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말로 미니 참 좋아한다.
내 블로그에 미니 시승기도 미니라는 브랜드가
볼륨이 그리 크지 않은 데 비해 상당히 많은 편.
미니 최초의 전기차인 미니 일렉트릭도 있고
지금 글에서 다룰 차량의 정확히 직전 모델,
(이번엔 3도어고 저번엔 5도어긴 하지만)
2차 LCI를 거쳐 3세대 중에서 최후기형이었던
쿠퍼 S 5도어(F55)모델도 있으며
이 글의 주인공과 함께 세상에 등장한
완전 신형 컨트리맨 S(U25)와
지난 세대 컨트리맨 JCW까지 글이 많다.
블로그에 다루진 않았지만 그간
미니 쿠퍼 JCW나 미니 쿠퍼,
기본형 컨트리맨 등 경험도 다수.
이럴 수 있었던 것에는
미니라는 브랜드를 내가 정말 아끼고
미니가 내는 차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며
미니의 차량들을 진정으로 사랑해서.
사실 신형 컨트리맨을 타면서 실망을 많이 했고
그런 소감이 많은 비판으로 내 글에 담겼지만
욕 조차도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하는 거잖아.
그런 내 눈 앞에 새 미니가 나타났다.
출시 이전 유출된 디자인만 보더라도
있던 정나미가 싹 가실 판이었는데
어쨌든 이게 새 시대의 미니 쿠퍼이니
타보지 않을 수 없겠지.
미니를 아끼는 입장에서
새 미니는 이런 겉보기의 변화에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을 지 한 번 둘러보자.
디자인은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이들 보았을 테니 내가 하고픈 말만
짧고 간결하게 하자면 완전 폭망이다.
미니가 눈뜨고 봐주기 힘든 디자인이라니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세상이다.
세상이 아무리 가면 갈 수록
살기 팍팍해지고 매말라가고 있다지만
도로 위를 화사하게 꾸며주던 차량들이
속속들이 시각 공해로 탈바꿈하는 건
정말이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2024년도 이런데, 나중엔 어떨까?
겉모습은 괴상해진 데 비해
실내는 상당히 개선은 됐다만
'미니다움'은 잘 못 찾겠다.
이 정도면 데코레이션 덩어리.
실내 곳곳에 전방위적으로
무늬와 다른 소재를
폭 넓게 발라놓아서
눈을 잡아끌긴 한다만
미니다운 간결함은 글쎄.
그런 간결함은 버튼 갯수를 크게 줄이고
전부 인포테인먼트 화면 내에서
터치로 조작하도록 바꾸어서 추구했는데
이런 경우는 간결함 보다는 불편함 쪽에
운전하는 입장에선 훨씬 가깝다.
컵홀더 앞쪽의 약간 큰 안경 보관함같은
커버가 달린 수납함은 아이디어가 좋고
내가 보기엔 실내에서 유일하게
미니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됨.
사실 원래 미니는 출고 당시 많은 기교보단
이미 존재 자체로 펑키하고 힙한 차량이어서
구매자들이 출고 후 소소한 악세사리나
데칼 등으로 치장을 하는,
내 것으로 만드는 꾸미는 맛이 있는
그런 애정을 쏟을만한 차량이었는데
이제 디자인이 맛이 감으로서
장식을 통해서나마 미니다운 면모를
간신히 보여주려 애쓰고 있단 게
나로서는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진다.
이미 곳곳에 눈에 띄기 위한
패턴과 장신구들이 도배되어 있어
오너가 꾸밀 여지가 훨씬 줄어듦.
미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고-카트 필링'
나만 그런가?
귀여운 디자인도 으레
가장 먼저 연상될 법 하지만
이번 4세대 미니 쿠퍼에선
귀여움은 찾아보기 어렵거든.
SUV인 컨트리맨이나
단종을 앞둔 클럽맨은
차량의 사이즈가 더 크기에
미니의 정수를 가장 잘 담은 건
역시 미니 쿠퍼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타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니,
성능과 주행 감각부터.
엔진 자체는 3세대 쿠퍼 S와
다를 게 전혀 없는 똑같은 B48.
1998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이 엔진의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0.6kg·m이라
현재 판매중인 컨트리맨 S와 동일함.
지난 모델보다 8마력, 2kg·m 상승.
엔진 출력 개선 폭이 미미해서
사실 구분이 될 정도는 아니다.
만약 2019년식 이전의
3세대 극초기형 및 1차 LCI 차량에서
넘어온다면 차이가 체감 될 수도 있다.
왜냐면 신형 미니 쿠퍼 S(F66)의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DCT)거든.
2019년식까지는 일반 토크컨버터식
6단 자동변속기가 달렸기 때문에
DCT의 적은 동력손실과
높은 직결감 탓에 성능 차이가
생각보다 은근 체감될 수도.
반면 2020년식 이후의
1차 LCI, 2차 LCI 차량에서
넘어왔다면 체감 거의 안 될 듯.
2020년식 이후의 미니에서
최신 미니로 올 사람 몇이나 될까.
근데 이번 4세대 미니로 오면서
3.5? 3.67?세대 차량들과
같은 7단 DCT여도 너무 물러졌다.
아무래도 DCT 특유의 꽉 물리는
그런 감각이 일부 고객들한테
부담스러웠으리라 싶어서
역시나 더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 같은데,
난 솔직히 이 정도 변속 충격은
이런 작은 차 수준에서와
미니라는 브랜드 특성상
그냥 넘어갈 만 하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몰개성해졌단 점이 싫다.
이젠 변속 속도도 소폭 느려지고
각 단을 무는 감각이 부드럽다 못해
아주 매끄러워져서 놀랄 정도.
원래도 밋밋해서 싫었던 B48과
조합하니 운전 중에 잠들 수준으로
미니답지 않게 부드러워지고 편안해졌다.
이쁜 디자인에 반해
미니를 출고했다가 불편한 승차감과
무거운 조작감 및 강한 직결감에
여성분들이 화들짝 놀란다는 건
오래전부터 있었던 이야기인데
그 문제를 이제 고친 셈.
기존 미니는 패션카로서의 성격과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펀카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둘 다 잡았었다만
이제 하나는 아예 놔버리고
패션카로서만 활약할 예정인가보다.
근데 패션카 치고 너무 못생겼음.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하든 사약길.
운전대 무게감은
신형 컨트리맨과 동일하게
아주 날라갈 것 같이 가벼워졌다.
어떻게 한 세대 만에 이렇게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는지 놀랍다.
솔직히 이 4세대 미니 쿠퍼 S는
10년간 팔던 3세대와 하드웨어적으론
별반 차이 없는데 말이다.
운전대 무겁다는 민원 폭탄 받은거
나도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또 종잇장같이 가볍게
만들 필요는 전혀 없었잖아.
운전대 무겁단 소리 너무 많이 들어서
'그래? 아주 확 가볍게 해줄게' 한 듯.
가볍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신형 미니 쿠퍼 S는 가벼워지면서
운전대의 정확성 및 앞 바퀴와의 직결감
이 두 가지가 모두 타격을 입었다.
운전대를 돌리면서 정녕 이게 미니인가
수 없이 고민하게 되는 게 이 차량.
그런데 차량의 핸들링이 나빠진 것은
스티어링 설정이 형편없어진 탓도
상당부분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섀시에 있다.
신형 미니 쿠퍼 S는 전에 없이 부드럽고
노면에 바퀴를 열심히 붙이려고 든다.
바퀴가 노면을 붙드는 능력이 크게 개선되었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업그레이드지만
미니는 원래 '고-카트 필링'에
목숨 거는 회사가 아니었나.
그 고-카트 필링이라는 것이
활동적인 뒷 바퀴가 자유자재로
운전자의 조작에 대해 빠르게 반응해서
안 그래도 휠베이스가 짧은 차인데
더 짧은 차량같이 느껴지도록 돕고
전륜 구동 차량이지만 쉽게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미니만의 독특한, 고유한 개성이었는데
이제 미니 딱지는 허울뿐인가보다.
이런 업그레이드(?)는 같은 그룹사 내의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슬로건을 내건
BMW 1시리즈에 훨씬 어울린다.
정작 현행 1시리즈의 고성능 버전인
M135i xDrive는 코너에 집어던지면
노면을 붙잡긴 커녕 언더스티어에 내리 시달림.
미니가 로드홀딩에 집중하는 시대.
그것이 2024년. 말도 안 된다.
이 차로 랩타임 줄이기 경진대회를
벌일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된 건지.
브레이크 페달 감각도
기존보다 훨씬 부드러워져서
무슨 렉서스를 타는 듯한 기분.
렉서스 RZ 450e를 타면서
참 제동감이 부드럽다 생각했었는데
이건 뭔 미니를 타면서 비슷한 생각을.
그래서 순정 타이어인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evo 3는
차량과의 궁합이 상당히 괜찮다.
궁합이 괜찮다는게 긍정적 평이 아님.
난 미니에는 사이드월이 단단해서
조작에 빠릿빠릿하게, 민감하게 반응토록
돕는 피렐리제 신발이 더 어울린다 생각하는데
이렇게 흐물거리는 미니에는 뭐
벤투스 S1 evo 3 신겨도 괜찮네.
OE 타이어 선정 참 잘 했네요.
결국 미니를 정의하던 가뿐한 고-카트 필링은
주행 관련 요소를 세밀하게 다 따져보니
마치 원외정당이 된 정의당처럼 소멸했다.
그럼 무던해진 만큼 승차감은?
승차감은 종전보다 부드러워진 게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마자 느껴진다.
'미니 쿠퍼 S'와 '부드러운 승차감'이
한 문장에 나란히 나올 수 있다니
세상이 어딘가로 잘못 흘러가고 있다.
기본형 미니 쿠퍼도 아니고
나름 미니 쿠퍼 'S' 인데.
소싯적엔 쿠퍼 S란 타이틀만으로도
짜릿하고 펀치력있는, 신명나는
운전을 기대해봄직 했는데 이젠 아니다.
아, 이제 3기통 엔진을 얹던
기본형 미니 쿠퍼는 나오지 않고
미니 쿠퍼 S가 제일 기본형 모델.
미니 쿠퍼 S 자체도 옵션 구분 없이
이 Favoured 트림이 유일함.
결국 미니 쿠퍼를 만날 수 있는
가장 밑바닥인 엔트림 주제에
S니 페이버드니 각종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놓은 것. 의도가 불순함.
B48 엔진이 심심한 것은
오래도록 내가 많은 시승기에서 지적했고
3세대 2차 LCI 미니 쿠퍼 S 5도어 시승기에도
중간에 껴서 너무 밋밋해진 모델이라
내가 아쉬움을 토로했었는데
별 특색없이 효율적이고 힘 좋은
이 엔진이 이제 부드러워진 미니와
조합이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차량의 NVH 개선에도 일조 중이고
운전자의 심기를 특별히 건들지 않는 게
동력원으로서의 역할만 충실히 하는 중.
미니 브랜드로 진입하는 엔트리 차량으로서
이 같은 선택은 옳게 느껴지는데,
바꿔 말하면 쿠퍼 S란 이름의 낭비.
지난 세대까지만 해도
기본형은 3기통 B38 엔진을 얹었었고
난 미니 브랜드의 활력과
미니 쿠퍼란 차량의 활기찬 감각을
도우면서도 적당한 힘을 내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3기통 특유의
많은 진동량을 싫어했었다.
이번 4세대로 오면서 미니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BMW와 독자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하려고 들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기본형이 이제
구형에선 등급을 올려야 고를 수 있었던
4기통 엔진을 얹고 출시하지 않았나 싶다.
알고 보면 그냥 3기통 모델을 삭제한 거면서.
다시 승차감 이야기로 돌아와서,
전반적으로 신형 컨트리맨과
주행 감각 및 승차감의 궤를 같이 한다.
차가 미니 치고 노면 위에 늘어지고,
바퀴의 움직임은 침착해졌으며
댐퍼 및 스프링 모두 부드러워지고
숨 쉴 구멍을 여기저기 마련해두었다.
오히려 BMW 120i를 압살하는 승차감이라
BMW의 체면이 서지 않을 정도이다.
생각해보니 댐퍼의 그 폭 넓은 느낌은
아우디의 그 길고 납작한 감각이 상당히 연상됨.
노면에 자꾸 붙으려 드는 성질도 그렇고.
같은 밑바탕의 BMW보다
더 편안한 걸 보건대 앞으론
전륜 구동 기반 프리미엄 소형차는
미니 브랜드에 힘을 더 실어주고,
BMW 뱃지가 붙은 차들은
전통적인 후륜 구동 차량에
더 집중할 생각인 듯 하다.
전륜 구동 기반 1시리즈는
대외적으론 더 판매고를 올렸지만
팬들에게 수없이 많은 질타를 받았으니.
딱딱하고 불편한 승차감이 걱정되어
미니 쿠퍼를 구입하지 못하던
많은 이들은 환영할만한 소식인데
난 실망을 넘어서 아주 절망.
승차감 개선에서 볼 수 있듯
미니는 이제 개성 강한 꼬마 악동이 아닌
많은 고객을 품고 싶은,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청소년에
한결 가까워졌다고 볼 만 하다.
그럼 뭘 해야겠어?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옵션을
가득 실어서 그동안 지적받던
옵션 부족을 만회하려 노력해야지.
새로운 미니 쿠퍼 S에는 무려
운전석에 마사지 기능이 포함됐다.
미니와 마사지 시트... 제네시스 G90인가?
시트가 전동인 것은 당연. 요추 지지대도
앞좌석 둘 다에 기본. 운전대 열선도 포함.
이 정도면 통풍 기능도 넣을 만 한데
애석하게도 운전석 통풍 기능은 없음.
하기사 SUV인 컨트리맨에도 없는 건데
옵션 퍼레이드라고 너무 많은 걸 바랐나.
내가 전혀 관심 없는 ADAS 기능도
이 쿠퍼 S Favoured에 전부 기본이며
이 작은 차에 무려 서라운드 뷰가 탑재됨.
2024년엔 아반떼에도 서라운드 뷰가
옵션으로 제공되는 세상이니 새삼
놀랄 거리는 아니지만 참.. 그렇다.
이런 작은 차 조차 주차가 안 돼서
서라운드 뷰가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내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니.
옵션을 왕창 넣어줬음에도
오디오는 별 다른 딱지가 없는
깡통 기본 오디오인데
소리가 처참해서 도저히 들어줄 수가.
사실 이건 현대기아차의
깡통마저 아주 준수한 오디오에
길들여져 있다가 엔트리급 수입차를 사면
한 번은 꼭 마주하게 되는 사실인데
수입차의 깡통 오디오는 대개 폐급이다.
참 현대기아차의 기본 오디오는 수준급.
신형 컨트리맨에 있는 것 조차 의아했던
실내 현황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미니 쿠퍼 S Favoured에도 탑재됐다.
오버헤드 콘솔에 위치한 이 카메라는
탑승객 전체를 비추고, 영상은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확인 가능.
이제 워낙 차량들이 커넥티드 서비스를
열심히 제공하고 있고 미니도 예외는 아닌데
마침 미니 쿠퍼는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차고...
이런 네트워크는 언제나 침입 가능성이 있고...
미니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보지 않을 수 없다.
BIG LOVE.
미니의 이런 행보는 비단 미니 뿐만 아니라
미니를 소유한 BMW 그룹 전반의 문제.
아직 시승기 작성 전인 신형 5시리즈(G60)은
덩치 치고 가볍게 선회하는 특성은
전작(G30)과 동일하게 가져왔지만
그 외에는 너무 물컹해지고
운전 중 느끼는 주변에 대한 선명함이
큰 폭으로 감소해서 판매량을 위해
너무나도 많은 타협을 했음이 보였다.
새로 출시하는 차량마다
차량 디자인이 논란이 되는 건
이제 BMW 그룹의 신차 공개때마다
등장하는 정기 행사라고 봐야 하고
그 차들을 타보면 역시나 옛날만 못함.
BMW만 탓할 것이 아닌 게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 역시
지난 십여 년간 출시했던 차량들보다
현재 판매중인 차량들이
주행성 및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
하지만 제일 낙폭이 큰 건 BMW.
제발 미니만은 건들지 않기를 바랐거늘
기어이 미니마저 이런 현실에 수긍해버렸다.
이 글을 쓰기 며칠 전
중국 회사들의 약진에 의해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을 폐쇄한다는,
독일 자동차업계의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었는데
이것은 중국 회사들의 발전도 있지만
독일 회사들이 판매량 증진을 위해
자신들의 특장점 및 개선을 내려놓고
흐물흐물해진 어중이떠중이격 차량들을
최근 몇 년간 계속 낸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딴 차를 팔면 내가 왜 미니를 사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봐도 답이 안 나옴.
정말 백 번 양보해서 주행성을 대중적으로
부드럽게 만들고 옵션을 강화한다 쳐도
미니다운 디자인을 잃어버리는 건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운 처사.
로터스가 지리그룹에 인수되면서
볼보의 부품을 에미라에 대거 갖다쓰고
실내 감성품질 강화에 신경을 썼더라.
기존의 로터스는 아무것도 없다시피한
빈 깡통같은 실내와 부족한 품질이
운전자에게 주는 스릴과
차와 하나 된 일체감 및 즐거움에 의해
거의 다 싹 가려지는 회사였다면,
이제는 겉보기에 눈길을 끄는 면모들이
차량의 하이라이트가 된 회사로 바뀐 것.
지리한테 인수당한 회사들이 다 그 꼴이라
지리가 정말 자동차업계의 만악의 근원인데
미니는 중국 입김이 불지 않았음에도
왜 이런 자충수를 둘까 의문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지금은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 같은 팬보이들이 떨어져 나가는데?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살아서
BIG LOVE가 슬로건인 브랜드.
그런 미니가 다른 모델도 아니고
자신들의 근본이나 다름없는
미니 쿠퍼 S를 이렇게 만들어 팔다니.
더 이상 미니에선 살 차가 없다.
글에 너무 감정을 담았나 싶다가도
이만큼 내가 미니를 아끼고 사랑하는데
점점 엇나가는 아이를 언제까지나
내가 좋게 봐줄 수 있을까. 나도 한계다.
내 자식이면 모를까, 그건 아니잖아.
그래서 이 신형, 4세대 미니 쿠퍼 S는
차량 개발 시에 비용 투자는 얼마 안 했으면서
번지르르하게 치장만 조금 해서
사람들의 지갑을 털어가려고 하는
변절한 미니라고 할 수 있다.
신형 컨트리맨은 FAAR 플랫폼으로
갈아탄 탓에 코드네임이 U25로
완전히 달라졌는데, 얜 F66이라
기존 F56에서 한 끗 차이의 변경 뿐.
새 부대에 담은 새 술이
공들인 만큼 더 맛있는 셈...인데
신형 컨트리맨도 미니답진 않아서
아 몰라 그냥 미니 망했어.
내 미니는 이렇지 않아.
승차감 좋고 옵션 풍부한 미니?
내 사전에 그런 미니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