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브랜드의 초석,
아이오닉 5가 부분 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이름하여 더 뉴 아이오닉 5.
더 뉴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 측에서
팔고 싶은 의지가 별로 없나보다.
테스트카 제공도 미온적이었고
실제로 길에서도 별로 안 보인다.
왜 그런걸까. 차량이 미흡해서?
기존 아이오닉 5(NE)는
처음 출시된 차량은 너무 통통거렸는데
중간에 연식변경을 하며 개선된 차량은
약간이나마 차분해진 모습을 보였다.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에서는
두드러지는 강점을 찾기 어려웠다만,
널찍한 실내 공간과 포니를 오마주한
멋진 외관 및 활용도 높은 실내 덕에
많은 이들에게 호감인 모델이 될 수 있었다.
그럼 이번 부분 변경은 내실을 다질 차례.
과연 새 단장을 거친 더 뉴 아이오닉 5가
아이오닉 5의 첫 등장 당시보다 달아오른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큼
차량으로서의 기본적인 면모를 다졌을까?
더 뉴 아이오닉 5와 함께 바다로.
디자인은 짧게 다루고 넘어가자면
솔직히 잘 만든 디자인을 약간만 고쳐서
더 낫게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다.
크게 바꾸자니 자칫 실패할 수도 있고
기존 아이오닉 5를 좋아했던
잠재적 고객들을 한 방에 잃을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니 정말 어려운 일.
또 최근의 현대자동차가
타 모델은 부분 변경 때
디자인을 확 갈아치운 게
여기선 안 이루어지면 괜히
손해보는 기분이잖아.
고심한 흔적은 많이 보이는데,
미안하지만 디자인 변경은 완전 망했다.
아이오닉 5는 기본적으로 큰 차량이지만
유선형의 아이오닉 6와 완전히 반대되는,
직선이 주로 이루어진 멋진 디자인이었는데
이젠 앞 범퍼나 뒷 범퍼나 전부 넙데데함.
앞 범퍼의 흡입구와 크롬 장식의
크기를 늘리면서 얼굴의 면적이 커진 듯
가분수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너무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려고 애쓴 느낌.
Electrified G80처럼 앞 범퍼가 쥐 파먹은 듯
눈과 코만 크고 입과 턱은 짧은
언밸런스한 느낌이 아주 별로다.
뒤는 마치 바디프로필 찍으려고
어색하게 힘줘서 서있는 것 같은 느낌.
막 다리에 곧 쥐가 날 것 같고.
휠 디자인도 부분 변경 이전보다
신경써서 디자인했다는 느낌이 덜하다.
개선을 위한 변경이 아니고
변경을 위한 변경이 더 뉴 아이오닉 5의
외관 디자인을 두루 관통한다.
어쨌든 포니를 오마주한 기본 디자인 틀은
거의 다 지켜지고 있으니 종전의 복고풍 컨셉은
그대로 유지를 잘 하고 있어 다행.
기존 디자인이 너무 뛰어나서, 손을 대서
약간 나빠졌음에도 여전히 괜찮아 보이는 것.
더 뉴 EV6은 겉모습을
생각보다 많이 뜯어고치고
특히 눈에 해당하는 헤드램프가
완전히 모양이 달라졌는데,
더 뉴 아이오닉 5는 처음부터
잘 생긴 눈을 가졌어서
굳이 앞트임이든 뭐든 할 필요가 없다.
실내로 들어와보면 실내 디자인도
기존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데,
그동안 욕 많이 먹었던 점들을 개선했다.
아이오닉 5는 열선/통풍 기능을
모니터 내에 공조 옵션을 들어간 다음
굳이 터치로 또 조작해야 해서
주행 중에 켜고 끄기 아주 불편했는데,
아이오닉 6에서는 공조 패널에다가
열선/통풍 설정으로 바로 들어가는
숏컷 버튼을 만들어놔서 부분적으로 개선했다
이제 더 뉴 아이오닉 5는 이 버튼들을
아예 센터콘솔 상단으로 완전히 빼버렸다.
처음부터 이랬어야지.
그 외 흰색 갤럭시 노트 2를 연상시켰던
흰색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계기판 베젤도
까만색으로 바뀌어서 한결 차분해졌다.
내장재 수준이 기존 아이오닉 5는
친환경 재생 소재라는 명목 하에
너무 떨어졌었는데, 이젠 좀 나아졌다만
여전히 아이오닉 6보다 아랫급 차라는 느낌은
전반적으로 아주 많이 드는 게 언짢다.
디지털 센터 미러라고 카메라식 룸미러가
다른 현대기아차처럼 신규 적용됐는데
이건 전 트림에서 50만원짜리 옵션.
천연가죽 시트의 질도 그냥저냥 평범하다.
모델 3(하이랜드)의 비건 가죽이
더 매끄럽고 낫다 느껴지니 개선 시급.
운전석 시트는 끝까지 내려도
여전히 너무 높아서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방석 앞부분만 들어올리고 싶은데
시트가 통째로 뒤로 넘어가는건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렇게 만드는건지
일부 현대차 및 제네시스가 이러는데
납득할 수 없고 아주 짜증난다.
시트를 완전히 뒤로 제끼고 싶으면
레스트 모드 옵션을 따로 만들면 되잖아.
부분변경 이전의 아이오닉 5를 탈 때도
이 문제들을 지적했었는데
여전히 전혀 고쳐지지 않았음.
시트의 안락감은 보통 수준이고
뒷좌석 시트는 모델 3 하이랜드보다
더 단단하고 착좌감도 그닥이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TV 광고 중
애들이 뒷좌석에서 축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레그룸 넓은건 좋지만, 사이즈만이 능사가 아님.
애들한테도 난 편한 의자에 앉히고 싶다고.
진정한 의미의 싸커맘
차량을 이렇게 대략 둘러보았는데,
일단 내 심기가 불편하단 게 느껴질 거다.
부분 변경으로 인해 나아진 것 중
눈에 띄는 게 고작 열선/통풍 버튼이
밖으로 나온 거, 그것 뿐이다.
아이오닉 5의 V2L이나 넓은 실내공간은
기존부터 이미 존재하던 장점이라
새롭게 더 좋아진 부분이 없단 거다.
그럼 최소한 달릴 때 나아져야겠지.
서 있을땐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
그런데 첫 출발부터 이상하다.
악셀 페달의 무게감이 너무 가볍다.
전기차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생 제동을 사용하기에
일정 수준으로 악셀 페달이 무겁고
회생 제동을 완전히 꺼버리더라도
평범한 수준의 무게감은 되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더 뉴 아이오닉 5는
악셀 페달이 정말 말도 안 되게 가벼워서
마치 허공에다가 헛발질을 하는 느낌이다.
깃털 같은 가벼움과 불쾌한 헛발질은
엄연히 다른 영역인데, 이건 후자.
옛날 현대차가 잘 나가는 '척' 하려고
악셀 페달을 가볍게 만들고 확 튀어나가도록
설정했던 당시로 돌아간 것 같다.
이 더 뉴 아이오닉 5는
후륜 구동 모델이라 출력이 229마력으로,
평소에 타고 다니기에 부족하지 않고
무거워도 전기차라 즉각적인 토크 반응에
이런 바보짓을 안 해도 충분히 잘 나가는데
왜 이런 식으로 만들었는지 납득 불가.
디자인만 레트로 컨셉으로 만들면 될 것이지
나쁜 악습도 옛날에서 그대로 따오면 어쩌나?
더 뉴 EV6도 똑같은 문제를 지녔는데
그나마 악셀 페달의 무게가
미세하게 좀 덜 가벼워서
쥐꼬리만큼 덜 불편했다.
더 뉴 아이오닉 5는 진심 짜증남.
얘기 나온 김에 제원.
더 뉴 아이오닉 5 롱 레인지 2WD는
최고 출력 229마력, 최대 토크 35.7kg·m.
토크 숫자가 낯이 매우 익은데,
한 10년여 전 즈음의 2000cc급 디젤 엔진과
동일한 최대 토크 수치이다.
다만 디젤 차량은 그 느린 엔진 리스폰스와
터보 랙이 수반되고 전기차는 아니라서
가속감 자체는 차원이 다르게 좋다만
더 뉴 아이오닉 5의 공차중량이
2015kg나 되기 때문에 시원하진 않다.
육중한 물체가 일관되게 쭉 나가는 느낌.
내가 저번에 탄 더 뉴 EV6는 4WD였어서
두 차종간의 가속감을 직비교하기 어려운데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아이오닉 5와 EV6는
EV6쪽이 제원상 같은 출력이어도
소폭 더 잘 나갔었던 기억이 있다.
근거는 없음. 스톱워치로 잰 게 아니니.
테슬라의 모델 Y RWD보다
토크 수치는 앞서는데(35.7kg·m vs. 34.6kg·m)
최고 출력은 70마력이나 부족한 걸 보니
높은 속도(rpm)에서의 토크 유지력이
테슬라쪽이 훨씬 좋나보다.
이 차에는 특이하게 현대에서 줬지만
휠은 최상위 20인치가 아닌 19인치.
20인치가 되면 공차중량이
2025kg로 +10kg.
19인치를 끼고의 가속감이
딱 적절하게 느껴지니,
굳이 돈을 내고 20인치로
올라갈 필요가 전혀 없어 보인다.
N Line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어떤 트림을 고르더라도
20인치 휠은 49만원짜리 유료 옵션.
아, 보조금 100% 기준선을
맞추기 위해 어거지로 만든 트림인
E-Lite에선 20인치 휠 선택 불가.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동일하게
19인치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A/S,
20인치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둘 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타이어들.
아이오닉 5를 택시로 출고한 분들이
타이어 교환할때가 되면
타이어값에 기절한다는데,
정말 쓸데 없이 비싸고 성능 별로인
이런 신발 이제 그만 신기면 좋겠다.
이 차는 19인치라 앞과 뒤가
동일하게 235/55R19.
20인치는 255/45R20인데
20인치의 그 점 딱 하나가 부럽다.
승차감 저하나 주행가능거리 감소
이런 문제 때문에 다 싫은데.
235mm급은 이런 무겁고 큰 차에
조금 모자라지 않나 싶은데,
심지어 타이어 자체의 접지력도
그다지 좋지 못해서 꽝.
내가 이 차를 출고한다면
타이어 교환할 때 국산으로 바꿈.
한국타이어 벤투스 S2 AS X로.
배터리팩의 무게감 말고
차량 테두리를 두르는,
전반적으로 큼직한 덩어리가
차량 하부를 짓누른단 느낌이 강해서
컴파운드나 사이드월이 딱딱한
넥센이나 피렐리는 그닥 안 어울림.
금호는 마모에 따라
성능이 하도 빨리 저하되어
두 번 다시 선택하고 싶지 않음.
휠 크기 얘기한김에
승차감부터 다루는 게 좋겠지.
승차감은 정말 형편없다.
그런데 특이하게 앞좌석보다
뒷좌석의 승차감이 더 낫다.
뒷 스프링이 무거운 차량을
지지하는 데 맞춰진 게
약간 높게 앉아서 휘청임 없이
좌우로만 흔들리는 느낌이라
뒷좌석의 승차감은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중기형
아이오닉 5보다 소폭 낫고
정신없이 통통거리던 초기형보단
큰 차이로 승차감이 깔끔해졌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77.4kWh에서
84kWh로 커지면서 차량 중심부의
누르는 무게가 더 생긴 것도
승차감 개선에 약간의 보탬이 됐다.
실제로 공차중량이 70kg 늘었으니까.
앞좌석에서의 승차감은
노면의 잔 요철을 생각보다 읽고
방지턱에 진입할 때 충격이 세다.
넘어갈 때는 진입시만큼의
강한 인상은 아니다만
아무튼 충격 대응 능력은 많이 떨어짐.
최근 출시된 차량들은
내가 여러 시승기에서 계속 언급중인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적용되어서
승차감이 비약적으로 말랑말랑 향상됐는데
더 뉴 아이오닉 5는 올해 출시되었음에도
그게 적용되지 않은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수 없다.
더 뉴 아이오닉 5보다 한참 저렴한
전반적으로 승차감에서 큰 우위이니
더 뉴 아이오닉 5는 체면을 심하게 구김.
댐퍼의 작동감은 딱 현대차같다.
부정적인 의미로.
제일 대표적인 라이벌인
더 뉴 EV6에게도 승차감으로 패.
솔직히 더 뉴 EV6도 승차감이
내 마음에 그닥 들지 않았는데
더 뉴 아이오닉 5와 비교하면
EV6쪽이 훨씬 매끄럽고 낫다.
바퀴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감각이
더 뉴 아이오닉 5에 비하면
더 뉴 EV6는 비단결같음.
모델 Y RWD에게는 승차감으론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참패.
심지어 신형 모델 3(하이랜드)에게도
압살을 당하는 수준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
현대차 진심 반성 좀 해야 됨.
모델 3(하이랜드)는 서스펜션 느낌이
BMW X5와 완전 판박이인지라
낮게 앉은 X5같은 느낌이라고.
그러면서 테슬라는 가격도 인하했고.
현대차는 차를 이따위로 만들어놓고
판매량 죽쑤니까 그제서야 부랴부랴
E-Value 트림이란걸 만들어서
'3천만원대로 살 수 있는 아이오닉 5'
라는 광고를 열심히 돌리는 중인데
그 E-Value 트림은 롱 레인지가 아닌
스탠다드 모델이라 여긴 해당 없다.
전기차에 올인하기로 결정해서
남들과의 격차를 E-GMP 모델들로
좀 벌려놨더니만 그새 안일해진 모양.
결국 현대차 내의 전기차 중
유일한 희망은 아이오닉 5 N.
그나마 아이오닉 5 N은 초대박으로
압도적인 즐거움과 주행완성도를 보여줘서
전기 N 차량은 하나 뿐임에도
N 라인 바디킷 팔이를 벌써 시작한 거에
내가 욕을 그리 세게 안 하고 있는데
남들 돈벌이를 따라하고 싶으면
남들만큼의 차량 완성도는
최소한 갖추고 따라하자.
아이오닉 5의 최강 강점 중 하나였던
3m에 달하는 휠베이스가 선물하는
엄청난 뒷좌석 레그룸은
더 뉴 아이오닉 5에서도 그대로.
근데 그건 이전부터 똑같았잖아.
새로운 장점이라고는 찾기 힘들고
기존의 장점을 그대로 우려먹기만.
이 차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서
장점 가지고도 재탕이라고
욕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이제 남들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제대로 개발해서 이런 실내 공간
비슷하게 뽑아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존에 벌려놨던 격차가
2024년인 지금 시점엔 거의 없어졌다고.
반면 아이오닉 5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였던
뒤떨어지는 오디오 성능은 그대로.
아이오닉 5 N에서나 오디오 품질이
그닥 좋지 못해도 용서했지
이건 그냥 전기 패밀리카인데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전기차에
이런 엉망진창 쓰레기를 달아두면
팔 생각이 없다고밖에 안 와닿음.
기존 아이오닉 5보다야
아주 찔끔 미세하게 좋아졌는데
그건 ccNC란 새 전장시스템을 탑재해서.
모든 음역대가 눌려있고 먹먹하며
음 표현력과 균형감이 부족함.
그러면서 BOSE 시스템 특유의
저음이 순간적으로 밀치는 듯한,
철퍽 치는 갑갑한 음색도 살아있음.
아니 BOSE를 얹고도
BOSE답지 않은 좋은 소리를 내는
디 올 뉴 그랜저도 만드는 회사가
왜 도대체 이렇게밖에 못하지?
아무리 그랜저는 현대차 내의 기함이고
아이오닉 5는 C-SUV로 분류되어
차급이 꽤 낮다지만 차값이 비슷하잖아.
이게 중요하다. 차값이 비슷함.
SUV끼리 비교하면, 디 올 뉴 싼타페나
더 뉴 투싼의 BOSE보다도
더 뉴 아이오닉 5의 그것이 아주
불쾌할 정도로 큰 폭으로 떨어짐.
투싼보다 못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같은 컴팩트급이니까.
싼타페랑 비교해서도 많이 못하고
심지어 BOSE가 동일하게 붙는
르노 그랑 콜레오스보다도 못함.
이거보다 떨어지는 BOSE 시스템은
아반떼 뿐인데 차값이 두 배 차이.
주행 성능을 따지는 여기서도
위의 언급과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됨.
고속에서의 안정감 및 코너링
이 두 가지 부분에서
폭스바겐 iD 4를 제외한
그 어떤 차보다도 좋지 못하다.
아, 기존 아이오닉 5의 그
지붕이 저 멀리 높이 있으면서
느리게 기울어지는 어색함이
스프링을 단단하게 다듬어서 없어졌는데
드디어 기존 차량보다 나은 점 발견.
더 뉴 EV6는 타이어가
미끈미끈 비단결같이 구른다 했는데
이 탓에 쫙 미끄러지듯 나가는 느낌이
고속에서 더 뉴 아이오닉 5보다 훨 좋다.
심지어 한참 전에 나온 아이오닉 6보다도
승차감, 코너링, 핸들링, 고속 주행 안정감
이 네 분야에서 전부 뒤떨어진다.
SUV랑 세단의 차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매 년 지금 새롭게 갱신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눈부신 발전들이
더 뉴 아이오닉 5에만 딱 적용되지 않았단 거
그게 정말 이 차량의 최대 단점.
캐스퍼 일렉트릭은 얘보다
700kg 가까이 가벼워서 거동이
훨씬 사뿐하고, EV3는 무게는 좀 나가지만
작은 차량 안에 무게를 꾹꾹 잘 눌러담아
작으면서 묵직한, 다부진 느낌이 있다.
더 뉴 아이오닉 5는 긴 휠베이스까지 가세해
돌기도 싫어하고 앞으로 나갈때도 그다지.
휠베이스가 길면 직진성은 좋아햐 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이것도 모자람.
테슬라 차량들과의 비교는 그냥 하지 말자.
더 뉴 아이오닉 5가 크게 망신 당할 정도로
모델 3(하이랜드)와 모델 Y RWD와의 비교가 민망하다.
초기형 아이오닉 5는 은근히
운전대 무게감이 꽤 나갔어서 묵직했는데
민원을 많이 받았는지 좀 덜어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앞 바퀴에 대한 피드백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음.
초기형 아이오닉 5는 미끄러운 노면에서
VDC를 해제하고 밀어붙이면
드리프트가 되는 차량이었는데
더 뉴 아이오닉 5는 설령 된다 한들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수준의 스티어링.
뒷 서스펜션의 차분함 측면에선
더 뉴 아이오닉 5가 초기형보다
훨씬 좋아져서, 노면 접지가 개선됐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두 차량 다
별로 코너에 집어넣지 않고 싶은
차량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가
2000km을 넘었지만, 전기차라
회생 제동의 사용이 워낙 많아서
브레이크가 여전히 길들이기가
전혀 되지 않아 있었음.
고로 브레이크는 성능 판별 불가.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서
공차중량이 늘어났음에도
운전해보니 전비가 대략 비슷하다.
테스트를 하면서 기록한 전비는
5.3km/kWh라 기존과 비슷.
PE 시스템 개선이 효과가 있었나 봐.
그래서 더 뉴 아이오닉 5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와닿지가 않음.
보통 이런 부분 변경을 진행하면
차값은 조금씩 오를지언정
차량의 완성도는 좋아져야하는데
좋아진 구석은 눈에 안 띄고
되려 나빠지거나 현상유지인 점만
온 사방에 보이니 답이 없음.
더 뉴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진화는
뒷 유리에 달린 와이퍼와
센터콘솔의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뿐.
나머진 단점들을 그대로 답습했거나
미관상 보기 안 좋아졌거나
경쟁 차종들보다 뒤떨어지는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연말에 다다른 지금
이 차량은 구입할 이유가 없다.
전기차의 인기가 폭락하면서
너도나도 공격적인 가격에
현저히 좋아진 완성도의 전기차를
열심히 각 제조사들이 제공중인데
더 뉴 아이오닉 5는 가격도
여전히 비싸고. 개선은 안 됐고.
나 어릴 때 하던 피파 온라인
거기서 선수의 능력치를 올리려고
강화를 시도하다 터지던
딱 그런 상황을 목도한 것 같다.
더 뉴 아이오닉 5는 기존보다
업그레이드... 아님.
차라리 이름에 '업그레이디드'라고
대놓고 적어놓은 폴스타 2가
페이스리프트로 개선한 부분이
현저하게 많아서 더 낫다.
세상에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폴스타 2가 더 뉴 아이오닉 5보다
낫다는 말을 하게 될 줄이야.
전반적으로 더 뉴 아이오닉 5는
원래 잘 나갔으니 대충 만들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캐스퍼 일렉트릭은 아주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인상.
그럼 더 뉴 아이오닉 5는?
사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