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블로그 최초의 BMW 시승기 축
글이 50개가 넘어가면서 곧 고장날 회사도 다루고
곧 없어질 것 같은 회사도 다뤘었는데
그렇게 많이 팔리는 BMW 시승기는
그동안 단 한번도 적은 적이 없다.
이유는 단 하나.
요 근래에 나온 BMW 차량 중에
어느 하나 끌리는 모델이 없었기 때문.
내가 아는 BMW는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슬로건에 누구보다 어울리는 그런 찬데
최근에 나온 수준이하의 차량들은
이와 굉장히 거리가 멀다.
그런 BMW에서도 이제
슬슬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이는 중.
정말 못생겼다고 욕을 퍼먹었지만
알고보니 그건 약과에 불과했던 iX랑
못생겼다고 마찬가지로 욕을 먹은
4시리즈의 마스크를 쓴 i4가 주인공.
i4라니 직렬 4기통 아닌가? BMW는 I6인데
i4의 가격이 생각보다 공격적으로 나와
관심을 좀 줘볼까 했는데... 안 판단다.
정확히는 이제 온라인으로만 판매예정.
할인의 대명사로는 아우디가 유명하지만
5시리즈를 천만원씩 빼주던 BMW 역시
할인 하면 빠질 수 없는 절대강자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BMW 온라인샵을 런칭해서
거기서 색깔놀이로 한정판 만들어서
호구모집을 하질 않나 아무튼 할말하않.
올해 물량은 사전계약자들한테 우선 인도한 뒤
12월경(추정)부터 온라인으로만 판단다.
아니 그럼 보조금을 못받을텐데?
그냥 이쯤 되면 막 나가는 것 같다.
온라인샵에서 예약하기도 하도 어려워
911도 아니고 이런 차에도 이제
리스피가 붙는단다. 재밌는 세상이다.
그런 귀하신 몸이 바로 이 i4.
i4는 국내에 네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오늘 탄 차는 제일 엔트리격 모델
eDrive40 M 스포츠 트림이다.
이 위로 M 스포츠 프로 트림이 있고
더 위엔 M50과 M50 프로 트림이.
eDrive40은 340마력 후륜 구동,
M50은 544마력 사륜 구동이다.
배터리는 둘 다 83.9kWh로 꽤 크며
eDrive40만 해도 제로백은 5.7초에
최고 속도는 190km/h라 성능은 상당하다.
지금 무겁네 아니네 왈가왈부가 있는
공차중량은 eDrive40이 2110kg.
동 세그먼트인 테슬라 모델 3보다
대략 263kg 정도 무겁다.
뒤에다 쓰겠지만 난 이 무게가
특별히 나쁜 수치라고는 생각이 안 된다.
주행 성능이나 효율성 둘 다.
eDrive40 M 스포츠는 6650만원인데
M 스포츠 프로의 구성품을 보면
사실상 미끼상품에 가깝다.
M 스포츠 프로(7310만원)가
BMW 코리아가 팔려는 i4라고 보면 된다.
M 스포츠 프로 대비 빠지는 게
레이저 라이트와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브레이크 및 스티어링, 버네스카 가죽 내장,
조수석 럼버서포트 및 1열 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 그리고 하만 카돈 오디오.
이 정도 구성 차이에 660만원을 더 받는다.
어떻게, M 스포츠 프로를 사야겠지?
이렇게 들으면 eDrive40 M 스포츠는
빈 깡통같이 들리겠지만 그렇진 않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전동 트렁크,
서라운드 뷰와 3존 오토 에어컨까지.
대시보드도 센사텍 가죽 처리가 되어있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도 기본.
보조금 수령 시(서울 기준) 6213만원인데,
이럼 팔다 없어진 330i MSP(6220만원)와
가격이 거의 동일하다시피하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비싼 전기차라는 점과
i4 eDrive40이 330i보다 훨씬 강력하며
차량 크기도 4시리즈 그란쿠페 기반이라
i4가 살짝 더 크다는 걸 감안하면
BMW 내 가성비는 상당히 훌륭하다.
물론 3시리즈(G20)는 안 팔려서
추후에 대대적인 할인에 들어갔지만
요즘같은 세상엔 BMW도 할인에 인색하다.
워낙 차가 안 나오니까 지들이 갑인줄 안다.
첫 인상은 매우 놀라웠는데,
각종 매체들의 시승기에 나왔듯이
돌리는 eDrive40 시승차는 시트가 수동이다.
이외에도 극 초기에 수동 시트 물량이
일부 입항됐다 하는데 이젠 안 들어온단다.
i4를 산다면 전동 시트가 기본 포함이니
사는 입장에선 걱정 안 해도 된다.
전동 시트 삭제 버전(Z5M)은 -120만원.
수동 시트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기차임에도 최저 시트포지션이
아주 낮진 않지만 꽤 낮게 내려간다.
그래도 운전에 신경을 쓰는 회사라
남들은 대부분 전기차로 오면서
손해 보던걸 다행히 살려놨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도 기본이라
내가 좋아하는 그 두툼한 그립감이 일품.
출발 준비하는 과정은 일단 합격.
사이드 미러 화각이 비교적 좁은 건
BMW가 다 그러니 그냥 출고하고 손봐야지.
전동 시트가 들어간 i4 M50을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타보던지
전동 시트 버전도 문득 궁금해졌다.
시트 자체의 착좌감은 약간 단단하나
차량 성격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
새로운 iDrive 8 인터페이스가 날 반긴다.
iDrive 7도 그렇고 디스플레이의 선명도가
굉장히 쨍하고 색감도 화려해서
보는 맛은 있는데 구성이 너무 난잡하다.
iDrive 7은 적어도 쓰기는 굉장히 편했거든.
감자 알레르기가 있는 것만 빼면.
이거 내 기억에 iX부터 본격적으로 쓰였는데
마치 구글이 만든 것 마냥
운전하는 것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듯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짜듯이 만든 그런 느낌.
안드로이드 오토와 한 판 붙겠다는 의지.
최근에 (아직 시승기 안 쓴) 신형 골프가
터치 방식의 공조 패널 조작법으로
나를 열 받게 했었는데 얘도 만만치 않다.
온도 조절만큼은 제발 다이얼 좀 넣어줘...
그 욕먹었던 르노삼성의 S-Link 8.7"도
온도 오르고 내리기는 다이얼로 가능했다.
방금 전에 위에서 "운전을 신경쓰는 회사"라고
BMW를 지칭했는데 이러면 내가 민망해진다.
이 차는 BMW다운 완성도와
BMW답지 않은 주행 질감을 동시에 가졌다.
BMW다운 완성도부터 살펴보자면
G-코드 BMW(G20/G30)들이 상당히
매끄럽고 부드러운 쪽으로 많이 왔는데
후륜에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모하비?;;) i4도
첫 출발부터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타이어에 기름칠을 한 것 같이 잘 나간다.
물론 타이어가 한국타이어가 공급하는
벤투스 S1 에보 3인지라 접지력이
그닥 좋은 물건은 아닌데,
그걸 감안해도 스르륵 하고 나간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넘어오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이질감을 넘겨주고자
노력하는 유수의 제조사들처럼
BMW도 4시리즈를 타던 사람이
i4로 오더라도 위화감을 못 느끼도록
공들인 흔적이 그럭저럭 느껴진다.
어댑티브 회생 제동 시스템 덕분에
전방에 방해물이 없는 상황에서는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 브레이크보다
훨씬 약한 수준의 저항만 생긴다.
B 모드로 놓게 되면 회생 제동이 강해지는데
그럼에도 전기차 위주의 브랜드들보단
회생 제동의 느낌이 자연스러운 편.
그러나 모터가 돌아가는 질감,
정확히는 악셀 페달 감각의 쫀득함은
평균 수준이라고 느껴진다.
이 차는 어댑티브 M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지 않은 eDrive 40 M 스포츠라서
매끄러운 노면을 지날 땐 승차감이 준수하고
빨래판같은 짧은 주기의 요철을 지날 때도
실내로 전달하는 충격이 짧고 깔끔하게 끝난다.
거기에 전기차 특유의 쾅 하는 승차감 저하가
없진 않지만 심하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BMW라는 브랜드 성향상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
확실히 3시리즈에 M 스포츠 서스펜션이
끼워진 차량보다는 많이 단단하긴 한데,
이 위로 BMW에 더 단단한 차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타협할 만 하다.
약간 높은 속도로 높은 방지턱을 밟으면
그 땐 전기차라는 본성을 드러내지만
적당히 운전하는 환경에서는 선방하는 편.
일부 돈받아먹은 것 같은 유투버들이
찬양 일색이던데 그정도까진 아니다만
BMW 또한 오랫동안 차를 만든 만큼
그 노하우가 다른 곳으로 가진 않았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BMW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는
i4도 충분히 만족시킨다.
D-세그먼트의 전기차는 사실
BMW가 처음 만들어본 것 아닌가.
그리고 BMW답지 않은 주행감 파트.
내가 최근 BMW가 맛이 갔다고
열변을 토하며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이
바로 속도를 좀 붙였을 때의 안정감 저하인데
바닥에 배터리를 깐 덕을 상당히 많이 봐서
i4의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F30 시절의 3시리즈를 타보고
160km/h 이상부터의 불안정함에
이게 BMW나 맞나 의구심이 들었었고
G20으로 넘어온 3시리즈는
좋아지기는 커녕 비슷하거나 더 나빠
BMW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평했었는데
i4는 이들보다 확연히 나아 평이한 편.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하면
역시나 굉장히 모자란데 도대체 왜 이런거지.
집 나간 BMW 고속 안정감 긴급 수배합니다.
i4 eDrive40의 경우 190km/h에서
전자식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아주 높은 영역대로 갈 일 자체가 애초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나아진 건 칭찬해야지.
2110kg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는 것도
고속 안정감 구현에 역할을 다하고 있다만,
차량 구조로부터 기인한 물리적 안정감이
BMW가 꼼수를 쓴 건 아니잖아.
i4 eDrive40 M 스포츠에는
M 스포츠 스티어링도 빠져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어떤 모드를 놓건 너무 가볍다.
BMW가 최근 말도 안 되게
자사 모델들의 스티어링 휠 무게감을
무겁게 만들어서 멍청하다고 깠었는데
이 차는 오히려 극단적인 반대편으로 왔다.
M 스포츠 스티어링이 들어간다면
내가 아는 그 무지막지한 무게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니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노면 정보나 피드백도 무게감과 같이
제가나 추가가 되어야지
그런 건 없으면서 무겁기만 하면 어떡해.
M3(F80)에 이 내용 지적하는 사람을
내가 몇 명 못 봤는데, 꽤나 심각하다.
제일 기본형인 i4 eDrive40 M 스포츠는
어쨌든 굉장히 조향감이 가볍다는 것.
미니 일렉트릭 정도였으면
딱 좋았을 텐데.
G-코드 후륜 구동 차량들을 아우르는
CLAR 플랫폼의 주요 특징이라면
F-코드 시절 실종되었었던
예리하게 주행 선을 긋는 전륜의
날카로운 감각이 돌아왔다는 것이었고
330i(G20)를 타면서 이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i4의 기반인 4시리즈가 3시리즈 대비
전륜에 네거티브 캠버값을 더 줬음에도
i4는 그런 느낌이 많이 희석되었다.
아무래도 후륜 쪽으로 더 넘어간
48:52의 무게배분도 그 원인이겠고,
주 원인은 역시 엄청난 무게.
330i 대비 470kg가량 무거우니
실로 큰 무게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코너를 돌아보면 전반적으로
G-코드 차량 특유의 가볍고 치고나가는
그런 느낌을 바닥의 돌덩이가 막고 있단
인상이 강하게 드는데, 당연한 이야기다.
한편 그래서 코너를 도는 과정 중의
안정감이나 일관성 있는 반응은
꽤나 믿음직스런 이미지를 운전자에게 준다.
G-코드 차량들을 관통하는
동급 타사대비 가벼운 느낌이
여기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이것은 일장일단이 있는 문제이기에
마냥 까기도, 그저 칭찬하기도 난감하다.
M 스포츠 서스펜션이 들어가면
주행 감각이 많이 달라질 수 있겠다만,
여기서 더 단단해진들
별다른 득이 많진 않을 것으로
스탠다드 서스펜션이 끼워진 차를 타보니
얼추 짐작이 가긴 한다.
승차감과 다이내믹함 간의 균형은
스탠다드 서스펜션이 오히려
잘 맞췄다고 볼 수 있겠다.
꼭 가변 댐핑이 있어야
상황별로 대응이 가능한 게 아니지.
모든 주행 상황을 적당히 소화하는
균형감 있는 셋팅값을 찾아내는 것도
제조사의 노하우라 볼 수 있다.
미니 일렉트릭이 무거워지면서
빠른 회두성을 잃어버려 심심해진 것 처럼
i4도 짜릿한 그 느낌은 다소 줄었지만
듬직한 버팀목임은 확실했다.
eDrive40 모델을 타면서
전륜에도 모터가 얹히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안정감이 좋아졌기에
네 바퀴가 다 동력을 전달 받는 것이
더욱 다이내믹한 인상을 주지 않을까 싶다.
순수 운전 재미로는 오히려
후륜 전용인 eDrive40보다
사륜 구동계를 갖춘 M50이 낫지 싶다.
그게 단지 MPA 모델이어서 그런 건 아니다.
BMW = 후륜 구동 공식도 안녕.
전기차는 전/후륜에 각각 모터가 달려
xDrive 시스템의 가변성이
타사와의 차별화 요소로 자리하기에
이전보다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원래 자유로운 구동력 분배의 xDrive였기에
i4 M50이 기대되는 차량 셋업이다.
정확히는 사륜 구동인 i4.
340마력의 출력은
몇 년 전 40i(M40i 아님!)와 동일한데
전기차다운 파워풀한 가속은
독일 제조사답게 강조가 덜 된 편이다.
마찬가지로 40i 타던 사람이
eDrive40으로 넘어왔을 때
달라진 가속감에 놀라지 않도록 적당히
극초반 모터 회전수 증가를 억제시켜 놓았다.
하지만 토크가 즉각적으로 100% 발휘되는 건
i4 역시 예외가 아니라 가속력은 빠르다.
생각보다 빨리 150km/h에 도달했고
BMW 오너들의 난폭하기 짝이 없는
공도 주행 스타일을 받쳐주기엔
99%의 상황에선 전혀 모자람이 없다.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이기에
고속으로 갈 수록 전비가 급격하게 하락하니
가급적이면 에코 프로로 놓고 타는 것을 권장한다.
에코 프로로 타도 충분히 잘 나가거든.
83.9kWh라는 배터리 용량은
D-세그먼트 전기차 치고는
거의 동 세그먼트 최대 용량 수준이다.
적어도 국내 시판 중인 차량 중에서는.
이 정도 체급 차량들은 대부분
70kWh 초중반 ~ 최대 82kWh인데
83.9kWh는 확실히 큰 사이즈.
환경부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429km으로 나와있는데,
내가 적당히 밟으면서 탔음에도
대략 5.8km/kWh를 기록했고
회생 제동이 강한 B 모드가 아닌
D 상태에서 주로 스포츠로 운전했어서
대부분의 경우처럼 인증 주행가능거리보다
i4 역시 꽤나 더 가는 편이다.
요즘 전비가 잘 나오는 계절이긴 하지만
공조 역시 가동했고 열선류도 다 켰기에
살살 운전하면 최대 6.5km/kWh 정도도
대략 실 주행 시 기록 가능할 것 같고,
그렇다면 배터리 안전 마진을 감안해도
총 주행가능거리는 대략 520km.
이 정도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아쉽게도 CLAR 플랫폼을 사용한 차라
800V 전장 시스템은 지원하지 않는데
400V 시스템으로 최대 205kW까지 받는단다.
이 차량으로 충전을 해보지 않아서
과연 충전 속도 유지력이 얼마나 될 지
그게 관건이긴 한데,
일단 200kW급 충전기까지는
이론 상 풀 파워로 대응 가능하다.
실 충전 속도는 최대 150kW 정도 예상한다.
어댑티브 회생 제동 기능은 꽤 신기한데
이는 설정에서 켜고 끌 수 있다.
한스 짐머가 만들었다는 아이코닉 사운드도
그럭저럭 들어줄 만 한 것 같다.
이게 또 eDrive40 M 스포츠 프로는
하만 카돈 오디오가 포함이기에
같은 eDrive40이어도 소리가 다를텐데,
Hi-Fi 라우드 오디오가 포함인
eDrive40 M 스포츠에서도
나쁘지 않은 소리인 것 같다.
대놓고 우주선 소리를 내는 타이칸이나
EV6같은 소리와는 결이 좀 다른데
주행감성에 신경쓰는 브랜드였음을
BMW가 이런 곳에서 내색을 하는 듯.
M50 트림에는 M 전용 아이코닉 사운드가
별도로 탑재되는데 이것도 궁금해진다.
다만 Hi-Fi 라우드 오디오는
BMW 오너들이라면 많이들 알듯이 별로.
하지만 3시리즈에 얹힌 물건보다는
전기차인지라 힘 좋은 전장 시스템에 힘입어
훨씬 들어줄만한 소리가 난다.
그래도 그닥인건 변함 없지만.
eDrive40 M 스포츠 프로의 또 다른 차이점
버네스카 천연가죽 시트가 여긴 없다.
eDrive40 M 스포츠는 센서텍 2.0 시트라고
인조가죽 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그래서 가죽 질은 영 별로.
사실 시트 가죽 때문에라도 무조건
이 트림은 보지 말고 eDrive40을 살 거라면
꼭 프로로 올라가라 권하고 싶다.
시트가 센사텍 인조 가죽인데
대시보드에도 센사텍 가죽을 바른
희한한 상품 구성은 처음 보는 듯.
대시보드 인조 가죽 장식은 좋다.
웃기게도 가장 마음에 드는 내장 컬러인
캔버라 베이지는 센사텍 가죽 내장으로만 나온다.
그게 아니면 코냑 시트로 가야하는데
강제로 M50 프로까지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eDrive40 M 스포츠 프로나 M50은
모카 혹은 블랙 내장 중 택1인데
난 개인적으로 모카 시트는 너무 어두워서 별로.
한 5~10여년 전쯤에 친환경 차라 하면
내/외장에 차별화 포인트를 주겠답시고
형광 초록색이나 파란색 액센트 컬러를
많은 제조사들이 사용했었는데,
요즘은 하이브리드는 흔하디 흔한 세상에
순수 전기차의 보급률도 꽤나 올라와서
친환경차임을 굳이 부각할 필요가 딱히 없다.
그런데 BMW는 i 시리즈 차량들에
아직도 파란색 장식들을 쓰고 있다.
안 그래주면 고마울 것 같다.
공식 이미지에 사용되는 외장 컬러
포르티마오 블루는 프로 라인업에서만
또 선택이 안 된다. 정말 희한하다.
넙데데한 콧구멍을 가리려면
블랙 사파이어 색상을 선택하는 게 최선.
테스트 차량도 동일한 색상이었는데
이건 눈 딱 감고 봐줄 만 했다.
전기차라 조용하다는 것은 편견이란 걸
전기차에 관심이 있다면 슬슬 알 시점인데
i4도 차급답게 그렇게 조용한 차는 아니나
앞좌석에 소음 차단 글라스가 적용되어 있어
또 아주 시끄러운 편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i4는 종합해보면
BMW다운 차량이면서도
최근 나오는 BMW 모델들의 특징이
많이 빠지거나 차별화를 보이는
독특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BMW가 옛날같은 날카로움이 없네
고속에서 안정감이 많이 떨어지네
나같은 매니아가 실컷 떠들어봤자
BMW를 구입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이게 좋은 수준인지 나빠진건지
구분을 거의 못하는 편이다.
블랙박스 녹취록을 들어보면
역시 BMW라고 떠드는 한심한 작자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녹음되어 있다.
그 차는 그렇게나 물러졌다 욕을 먹은
F30 세대의 320d였는데도.
그런 점을 십분 감안하고,
동시에 요즘 사람들이 대부분
유튜브로 타보고 차를 구입하는
한숨 나오는 현실을 반영해보면
i4는 주행 성능이 수요자들 대다수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가격과 옵션상태 둘 다
매우 양호한 편이라 인기가 상당할 것 같다.
실제로 불과 얼마 전 온라인 판매 물량을
몇 대 풀었을때 BMW 온라인 샵 서버가
언제나처럼 폭발하는 사태가 벌어졌었으니.
나는 사실 BMW가 대 전기차 시대로 바뀌면서
제일 위험한 브랜드라고 생각했었다.
BMW의 시그니처로 알려진 정교한 코너링과
사뿐하게 앞머리가 내리앉으며 바람을 가르는
고속에서의 안정감, 그리고 직렬 6기통.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다 잃을 위기라고 봤으니.
i3과 i8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고,
iX는 가격대가 상당히 높으니
실질적으로 BMW가 많은 고객들을 상대로 팔
본격 첫 전기차가 바로 이 i4인데,
의외로 꽤나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도 이 글을 적으면서
차가 주었던 감각을 되새겨보았고
그러면서 놀란 포인트가 적지 않았다.
물론 M50의 시작 가격이 8490만원인 건
국내의 보조금 지급 체계 때문이지만
어쨌든 국내 시장에선 i4의 가격은
M50 뿐만 아니라 전 트림이 훌륭하다.
제 살 깎아먹기식의 프로모션 정책을
도대체 언제쯤 타개할 수 있을까
감이 전혀 안 왔었는데
우연히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란 걸
확실하게 깨닫게 된 모델인 것 같다.
이런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전기차를
괜찮은 구성에 내놓았다니
많은 고객들을 대하려는 입장에서는
BMW와 BMW 코리아가 참 잘 했다.
물론 이 차가 진짜 BMW인가는
나는 인정 못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이건 잘 된 상품구성.
BMW의 기존 수요층을 테슬라가 흡수했다는
BMW에게 있어서 굉장히 위협적인 보고가
여러 군데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BMW가 전기차를 신경 써서 만들면
떠나던 그들의 발걸음을 적어도 테슬라로부턴
다시 돌려버릴 수 있다는 BMW의 저력이
어느정도 엿보이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3시리즈랑 모델 3랑 가격대나 고객이나
둘이 얼추 비슷하기에 이 이야기는
내가 보기에도 어느정도 맞는 말인데,
i4가 상황을 재역전시킬 카드로선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나온 듯.
수고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