 인식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EV6는 '디자인의 기아' 컨셉트에도 굉장히 충실하여
미래지향적이고 독특한 아이오닉 5와 달리
역시나 통상적인 디자인에서 멋을 부린 상태.
전면 디자인이 어떤 차가 많이 생각나긴 하지만
낮고 넓은 마스크와 안정적인 스탠스,
짙은 눈썹에 화려한 등화류까지.
후면 디자인은 완전 내 스타일까진 아니지만
실내까지 통틀어서 이정도면 훌륭하다.
또 디자인에 걸맞게 잘 달릴 것 같은 느낌.
아이오닉 5의 주행성능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는데,
특히나 E-GMP의 쇼케이스격 차량임을 생각하면
이것밖에 못 했나 싶을 정도였는데
EV6는 차량의 컨셉이 확실하게 다르니
운동성능에 더 집중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또 최근에 기아차가 SUV는 기가 막히게 잘 만드는데,
쏘렌토(MQ4)와 스포티지(NQ5)를 타면서
이건 말도 안 된다며 수입차 필요없다고 말 할 정도라
기아차 내에서 같은 RV로 분류되는 EV6의 완성도는
사실상 보장된 상태이기에 더더욱 기대를 높였다.
EV6는 나 뿐만 아니라 기아차에게도 중요한 모델.
서두에 언급한 CI 변경은 사실상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준비한 것인데, 공교롭게도 EV6가 1번 타자다.
당연히 EV6의 어깨에 지워진 부담이 상당하다.
최근에 기아차가 판매중인 차량에
뱃지를 전부 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차량들에 적용해도
어색한 감이 없지 않을 정도로 억지스럽다.
그런데 EV6는 정말 EV6를 위해 디자인한 CI같이
너무 찰떡이라 이래서 이렇게 바꿨구나
보자마자 바로 생각이 들 정도로 궁합이 좋다.
기존의 '더 저렴한 현대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차량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는데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K5(DL3)가 쏘나타(DN8)보다
주행질감이 처참하게 떨어지는걸 보며
아직 기아차는 멀었다고 생각했었다만,
따끈따끈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아차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이번에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지
사실상 답이 나오는 상황이라 더더욱 중요하다.
디자인은 스팅어 이후로 또 한번 역작이 나온 것 같다.
물론 스팅어는 국산차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멋진 차로 꼽힐 만큼 전설적이고
전통적이고 늘씬한 FR 레이아웃을 그대로 반영한 형태인데
EV6는 전기차라 차량 하부에 배치된 배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껑충한 느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이오닉 5는 확실히 그게 그대로 디자인에 노출되어
SUV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덩치큰 생쥐같은 느낌인데
EV6는 보다 낮게 깔리도록 디자인되어서
위화감이 거의 없이 멋지기만 하다.
다만 이거는 GT 라인과 GT 한정으로,
일반 모델은 입을 벌린 어류 같아 좀 멍청해 보인다.
디자인 하나만 보더라도 무조건 GT 라인.
아이오닉 5와 동일하게 리어 와이퍼가 없는거는
좀 짜증나는데 연식변경때 달아줬으면 좋겠다.
리어 스포일러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주행 시 공기의 흐름으로 빗물이 날아가게
설계했다는데 실제로 비가 오면 뒤가 안 보인다.
테일램프 턴 시그널은 시퀀셜 방식인데
턴 시그널의 길이가 길어서 시원시원하다.
처음에 사진으로만 봤을 때에는
오로라 블랙 펄이 제일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가서 본 결과
스노우 화이트 펄이 내 눈엔 최고다.
하지만 GT 라인의 경우 전 색상이 다 잘 어울려
런웨이 레드나 요트 블루, 문스케이프 매트 그레이 또한
선택의 가치는 충분하다. 다 좋다.
차량의 가격이 좀 나가서 그런지
동일한 이름의 색상이 다른 기아차에 역시 적용됨에도
EV6의 도장 품질이 그들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심지어 제네시스가 사용하는 우유니 화이트조차
펄감이 약한 게 현대차그룹의 화이트 펄 도장이라
큰 기대를 안했는데 이정도면 선방했다.
실내로 자리를 옮기면 최근 기아차에서 보던 것들이
대부분 그대로 적용되어 있어서 익숙하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터치 전환식 공조패널 등
큼지막한 레이아웃은 K8, 스포티지의 그것과 같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나 송풍구 등의 디자인 역시
어떤 차가 좀 생각나는 디자인이긴 하다만.
아이오닉 5는 유니버설 아일랜드라고
센터콘솔을 움직이게 만들어 애매한 수납공간 탓에
센터콘솔 수납함에 선글라스를 비롯해서
이것저것 다 넣어놓는 나는 사실 꽤 불편했는데
EV6는 타 차량과 동일하게 고정형이고
수납공간도 나쁘지 않아서 아이오닉 5보다 나았다.
선글라스 케이스가 예전처럼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이제 그 자리에 하이패스 콘솔이 들어가니.
그리고 정말 정말 다행히도 열선/통풍시트 조작과
열선핸들 조작 버튼이 밖으로 나와 있다.
아이오닉 5는 과도하게 버튼을 줄이려고 애쓴 탓에
이게 디스플레이 메뉴 속에 들어가서 조작하기 아주 불편했는데
하느님 맙소사 EV6는 조작하기 너무 좋은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요즘 열선/통풍시트 버튼이 사타구니 근처에 있는 차도 있는데
그것도 솔직히 불편하다. 제대로 눌렀는지 확인하려면
어쨌든 시선을 한번 뺏겨야 하니까.
EV6는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서 너무 좋다만
물리적 버튼이 아니라 터치 버튼이라서 약간 아쉽다.
하지만 이정도는 미래지향 전기차니까 눈감아줄 만 하다.
시승차는 GT 라인이라 GT 라인 전용 인테리어가
적용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타보니 만족스럽다.
나는 무조건 밝은 컬러 내장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반 모델에서 고를 수 있는 그레이 색상을 원하는데
GT 라인의 경우 선택이 불가능하고 전용 인테리어로 고정.
그래서 맘에 안들었다만, 블랙&화이트 투톤 내장도 괜찮네.
시트가 일반 모델과 다르게 스웨이드로 마감되어 있는데
옷과의 밀착성이 좋은 편이라
스포츠 드라이빙을 염두에 두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꽤나 괜찮은 옵션..이다만 여름엔 좀 덥지 싶다.
통풍 시트를 틀어도 등에 땀이 많은 사람은
스웨이드라서 시원한 느낌이 덜할 듯.
대시보드에도 GT라인 전용 디자인이라고
GT-Line 전용 지오닉 3D 패턴이 들어가있는데
재질감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좀 싸보이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스팅어의 내장재 감성과 유사한 느낌.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팅어가 더 고급스럽다.
전기차가 아닌데도 5천만원인 스팅어랑
비교가 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다만 느낌이 비슷하다는 뜻.
앰비언트에 소극적인 현대차그룹답지 않게
그럭저럭 넉넉하게 달아놨고,
센터페시아에도 잘 보이는 송풍구 하단에
바로 적용시켜놔서 이 부분은 괜찮다.
운전석에 앉으니 운전 자세부터
이미 아이오닉 5와는 많이 다르다.
아이오닉 5는 SUV도 아니면서 너무 높아서
시트 포지션이 전혀 맞지 않아 불편했는데
EV6는 그보다 한참 낮은 자세가 나와서
아주아주 만족스럽다.
최저 포지션이 아주 낮은 건 아니지만
이건 스포츠카가 아니지 않나. 이만하면 됐다.
최저 시트포지션은 낮을 수록 무조건 좋은데
어차피 높여서 타고 싶은 사람은
높이면 되는 것이고, 낮게 내릴 수 있는 선택권의 유무가
중요하다만 이게 없는 차들이 일부 있어 화나게 한다.
EV6는 운전석에 앉으면서부터 마음에 든 상태.
앞서 언급했듯이 시트가 옷과의 밀착성이 좋고
GT 라인 전용 D컷 스티어링 휠 역시
적당히 두꺼워서 잡는 느낌도 괜찮았다.
내가 원하는 정도로 두꺼우려면
BMW M핸들밖에 사실상 없다시피한데
그 정도는 사실 AMG 핸들이나 포르쉐 GT 스포츠 핸들도
만족하지 못하니 일반 차량에 이정도면 뭐, 충분하다.
GT 라인도 어쨌든 GT 계열 차량인데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GT처럼
형광 녹색으로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오닉 5는 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이
핸들에 큼지막하게 달려있어서 알아채기 쉬운데
EV6 GT 라인은 처음에 못 찾았다.
해당 버튼 플라스틱도 품번이 별도로 있지 싶은데
나중에 모비스튠 하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EV6 GT 라인은 롱 레인지 모델로만 출시되며
아이오닉 5(72.6kWh)보다 높은 77.4kWh 배터리를 얹는다.
배터리 용량(Ah)은 동일하나 전압(V)이 더 높게 설정되어 있고
롱 레인지 후륜 구동 기준 출력도 아이오닉 5보다
12마력 더 높은 229마력이다.
시내나 고속도로 등 서행하는 주행 상황 하에서는
아이오닉 5와 엄청나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데
더 높게 설정된 배터리 전압 덕분에
동일하게 에코 모드로 설정하더라도
악셀을 깊게 내리밟았을 시에는
EV6가 아이오닉 5보다 훨씬 강력하게 튀어나간다.
당연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더더욱 민첩하게 반응하며
출력을 쏟아내는 감각이 한결 더 매콤하다.
아이오닉 5는 스포츠 모드에서도
풀 악셀 시 차체를 뒤에서 끈덕지게 미는 느낌,
아이를 태운 카트를 전속력으로 미는 아빠 같았다면
EV6는 경량 운동화를 신은 육상선수 같이 달린다.
출력 차이는 고작 12마력 정도일 뿐인데
EV6는 아이오닉 5보다 평소에도 가볍게 치고나가며
회생제동 역시 동일하게 1단계로 맞춰도
아이오닉 5보다 살짝 약하게 걸리는 듯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원페달 드라이빙이
실수하기 쉬운 구조로 작동한다고 생각해서
평소에 전기차를 타도 전혀 쓰지 않기에
굳이 이번엔 테스트하진 않았는데
4단계로 맞추면 i-페달 모드가
아이오닉 5와 동일하게 작동한다.
개인적으로 이건 별로 권장하지 않음.
EV6는 주행 모드간의 편차가
아이오닉 5보다 더 크게 설정되어 있어서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부터가 달리고 싶어한다.
모델 3 롱 레인지와 비교하기에는
출력이나 구동방식이나 차이가 커서
조만간 EV6 GT 라인 4WD를 가져올거라
그때 비교해보기로. 우선은 둘의 비교는 맞지 않다.
흔히들 전기차라고 하면
밟는 즉시 출력이 나오니 팍팍 튀어나갈거라,
돈 몇 푼 안 주고 사도 슈퍼카를 이길거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요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추세는
내연기관 차량에서의 전환 중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리니어한 파워 전달에 집중을 하는 편이다.
그런 착각 탓에 아이오닉 5 RWD가 처음 나왔을 때
제로백 실측 7.7초라 너무 안나가니 느리니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사실 억지에 가깝지만 아쉬움은 아쉬움이라 친다면
그런 아쉬움을 EV6는 잡은 상태라는 것.
그러면서도 차를 몇십년 만든 현대기아차 답게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도록 맞춰놓았다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아이오닉 5까지는 백번 양보해서 오케이.
근데 EV6를 타면서 출력이 모자라다 하는거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전체적인 주행질감이 폭스바겐그룹 차량 같다.
승차감이나 달릴 때 차의 태도나 내가 받는 느낌 전부.
솔직히 기아 뱃지를 떼버리고
폭스바겐 혹은 아우디 뱃지를 붙여도
내/외관 상에서 이미 잘 어울리는 판국인데
차량의 운행을 시작하니 더더욱 폭스바겐그룹 차량 같다.
폭스바겐그룹 차량을 여러 종류 타본 사람들은
십분 공감하겠지만 이들은 특유의 감각을 공유한다.
국내기준 제일 하위 폭스바겐부터 시작해서
아우디를 거쳐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까지.
이 고유의 느낌은 생각보다 명확해서
이 감각을 좋아하는 팬층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요즘의 물러빠진, 좋게 말해 정제된
최근의 폭스바겐그룹 차량들은 맹맹한 맛인데
불과 5~10년전만 해도 기계적인 느낌 하면
단연 폭스바겐그룹 차량들이 압도적이었다.
독일차도 아닌 한국의 기아차가 내놓은 신 모델인
EV6가 그 유전자를 놀랍게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비어만 사장의 개발팀 영입 이후
BMW 주행감각을 너무 많이 베낀 현대차가
앞으로는 이래선 안 된다고 벨로스터 N 시승기에
내가 쓴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이쪽은 폭스바겐그룹 유전자를 승계하면서도
베꼈다는 느낌은 들지 않게 적당히 차별화되어있다.
사실 원래 현대차그룹이 늘 닮고 싶어했던 게
폭스바겐그룹과 폭스바겐그룹 차량들이라,
EV6에서 드디어 그 원대한 꿈을 이루었다고 본다.
그런 EV6는 승차감이 상당히 괜찮은데,
푹신하거나 안락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만
댐퍼가 차체의 움직임을 억제를 잘 하기에
오히려 장시간 탑승 시 아이오닉 5보다 낫다.
단단함의 강도는 EV6가 분명 더 높은데
아이오닉 5의 이도저도 아닌 셋팅보다는
EV6의 것이 훨씬 완성도가 높게 다가온다.
아이오닉 5가 승차감이 좋다는
인터넷 여론 및 유투버들의 주장과 달리
나는 아이오닉 5의 승차감이 굉장히 별로였는데
현대차그룹 신형 플랫폼들의 첫 번째 특징이
후륜 서스펜션에 힘을 많이 준다는 것이고
아이오닉 5는 너무 많이 준 나머지
서스펜션 스트럿이 나무막대기로 이루어진 듯한
경직되고 딱딱한, 유연하게 충격 흡수를 하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들었었다.
E-GMP의 후륜 서스펜션은
세미 트레일링 암 기반 5링크 구조인데
제조사의 설계 역량에 따라 득과 실이 분명하다.
아이오닉 5는 실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상태.
아이오닉 5 시승기에도 적었었지만
부드럽게 만드려고 시도를 한 게 보인다.
하지만 그게 결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EV6는 오히려 후륜에 힘을 덜 준 상태고
쏘나타(DN8)보다도 그 강도가 덜한데
그래서 큰 요철을 밟았을 때 하체가 튀어오르지 않아
오히려 통통 튀는 느낌이
아이오닉 5보다 훨씬 덜하게 느껴진다.
굳이 억지스럽게 부드러움을 추구하지 않으니
오히려 결과물은 더 자연스럽게 잘 나온 것.
미친 소리 처럼 들리겠지만
EV6의 승차감은 포르쉐의 DNA를 품은 듯 하다.
절대 부드럽고 무른 셋팅이 아님에도
충분히 데일리카로 활용 가능한 911이
여기서 겹쳐 보였는데,
911은 불룩 튀어나온 요철을 밟더라도
차가 요동치지 않고 꾹 밟아버리고 지나가는
독특한 느낌을 선보이는데 EV6도 유사하다.
아이오닉 5보다 낮은 무게중심 역시
승차감 확보에 한 몫을 하고 있는데,
노면에 한층 더 가까운 상태로
충격 역시 그냥 짓누르고 통과해버리니
승차감이 훨씬 깔끔하게 느껴진다.
나는 멀미를 안 하지만 설령 멀미를 한다 하더라도
아이오닉 5보다 EV6에서 덜 할 확률이 높다.
에르고 모션 시트가 빠진 EV6의 시트가
역시나 승차감 확보에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오닉 5의 기본 시트나 에르고 모션 시트는
마치 여름철 물놀이때 쓰는 고무튜브 같이
쓸데없이 탱탱하면서 붕 뜬 쿠션감 탓에
편안하다는 생각을 거의 못 해봤는데
EV6 GT 라인의 시트는 밀착성도 좋고
쿠션이 조금 단단하긴 하지만 지지력도 괜찮아서
오히려 승차감을 따지기엔 이쪽이 낫다.
단단한 소파가 푹신한 것보다 허리가 덜 아픈것과 유사.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어떨까.
EV6에서 제일 기대한 포인트이기도 하고
E-GMP의 완성도가 뒤떨어져
아이오닉 5의 주행성능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아이오닉 5가 그냥 문제인 것인지
확인할 방법은 역시 EV6밖에 없었기에
EV6를 운행하며 제일 알고싶은 점이었다.
아이오닉 5보다 차체의 높이나 무게중심이
확연히 낮은 EV6는 그 장점을 우선 잘 살렸고
무엇보다 차체가 노면에 가까이 붙기 위해
꾸준히 애를 쓴다. 아이오닉 5는 차 스스로 포기했었는데.
EV6 역시 아이오닉 5처럼 본인의 큰 덩치를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큰 덩치를 불안감 없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더 좋은 것은 내가 악셀을 가져가는 양 만큼
차가 움찔움찔 놀고 싶어서 주체를 못한다는 것.
스팅어 3.3 GT가 자세제어장치를 해제하면
악셀을 좀만 훅 밟아도 뒤가 시원하게 날아가려 하는
그 느낌과 매우 유사한데, 스팅어는 373마력이고
EV6는 229마력이라서 딱 그 출력 차이만큼 태도가 다르다.
꼬마 악동이라고 하기에는 등빨이 좀 큰데,
아직 어린이처럼 놀고싶은 몸만 커진 고등학생 같다.
성인만큼의 힘은 아직 갖추지 못한.
아이오닉 5는 미끄러트리기 위해서는
고의로 미끄러트릴 수 있는 환경에서만 가능했고
마른 노면에서는 불가능했으며,
그것도 자세제어장치의 중간 개입을 막기 위해
네 바퀴를 부드럽게 밀어야 미끄러졌는데
EV6는 마른 아스팔트 위에서도
자세제어장치를 해제하면 개입이 없다시피하고
뒷바퀴가 훨씬 가볍게 움직인다.
발랄하게라고 하기에는 진중하고 묵직한데
그렇다고 해서 결코 매마르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예전에 초기형 아우디 A7 3.0 TDI를 탈때의 기억이
여기서 어느정도 되살아난다고 할까.
널찍한 차폭이 한 차선 전체를 끌어안으려 하면서
코너를 통과하는 게 이렇게 쉬웠나 싶을 정도로
쉽고 시원하게 샥 하고 지나가버리는 느낌.
하지만 그와의 차이점은 EV6는
뒤를 날려버리려고 운전자가 의도하면
즉각적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
EV6가 그 시절의 A7보다
무게중심이 살짝 더 높긴 하지만
그래서 악셀을 가져갔을때의 움직임은
더 활기차고 당차다.
차량의 운동성능이 원체 탄탄해서
사륜 구동의 325마력이라는 출력 없이
229마력 정도로도 운전 못하는 머저리들이 타는
BMW M4(F82) 정도는 한번 해보자 할 수 있지 않을지.
요즘 현대차그룹이 좋은 타이어를
고성능 라인업에 적극 채용하고 있어서
아반떼 N에 끼워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까진 아니더라도
EV6 GT 라인에는 어쨌든 퍼포먼스 시리즈 타이어가
끼워질거라고 분명 예상하고 있었건만,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RX가 끼워진다 했을 때
약간 걱정을 하게 됐었는데 기우였다.
이는 신형 카니발(KA4)에도 들어가는 제품으로
아주 접지력이 좋은 타이어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EV6의 캐릭터와 궁합이 더 좋다.
일단 아이오닉 5의 미쉐린 프라이머시 A/S나
프라이머시 투어 A/S보다는 접지력이 훨씬 좋고
그러면서 타이어 자체의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20인치를 끼웠다는 사실은
아이오닉 5보다 EV6에서 더 알기 힘들 정도로
타이어 선택(및 상응하는 서스펜션 조율)이 훨씬 낫다.
아이오닉 5는 20인치를 감당하기에
차 스스로가 버거워하는 모습이 비춰졌었는데
EV6는 전혀 그런 모습 없이 적절해서 놀라웠다.
접지력이 탁월하진 않지만 적절한 수준이라
놀고 싶어하는 EV6의 색깔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고
EV6 GT 라인의 달리기 실력 정도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참고로 나는 너무 하이그립 타이어를 선호하지 않는데
제일 좋아하는 게 미니 JCW에 끼워진
피렐리의 신투라토 P7 올시즌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포르쉐 파나메라에도
마찬가지로 들어가는 제품인데
고성능차에 끼우기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그립이 떨어지나 내가 놀고 싶을 때에는
차가 말을 바로 알아듣도록 만들어 준다.
어차피 맨날 서킷 어택할 것 아니니.
EV6 GT 라인의 타이어 선택 역시 비슷하다.
조향감 자체는 아주 꽉 조여놓진 않았지만
이는 상위 모델인 EV6 GT를 위해 남겨둔 듯.
중심부 유격도 다른 현대기아차보다 조금 있는 편인데
아주 거슬릴 편은 아니었으나 느낄 순 있는 정도.
아이오닉 5는 직결감은 영 꽝인데
핸들 자체의 무게감(에포트)은 주행모드를 막론하고
너무 무거워서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나는 상관없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겐 과하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EV6는 한결 낫다.
EV6는 노멀이나 에코 모드에서는 적당히 돌릴만 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아주 무거운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무게감이 더해져 운전할 만 하다.
현대차그룹이 하도 MDPS 가지고 욕을 먹었다 보니
"그래? 무겁게 해달라니 아주 끝장을 내줄게"
하고 벨로스터 N이나 아이오닉 5는
필요 이상으로 쓸데없이 무겁게만 만들었는데
다행히 EV6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수준이고 충분하나
'좀 달린다면'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듯 하다.
회생제동의 존재를 생각해서 GT 라인임에도
대용량 브레이크 장착 등의 강화 조치를 안 하고
그대로 출시한 듯 한데 명색이 GT 라인이면
조금 더 좋아야 급에 맞게 적당할 듯 하다.
고속에서의 안정감 역시 좋은 수준이다.
기아차가 최근 내놓은 승용차(K3, K5, K8)들은
잘 쳐줘도 쓰레기같은 고속 안정감을 보여줬는데
반대로 SUV(스포티지, 쏘렌토) 라인업은 아주 훌륭해서
도대체 승용 라인업 개발팀은 월급받고 뭘 하냐
이정도면 월급 반납하고 자진 퇴사 해야한다고
내가 핏대를 세워가며 욕을 해왔는데
역시나 RV 라인업으로 묶이는 EV6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꽤 좋은 편이다.
아이오닉 5가 저중심 설계의 신형 E-GMP와
차량 하부에 배터리팩을 깔아놓고도
속도를 좀 많이 올리면 미친듯이 불안정해서
의아함을 자아냈었는데 EV6는 아니다.
차체 사이즈 대비 휠베이스가 너무 길어서라고
나는 추측하고 있는데, EV6는 휠베이스가 소폭 더 짧고
차량의 높이는 더 낮으니 비교도 안되게 낫다.
다만 전기차이기에 속도를 많이 내면
배터리 잔량이 순식간에 사라지니 자제 요망.
아이오닉 5보다 높은 배터리 용량(77.4kWh)을 얹은 대신
아이오닉 5보다 전비는 소폭 덜 나오는 것 같다.
비슷한 환경에서 아이오닉 5로 내가 5.2km/kWh를 기록했는데
EV6는 4.9~5.1km/kWh가 나와서 약간 못 미치게 나왔다.
물론 EV6의 배터리가 4.8kWh 더 크기 때문에
이 정도 전비 차이로는 EV6가 여전히 주행거리상 우세이다만
전비를 엄청나게 잘 뽑았던 니로EV에 비하면 약간 아쉽다.
EV6는 운전자로 하여금 좀 더 밟게 만드는,
달리고자 하는 매력을 훨씬 강하게 발산하는 차지만
그렇기에 전비를 더 개선하던지
배터리 용량을 키우던지 둘 중 하나를 해야하지 싶다.
특히나 2021년식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가
무려 82kWh나 되는 배터리를 새로 얹고 나타났으니
서서히 열기가 오르고 있는 전기차끼리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발 더 앞서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충전은 아이오닉 5처럼 엄청나게 빠르고
150kW정도로만 충전해도 25%에서 100%까지
환경부 충전기 1회 최대 충전시간인 40분만에
도달이 가능해서 불편함은 한결 덜해진 상태.
심지어 이핏에서 할인된 요금으로 충전 가능하니
휴게소에서 잠시 충전하면
금세 목적지까지 도착하고도 남을 잔량이 채워진다.
아이오닉 5에서 가장 실망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오디오인데, 기본형이나 옵션형 BOSE나
둘 다 영 꽝이어서 차량 컨셉에 맞지가 않다.
아이오닉 5의 8스피커 BOSE 시스템은
제원상으로 보기에도 이미 부족해 보인다.
EV6는 그런 단점을 말끔히 날려버릴
메리디안 14스피커 서라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K8에 달렸었던 메리디안 시스템은
악기 소리나 공간감 구현은 탁월하게 했으나
보컬 표현이나 해상력은 처절한 수준이었어서
내 취향과 전혀 맞지 않았었는데
EV6의 메리디안 시스템은 종합적으로 훌륭하다.
메리디안 특유의 웅장한 공간감은 명불허전.
소리 자체가 전 음역대가 두루 풍부하고
볼륨감이 빵빵하다 해야할까.
EV6의 것은 남성/여성을 가리지 않고
목소리를 표현해내는 것 역시 잘 해낸다.
확실히 전기차라서 이 부분이 개선이 된 것 같은데
전기차 특유의 쨍한 사운드는 테슬라 쪽이 강하고
두루 파워풀한, 폭포수가 쏟아지는듯한 넉넉한 사운드는
EV6의 메리디안 시스템이 가진 강점이다.
초고음역대 표현력은 eG80의 렉시콘보다 떨어지는데
차값 차이를 생각하면 이 역시 EV6의 승리.
메리디안 전용 사운드 설정을
취향에 맞게 손보면 소리가 좀 달라지는데,
메리디안 호라이즌 옵션은
서라운드 모드가 콘서트홀 모드보다 나은 것 같다.
메리디안 인텔리-큐(Intelli-Q)옵션은
차량 속도에 따라 사운드를 자동조절 해준다는데
차속과는 별로 관계 없는 것 같고
소리를 듣기 좋게 MSG를 쳐주는 것 같다.
이를 완전히 꺼버리면 약간 심심하고
강/중/약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데
중간 단계가 좀 더 감칠맛이 나게 바뀌면서도
심한 왜곡이나 변형이 없어 적당한 것 같다.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에 포함된
또 다른 옵션은 바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이런 가상사운드류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참 기가막히게 못했던 분야 중 하나인데
아반떼 N부터 각성을 하더니만
EV6에 포함되는 물건 역시 소리가 꽤 괜찮다.
전기차의 사운드 하면 역시
포르쉐 타이칸의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가
대부분 바로 머릿속에 떠오를텐데, 비슷하다.
다만 타이칸은 우주선이 말벌처럼 쏘는 느낌이라면
EV6의 사운드는 우주선이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가며
중고속으로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이 역시 강/중/약으로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강하게로 놓아도 볼륨이 그리 크지 않아서
그냥 상시 강하게로 해둬도 될 듯 하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상당히 괜찮았다.
보너스로 EV6는 아이오닉 5와 다르게
실내 V2L이 기본이고 실외 V2L이 옵션이다.
아이오닉 5는 실외 V2L이 기본, 실내가 옵션.
아무리 생각해도 실내 V2L이 기본 탑재인 것이
여러모로 활용성 면에서 낫지 않나 싶다.
캠핑족 아니면 실외 V2L 어디다 쓰려고.
실외 V2L은 GT 라인 기준 하이테크 패키지(95만원)에
증강현실 HUD와 함께 묶여있는데 굳이 안 넣어도 된다.
넣고싶으면 넣어도 될만한 가격이니 취향껏 선택하길.
아이오닉 5보다 휠베이스가 짧아서
뒷좌석 레그룸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EV6의 레그룸 역시 광활하기 그지없어서 넉넉하다.
내 시트 포지션에 맞추고 내가 다시 2열에 앉을 시
주먹이 3개가 들어가니까 이정도면 대형세단 수준이다.
이런 운동성능을 갖춘 대형세단은 잘 없다.
심지어 실내공간 대비 차 사이즈가 작아
이런 큰 공간을 누리면서도 비교적 운전이 쉽다.
EV6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건
파노라마 썬루프가 없다는 점인데,
와이드 썬루프라고 하지만 그냥 썬루프다.
1열에서만 개방감이 느껴지고 2열에선 느끼기 어렵다.
요즘 쏘렌토 등 SUV 모델들에 파노라마 썬루프
아주 큼직하고 시원하게 잘 넣는 기아차라 더욱 아쉬운데
비전 루프가 세일즈 포인트인 아이오닉 5 때문에
일부러 구비하지 않은 듯 하다. 하아.
솔직히 차 완성도 생각하면 아이오닉 5따위는
쳐다도 볼 필요가 없는데 파노라마 썬루프까지
EV6에 크게 장착 가능하면 아무도 아이오닉 5 안 살테니까
아이들이 비전루프 좋아한다는거 볼모삼아 아이오닉 5 팔아야지
차량 뒷편으로 갈 수록 떨어지는 루프라인 탓에
2열 헤드룸 보존을 위한 선택 같아보이기도.
결론타임.
아이오닉 5(RWD)와 직접 비교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구입한다면 RWD를 구입할 것이라
우선 GT 라인 RWD 모델을 가져왔는데
기대한 만큼을 뛰어넘게 정말 만족스럽다.
아이오닉 5에서 아쉬웠던 점이 전부 다 상쇄되었고
달리는 맛도 있으며 승차감도 납득할만한 수준에
보조금을 받으면 GT라인마저도 4천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니
기아가 정말 물건 하나 제대로 내놓았다고 생각이 든다.
기아차를 본격 새로운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전기차인데, 첫 술에 이미 배가 부르다.
판매량이 아니라 차량의 완성도로
만년 서자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기에는
신형 쏘렌토가 처음이었는데
아이오닉 5가 헛점을 많이 보이는 사이에
EV6는 그 반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시켰다.
실패한 반란은 반역으로 취급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지금까지 되풀이되던 역사였던 반면에
성공한 반란은 개혁 및 혁신으로
역사책에 당당히 자리를 잡게 되었었다.
위화도에서 말을 돌리게 한 건 쏘렌토고,
고려의 몰락 및 조선의 건국을 이끌게 될 건 EV6.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면서
본격 기아자동차의 시대가 시작될 예정이고
이를 보여주는 이정표같은 모델이 EV6이다.
이제 본격 출고가 시작된 EV6의 판매 추이가
과연 어찌될 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알겠지만,
내가 보기에 한가지 확실한 것은
현대차는 새롭게 판이 짜여지는 전기차 중심의 업계에서
아직도 자신의 입지를 확신하지 못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기아차는 벌써 자리를 굳건하게 잡아서 뿌리를 내리려 한다.
정말 수고 많았다. EV6 개발진 특별승진이 시급함.
한마디로 EV6는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