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60은 나온지 벌써 반년인데
갑자기 지지난주부터 여론이 뜨겁다.
"(남양)연구소의 연구진들이 자기 가족은 안 태울
위험하기 짝이 없는 차량"이라고 모 유튜버가
이 차량을 테스트하며 자신있게 외쳤기 때문.
GV60은 원래 관심이 가는 차종이었다가
GV60 퍼포먼스의 아쉬움에 고개를 돌렸었는데
연일 끝나지 않는 논란으로 인해 결국 나도
제일 기본형인 GV60 스탠다드 후륜 구동을
가져와서 시험해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GV60은 E-GMP 플랫폼을 활용했고
다른 E-GMP 플랫폼 적용 차량들과
GV60 퍼포먼스 AWD를 타 보았을때,
위험해서 못 탈 만한 차라는 생각은 글쎄
전혀 해 본 적이 없어서 황당했으나
어찌되었건 타 보아야 알겠지.
그래서 후다닥 GV60 스탠다드를 가져왔다.
GV60 스탠다드 RWD의 제원은
익히 들은대로 77.4kWh 배터리와
168kW(약 229마력)의 모터 출력,
아이오닉 5보다 100mm가량 작은 차체와
800V 전장 시스템으로 대표된다.
퍼포먼스 AWD 차량이 기본 320kW에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하면 360kW까지 올라가니
제일 엔트리격인 이 모델은 사실상 그의 반토막.
인터넷에서야 무조건 사륜 구동을 넣어야 하네,
출력이 낮은 전기차는 별로네 같은 헛소리가 많지만
229마력이면 2500cc급 자연흡기 차량보다
출력이 높거니와 전기차라 체감 가속력은
즉각적인 토크 발현에 3000cc급을 상회한다.
이 차량은 20인치 휠이 아닌 기본형의 19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어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상시 충분함 이상의 출력감을 보여준다.
GV60 스탠다드 RWD를 타고다녀본 결과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바와
일반 대중적인 소비자들의 상식을
뒤집는 요소들이 의외로 많다고 느꼈다.
그럼 GV60이 새롭게 짠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첫 번째.
나는 사실 제네시스의 모델 라인업에
E-GMP 플랫폼 차량을 끼워넣는 것에
계속 우려 섞인 회의적인 반응이었었다.
제네시스가 경쟁 상대로 지목할만한 브랜드들은
첫 시작부터 프리미엄 라인업에 위치했었고
유일하게 렉서스만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로 출발했었다.
그런데 렉서스는 사실 도요타의 강력한 좋은 이미지,
특히 내구성 관련해서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높은 선호도를 깔고 가는 것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물론 북미에서 판매량이 높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강점이나 제네시스에 물려줄
셀링 포인트가 별로 없다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 제네시스가 후륜 구동 전용 플랫폼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 오다가,
갑자기 대중적인 현대/기아와 공유하다니
잘 할 수 있을까 부정적인 전망이었었다.
특히나 GV60 퍼포먼스는 승차감에서는
독보적인 우위를 점했지만 그 뿐이었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이 플랫폼을 돌려서 쓰면
개별 모델들에 각각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데
난항을 겪었었던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그런데 GV60 스탠다드 RWD는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느껴진 것이
특유의 나긋나긋한 출발 및 저속 주행질감이었다.
아이오닉 5나 EV6의 후륜 구동 모델들은
무거운 중량감이 후륜을 내리누르고 있으면서
후륜이 뒤에서 차량을 앞으로 꾹 미는 느낌이었는데
GV60 스탠다드 RWD는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달리는 느낌이 밝고 화사하다 하면
이게 뭔 소리야 싶겠지만 그런 인상이다.
가벼운 탭댄스를 추는 느낌이라고 하면 맞겠다.
아이오닉 5나 EV6는 그래서 기본 후륜구동 셋업은
충분하지만 딱 맞는 파워트레인 구성은 아니었는데
GV60에 와서야 이 168kW짜리 파워트레인이
맞춤 정장같이 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 걸맞게
동일한 파워트레인으로도 이렇게 차별화를 하다니
형제 차량들과 나는 급이 다르다는 선 긋기를
아주 분명하게 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차량 개발 능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피부로 와닿는다.
이 차량은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장착되지 않은 차량이라 서스펜션 설정값은
손을 댈 수 없는데, 정말 다행히도 잘 만졌다.
댐핑 자체가 부드럽거나 안락함에 맞춰진 건 아니지만
'탄탄하다'라고 하기에는 충분히 너그럽다.
탄탄한 서스펜션은 간혹 들어오는 충격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을 에둘러 표현하는 방법으로 쓰이는데
GV60 스탠다드 RWD의 경우 그와 거리가 멀다.
충격이 들어오는 시점의 감각은 탄탄하지만
통과하면서 받아치는 과정은 여유가 있다.
앞서 말한 파워트레인과 같이 대부분의 노면에서
나긋나긋하고 매끄럽게 달리는 것에도
서스펜션 설정값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기본적으로 탑재한
퍼포먼스 AWD는 21인치나 되는 휠을 달아서
유무에 따른 직접적인 비교가 바로 되는건 아니지만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크게 차이 없다.
자금력이 부족하다면 ECS는 빼도 괜찮다.
그러면서도 섀시 설정값이 주행 성능에는
초점이 안 맞춰져 있는가 하면 이 역시도 아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점도 이 포인트인데
GV60 스탠다드 RWD가 위험한 차인가 하면
내가 봤을땐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
자세제어장치(TCS)가 켜진 상태에서
타이어의 슬립을 그대로 놔두는 범위가
허용 마진이 크로스오버 차량 치고 꽤 되고
이를 해제하면 뒷바퀴가 슬쩍씩 은근히 미끌리며
작정하고 놀려고 하면 이것도 받아주는 차량이라
평범하지 않은 주행 상황도 구현할 수 있긴 하지만
불안정하거나 위험한 인상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나?
타고 다니면서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뒷바퀴의 미끄러짐이 제어 하에서도 약간은 있지만
높은 섀시 완성도가 안정감을 넉넉히 제공한다.
접지력의 한계를 슬쩍 넘어서는 모션이
급작스럽거나 불안감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 연구진들이 자기 가족은 안 태울 차?
웃기는 소리이자 연구진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다.
쓸데없이 리프트에 띄워서 서스펜션 설정값을
수동으로 바꿔줘야 하는 폴스타 2 퍼포먼스보다
기본적인 서스펜션 셋팅이 잘 된 GV60이
훨씬 잘 만든 차이고, 조절 여부를 떠나서
주행 안정감과 성능 또한 압도적으로 낫다.
E-GMP 플랫폼을 사용한 제네시스지만
달릴 때의 주는 인상들은 전부 차별화가 됐다.
GV60 스탠다드 RWD는 내가 심히 걱정했던
제네시스만의 특징들과 장점도 살렸고
플랫폼 돌려쓰기에 대한 부정적인 세간의 인식도
동시에 시원하게 타파하는 데 성공했다.
E-GMP 플랫폼은 후륜 서스펜션이
정교한 셋팅을 요구하는 5링크 방식이라
개발진의 심도있는 고민을 요구하는데,
사려깊게 고려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다만 E-GMP 플랫폼이라 아쉬운 점 딱 하나.
E-GMP 트릴로지 소속 모델들은
에어컨 블로워 모터를 공유하는 것 같은데
성능이 다소 약해서 한여름엔 조금 부족하다.
메인 송풍구에서만 8단으로 풀로 에어컨을 틀어도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 요즘 날씨엔 약간 모자라다.
플랫폼이라는게 비단 주행 관련 요소들만
포함하는게 아니고 전장 시스템 등
실내에서 사용하는 부품들도 아우르기에
이런 문제가 생긴 듯 한데 아쉽다.
두 번째.
이건 GV60 뿐만 아니라 일부 타 전기차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내용이긴 한데,
보통은 최고 성능 모델이나 최상위 트림이 가장 좋은 것으로
100여 년 간의 자동차 역사 내내 인식되곤 했었다.
그런데 시기상조인 전기차 시대인 현재는
사뭇 달라진 양상을 보이는 모델들이 있다.
아직 전기차는 주행가능거리에 의문점이 있는 상태고
출력이 낮을수록, 휠과 타이어 사이즈가 작을수록
전력효율을 올리는 데 크게 유리해진다.
GV60처럼 한 모델 안에 다양한 트림이 존재하는
이런 전기차의 경우 나는 거의 기본형을 고른다.
GV60의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 AWD는
너무 비싸고 별로라는 걸 이미 알고,
그럼 반대쪽 끝단인 스탠다드 RWD는 어떨까.
놀랍게도 균형감 측면에서 이 차가 제일 괜찮다.
일단 주행가능거리 측면에서 충분히 간다.
에어컨을 최대 풍량으로(드라이버 온리 X) 틀고
테스트를 중간중간 섞어서 진행하며 시내와 간선도로를
적당히 섞어 운전했더니 6.8km/kWh가 나왔다.
이 정도면 전비가 잘 나오는 계절에는
7.5km/kWh 정도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테스트의 결과값만으로도 안전 마진을 감안하면
대략 490km의 주행거리가 뽑힌다는 결과가 나온다.
배터리 용량이 그렇게까지 큰 차가 아닌데
이 정도 주행가능거리면 상당한 수치이다.
E-GMP 플랫폼 차량들은 800V 전장시스템 덕에
80%까지 140kW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며
이를 넘어서도 85%까지 100kW,
90%까지 50kW로 단계적으로 하향하니
사실상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만 다녀오면
다시 350km 정도를 가는 수준이 채워져있는 것.
(200kW급 이상의 충전기 기준)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이 정도 불편함은
낮은 유지비를 위해 감수할 수 있지 않겠나.
최상위 모델인 퍼포먼스 AWD보다는
대략 1km/kWh 정도가 더 나온다.
제일 저렴한 모델이 제일 멀리 간다?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순수하게 운전을 좋아하는 관점에서
GV60을 바라보았을 때,
오히려 스탠다드 RWD 모델이
대놓고 "퍼포먼스"라 밝힌 퍼포먼스 AWD보다
달릴 때의 느낌이 훨씬 자연스럽다.
일단 전륜으로 일절 동력이 가지 않는
순수 후륜구동 차량인 점도 있겠지만
제네시스 전기차들은 타사와 다르게
AWD 모델들은 전/후륜 모터의 출력이
거의 대부분 동일하게 들어가는데
그런 탓에 선회 중 앞 바퀴의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서 어색한 느낌이나 혼란함이 들었다.
다행히 Electrified GV70은 그런 느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GV60 퍼포먼스 AWD는
그 점이 굉장히 심기를 불편하게 했었다.
유일하게 GV60 스탠다드 AWD만
전륜과 후륜의 모터 출력이 상이한데
이거 원 GV60 스탠다드 AWD도 테스트를 해봐야 하나.
무게 중심이 EV6보다 높게 느껴지는 건
크로스오버인건 동일하지만 SUV에
조금 더 가까운 포지션이 그렇긴 한데,
정말 딱 달리기에 몰두한 EV6의
약간은 순해진 버전에 고급감을 몇 스푼 넣었다.
제일 저렴한 모델이 주행 시 주는 느낌이
최상위 고성능 지향 모델보다 깔끔하다니.
위에서 언급했지만 접지력 한계 상태에서
차체를 추스르는 능력 또한 잘 갖춰져 있다.
GV60 퍼포먼스의 아이러니 중 하나는
합산 320kW나 되는 고출력 차량이
에코 모드로 다니면 너무나 답답하다는 것.
에코 모드에선 후륜 모터만 거의 사용해
160kW짜리 차량이 된다고 봐도 무방했는데
희한하게 GV60 스탠다드 RWD는
비슷하게 후륜에 168kW 단일 모터를 탑재했음에도
에코 모드에서 다니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꼴랑 8kW(대략 10마력)의 출력 차이가
그런 크나큰 차이를 낼 리는 없고,
출력 전개 시 모터 제어 시스템의 완성도가
스탠다드 RWD쪽이 훨씬 좋게 느껴진다.
같은 출력의 EV6 RWD도
에코 모드로 주행해보면 전혀 안 답답해서
GV60 퍼포먼스는 의아함을 자아냈었는데
스탠다드 RWD는 다행히 정상이다.
실질적으로 이 차량의 구매층들이
거의 에코 모드로 다닐 것 같은데
이렇다면 "일상 주행 시 퍼포먼스"는
오히려 스탠다드 RWD가 백 배 낫다.
기본형 트림의 연전연승.
난 타이칸 역시 같은 이유로 터보 S보단
제일 기본형인 "타이칸"이 마음에 드는데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전기차의
자연스럽지만 신기한 상품구성.
GV60 퍼포먼스 AWD의 경우
퍼포먼스 전용 인테리어가 적용돼
토렌트 네이비 모노톤 색상밖에
선택할 수 없어 선택권이 전무하다.
그런데 이는 GV60의 실내 디자인 특징을
묻어버리는 처사라 영 불편했다.
특히나 여러 가지 선과 소재, 처리가 모인
도어 트림 디자인이 심심해지는 게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스탠다드 모델들은 색상 선택권이 많고
테스트 차량은 애쉬 그레이 / 글레이셔 화이트
투 톤 컬러 내장에 코퍼 패키지가 적용돼
내가 좋아하는 조합 그대로였고
화사한 실내 색상이 고급감을 배가시켜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는 인테리어를 보여줬다.
비싼 돈을 주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비로소 느껴지는 대목.
참고로 옵시디언 블랙 모노톤은
가급적이면 고르지 않길 권장한다.
전시된 차량을 한 번 봤었는데
아이오닉 5와 별 차이가 안 느껴져
이럴거면 제네시스를 왜 사 소리가 절로 나옴.
GV60의 경우 인테리어 첫 공개 당시
아이오닉 5와 대시보드 디자인이 유사해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막상 타보면
소재의 고급감에 차별화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그 좋은 소재가 주는 고급감을
시각적으로 바로 체감하려면
밝은 색 내장을 골라야하기에,
퍼포먼스 AWD는 좋지 않다고 생각된다.
결국 제네시스의 강력한 무기이자
'제네시스다움'을 느끼려면 역시나 스탠다드 모델이.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옵션이
옵션가가 낮은 건 아닌데
스탠다드 모델을 고르면
이걸 고를 여윳돈까지 생긴다.
세 번째.
GV60은 런칭 당시부터
드리프트 하는 모습을 광고 영상에 보여주는 등
'고리타분한 노인네들을 위한 차' 이미지 타파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여온 차량이었다.
앞서 확인했듯이 GV60의 섀시 완성도는
스탠다드 RWD 모델의 경우 대단하다.
모델 3보다 몰아붙였을 시 한결 짜릿하고
i4보다 작은 차체가 요리조리 휘두르는
나름 탈만한, 즐거운 맛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주행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OE 타이어를
공들여서 선정했을 것이라 짐작하게 된다.
그런데 GV60 스탠다드 RWD/AWD는
19인치의 경우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A/S,
20인치의 경우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
이렇게 장착되는데 정말 엉망진창이다.
내가 이 타이어들을 정말 안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미쉐린이라는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하며
접지력의 한계점에 도달했을때
한계선을 넘었다 들어오는 과정 중
운전자에게 주는 불안감이 유독 심하다.
해당 타이어는 이미 투싼과 다수의 제네시스에서
미리 여러 번 체험해보았건만 매번 별로.
이 GV60의 경우 235/55R19의
미쉐린 프라이머시 A/S가 끼워져 있는데
내가 보기에 이 주행 시 위험성 논란이 생기는 데에
타이어가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차라리 타이어라도 좀 괜찮은 것을 끼워놨으면
GV60 자체의 준수한 섀시 완성도를
타이어가 한껏 살려주었을 것이고
이런 논란이 발생하지조차 않았을 것인데
터무니없게 접지력이 떨어지는 타이어를
무려 "홍보 영상에 드리프트하는 모습이 나오는" 차에
끼우는 것은 여러모로 비상식적이라 볼 수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 또한 고성능 스포츠타이어인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4S를 몇 몇 차종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GV60 스탠다드 RWD는 그 정돈 아니더라도
파일럿 스포츠 4 혹은 피렐리의 피 제로 정돈
최소한 끼워주는게 맞지 않나 싶다.
솔직히 나는 이번에 출시한 G90(RS4)에도
이런 타이어를 끼워야한다고 보는 입장인데,
하물며 훨씬 더 젊고 캐주얼한 GV60엔
이런 성향의 타이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 밖의 짚고 넘어갈만한 작은 요소들.
GV60의 주행 모드 중 브레이크 조작감 옵션도
설정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왜 만든건지.
컴포트 모드는 일반적인 수준인데,
스포츠 모드는 페달 답력을 굉장히 앞으로 당긴다.
조금만 밟아도 움찔대며 난리가 난다.
마치 예전에 현대차들이 앞에 몰빵한
제동 답력에 욕을 많이 먹었던 것 처럼.
그냥 컴포트 모드로 놓고 쭉 타면 될 듯 하다.
다른 현대차그룹 내 전기차처럼
회생 제동 조절이 단계가 4단계로 나뉜다.
다른 차종들은 대부분 1단계로 놔두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하고
그래서 별다른 위화감 없이 1단계로 놔두고
편하게 타면 그만이었는데,
GV60은 유난히 회생 제동 1단계가 약하다.
그렇다고 2단계로 놓자니 내 선호보다 조금 강하고.
계속 상황에 따라 1단계와 2단계를 오가게 된다.
난 원 페달 드라이빙이 위험하다고 믿는 입장이라
i-페달 모드는 여전히 쓸 의향이 없는데
회생 제동 강도를 다시 조율해주면 좋겠다.
최근에 시승한 신차 Electrified GV70은
비슷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비전루프는 2열에서는 개방감이 쓸만한데
1열에서는 열리지 않는 만큼 효과가 그닥이다.
썬루프에 목숨거는 나로서는 실격.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어색하단 사람들이 많은데
딱 북미 생산 차량들이 평면 미러를 넣었을 때
느껴지는 그 답답함 그대로이다.
하도 이런저런 차를 많이 타다 보니 적응은 빨랐다.
좀 짜증나긴 하지만 못 쓸 정돈 아닌데
굳이 선택하자면 그냥 거울이 더 좋다.
뱅 앤 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저번에 적었듯이 "국산차에 190만원" 치곤 아쉽고
190만원 짜리 카오디오 치곤 충분히 좋다.
뱅 앤 올룹슨다운 웅장함과 공간감이 일품.
탑재된 베오소닉이 은근 조작하기 간편하면서
입맛대로 음장을 입히기 좋아 마음에 든다.
동급 경쟁 전기차 중에서는 제일 괜찮은 편이나
쨍하고 선명한 소리를 원하면 EV6의 메리디안이나
모델 3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런데 GV60은 기본 오디오도 출중하다.
이렇게 제네시스의 첫 독자 전기 모델은
의외로 가장 엔트리 모델이
고려해봄직한 아이로 나타났다.
E-GMP 플랫폼을 활용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의 일원에 어울리는
세련된 승차감과 주행질감을 갖춰서
확실한 차별화 및 돈을 더 지불할 이유를
동시에 소비자에게 만들어서 선사한다.
플랫폼 하나를 만들어 이렇게
제각기 차별화된 질감을 낼 역량이
드디어 갖추어졌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눈부신 발전을 보여준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많이 깨부순
전기차라는 새로운 유행의 시작에
올라타려면 제품 역시도 파격이 있어야지.
그런데 제네시스 GV60 스탠다드 RWD는
상식을 뒤집는 많은 요소들이
좋은 쪽으로 곳곳에 눈에 띈다.
이 차가 위험해서 도저히 못 탈 차라는
모 채널의 어그로는 헛소리로 일단락.
GV60 스탠다드 RWD를 타면서
위험하다고 느껴진다면,
자신의 운전습관을 되돌아보자.
아마 거기에 답이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