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고백 하나 하자면,
내 마음 속에는 D-SUV 그룹에
정답이 이미 딱 하나 정해져 있다.
그건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GLC.
비록 신형이 되면서 차량의 느낌이
이전과 상당히 많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내겐 이 세그먼트 내
명확한 기준점으로 자리잡고 있음.
이 벽을 깬 차는 이전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깨질 일 없을 줄 알았다.
그런 일종의 고정관념은
이 글의 주인공인
'GV70 페이스리프트 2.5 터보
AWD에 스포츠 패키지'를
타보기전까지 아주 확고했었는데..
드디어 그게 깨지고 말았다.
'제네시스가 이걸?'싶은
세그먼트 리더의 등장.
사람들이 제네시스 GV70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기아차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SUV를 사고 싶으면서도
수입차의 불편하고 비싼 유지보수와
국산차의 다양한 옵션이 전부 신경 쓰여서.
즉, GV70이라는 차량에 대해
'정말 난 이 차를 꼭 사야해'로 접근하는
구매자는 그렇게 많진 않단 것이지.
그런데 이제 그럴만한 가치를 지닌 제네시스가
사상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이 차량을 타본 지 반 년이 지났건만
그때의 그 느낌 아직도 기억나.
시작부터 너무 띄워주고 출발하는데,
이렇게 호들갑을 많이 떨 만큼
신형 제네시스 GV70 2.5T 스포츠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한 번 살펴보자.
늘 첫 순서는 디자인.
3.5 터보 모델 시승기에도 밝혔듯이
앞은 약간 우락부락한 면이 있고
뒤는 좀 깔끔하게 다듬어진 편.
일반형에 비하면 스포츠 외관이
오히려 덜 튀기 때문에
이게 스포츠 트림이 맞나 싶음.
일반형은 크롬 장식이 앞엔 적절한데
뒤는 드라큘라 이빨같은 그
가짜 배기구 디자인도 아닌 이상한
범퍼 하단을 두르는 크롬 띠가 달려
굳이 이렇게 만든 이유가
납득이 전혀 안됐었다만
스포츠형은 통상적인 형태에 가깝다.
외관이 한결 깔끔해지기 위해서
스포츠 패키지를 골라야 하는 아이러니.
스포츠 패키지용 외관은
외부에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이
외관 전방위적으로 둘러져있어서
흰색을 고르는 것이 베스트.
이런 차량들은 까만색이나
어두운 계열의 색상을 고르면
장식들이 전부 묻혀버려서
디테일이 없는 뚱뚱한 덩어리처럼
자칫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
테스트카는 우유니 화이트라
아주 만족스럽다만,
내가 구입한다면 이 색상 말고
무광인 마테호른 화이트로.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의 일원이어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음에도
도장 품질이 내 기준에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우유니 화이트의 얕은 펄감과
떨어지는 메탈릭함을 버리고
아예 무광으로 가버리는 것이
훨씬 보기 좋고 고급스럽다.
무광 흰색이 이 차급에서
팔레트 내 색상으로 제공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 몇 없거든.
기껏 해야 메르세데스-벤츠?
인디비주얼 오더를 넣어서
캐시미어 화이트 마그노를 고르면 된다만
그러는 사람은 거의 없지 사실.
제네시스는 단 돈 70만원에
무광 페인트 칠해주니까
도장 관련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구형과의 큰 차이점이라면
헤드램프가 MLA 방식으로 바뀌고
테일램프는 이제 방향지시등을 품어
한결 날카로워지졌으며 디자인 전반에
좀 존재하던 군더더기가 줄었단 것.
성형 수술을 뜻하는 페이스리프트,
꽤나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졌지?
실내로 자리를 옮기면,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도 꽤나
독창적인 편이었던 실내를
새로운 ccIC 전장시스템 및
두 장의 12.3" 디스플레이와 함께
잘 버무려놓아서 만족스럽다.
GV70의 인테리어 테마는 타원인데,
왜 타원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타원형 아이덴티티를 대시보드 전반과
도어트림에 제대로 녹여서
더 개성적인 디자인이 완성됐다.
이 차량은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I라
센터 콘솔에는 알루미늄 마감이,
도어 트림에는 알루미늄 마감 안에
얇은 선을 여러 개 그은 듯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들어가 있다.
스포티한 기분을 적절히 내는
SUV에는 이 정도가 딱 적절하다.
무슨 되도 않는 카본 트림이라면서
실내에다 어울리지도 않는
카본 내장재를 바르는 건 정말이지
과한 수준조차 넘어선다.
경량화를 위해 카본 파츠를
외부에 장착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실내에 그걸 내장재로?
고급감을 해치기만 하는 그걸?
사진 속의 바닐라 베이지 내장은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I 전용인데,
이 실내 색상 하나만으로도
II를 굳이 골라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너무 잘 어울리거니와
좋은 내장재를 발라놨다는 점을
차가 탑승객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함.
어두운 계열의 실내 색상을 고르면
GV70의 주요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크게 반감되는 셈이니 꼭!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I를 고르고
옵시디언 블랙 / 바닐라 베이지 투톤
내장 색상 골라서 출고하기를.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의
블랙 원톤 내장 볼 때는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던 인테리어가
바닐라 베이지 투톤을 고르니까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
디자인에 대한 평을 종합하면
GV70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좀 더 깔끔하게 거듭났다만
이를 확 체감하려면
외관이나 실내나 둘 다
색상 선정을 아주 잘 해야 됨.
내 픽은 마테호른 화이트 외장과
바닐라 베이지 투톤 내장.
그 다음은 파워트레인.
이 차는 GV70 '2.5T' 스포츠라
바로 이전의 글에서 다룬
GV70 3.5T 스포츠랑은 엔진이 다름.
사실 엔진만 다른 같은 차로
으레 착각하기 쉽지만,
그건 막상 타보기 전까진 모르는 일.
엔진이 달라지면 차량의 운동 특성도
무게(위치) 혹은 형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주행성 또한
완벽히 똑같이 맞출 수 없기 때문.
그럼 GV70 2.5T AWD 스포츠의
파워트레인은 어떤 물건인가.
3.5T때처럼 이제 정말 지겹지만
다시 한 번 제원을 읊어보자면
2497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최고 출력 304마력 @ 5800rpm,
최대 토크 43kg·m @ 1650 - 4000rpm을
남들보다 큰 배기량 값 하게 낸다.
이 엔진은 현대트랜시스발 8단 자동과
맞물려서 네 바퀴를 굴리는 중.
파워트레인은 뭐.. 그냥 그래.
특별히 모난 곳은 딱히 없는데
남들보다 잘난 곳도 전혀 없음.
배기량이 500cc 더 크기에
아무래도 출력에 여유가 있고
동급 경쟁차종들은 전부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도입해서 일시적 출력 부스트를 주는데
'우린 그런 거 없어. 출력 올린다고?
정통파로 가. 그냥 배기량 키워'
이런 느낌에 가까운 설계라고 할까나.
사실 이 세타 III 터보 엔진은 원래
2리터급인 세타 II 터보 엔진을
대체하려고 개발된 물건인데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신형 엔진이 되면서 동급 배기량이 아닌
500cc 더 커진 엔진으로 개발됐다.
배기량이 커져 출력이 올랐는데
의외로 연료 소모량은 줄어들었음.
그만큼 이전 세타 II 터보가
기름은 기름대로 미친듯이 퍼먹고
나가지는 않았다는 뜻이지만
배기량을 키우고도 효율성이 올라감.
경쟁 차량인 GLC 300 4Matic과
X3 20 xDrive, Q5 45 TFSI 콰트로
독일산 경쟁 차종들과 비교해보면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은
애석하게도 내가 신형 GLC 라인업에선
GLC220d와 GLC 43만 타보아서
같은 물건 쓴 CLE 200이나 E 300의 것을
대략 떠올려보면서 비교해보자면
새로운 M254 엔진은 기존의 시원하고
경쾌했던 구형 M264와 M274의
회전 질감은 보존하면서도,
많은 한국인들이 거북해했던 그
특유의 갈갈거리는 음색이 한결
부드럽게 다듬어져서 좋아졌다.
마일드 하이브리드까지 이제
같은 엔진을 쓰는 라인업에는
전부 기본화돼서 아주 흡족함.
이전 세대 차량들만 해도
GLC 300과 E 30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없었고
E 350에만 포함됐었는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신기술이
빠르게 아랫 등급까지 보급되는 중.
제네시스가 정말정말 인색한,
솔직히 기술력이 아직 부족해서 그렇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제대로 도입됐다.
BMW도 신형 X3 20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추가한 B48을
얹어서 모자란 출력을 보강했지만,
SUV의 무게와 덩치를 감당하기엔
20(i)의 출력은 이제 다소 힘겹다.
아무리 터보 엔진이어서 토크가 받쳐준다지만
배기량이 2000cc급이어서 터빈이
스풀업 되는데도 시간이 다소 걸리고,
제원표상 출력도 솔직히 많이 모자라잖아.
나 신형 X3 20(G45)랑 520i(G60)
둘 다 타보았는데, 제 아무리 변속기를
열심히 쥐어짜는 BMW여도
이 정도 출력으로 이제 3시리즈보다
크거나 무거운 차량은 정말 무리.
320i나 Z4 sDrive20i 이 정도만
딱 적당하고, 나머지는 안 돼.
신형 5시리즈(G60) 살 생각이라면
무조건 530i xDrive로 가야 함.
내 블로그 좀 봤으면 알겠지만
나 낮은 출력에 굉장히 자애로운,
출력 업그레이드 필요 없다 자주 말하는
그런 인물인데 이건 용납 안 됨.
제네시스는 변속기의 완성도에서
BMW보다 꽤나 열세지만,
100마력 가까이 높은 최고 출력으로
BMW를 그냥 찍어 눌러버림.
아우디 Q5.. 요즘 팔고 있긴 한가?
Q5 45 TFSI 콰트로도 나 타봤으니
같은 2000cc급 D-SUV니까 비교하자면
4기통인데 4기통답지 않은
부드러움과 매끄러움이 아우디엔 있음.
내가 이미 골프 GTI 시승기로
소개한 바 있는 EA888이란 엔진이
정말 포근하고 부드럽게 회전함.
거기에 7단 S-tronic 듀얼 클러치까지.
아직 신형 Q5가 한국에 출시되지 않아
구형 Q5만 있는 상황인데,
그래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없음.
근데 파워트레인 자체가 워낙 우수해서
그런 것 갖추지 않았어도 탐남.
제네시스는... 다소 분발해야.
Q5와 비교하면 파워트레인으로는
아우디의 비교불가 압도적 승리.
뒤떨어지는 출력의 X3 20을
제외하고서는 GV70 2.5T는
GLC 300과 Q5 45 TFSI보다
파워트레인으로는 많이 모자라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GV70이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제네시스 중에선
그리 크지 않은 등빨과 무게임에도
생각보다 기름을 좀 먹는 편.
GV70 2.5T와 GV80 2.5T가
타고다녀보면 연비가 얼추 비슷하다.
GV80이 훨씬 크고 무거운 차량인데.
그래서 GV70 2.5T와 3.5T는
그렇게까지 연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음.
기통수와 배기량 차이가 상당함에도.
둘의 유지비 차이는 자동차세 정도에서나
좀 눈에 띄게 벌어지는데,
이럴 거면 550만원 더 내고
3.5 터보로 올라가서 더 풍요로운
더 크고 넉넉한 배기량과 토크를
즐기는게 낫지 않나 싶을 정도.
어차피 세타 III 터보나 람다 III 터보나
남들보다 좋지 못한 건 동일한지라.
하지만....
스포츠 패키지인만큼
승차감 얘기하기에 앞서
스포츠성을 따져볼 생각인데,
3.5T에 대한 이야기는 쏙 들어갈 예정.
그리고 왜 글을 시작하면서
이 차가 그렇게 좋다 난리쳤는지
서서히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함.
엔진룸 사진에서 봤듯이,
GV70 2.5T 스포츠는 엔진이
앞 바퀴 축보다 완전히 안으로
집어넣어진 형태로 되어있다.
GV70을 설계하던 남양 연구소 사람들은
BMW를 타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나보다.
혹은 BMW를 때려잡고싶었나?
그런 와중에 4기통이어서 엔진 무게도
가벼운 편인지라, 기본 회두성이
정말 놀라우리만큼 뛰어나다.
이거 내 기억에 G70 2.5T조차도
이렇게 앞 머리가 깔끔하게 돌지 않았는데
SUV가 된 GV70 2.5T 스포츠는
SUV라는 껍데기를 마치 집어던진 듯
굉장한 균형감을 자랑하고, 과시한다.
정확하게 확인해본 것은 아니지만,
주행할 때의 느낌이 GV70쪽이
G70보다 앞 오버행이 짧게 느껴진다.
그리고 차체 만듦새도 GV70은 최신 차량이고
G70은 기반 자체가 나온지 좀 된 차량이라
차체 강성에서도 차이가 어느정도 나기에
이 모든 것이 전부 종합되어
GV70 2.5T 스포츠가 G70 2.5T보다
코너에 들어갈 때 앞 머리를 꽂아넣기
수월하기도 훨씬 수월하고,
운전자가 체감하는 감각도 깔끔하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된다.
이 차는 전자제어식 댐퍼가 아니라
서스펜션 설정값이 하나인데,
그 하나를 정말 기깔나게 설정했다.
SUV라서 으레 있을법한
차체의 기울어짐을 나긋하게 전달했다
차량이 그런 기울어졌단 불쾌한 감각을
머금지 않고 깔끔하게 다시 회복한다.
SUV가 코너에 들어갔다 돌아 나오는
이 과정 전반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있나?
메르세데스-벤츠 GLC(X254)는
구형보다 너무 부드러워지고
바퀴가 통통거리는 느낌이 올라오기에
평소에 그럭저럭 타고다니거나
험로에 들어갔을 땐 괜찮은데
이전 세대(X253)의 그 엄청난
'승용차 타는 기분으로 탈 수 있는 SUV'
이런 감각은 완전 실종됐음.
GV70 2.5T AWD 스포츠는 이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벤츠보다도
코너링과 차체를 다루는 핸들링 전반이
깔끔하면서 매끄럽고 부드러운 차로 환골탈태.
아방가르드 라인 기준이고,
AMG 라인이 되어서 약간 탄탄해져도
GV70 2.5T 스포츠의 이 유연함과
말랑함, 그러면서도 정갈한 차체 궤적은
따라오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임.
BMW X3 20은 솔직히
X3 20도 M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베이스 모델을 타보아서 개중에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놈을 탄 거였는데
GV70 2.5T 스포츠에 감히
비비지도 못할 만큼 뒤떨어진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크게 느껴지거나
(듬직함이 아닌 걸리적거림)
코너에서 나갈 때 뒷 차축이 빠르게
따라와주지 못한단 인상이
X3 20에선 강해서 꽤 실망스러웠음.
Q5는 과정은 다르지만,
결론은 GLC와 동일하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괜찮은데
좀 열심히 꾸불꾸불한 길을
타보기 시작하면 다소 부족하단 거.
Q5는 아우디 특유의 구조 탓에
엔진이 완전히 앞으로 나가있어서 그렇지.
GV70이 엔진을 완전 안으로 집어넣은
그것과는 거의 대척점에 있는 수준으로
완전 상반된 설계.
코너링 퍼포먼스나
그런 산길 및 굽잇길을 막
열심히 돌아나갈때의 나의 즐거움은
그 어떤 동급 독일차보다
GV70 2.5T 스포츠가 보장해줌.
균형감이 정말이지 너무 좋아.
그리고 승차감.
이 차량은 스포츠 패키지 기본 사양인
19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는지라,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없다.
페이스리프트 전의 GV70 2.5T,
걘 스포츠 패키지는 아니었지만
ECS 빠진 차 타봤는데 승차감이 정말
볼보 XC60과 최하위권으로
아주 쌍벽을 이룰 정도로 나빴는데
이건 부모도 못 알아볼 정도의 천지개벽.
마치 어제는 패스트푸드를 먹다가
오늘은 한식 파인다이닝으로 바뀐 느낌.
최근의 현대기아제네시스 차량들이
도입한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채택한 값을 정말 많이 봤다.
이 사기템의 신규 도입으로 인해
가장 많이 수혜를 받았는데
이제 그 명단에 한 차량이 더 추가됨.
바로 이 제네시스 GV70 2.5T 스포츠.
19인치 휠에 신겨진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
나 이 타이어 싫어.
다만 이 프라이머시 투어 특유의
무른 느낌이 GV70 2.5T 스포츠의
여유있는 댐퍼 느낌과 궁합이 좋다.
그리고 19인치란 사이즈보다도
타이어의 폭이 19인치는 235mm,
21인치는 255mm로 차이가 있는데
235mm로 타이어 폭이 좁아져서
되려 GV70의 덩치와 궁합이 좋아졌고
줄어든 접지력은 섀시가 충분히 공급 중.
235mm를 신고도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전방위적인 주행 상황에서 다 보여주니
굳이 21인치를 고를 필요가
딱히 없고, ECS가 없다고 아쉬워할
이유도 하나도 없는 상황.
3.5T 스포츠는 미쉐린 썸머 타이어라고,
Pilot Sport 4 S를 옵션으로 제공하는데
정말 아쉽게도 2.5T 스포츠엔
기본제공조차 되지 않는다.
3.5T 스포츠는 '스포츠'를 너무 강하게
의식한 나머지 무식하게 단단하기만 하고
정작 밸런스는 나쁘게 느껴졌는데
걔한테는 고성능 타이어를 신겨주고
오히려 코너링과 조작성이 뛰어난
2.5T 스포츠에는 구비해주지 않다니.
제네시스 네 이놈!
2.5T 스포츠를 살 사람들은
그저 드레스업 용도로 스포츠 패키지를
고를거라고 생각해서 이리 했나본데
내 입장에선 정말 너무 아쉽다.
GLC와 비교하면 GLC는
바퀴가 탱탱볼처럼 약간 느껴져서
노면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가 어느정도 보이는데,
GV70 2.5T 스포츠는 노면을
읽어들인단 감각 없이 노면과 차량이
잘 접지되어있단 인상을 제대로 전달함.
운전하면서 훨씬 신뢰를 준단 거지.
X3 20은 뒷 댐퍼가 너무 탄탄해서
뒷좌석 승차감이 형편없는 수준.
앞도 그리 무르지 않다만 앞은
되려 스프링의 단단함이 부각된다면
뒤는 댐퍼가 철푸덕거리게 충격을
처리한단 생각이 들더라고.
Q5는 아우디 특유의 그 납작한 느낌,
충격 완충 방식이 동그랗게 봉긋 솟지 않고
말끔하게 눌러버리는 느낌이 반쯤 있어
만족스러운 편이다만, GV70이 더 좋아.
페이스리프트된 GV70 3.5T 일반형을 타고
댐퍼의 느낌이 굉장히 유럽차에 가깝다 느꼈는데
그때의 그 느낌은 벤츠의 것과 유사했다면
(댐핑 스트로크는 제네시스가 약간 더 긺)
이번에 느낌은 제네시스의 이전 색깔과
유사하면서도 정교하게 설계했단 느낌이 든다.
원래 독일차보다 아시아계스럽다라 하면
좋지 않은 뜻으로 자주 받아들여지는데
GV70 2.5T 스포츠는 아시아차 같다만
댐퍼의 정교함은 독일차 저리가라.
딱 이거다 싶은 비슷한 차가 딱히 없음.
오디오는 지금 같은 차량을
2.5T 스포츠, 3.5T, 3.5T 스포츠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 타다 보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됨.
한 번만 더 할게.
GV70 페이스리프트에 새로이 추가된
옵션형 뱅 앤 올룹슨 시스템은
양호한데, 막 좋진 않다.
이퀄라이저 역할의 베오소닉과
서라운드 효과를 저렇게 맞추면
내 귀에는 가장 균형 잡힌 소리.
내가 이제 나이가 들어선지
타본지 너무 오래돼서인지
Q5의 오디오가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남.
GV70의 뱅 앤 올룹슨 사운드는
GLC보다 못하고, X3보단 낫다.
마세라티 그레칼레보다 훨씬 못하고
포르쉐 마칸보다 훨씬 낫다.
코너링과 승차감 가지고 극찬을 했지만,
GV70 2.5T 스포츠의 강점은 또 있다.
고속주행 시의 안정감이 뛰어나고
이전의 제네시스 및 현대차와는
결별을 선언할 정도로 편안하단 것.
'현대차는 직진이 안돼요
보타가 필요해서 수준미달이예요'
이런 소리 아직도 떠드는 이들을
유튜브 댓글창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내가 호언장담한다. 이들은
허언증 말기환자들에 과대망상증.
운전대 조향감은 최근에 나온
제네시스 차량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중심부가 기름칠한 표면 위로
볼링공이 굴러가듯 미끌매끈한 감각에
약간 가벼운 축인 무게감을 갖춤.
그러고보니 경쟁상대로
렉서스 NX 450h+도 있구나.
NX 450h+도 지난 가을에 타봤는데
이걸 아직까지 안 쓰고 남겨놨다니.
막간을 이용해서 짧게 비교해보면
NX 450h+는 렉서스답지 않은
좀 웃긴 차였는데(스포 주의!)
GV70 2.5T 스포츠는 진지하면서도
훨씬 정교하고, 차량 전반의 모든게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내/외장, 승차감, 주행성, 방음, 파워트레인
이 모든 면에서 GV70 2.5T 스포츠가 좋음.
NX 450h+도 F-스포츠 트림이 있는데
공평하려면 걔랑 비교해야 하려나.
NX 450h+ F-스포츠는 아직.
그래서 이 차를 종합한 결론은
'황금비율에 정말 엄청나게 가까워졌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에 호평이 많았지만
난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었고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그걸 잘 고쳤다.
실내는 기존의 것을 잘 승계했으며
달릴 때의 느낌은 편안함이나 역동성이나
양 방향 모두로 정말 탁월하면서
경쟁 차량들을 거침없이 무찌른다.
파워트레인이 좀 약점인지라
황금비율이 아니라 황금비율에
가까워졌다는 표현을 쓴 것인데,
파워트레인에 결점이 있는 건 아니고
여유있는 배기량이 넉넉한 출력을 제공하니
그것 또한 극적인 주행환경 아니고서야
대단히 빠진다고 볼 순 없으니까.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동급 최강의
방음 방진 대책, 제네시스라 갖는
유지보수, 정비의 편의성 및
아무리 제네시스가 비싸졌어도
여전히 경쟁 차량보다 약간 싼 가격.
이 모든 것을 한 데 종합한
GV70 2.5T AWD 스포츠.
중형 SUV의 완성형에 가까워짐.
D-SUV 최강자라는 레시피의
황금 비율에 99% 근접했다.
최근에 제네시스 차량들을 타면서
욕을 한 경우가 상당수인데
GV70 2.5T AWD 스포츠는
정말이지 나를 놀래킴.
내 가슴 속엔 여전히 세 꼭지 별이
살아숨쉬고 있지만 이젠
이 차급에서 내 애마를 고른다면
나조차도 기꺼이 고를 새로운 선택지,
페이스리프트된 제네시스 GV70
2.5 터보 AWD 스포츠 패키지가
없던 기대 속에서 돌연 등장했다.
정말 좋다.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