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이다.
연말이니 올 한 해를 빛낸 차를
쭉 돌아보며 꼽아야 될 시점.
글 서두에서 지르고 시작하자면,
2022년 올 한 해를 빛낸
올해의 차는 이 아이오닉 6다.
작년에 이어서 또 현대기아차에
또 E-GMP를 활용한 전기차다.
왜냐고? 그 이유는 지금부터.
아이오닉 6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량이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는 구조 상
지붕을 높게 설계하는 것이
실내 거주공간을 뽑기 유리하기에
승용차 형태로는 비교적 적게 나오는 편.
그래서 현대/기아/제네시스 내의
E-GMP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 차량들은
전부 1번 타자들이 크로스오버 SUV였고.
아이오닉 5는 솔직히 정말 실망스러웠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첫 모델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좀 더 완성도가 올라갔어야 했고
처음 시도하는 과감한 포인트들이
낯설게 다가오는 차량이기도 했다.
그런데 모터트렌드 SUV 오브 더 이어 2023?
반면 형제차인 기아 EV6는 놀라울만큼의
상품성과 주행 완성도를 동시에 구현했고
제네시스 GV60는 적어도 제네시스다운
고급감과 화사함을 갖추었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제외하면
전부 안정적으로 좋은 차량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
그래서 뒤이어 나온 아이오닉 6의 어깨가 무겁다.
아이오닉 6는 아이오닉 5의 실망한 내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은 최근
가장 논란에 많이 휘말린 디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심지어 나도 뭐라 했었다.
눈에 좀 익으니 이젠 봐줄만하긴 한데
지금도 아주 이쁘다거나
완성도가 탁월한 생김새는 아니라고 본다.
공개 당시 깠던 부분에 대한 생각은
지금 기준으로도 변함 없다.
그때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 많은 걸 한 데 담으려다 체한 느낌.'
GV60과 마찬가지로 아이오닉 6는
선과 면 처리가 단순한 인상이라
무채색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좋다.
디테일이 비어있어 느껴지는 허전함을
눈길을 잡아끄는 색상이 상쇄시켜야 하는데
특히 까만색이 이 부분에서 매우 취약하다.
앞 범퍼의 까만색 라인 때문에 덮으려고
어비스 블랙 펄 색상을 추천하는걸 많이 본다만
나는 반대일세.
시승차의 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 색상은
이전에는 전혀 생각 안 해봤는데
차량을 받아서 보니 아주 이쁘다.
아이오닉 6를 산다면 빨간색 추천.
물론 아무도 이 차를 빨간색으로 안 사겠지만
아이오닉 6는 몇십 년 전의
미국차와 유럽 각국의 차량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라
공을 많이 들인 디자인이라고 저번에 짚었었는데
그 외에 실내외 디자인 곳곳에
정사각형 모음집을 박아넣는
'픽셀 디자인'을 숨겨놓았다.
전조등의 데이라이트도 그렇고,
트렁크의 개폐 버튼도,
스마트폰 무선 충전 데크의
충전중이라는 표시 알림등까지.
모든 곳에 꼼꼼하게도 넣어놓았다.
이런 깨알같은 디테일이
아이오닉 6가 성의있는 디자인이라며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알려준다.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적어도 대충 그려낸 차량은 아니라는 거.
실내 거주성 및 공간 활용성에
거의 몰빵한 아이오닉 5의 DNA가
아이오닉 6에도 완전히까진 아니지만
여전히 꽤나 많이 살아 숨쉰다.
시트의 위아래 쿠션들도 적당히 넓적하고
착좌감도 아이오닉 5보다 한결 편안하다.
아이오닉 5는 수영장에서 볼 법한
고무 튜브에 바람 채워 만든
미끄럼틀 위에 앉아있는듯한
둥둥 떠가는 불편한 느낌이었는데
아이오닉 6는 운전한다는 것에
비교도 안되게 더 잘 맞춰져 있다.
뒷좌석 시트 역시 마찬가지.
내 시트포지션대로 운전석 시트를 맞추고
내가 뒤에 앉아보니 아이오닉 6는 무려
레그룸이 주먹 5개가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나야 당겨서 앉는 편에 키도 평균 수준이지만
이 정도면 거의 적수가 없는 수준.
난 상체가 짧아 앉은키가 작은 편이라
별 문제 없었는데 일반적인 경우 175cm 이상은
뒷좌석 헤드룸이 약간 모자랄 듯 하다.
난 '높게 올라온 센터콘솔에
노트북과 같은 개인 장비를 올려두고
충전하거나 쉴때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현대차의 주장에 처음엔 반신반의했었는데,
운전석에 앉아보니 정말 그러기 좋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 정도였다.
커피를 담아온 텀블러랑 노트북을
딱 올려두고 개인 작업 틈틈이 하며
시간을 보내기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실제로 전기차를 그동안 타고다니면서
충전소에 방문해서 충전중인 다를 차를 봤을 때
충전 시간을 그렇게 활용하는 차주들이 많았어서
현대차가 이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겨냥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센터콘솔에 창문 스위치가 모여 있는 것은
만약 이게 내 차라면 금방 익숙해질 듯.
예전의 메르세데스-벤츠를 연상케 하기도 하고.
승용차 본분에 맞춘 아늑한 느낌 또한
운전석에 앉으니 바로 느껴진다.
그러나 답답함과 아늑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했기에 딱 적당하다.
내가 최근에 SUV만 절대적으로 선호하며
제일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한적하고 널널한 실내 공간감인데,
아이오닉 6는 승용차에 이런 실내 포맷인데도
내게도 합격점을 받아갈만큼 충분히 좋았다.
종합적으로 실내 구성은 굉장히 짜임새 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다.
세워둔 채로 적지 않은 시간 둘러봤으니
이제 서둘러 출발해볼 시간.
아이오닉 6는 E-GMP 형제들 중에서
처음 선보이는 승용 형태 차량이다.
자연스레 주행성능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는데,
이미 EV6라는 엄청난 차량이 있기 때문에
아이오닉 6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생각보다 아주 높다.
아이오닉 6는 대중적인 성격을 띠는 차량이라
많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승차감부터.
사실상 이 가격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감안하지 않더라도 정말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측에서 제공한 차량은
당연히 풀 옵션 차량이라 20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20인치라는 사이즈가 티가 안 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반적인 주행 시 체감되는 경우는 극소수이다.
방지턱과 같은 요철을 넘을 시
쏘나타(DN8)가 전달하는 충격량을
3분의 2 정도로 줄이고, 찐득함을 섞은데다
쭉 미끄러지듯 나가는 상황에서는
그랜저보다 한결 차분해서,
난 개인적으로는 그랜저보다도 낫더라.
아직 신형 그랜저(GN7)는 테스트 이전이라
테스트 해보고 비교가 가능하면 업데이트 예정.
무거운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라는 핸디캡과
큰 휠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런 가격대로
이만한 승차감을 구현했다면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될 정도다.
기본형인 18인치 휠은 승차감이
당연하게도 더 좋다고들 하는데,
"더 멀리가고 승차감도 더 좋은 18인치가 낫다"
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만
난 20인치 휠 선택을 권장한다.
그 이유는 바로 타이어.
20인치 피렐리 휠타이어 패키지는
단 돈 60만원으로, 모든 트림에서 선택 가능하다.
18인치에 기본으로 신겨져서 나오는 물건은
한국타이어 벤투스 S2 AS나
넥센 엔페라 AU7인데, 둘 다 별로.
반면 20인치는 피렐리 P Zero 올 시즌.
이 역시도 지금까지 다른 현대차에 적용된
그동안 이 P Zero 올 시즌은 큰 차체를
감당하기 버거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면서
수입 타이어라고 비싸기만 했었기에
비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런데 아이오닉 6는 정말 처음으로
이 타이어와의 궁합이 딱 맞다.
접지력 확보든, 승차감 구현 측면에서든
차량의 서스펜션 및 거동특성에
제대로 맞춰서 장착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좋다.
EV6 GT에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를 낀 것 보다
훨씬 성의있게 순정타이어를 선정한 것처럼 다가온다.
많이들 착각하는 부분이,
접지력이 높고 비싼 타이어를 별도로 낀다고
내 차의 주행성능이 올라간다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어디까지나 차량이 설계된 대로 선회 시
차체가 의도된 선 안에서 움직이며
각 바퀴에 접지력을 눌러담아서 돌아나가야 하는데
무작정 하이그립 타이어를 신긴다고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차량의 개발된 순정 상태 대비
과하게 접지력이 높은 타이어를 장착하면
차체의 움직임을 타이어가 강제로 억제하는 꼴이 돼
되려 운전자에게 불쾌감 혹은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장기적으로는 하체 부품에 무리가 갈 확률도 있고.
타이어와 차량의 조화가 이래서 중요한데
아이오닉 6의 경우 이 P Zero 올시즌이 훌륭하다.
네 짝에 다 끼워주고 2인치 인치업하는데
단 돈 60만원? 안 할 이유가 없다.
20인치 휠의 디자인이 아반떼 N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
하지만 진짜 킬링 포인트는 주행성능.
'현대차가 드디어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운전하면서 즐거웠다.
전기차는 태생적인 포맷 자체가
가장 무거운 배터리가 차량 중심부 바닥에
깔려서 모여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잘만 만들면 MR 같은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런 전기차는 별로 없긴 했지만.
멀지 않은 가격대의 BMW i4는 반대의 노선으로,
대놓고 FR다운 움직임에 초점을 둔 모델이라
EV6 정도가 유일하게 가까운 모습을 보였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의 주행감각이 워낙 별로였고
비슷하게 나온 형제차인 기아 EV6가
입가에 큰 미소를 짓게 하는 엄청난 물건이었는데다
제네시스 GV60(스탠다드 RWD 한정) 역시도
살랑살랑 꼬리를 쉽게 흔드는 타입이었어서
현대차 산하로 출시된 두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6가 만회해야 하는 수준 차이가 엄청났는데,
아이오닉 6는 그걸 멋지게 해냈다.
일단 ESC(자세제어장치)를 2단계 해제하면
완전히 꺼진다. 여기서부터 엥? 하게 된다.
그렇게 고성능이라 강조하는 EV6 GT조차
드리프트 모드가 아니면 2단계 해제를 실행해도
계속 개입해서 신경질나게 만들었는데,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오닉 6가
아이오닉 6 N도 아닌데 다 꺼진다는 것은
조금 충격이었지만 나는 너무 좋았다.
바꿔 말하면 일반적인 수준의 운전자들은
눈길 탈출 아니면 절대 손 대면 안 된다.
본래 미드쉽 스포츠카들은 한계점이 높지만
한계점을 넘어서면 어지간해선 수습하기 어렵고
한계점으로 다가가는 과정도 일반적인 차량보다
평균적으로는 빠른 편인데,
아이오닉 6는 전기차라 무게가 있다보니
그 한계점으로 가는 과정이 느리게, 천천히 지속된다.
그리고 일부러 임계점을 넘도록 조향과 악셀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더라도, 자세가 일반적인 MR보다
천천히 흐트러지기 때문에 나처럼
전문적이지 않고 운전에 미숙한 사람조차도
적당히 안전한 범주 안에서 재밌게 놀 수 있다.
솔직히 이걸 현대차가 노리고 만들었다곤 생각 안 하는데
이런 특성을 실수로 만들었다 쳐도,
모든 전개 과정이 불안정하거나
지나치게 빠르고 일찍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는게 1번,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아이오닉 6의 섀시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 2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방금 설명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에
앞서 설명한 20인치 순정 타이어가 일조하고 있기도.
그보다 접지력이 낮으면 글쎄, 나도 타보질 않아서
장담하기는 조금 어렵겠으나 위험성이 좀 오르지 않을까.
근데 ESC가 완전히 꺼지는 건 실수가 아닐텐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EV6와 비교하게 되면(같은 롱레인지 사륜구동끼리),
EV6가 훨씬 후륜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EV6의 휠베이스와 차체 길이가 더 짧아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각 바퀴의 태도가 제각각 자유롭다.
아이오닉 6는 제 자리를 지키려는 시도를
일정 수준까지 하다 놓아주어야 할 때 놔주는데,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사실 어려우나
내 입맛에는 EV6. EV6 진심 최고.
순수하게 운전 재미를 따진다면 EV6고
좀 더 안정적인, 보편적인 주행성을 생각하면
아이오닉 6가 나으나, 아이오닉 6도 만만치 않다.
아이오닉 6가 i4 eDrive40보다 좀 더 재밌고,
그 외 폴스타 2 듀얼 모터(퍼포먼스)나
테슬라 모델 3/Y보다는 압도적으로 즐겁다.
운전 재미는 어디까지나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적인 순위이긴 하지만
아마 다 타본 이들은 대부분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까.
GV60 스탠다드 RWD보다는
아이오닉 6가 보이는 후륜의 움직임이 약간 더 진지하다.
아이오닉 5가 크게 놓치고 갔던 부분을
아주 보기 좋게 만회했다고 보면 된다.
조향감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좀 남았는데,
스티어링 휠의 무게를 약간 줄이고
피드백 전달에 더 집중하는게 어떨까 싶다.
앞 바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희미하게 정보가 들어오긴 하지만,
이런 주행 성향의 차라면 좀 더 들어와도
고객들 대부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대부분 빼어난 아반떼 N조차 완벽하지 않은 것이
스티어링 피드백이어서, 크게 점수를 깎을 부분은 아니다.
아이오닉 6가 아이오닉 5 대비 개선 된 건
비단 주행성능 뿐만이 아니다.
실내를 보아도 여러 가지로 크게 개선되었다.
우선 아이오닉 5는 열선/통풍 기능을
모니터 안에서만 조작할 수 있었는데
이는 센터콘솔에 버튼이 따로 나와있는
형제들 EV6나 GV60보다 크게 불편한,
아주 신경질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대시보드에 CLIMATE 버튼이 있긴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공조 조절로 연결되고
열선/통풍 조절은 모니터 내에서 한 번 더 눌러
찾아 들어가야 했기에, 30분마다 스티어링 휠 열선이
계속 꺼지는 상황은 고속 주행 중 매우 불편했다.
난 열선 없으면 손 시려서 운전 못 하거든. 한여름에도.
아이오닉 6는 이제 반쯤 해결책을 내놓았다.
여전히 별도의 열선/통풍 조절 버튼이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열선/통풍 조절 메뉴 바로가기 버튼을
공조 패널에 넣어줬다. 정말 고맙다.
버튼을 따로 내면 이런 문제가 없을텐데
원가절감 해야해서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이 악물고 이런 반쪽짜리 해결책을 내놓는 걸 보면.
어쨌든 아이오닉 5보다는 개선된 것이니
칭찬 해줘야겠지.
아이오닉 5는 기본형 오디오는 엉망이고
BOSE를 넣어도 알맹이가 빠진 듯한
공허한 소리가 나서 처참한 품질을 보여줬는데
정말 다행히도 아이오닉 6의 BOSE는
그보다는 꽉 찬 소리가 나서 들어줄 만 하다.
쏘나타(DN8)의 밸런스 잡힌 소리와
약간 거리가 있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
아직 기본형 오디오는 청음 전.
아이오닉 5는 아보카도 안에서 씨만 파낸
아주 텅텅 빈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젠 제대로 열렸지만 숙성은 덜 된 아보카도같다 해야되나.
이 역시도 아이오닉 5 대비 개선된 포인트.
사진으로 첨부해둔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모니터 위치 역시 훨씬 자연스럽지만
굳이 돈 내고 장착할 이유는 여전히 없다.
그냥 거울식 미러 쓰시라.
아이오닉 5가 지적받던 것 중 하나는
재활용 소재를 실내에 적극적으로 썼지만
이들이 너무 싸구려틱하고 저렴해보인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아이오닉 6는 다르다.
내장재의 품질이 크게 올라간 것이
눈으로만 봐도 한 번에 보일 정도.
난 개인적으로 신형 그랜저(GN7)보다
아이오닉 6의 실내가 훨씬 고급스럽고
깨끗해 보여서 좋다. 다만 밝은색 내장 필수.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범위도
현대차가 웬일이지 싶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많이, 넓게 적용되었다.
'무드등'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비로소 어울리는 정도로
조명 색상 큐레이션이나 적용이
깔끔하게 이루어져서 이 역시도 칭찬.
아이오닉 5는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범위가 그닥 넓지 않았거든.
한 가지 아쉬움은 트렁크가 좁다는 것.
공기저항계수를 낮게 끌어내리기 위해
유선형 라인을 지켜내야 했고,
그래서 실내공간에 훨씬 비중이 집중됐으며
트렁크 사이즈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단 점을
이해하니 넘어갈 만 하다.
좋은 완성도와 넓은 트렁크가 필요하면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EV6.
아, 난 썬루프는 무조건 열려야한다는 사람이라
비전루프가 탑재되면서 열리지 않는
아이오닉 5와 GV60과 달리 열려서 좋다.
파노라마가 아니지만, EV6와 다른 이유로
파노라마가 아니어서 참을 수 있다.
이 차는 유선형 라인 때문에 그런 것이고
EV6는 서자인 기아차여서 그런 거니까.
공기저항계수 0.21cd를 위해서라면 별 수 없지.
이 공기저항계수와 낮은 차고 덕분에
아이오닉 6는 열심히 테스트를 반복해도
5.5km/kWh 이상을 기록했다.
내가 테스트를 반복해서 이런 전비가 나오는 차는
흔치 않다. 정말 효율이 좋다.
짧게 중저속 주행 환경에서 전비를 체크했을 때는
무려 9km/kWh 이상을 기록했다.
가을이라 전비가 잘 나오는 계절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더 잘 나올 여력이 충분했기에
한 번 충전으로 600km 이상 탈 수 있지 싶다.
편하게 타는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도
500km이라는 주행가능거리는
아주 손쉽게 달성하리라 장담한다.
20인치를 껴도 이 정도니
굳이 전비 걱정 해서 18인치를 낄 이유가
더더욱 없다고 할 수 있겠다.
20인치도 넘치게 잘 나온다.
E-GMP 플랫폼을 활용한 아이들은
기아차와 제네시스에선 꽤나 괜찮게 나왔는데
정작 본진인 현대자동차 산하에서는
그저 그런 모델밖에 없다는 것이
아무래도 현대차 내에서도 걸리지 않았을까.
조기 투입 해야 해서 뒷 유리가 와류에 의해
쉽게 더러워지지만 와이퍼를 장착하지 않고
그대로 출시한 아이오닉 5를 봐라.
차량의 종합적인 완성도가 많이 아쉬웠던게 사실.
그러나 이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깜짝 놀랄 만큼의 훌륭한 승차감과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 않은 주행성,
'국산' 브랜드가 '현대차'여서 가능한
엄청난 패키징과 공간감,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점, 혹은 최고점에 가깝게
점수를 줄 만 한 차량이 나왔다.
아이오닉 5의 결점들을 다 고쳐서 나왔다.
마치 벨로스터 N의 문제를 다 고쳐서
다음 세대에 뻥 하고 출시한 아반떼 N처럼.
보조금 수령 시 내 기준 탈만한 구성의
아이오닉 6가 5400만원 정도인데,
최근 출시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풀 옵션 가격과 유사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오닉 6가
쏘나타와 그랜저를 결국엔 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래서 얼핏 든다.
아반떼 포지션의 전기차는
전기차의 높은 배터리 가격으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되기 쉽지 않을 것인데
내연기관 차량들의 가격이 이렇게 인상된다면
아이오닉 6가 설 자리는 최소한 의외로 꽤나 공고할 것.
사실 모든 측면에서 평균 이상,
상위권을 기록하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몫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대중적인 브랜드들의 차량에서
돈을 덜 낸 만큼의 아쉬움이 몇 군데 보이기 마련.
그런데 아이오닉 6는 현대차 소속임에도
모든 깐깐한 내 잣대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고, 이는 놀라운 일이다.
이에 이 차를 2022년 올해의 차로 선정하게 됐다.
2년 연속(블로그 만들고 계속)으로
올해의 차는 현대기아차가 수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