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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트랙 테스트 : 벤츠와 헤어질 결심?
Nouveau/붕붕이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트랙 테스트 : 벤츠와 헤어질 결심?

2025. 5.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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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변신이 하고싶었나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컨버터블 계보는

그동안 쭉 SL이었다가, 지난 몇 년간 단종되며

S-클래스 카브리올레로 대체가 됐었다.

그랬는데 SL이 AMG의 손길을 거쳐 부활함.

이름하여 메르세데스-AMG SL.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에 먼저 출시된 건

이 SL 63 4Matic+으로, 최상위 모델.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미지 자체도 그렇고

SL의 포지션은 원래 유유자적 오픈 에어링을

즐기면서 여유를 부리는 럭셔리카인데

갑자기 AMG가 손을 봐서 날렵해졌단다.

사실 이런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딱 하나.

BMW가 M을 남발해서 코 묻은 돈을

구매자들로부터 조금 더 삥뜯고 있는 걸

메르세데스-벤츠가 엿보고 따라하는 거.

제아무리 메르세데스-벤츠가

3~4억을 넘나드는 차량까지 판다지만

2억 중반이 넘어가는 금액을 받으며

그대로 메르세데스-벤츠 SL이라 하긴

요즘 기준으로 '끗발'이 좀 모자라지.

 

그래서 아예 전 모델 라인업이

AMG의 손길을 거친 메르세데스-AMG SL.

그 중에서도 기함인 SL 63 4Matic+.

2억 5천만원이라는 높은 차값과

SL이라는 아주 유서깊은 이름값을

동시에 만족할만큼의 완성도를 자랑할까?

AMG가 손봤다고 하니 이번에는 특별히

트랙 테스트로 만나보자.

 

난 이 '크리스탈 화이트' 인테리어가 최애
'레드 페퍼' 인테리어는 매콤한 이름보단 청명한 태양 느낌

이런 스타일리시한 차량은

스타일이 먹고 들어가야 하니까, 디자인.

 

내 눈엔 정말 멋지다.

S-클래스(W223)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거의 그대로 럭셔리 컨버터블에다가 이식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잘 녹아들어가서 충격.

정통파 중의 정통파 고급 승용차의 DNA를

문 두 짝을 날린 차량에 완벽하게 심다니.

헤리티지나 패밀리룩이란 분야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메르세데스-벤츠답게

기가 막힌 작업을 또 한 번 해냈다.

 

개인적으로는 후미의 엉덩이가

위를 향해 치고 올라가는 벨트라인 대비

살짝 낮게 내려앉은 게 티끌만한 불만이다만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매우 높다.

반대로 그렇게 디자인함으로써 승객실을 마치

고급 요트같은 분위기처럼 차체로부터 분리시켰음.

난 완전 유려하고 쌔끈한 '자동차'를 원하는데,

이 사람들은 호화로운 '요트'를 생각하고 그려서

이런 관점의 차이가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AMG SL 63 4Matic+의 가장 큰 라이벌은

가격적으로도 브랜드상으로도 둘 다

포르쉐 911일건데, 911의 동그란 눈알과

대조되는 사나운 눈빛이 큰 매력.

거의 푸조 수준으로 찢어진 눈매가

럭셔리 컨버터블임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

이번 7세대 SL은 플랫폼과 기본 형태를

2세대 AMG GT와 공유한다는데,

오히려 AMG GT보다도 딱딱 각이 지고

날렵함 위주의 디자인이라서 너무 좋다.

 

실내로 자리를 옮기면 역시나

헤리티지나 패밀리룩이란 분야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메르세데스-벤츠답게222

대놓고 복고풍인 인테리어이면서도

최신 유행에 맞춘 하이테크한 감각이 일품.

AMG SL은 지붕이 열리는 차량인데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눕혀놓으면

반사되는 햇빛에 의해 잘 안 보일까봐

틸트까지 지원하는 꼼꼼함을 지녔다.

바로 이전의 6세대 SL 시승기에 썼듯이

이것이 독일차와 영국-이태리차간의 차이.

영국차나 이태리차는 "뭐 어쩌라고."

인체공학따위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은

탑 개방 시 햇빛때문에 화면이 안 보인다면

"아쉬운대로 타고 다녀~ 그래서 우리 차 안 살거야?"

시전하고 고객을 줄 세우는 양반들이라고.

독일차 정도나 되니까 이렇게

고객의 편의를 눈물나게 신경 써주는거다.

 

시트의 착좌감은 다소 오묘했는데

굉장히 두꺼운 패딩 잠바 위에 앉은 듯

푹신하면서도 시트와 몸이 따로 놀고

운전자를 제대로 잡아주려는 의지는

거의 보여주지 않아서 약간 의아했다.

AMG 퍼포먼스 시트 돈 주고 옵션 골라

인디비주얼 오더를 하라는 계시인가?

AMG 퍼포먼스 시트는 이전에

AMG CLA 45 S때 언급했듯

몸을 지지해주는 수준이 꽤 괜찮거든.

기본 시트는 생긴 건 근사한데

앉았을 때의 만족감은 그리 높지 않아.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으로서는

거의 EQE 화재 이후로 가장 큰 실패? 실수.

 

오히려 SL 43의 원형 트윈듀얼팁이 더 내 취향
"V8 BITURBO"

AMG SL 63 4Matic+의 하이라이트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듯이 단연 파워트레인.

어쩌면 '고작' 6기통인 911을 놔두고

굳이 AMG SL을 선택할 단 하나의 이유이기도.

 

SL 63 4Matic+의 심장은 M177로,

3982cc V8 가솔린 트윈터보.

여기다 AMG가 개발한 MCT 9G라는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변속기가 물렸는데

변속기 이야기는 잠시 뒤에서 하기로 하고,

이 차의 핵심 구매 포인트인 M177부터 보자.

 

M177이 내는 힘은 무려

최고 출력 585마력 @ 5500 - 6500rpm,

최대 토크 81.5kg·m @ 2500 - 5000rpm.

800Nm라는 토크가 중역대 내리 줄창 나온다.
경차들의 빈약하기 짝이 없는 최대 토크에

8을 곱한 숫자가 저 구간동안 내리 나온다고.

엔진 사이즈는 4배, 토크는 무려 8배.

힘이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강하기 때문에

AMG SL 63 4Matic+는 역대급으로 무거운

1950kg란 공차중량을 가졌음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됨.

 

힘은 당연하게도 어지간한 라이벌들보다 우월한데,

V8이라서 주는 우월함? 질감과 만족감은?

8기통다운 그르렁거림은 빵빵하게 나오는데,

문제는 이게 별로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님.

날이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 소음 / 배기가스 규제와

터보차저의 도입으로 인해 배기음이 죽고 있어

인위적으로 부풀려야 한다는거 나도 이해한다만

이건 너무 '고의적인 뻥튀기'가 느껴지는 음색?

AMG가 만들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억지로 이렇게 맞춰놓은 느낌이 너무 강하다.

럭셔리카에서 8기통 혹은 더 큰 엔진을 얹는 것의 의미는

운전자에게 '당신의 눈 앞에 많은 기통이 있'단

힌트만 딱 주면 되며, 넉넉한 파워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 운전을 제공하면 될 뿐이지

이렇게 막 '나 8기통이야! 나 AMG가 만들었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건 무슨 의미인가 싶다.

옛 AMG들은 정말 파워트레인이 만들어내는

원천적인 소리가 너무 카리스마틱해서

AMG를 선택할 이유를 제대로 제공했는데

AMG SL에서의 M177은 갸우뚱했다.

 

그러나 BMW의 S63 / S68보단 낫다.

이 두 물건은 너무나도 매끄럽고

7시리즈 같은 차에나 어울리지

M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몰개성함이

난 정말 싫기 때문에 그래도 M177.

6기통에서 8기통으로 올라선다는 건

또 한 차원의 유지비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에

돈을 더 들인 만큼 그 가치를 제공하는 물건이 좋아.

 

드디어 변속기 이야기.

이 차를 처음 타보고 AMG MCT 9G는

정말 몹쓸 물건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추후에 같은 MCT 9G가 탑재된

완전신형 AMG GLC 43을 타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SL이 문제인걸로.

 

MCT의 특징이라면

일반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도 아니고,

고성능차라면 으레 많이들 사용하는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도 아님.

일반 자동변속기를 가지고 와서 토크컨버터를 빼고,

그 자리에 다판 클러치 팩을 집어넣어

직결감과 빠른 변속 속도를 잡겠다는 게 얘의 요지인데

최소한 AMG SL 63 4Matic+에선 완전 꽝.

 

일단 변속감 자체가 굉장히 희한하다.

DCT의 깔끔하고 때론 과격한 딱 딱 붙는 느낌

혹은 자동변속기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

혹은 자동변속기임에도 토크 컨버터 내부의

오일 압력을 높게 쓰고 세게 붙여 스포티함을 살리던지

혹은 싱글 클러치 자동이어서 변속은 한 발 늦어도

박격포를 쏘고 난 뒤의 여운처럼 매력이 넘치던지.

넷 중 하나는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도대체 뭘까? 변속이 딜레이가 걸린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 템포 늦게 파도가 밀려오듯이

퐈악 거리면서 단 수가 넘어가는데

이 감각도 전혀 유쾌하지가 않다.

여기까지가 이 차를 탈 때의 감상.

 

그래서 MCT 9G는 별로라고

내가 온 사방에다 그간 뭐라고 했었는데

AMG GLC 43(X254)를 타보고

생각이 완전 달라졌다. MCT의 문제가 아님.

그냥 공격적으로 프로그래밍하면

MCT도 남들만큼의 박진감도 어느정도 갖추고

DCT보다는 살짝 느리지만 꽤 빠른 변속을 보여줌.

AMG SL 63 4Matic+은 이번에는

럭셔리 컨버터블이란 SL의 본질을 신경쓰느라

MCT를 도입하고도 어정쩡하게 만들어놔서

정말 이도저도 아니게 계속 느껴지더라.

 

종합해보면 파워트레인은

어떻게 차를 만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만든 느낌.

혹은 개발 부서끼리 다툼이 일어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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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에 올라탄 듯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다

트랙 테스트니까 제일 중요한 주행 성능.

 

일단 차가 너무 무겁다.

공차중량이 다시 말하지만 1950kg.

운전자가 타는 순간 2톤을 넘어감.

SL이란 이름이 Super Leicht,

정말 가볍다는 뜻의 약자임을 생각하면

도무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움.

6세대 SL, 그것도 그 중에서

가장 가벼운 SL 350을 타면서도

'1685kg나 되어 무겁다'고 그랬는데

이건 뭔 씨름 선수 두 명을 더 얹었어.

아무리 8기통에 사륜 구동을 얹었다지만

이전 세대는 지붕이 하드탑이었는데.

소프트탑으로 바뀐 이 7세대 SL은

어디 가서 체중을 밝히기 민망할 정도이니.

이게 과연 AMG가 손 본 물건이 맞나?

 

레이스 모드에 놓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도

속도를 떨어트리지 않으면서 코너를 돌려 하면

차가 정말 불편해하고, 이렇게 운전하지 말란 식의

메시지를 운전석의 드라이버에게 계속 보낸다.

 

'AMG가 만들었다'는 건 정말

허울 좋은 장식일 뿐인건가.

 

요즘의 차량들이 다들 한 목소리로

죄다 무거워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자신의 무게를 감쪽같이 감추는 차들도 많다.

BMW M3이나 아이오닉 5 N이라던지.

이 차는 전혀 가볍지 않은 주제에

그런 티를 너무 적나라하게 냄.

심지어 또 체중을 속이려는 노력을

안 한 차도 아니라서 더 어이없음.

 

AMG SL 63 4Matic+에는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이 탑재돼있는데,

이게 48V 안티롤바를 포함하고 있어서

횡G가 걸린다 싶으면 차가 자동으로 감지하여

안티롤바의 강성을 확 올려 롤을 최소화하며

코너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AMG GLE 63 S 4Matic+를 탔을때도 느꼈는데

AMG가 48V 안티롤바를 잘 못 다룬다.

이런 기능은 운전자가 주행 시

체감토록 위화감을 주면 안 되는데

AMG의 것들은 너무 강하게 티가 남.

이런 것들이 용을 쓰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움의 포르쉐와 완전 다른 면모.

 

거기다 AMG SL 63 4Matic+는

2.5도 후륜 조향 기능까지 갖추었다.

온갖 최신 장비란 장비들은 다 갖다발랐는데

결과물이 이러면 뭐라 받아들여야 할까?

 

오히려 이런 잡다한 장비들을 다 뺀

AMG SL 43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신형 SL 43은 후륜 구동이며,

쓰잘데기 없는 48V 안티롤바도 없고

내가 극찬했던, 쥐어짜는 맛이 있는

진정 스포츠카 엔진에 가까운 M139를 얹었으며

''''그나마'''' 가벼운 1775kg의 무게를 지녔음.

심지어 어지간한 호화 사양들도

그대로 탑재되어 옵션 차이는 사실

SL 43과 SL 63 4Matic+이 거의 안 남.

그러면서 가격 다이어트까지 큼지막하게.

거의 1억 원 가까이 저렴하니까.

몸무게만 다이어트 한 게 아니라고.

 

SL 63 4Matic+은 트랙주행 같은 걸 할 차가 아냐.

이게 옛날의 AMG였으면 수긍했을텐데

작금의 AMG의 행보를 보면 그 누구보다도

하드코어한 퍼포먼스 스포츠카를 만드는 데

열중인 터라, SL 63 4Matic+을 보면서

내놓은 자식 같단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신발만 좋은거 신기면 뭐해

그럼 이 차는 전통적인 메르세데스다운

고속 크루저, 그랜드 투어러인가?

맞긴 한데 그건 다른 메르세데스-벤츠에서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는 부분이라

SL의 매력이라고 콕 찝긴 어렵다.

심지어 가격을 보게 되면 더더욱.

AMG SL 63 4Matic+는 2억 5천만원.

무슨 되도 않는 카본 파츠들을 끼운

AMG SL 63 4Matic+ 퍼포먼스는 거기에

2천만원이나 추가로 더 얹어야 하고,

솔직한 말로 대안이 너무 많다.

 

이 차가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당시

내가 이 블로그에다

911의 시대는 갔다고 썼건만,

막상 타보니 맛이 가버린 건 SL.

 

2억 후반대로 가게 되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도 사정권.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라는 점도 동일하고

그 차는 호화스럽긴 SL이 상대가 안 되며

뱃지 빨로도 삼지창이 세 꼭지 별을 압도.

그란카브리오도 엔트리 모델이

조만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가보던데,

그렇게 되면 정말 가격대가 대놓고 겹침.

 

다른 회사를 굳이 쳐다보지 않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편안함은

메르세데스-벤츠 안에서 고스란히 찾을 수 있어서

2억 5천만원이란 거금을 낼 필요가 없다.

난 차라리 같은 돈이라면 S 580.

지붕이 열리는 차량은 다른 걸로 사고.

솔직히 S 580에 마쯔다 MX-5 조합이

SL 63 4Matic+ 퍼포먼스 한 대보다

백배 천배 만배 억배 조배 낫다.

 

날렵한 눈매, 그렇지 못한 몸매
덩치와 무게 생각하면 트랙에는 P Zero Corsa가 필요하겠는데

그래서 내가 하고싶은 말은,

AMG가 된다한들 본분을 잊지말아야.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만

SL은 어디까지나 고급 컨버터블이잖아.

AMG가 개발했다며 스포츠성을 강조할

그런 차가 전혀, 절대 아니라고.

SL이란 이름의 뿌리로 돌아가면

전설적인 300SL은 레이스카 출신이니

또 AMG라는 이름은 꽤나 어울린다만

그럼 차도 거기에 맞춰서 만들던가.

 

이번에 출시된 7세대 AMG SL 63 4Matic+은

절대 합쳐질 수 없는 두 개의 자아가 양립한 채

하나의 차량에 쑤셔넣어진 듯한 모델.

 

내가 아는 SL 63이란 구형 모델처럼

코너를 파고드는 역동성보다는

끝없는 마성과 파워풀함의 쓰나미.

그런 걸 즐기기 위해 타는 차량이고

하늘색 셔츠와 흰 반바지를 입은 채

썬글라스를 얼굴에 척 얹고 지붕을 연 뒤

창문을 다 내려 거기다 왼팔을 걸치며

쳐다보는 이들에게 싱긋 웃어주는

그런 여유로움이 주된 매력인 차.

AMG SL 63 4Matic+도 여전히

그런걸 충분히 할 수 있는 차량이다만

성격 변화를 이루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

 

그냥 원래대로 차 만들지 무슨

납득하기 힘든 기교를 왕창 부려서

SL을 완전 AMG화하겠다고 난리였나.

메르세데스-벤츠도 그걸 느꼈는지

이번엔 노선을 바꿔 마이바흐 SL 680 출시.

S 680은 680 뱃지를 붙이기 위해

V12를 얹는 수고와 노력을 단행했는데,

마이바흐 SL 680은 그대로 M177.

아무리 봐도 장삿속 좀 너무하다.

 

참 디자인이 아까워 디자인은 기가 막힌데

결론 타임.

AMG SL 63 4Matic+은

이 글에서 내리 강조했듯

정말 이도저도 아닌 차.

 

길에서 타면 그냥 메르세데스-벤츠.

근데 메르세데스-벤츠의 장기를 누리려면

SL이 아닌 (더 저렴한) 차여도 상관 없고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한 오랜 사랑으로

이 차량을 다시 선택하기엔

예전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지켜내던

그 품질과 고집, 철학 등이 많이 없어졌다.

벤츠답지도 않은 벤츠를

2억 5천만원씩이나 주고 사?

메르세데스-벤츠를 사랑하는 나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할 수 밖에 없더라.

 

그러면 해답은 911?

이 글을 쓰는 시점이 사실

이 차를 타본 2024년이었으면

911을 사는 게 낫다고 했을 건데,

지금은 8세대(992)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992.2가 한국에도 출시된 상황이고

포르쉐코리아의 막장 판매정책에 힘입어서

대한민국은 카레라 GTS만 출시됨.

그보다 더 위의 GT3 모델은 당연히 더 비쌈.

 

이제 911은 시작 가격이 무려 2억 4천.

시작 가격이. 말이 되나? 미친거 아니야?

여기다 옵션 좀 붙이면 금방 2억 후반.

호화롭게 꾸미는 순간 3억을 넘어섬.

911이 그만큼씩이나 줄 차는 아닌데?

개나소나 911 산다고 줄서니까 아예

한놈만 걸려라 식으로 장사 노선을 바꿨나봄.

992.1 시절에는 GT3도 2억 2천만원 시작이었나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 2억 7천만원 시작.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이래도 사주니까 아주 정신을 못 차림.

 

내가 최근에 마세라티에 빠져서가 아니고,

정말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라인업이

현재 가성비가 되게 좋은 상태.

그란투리스모 2억 4천만원부터 시작.

미리 스포하자면 폴고레는 사지 말고,

네튜노 엔진 얹은 놈들로 보세요.

 

2억 넘어가는 차량은 솔직하게 말해서

월급쟁이들이 자수성가해서 살 수 있는

영역의 차량이 어차피 아니니까

기왕 사는 김에 화끈하게 마세라티.

마세라티가 판매 볼륨이 작은 회사에

워낙 고장 및 감가로 악명이 높다보니

섣불리 접근할 용기가 안 나서 그렇지

막상 타보면 정말 만족스러움.

그래도 두렵다면, AMG SL 43로 가자.

SL 63 4Matic+은 정말 아니야.

아무리 부자인들 1억원은 아깝잖아.

SL 43 1억 5560만원이라고.

SL 63 4Matic+ 가격 듣다 이거 보니

갑자기 헐값으로 보이지?

 

렉서스 LC 500이 단종된 게

이럴 때 보면 참 아쉽네.

자연흡기 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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