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나왔다.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모델은
내 블로그에 이미 시승기가 있는데,
그때 그닥 좋은 평을 주진 않았었음.
그리고 이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어쩌다보니 목격해서
한 번 둘러본 글도 있고.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이전엔
가솔린 단독 모델과 하이브리드,
심지어 LPG 모델간의 차량 완성도와
승차감 차이가 꽤 벌어졌었는데
이번에도 과연 그럴 것인가.
그때 내 최애는 가솔린이었음.
최근 기아차들이 대거 새단장을 거쳤는데
특히 중요한 SUV / RV 라인업 중에선
완전 신차인 EV3도 나온 상태.
새로운 기아의 디자인 큐와 테마를 담아
등장한 건 이 친구가 거의 마지막.
셀토스의 풀 체인지 모델이 있긴 하지만
걘 언제 나올지 아직 미지수니까.
주인공은 언제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화려한 등장만큼이나 튼튼한 내실로
높은 인기와 판매고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가격대로는 한 급 높으면서 완전 신차인
부분적으로 겹치니 경쟁은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잘 해야 한다, 이번엔 꼭.


디자인 얘기는 저번에
더 뉴 스포티지 둘러보기 글에서
어느정도 얘기했으니 간략하게.
앞모습의 변화는 난 괜찮은데
지금 이 차가 까만색이어서 티가 안 나 그렇지
메인 그릴과 앞 범퍼의 공기흡입구를
잇는 멜빵같은 까만 선이 새로 생겼는데
개인적으로는 턱이 빠진 것 같은 생김새라
아주 불호. 흰색 어떡하냐.
유일한 해결책은 까만색으로 이 차를
출고하는 것인데, 백의민족답게
흰색 선택률이 가장 높을 건 안 봐도 비디오.
이번엔 뭔가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차량은 기아에서 제공했기 때문에
당연히 풀 옵션 차량이고,
헤드램프의 구성은 더 뉴 쏘렌토와 똑같다.
4구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T자형 DRL/방향지시등. 이건 괜찮아.
문제는 깡통으로 가게되면
기본 탑재되는 MFR 헤드램프는
T자형 DRL을 DRL으로만 쓰고
3구 LED 헤드램프로 바뀌며,
맨 아래 작은 1구는 전구 방향지시등.
깜빡이 켰을 때 들어오는 거 보면
아주 소심하기 짝이 없다.
노골적인 스타일 패키지 선택 유도가
그리 썩 유쾌하진 않더라.
뒷모습은 앞보다도 안 바뀜.
테일램프 내부 그래픽이 약간 바꼈는데,
개인적으론 페이스리프트 이전이 낫다.
이번엔 너무 기교를 집어넣으려고 한 느낌.
순수한 의도의 변화보다는
변화를 줘야하기 때문에 어거지로
차별 포인트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실내도 거의 안 바뀌었는데,
유독 스포티지가 이번에 실내는 거의 그대로.
그 이유는 원래 디 올 뉴 스포티지(NQ5)가
하극상 격으로 12.3" 클러스터 + 12.3" 인포테인먼트를
달고 있었어서 기본 레이아웃이 지금도 똑같기 때문.
그 당시엔 쏘렌토(MQ4)보다도 상위 사양이었다.
이제 ccNC란 새 전장시스템을 탑재해
12.3" 디스플레이 두 장을 쭉 잇는
오래된 디자인으로 통일했는데
스포티지는 내부 소프트웨어만 달라졌을 뿐
근본적인 대시보드 디자인은 거의 같다.
살짝씩 손을 댄 곳이 있긴 한데,
이를테면 터치식 공조 패널의
모서리를 팔각형처럼 처리한 것 등.
근데 이건 거의 다른그림찾기 수준.
기본 디자인이 탄탄하면 사실
페이스리프트때 많이 안 바꿔도 되는데
몇 달 입고 치우는 패스트패션처럼
현대기아차가 하도 디자인을 금방 갈아치우니
이제 '페이스리프트다운' 소소한 변화는
기아 디자이너들이 월급루팡을 한 것 같은
차를 사면서도 다른 차량보다 약간 손해보는 기분.
이래서 처음에 고객을 잘 길들여야돼.



이제 일주일 가량 남은 2025년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제혜택이 종료된다.
더 뉴 스포티지로 새로이 거듭나며
필연적으로 수반된 가격 인상까지 겹쳐
이제 쏘렌토 가격을 거의 넘보는 중.
시작 가격이 무려 3458만원.
현대기아차의 거듭된 차량 가격 인상에
나는 '가격 오른 만큼 차량 수준이
그보다 더 크게 올라왔다'라며
마치 현기차 최대주주마냥 얘기해왔는데
시작가격이 3458만원인건
그런 내가 봐도 문제가 있다.
시그니처 트림은 별도 옵션 추가 없이
트림 자체의 가격이 4042만원.
시그니처 트림에서조차 드라이브 와이즈는
무려 124만원이나 돈을 더 내고 골라야하고
이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에는
'후측방 충돌 경고 및 방지'가 인질로 잡혀있다.
실내 사진 속의 스웨이드 시트는
시그니처에서만 선택 가능한
프리미엄(59만원)을 골라서 탑재됨.
아무리 하이브리드라지만
준중형 SUV에 4천만원짜리 트림이라면
이런 건 기본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은데.
가격표만 봐서는 거의 뭐
'스포티지는 무시하고 쏘렌토로 직행하세요'
라는 의도가 대놓고 깔려있다.
적어도 내 눈엔 그러함.
그리고 또 다른 난제.
가솔린 vs. 하이브리드?
타 모델과의 비교가 아닌
스포티지 내부에서도 이제
'하이브리드를 굳이 골라야 하나'
이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하기 어렵다.
일단 1598cc로 배기량이 동일하고
가솔린이 이제 일반 자동변속기라
눈에 띌 큼직한, 유일한 유지비 차이는
연비 차이 뿐인데 차량 가격이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하이브리드 가격을 그만큼 시원하게 올림.
더 뉴 스포티지 가솔린은
표면적으로 봐서는 똑같이 올린 것 같지만
사실 디 올 뉴 스포티지 시절에 존재하던
2400만원대짜리 초깡통 트림이 삭제되고
'최소 이만큼은 넣고 산다' 수준의 트림이
이제 최하 트림이라 시작 가격이
인상된 것 처럼 보일 뿐이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다시 말하지만
'시작' 가격이 3458만원이다.
불과 몇년 전엔 중형세단 고급형을
아주 풀옵션으로 뽑을 돈이었음.
시작이 좋지 않아.


이제 출발해야지.
의외로 첫 순서는 주행 성능.
페이스리프트 이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특화기능이랍시고
넣은 E-Ride나 E-Handling이란
별 해괴한 기능들이 탑재됐었는데
이것들이 되려 위화감만 만들어서
상당히 별로였던 기억.
이번에도 그 망할 기능들
죽지도 않고 또 왔다.
도대체 왜 스포티지는 이런 걸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 납득이 불가하다.
기아는 현대보다 좀
'보여주기식'에 목숨 거는 경향을
예나 지금이나 보여주고 있는데
굳이 안 해도 되는 짓을
근사해 보이기 위해(?) 해가며
오히려 완성도를 끌어내리는 자충수를
왜 계속 두나? 결정권자들이 원하나.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이번엔 그 기능들이
돋보이려고 애쓰진 않는다는 점에서
페이스리프트 이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단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 할 수 있을 듯.
왜냐면 최근 현대기아제네시스 차량들
시승기마다 언급하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탑재돼서.
이게 정말 댐퍼의 정교함을 확 끌어올렸는데
승차감의 훼손을 줄이면서도
바퀴의 노면 추종성을 끌어올릴 수 있고
반대로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면서도
나긋하고 매끄러운 안락함을 구현할 수 있다.
이걸 심지어 캐스퍼 일렉트릭까지
대부분의 차종에서 폭 넓게 사용중이니,
최근 현대기아제네시스 차량의
완성도가 일취월장한 데엔 다 이유가 있음.
기존 디 올 뉴 스포티지가 주던
적절한 덩어리감을 이번엔 하이브리드에도
깔끔하게 잘 구현한 건 좋은데
내 운전에 자신감을 주는 느낌은 아님.
선회 시 노면에 대한 접지력이 분명
모자라지 않은 차량인데, 그게
운전하고 있는 나한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확신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코너에 들어갈 때
마지막 꽁무니까지 일체감있게
정확하게 따라온단 느낌이 적음.
나한텐 여전히 이 급의 기준점은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스포티지 가솔린.
디 올 뉴 스포티지 가솔린도
약간 그런 감이 있긴 하지만,
코너에서 탈출할때의 흔들림이 거의 없어
운전자에게 그 점이 그리 부각되진 않는데
이 차는 탈출할 때에도 잔상처럼
(준중형급 치고)비교적 큰 차가
돌아나갔다는 환영이 남아있음.
SUV는 앉은 위치 자체가
승용차보다 높기 때문에
좋은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하려면 차체의 움직임 면에서
맺고 끊음의 귀재가 되어야 한다만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그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움.
그리고 MDPS도 그런
'빠르고 잦은 코너링 시의
운전자 자신감 저하' 이슈에 기여함.
특별히 결점이 있는 건 아닌데
최근의 제네시스 G80 페이스리프트처럼
중심부가 굉장히 볼링공처럼 매끈한 듯
또 다소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다.
이게 고급차에는 어울리는데,
훨씬 젊은 감각의 대중적인 SUV에는
글쎄요. 하나도 안 어울림.
그렇게 부드럽게 만드느라 피드백 전달엔
소홀해져서 오히려 윗급 형님인
쏘렌토가 훨씬 피드백이 좋다.
단순히 C-MDPS와 R-MDPS의 차이가 아님.
설정값 자체가 지향점이 확연히 다름.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스포티지 가솔린은
당시에 정말 내가 그거 타고다니면서
처음에 R-MDPS라고 거짓말하고
운전해보라고 시켰더니
다들 '역시 R-MDPS라 좋다' 할 정도로
다 속아넘어갈 정도의 뛰어난 완성도를
C-MDPS를 탑재했었음에도 자랑했는데
이번엔 그냥 차량 성격에 맞지 않게
그저 고급화?만 추구했다.
웃긴 건 스티어링을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중심부가 더 찐득찐득해짐.
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포티한 스티어링이란 과연 뭘까?
주행 성능 면에서는
구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단
나아진 구석이 다소 보이지만
이전에 잘했던, 그 기준점은 넘지 못했고
오늘날의 경쟁자들과 비교해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그 두 차종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걔들은 다시 말하지만 한 체급 더 큰 차량들.
더 뉴 투싼 하이브리드*는 아직 내가 안 타봐서.
가격으로 따지면 EV3과도 비교 가능한데
EV3보다는 좀 더 사뿐하게 움직여서
훨씬 낫다만, EV3은 그 작은 차에
엄청난 배터리를 우겨넣어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다 한참 무거운 차.
그런 핸디캡을 감안하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그보다
대단히 낫단 느낌도 안 듦.


어찌보면 제일 중요한,
개선되었으리라 믿는 승차감은?
일단 쏘렌토와의 차이가 극명함.
더 뉴 쏘렌토는 이제 기아차가 비로소
주행 성능도 어느정도 잡으면서
날 서있지 않은, 긴장을 풀고 이완된
약간 헐렁해진듯 충분히 조여진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냈다.
그게 가솔린이건 하이브리드건 둘 다.
걘 정말 달려있는 뱃지만 기아차지
종합 주행 완성도와 승차감은
BMW나 아우디를 뛰어넘음.
페이스리프트 이전 쏘렌토(MQ4)는
완전 뱃지만 기아차인 BMW X1이었는데
더 뉴 쏘렌토는 그 역동성은 고스란히 보존하면서
한껏 뻣뻣하게 힘이 들어갔던 근육을
다 풀어버려 차급에 맞게 편안해졌었다.
이전엔 너무 스포츠성에만 집중했었는데.
기초 체력과 근력, 즉 내실이 받쳐주니
이전처럼 애쓰지 않아도
따라잡고 싶었던 이들을 휙 하고
가뿐하게 뛰어넘을 수 있는 것.
반면 더 뉴 스포티지는
오히려 페이스리프트 이전 차량보다
노면의 잔 요철을 굉장히 많이 읽는다.
피아노로 스타카토를 치듯
통 통 통 통 하는 충격과 진동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게 불쾌함.
주파수 감응형 댐퍼 도입 후
현대기아차의 주요 특성 중 하나는
노면에 차분하게 붙는 매끄러움이
종전에 없다가 새로 생겼다는 건데
그런 점이 여기선 하나도 찾기 힘들다.
통통 쳐대는 충격이 하도 계속 들어와
차분하려 들기도 전에 다음 충격이
실내와 탑승객에게 전달됨.
그런 사기템까지 끼우고도 당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설정값의 목표는 단 하나.
쏘렌토로 올려보내기 위함.
스포티지 사지 마세요.
몇 년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쏘렌토(MQ4)와 스포티지(NQ5) 둘 다
각각 그 자체로 완성도가 좋았어서
스포티지 샀다고 쏘렌토가
계속 눈에 밟히고 이런 게 아니었거든.
각자 자기가 필요한 용도에 맞춰
차를 둘 중에 골라잡기만 하면 됐었는데
기아차가 그 점이 심기가 불편했나보다.
초반에 언급된 12.3" 디스플레이 두 개의 실내도
스포티지에 너무 힘을 준 하극상 구성이었지.
자기들이 생각했을 때 스포티지와
쏘렌토 간의 완성도 차이가 너무 없고
가깝게 붙어서 약간 과잉이어도 쏘렌토를 살
고객들이 전부 스포티지에 머무른다고 느꼈나 봄.
스포티지의 차량 사이즈가 원체 커져서
이제 이 정도로 솔직히 3,4인 가족은
큰 불편 없을 정도까지 됐으니 더더욱.
내수 몰락만이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최대한 한 탕 크게 치고 빠지자
그런 심보로 무조건 쏘렌토로 가도록
급 차이를 확실하게 벌려버렸다.
준중형급인 스포티지에겐
'준중형급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이란 지령을 내렸음.
어디서 아우가 감히 형님을 넘봐?
솔직하게 말해서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승차감은
동생격인 EV3, 심지어 캐스퍼 일렉트릭보다도
못하게 느껴질정도로 처참함.
도저히 쉴드치기 어려울 정도.
아, 생각해보니 니로라는 차가 있었지.
니로 EV보다 덜 단단하고
니로 하이브리드보단 약간 정제돼 있음.
근데 그건 차급상 당연한거야.
더 뉴 셀토스보다도 난 못한 것 같아.
통통대는건 얘나 셀토스나 동일한데
더 뉴 셀토스는 비치발리볼처럼 탱글탱글한게
동그랗게 통통대고,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그보다 통통대는 주기가 짧아서
날카롭진 않지만 무신경하게 툭툭 치듯 느껴짐.
하이브리드가 아닌 더 뉴 투싼 가솔린은
타봤는데, 투싼 특유의 가벼운 통통거림이
오히려 스포티지보다 덜 거슬리게 느껴져.
그 정도로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승차감은 이전보다 수직하락했음.
페이스리프트 전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최소한
어중간해도 반타작이라도 했는데,
이제 동생들보다 못한 신세라니.


그나마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나아진 점을 간신히 꼽자면
나름 좀 더 고급감을 강화했다만
더 뉴 쏘렌토 역시 같은 행보이고
개선의 보폭이 더 크다.
더 뉴 쏘렌토는 타고다녀보니
정숙성 개선과 실내 개선,
차량의 주행 품질을 두루 따지면
정말 4 ~ 5천만원 돈값을 상회하는,
왜 국민차가 됐는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우주 명차인데 더 뉴 스포티지는 으음.
더 뉴 스포티지도 3천 후반 혹은
4천 정도에 주 구매층이 몰릴 듯 한데
4천만원의 값을 하는가?
쏘렌토가 없었다면 그렇다,
현대기아의 편한 정비성 및 유지보수까지
전부 감안하면 얜 그래도 하이브리드니까
하고 적당히 눈감아줄만 했는데
정말 조금만 더 보태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쏘렌토의 존재가 이 차를 죽여버림.
스포티지를 죽이는 건 의도된 것이겠지만.
더 뉴 스포티지의 정숙성은
내 체감상 페이스리프트 전과
대단한 차이가 별로 없다.
나 이런 소음에는 다소 무딘 편인데
거슬리지도 않고 특출나지도 않고.
더 뉴 쏘렌토는 운전하고 다녀보니
정숙해졌다는 게 확 체감이 되던데 말이지.
시그니처 트림이라 그렇지만
도어캐치 주변의 저
'우드 그레인 가니쉬'는 꽤 보기 좋음.
하지만 역시나 차급의 한계답게
직접 손으로 만져보면 실망하게 됨.
이 내장 고급화는 시그니처 트림 전용 사양이라
4천만원 이상을 이 차에 무조건 지불해야
누릴 수 있는 호사...인데 그래봤자 준중형.
늘 입아프게 말하지만
차 급과 배기량이 깡패입니다.
되는 예산 안에서 최대한 차 급을 올려야 함.
시그니처 트림 시작가가 4천만원이라니
참 믿기 어려운 현실이다만
안 사면 그만이니까.
앗, 벌써 결론 스포했네.


파워트레인은 뭐 이걸 쓴
다른 차종들을 너무 많이 소개해서
또 언급해야 하나 싶지만,
이 글을 통해 내 블로그를 처음 보는 이들을 위해.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598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스마트스트림G 1.6T 엔진에다
47.7kW짜리 모터, 6단 자동변속기를 물림.
이 엔진 자체가 저회전 ~ 중역대
토크가 아주 빵빵하게 나오는데다
출력이 올라간 모터까지 힘을 보태
(기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44.2kW)
최고 출력 235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엔진과 모터 둘 다
27kg·m을 내지만 합산이
54kg·m가 되진 않는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현대와 기아
둘 다 합산 최대토크를 표기해놓지 않아
이렇게 따로 쓸 수 밖에 없다.
맨날 타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그 물건이라 이제 신뢰성도 어느정도
검증됐다고 나는 판단한다만
더 뉴 스포티지의 눈여겨볼만한 특징은
드라이브 모드 중에 'BABY'가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
하도 아이가 타고있어요 란 스티커를
차 뒤에 붙이고들 다녀대니
그에 맞춰서 베이비 모드까지.
국민정서를 반영하는 건 역시 현대기아차.
근데 운전해보니 BABY 모드랑
ECO 모드랑 거의 대동소이하다.
아기가 타고 있으면 정숙성과
매끄러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최대한 전기모터로 주행하려 애쓰는 게 맞는데
생각해보면 에코 모드도 동일한 역할 아닌가.
악셀 페달 민감도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차이가 있었나
긴가민가할 정도로 눈에 띄는 차별점은 없었음.
한 가지 아쉬운 건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고도
스포츠 모드에선 변속기가 땅땅
고의적인 변속충격을 기분좋게 때려줘서
정말 놀랄 정도의 변속 품질을 자랑했는데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그런 거 없다.
보통 더 작은 차가 그런 걸 갖추는 편인데
기아차는 쏘렌토를 국민 슈퍼카로 만들려고
정말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나보다.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워낙
근본적으로 같은 파워트레인을 살짝 개선하고도
튜닝 및 개량을 통해 큰 폭의 향상을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맞춰놔서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기대를 좀 했는데
결과는 실망. 넘어설 수 없는 급 차이.
그렇다고 해서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상시 공격적인건 전혀 아니다.
편안하게 타고 다니려면 다른 드라이브 모드
선택해서 타고다니면 편하기도 더 편함.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당연하지만,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다 더 낫고 편하다.


또 하나의 실망거리는
옵션으로 탑재된 크렐 오디오.
시그니처 트림에서조차 59만원짜리
별도 옵션이고, 노블레스부터 선택 가능.
크렐이라는 것 부터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건만
그 낮은 기대치에도 못 미치더라.
크렐이 문제시되는건 대개
날카롭게 쏘는 고음 때문인데
오히려 얘는 BOSE에서 기아차라 크렐로
딱지만 갈아꼈나 싶을 정도로
저음이 뭉치고 무게감이 강하다.
전반적인 음 표현력 및 균형감도
저음쪽에 많이 치우쳐있음.
정말정말 좋게 포장하자면
'뭘 모르는 젊은 애들 취향의 소리 튜닝'
이라 하겠지만 솔직히 싸구려다.
더 뉴 쏘렌토는 동일하게 크렐 딱지 붙이고도
전반적인 음색이 깔끔해지고
전 음역대를 고루 표현하려 들던데
더 뉴 스포티지의 크렐은
크렐답지도 않고 정체를 모르겠음.
기본형 오디오가 오히려 균형감 측면에선
더 나을걸로 예상중. 추후 들어봐야지.
EV3의 하만 카돈이
전반적인 짱짱함 측면에서 더 나아서
정말 기아차 내에서 이 차의 위상은
어디까지 추락하는 건지 감이 안 잡힘.
그나마 투싼의 형편없는 BOSE보단
약간 낫다는 걸 위안 삼아야겠더라.


브레이크는 아쉽게도
이 차량의 누적 마일리지가
새차나 다름없는 130km인지라
전혀 판단할 수 없겠었는데
이 상태 그대로 말하자면
답력이 고루 분포되지 않았고
20%쯤 밟았을때부터 팍 서기 시작함.
그건 길들이기 부재의 문제거나
탁송 후 그 짧은 주행거리동안
남이 길들이기를 망쳐놨을수도
있기 때문에 판단은 유보해야됨.
이 차는 회생 제동 강도를
마치 전기차처럼 조절할 수 있다.
(ECO 모드 한정)
회생 제동이 있어서 브레이크 길들이기가
더더욱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
난 에코 모드 뿐만 아니라
스포츠 모드에서도 변속기 단 수보단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게
오히려 이 차로 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의 스포츠 주행 선에선
더 유용해보이고 나아보이는데
사람들은 대개 스포츠 모드라고 하면
변속을 직접 하길 원하니까.
고속주행 안정감은
이전 스포티지의 수준과 유사하다.
디 올 뉴 스포티지는 딱 필요한 만큼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고속에서 보였는데
이 차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나쁘지 않지만, 개선점은 없음.

결론.
더 할 말이 있나.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완전 폭망이다 폭망. 사지 말아야 돼.
가격 인상이라도 자제하면서
이런 평이한 완성도 및
눈에 띄지 않는 개선점만 지녔으면
그나마 요즘 세상에 가격이라도
경쟁력있게 매겼다고 하겠지만,
이 차 3458만원부터 '시작'함.
말도 안 되는 가격 책정이라 본다.
언제나처럼 내가 할 말은
'우주명차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세요'
그 뿐이다. 눈 돌리지 말기를.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더 뉴 스포티지는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자신의 위치인
준중형 SUV에 걸맞는 곳으로 내려가도록
기아차에서 조치를 취했다.
네 주제를 알고, 앞으로 형 넘보지 마.
답은 언제나 그렇듯이
쏘렌토 하이브리드.
요즘같은 불경기에도 반년 넘게 대기.
다 이유가 있는 거지. 고객들 바보 아님.
그랑 콜레오스 글 초반에 언급해놓고
비교를 거의 안하다시피했네?
그랑 콜레오스나 더 뉴 스포티지나
둘 다 전혀 신경쓰지 말고
더 뉴 쏘렌토 사라니깐.
잊어버려라. 나머지 떨거지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