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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에게 보내는 사망선고, 기아 EV6 GT-Line 4WD
"죽는 날 까지 기름 먹는 차만 타겠다" "기름이 단 한 방울도 안 남을때까지 나는 내연기관" 불과 얼마전까지의 내 다짐이었다. 전기차를 그당시에도 비교적 많이 타본 입장에서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의 시대는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무협지 주인공 같았다.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게 자명한 내연기관은 마치 자칭 자동차 애호가인 나에게 글자 그대로 심장을 뺏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출시되는 전기차가 흥분을 자아내는 물건이면 또 몰라, 시시껄렁한 시티카나 못생긴 테슬라 정도 뿐이었다. 지금까지는. 자칭 얼리어답터로 위장한 테슬람들이 전기차 시대에는 차량 기본기 그런거 필요없다며 테슬라의 약점을 숨기기 급급했던 최근을 보내고 뜬금없는 곳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훌륭한 전기차가 떡하니 나왔다. 바로 기아차의..

911의 시대는 끝났다, 메르세데스-AMG SL 최초 공개
메르세데스-벤츠에게 'SL'이라는 이름은 특별하다. 'Super Leicht'라는 뜻의 약자로 '초경량'이라고 이름에서부터 이미 못을 박는다. 이름부터 엄청나게 가볍다고 말하는 이 차는 레이싱 혈통을 그대로 간직한 전설적인 모델. SL이라는 이름의 시초였던 300SL은 원래 일반 판매용 모델이 아니었고, 밀레 밀리아 참가용 차량을 개조 후 1천대 정도 만들어 2차 대전 후 재력이 늘어난 미국인들에게 팔려는 특수 목적을 가졌던 모델로 세상에 등장했다. 실제로는 쿠페와 로드스터 합 3258대가 제작됐지만. 이 300SL이 기반으로 삼았던 레이싱용 차량은 1952년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면서 당시 최신이었던 콜롬보 3.0L V12 엔진을 얹은 페라리를 한방에 눌러버렸다. 300SL은 첫 데뷔 레이스에서 1,2,..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꼬마 유령 현대 캐스퍼
현대가 정말 오랜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경차캐스퍼가 화제몰이를 이어가고 있다.지금 계약하면 10개월 대기 각오하라니무슨 볼보도 아니고 인기가 장난 아니다.캐스퍼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한데일단 현대차가 경차 시장에 아토즈 이후로굉장히 오랜만에 출시하는 차라는 점.그리고 광주형 일자리로 생산하는 차라는 점.웃기게도 차량 공개 전엔 이 둘이캐스퍼의 핵심 포인트인줄 알았건만뚜껑을 열어보니 가격은 경차급을 초월하고광주형 일자리로 생산에 소요되는 인건비를낮췄다더니만 역시 가격이 안드로메다.다행히도 귀엽고 이쁘장하게 생긴 외모 덕에오만 사람들이 전부 캐스퍼에 연일 관심이다. 2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받으려면캐스퍼의 기본기와 구성은 모두 출중해야 한다.캐스퍼 1.0 MPI는 1385만원부터 시작하는데내 머릿속에 있는 경..

기아차의 반란, 기아 EV6 GT-Line RWD
같은 플랫폼을 가지고 계열사 내 다양한 모델을 찍는건 비단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회사가 그렇고 심지어 '뱃지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그냥 똑같은 차에 디자인 살짝 손보고 제조사 뱃지만 다른걸 붙인 케이스도 흔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도 지난 십여년간 그래왔는데 사실상 똑같다시피한 차를 두 브랜드로 나눠서 출시한 쏘나타와 K5, 싼타페와 쏘렌토 등 '둘이 차이가 뭐야?' 하면 그냥 '디자인'이 끝이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기아차는 언제나 서자, 비슷해 보이지만 숨은 곳에서 원가절감이 더 들어간 몇 푼 안 되는 금액을 덜 받는 현대차나 다름없었다. 근데 이거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 최근 들어서 현대차그룹 내 차종들의 완성도가 부쩍 좋아지면서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

테슬라 싫은 사람이 탄 테슬라 모델 3 롱 레인지
인정하기 싫지만 테슬라의 국내 판매고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이게 다 선민의식에 쩔어서 마치 내가 남들보다 앞선다는 말도 안되는 자부심에 말도 안되는 소비자 대우와 차량 자체의 불편함을 감수해가며 테슬라를 구입한 바보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인간들 덕분. 모델 S와 X만 판매중일 당시에는 테슬라의 존재감이 미미하다시피 했는데 모델 3을 통해 허덕이던 현금을 조달하는 것에 사활을 걸었던 일론 머스크의 예상대로, 테슬라는 모델 3으로 돈을 끌어모아 어느새 차를 팔아서도 흑자를 보는 회사가 됐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테슬라가 싫다. 나는 아직 기름먹는 차를 얼마 타지도 않았는데 전기차의 확산에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나는 순수하게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데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도 선동하고 있다는 점. ..

전동화로 그린 유화 : 메르세데스-AMG GT 63 S E-Performance
메르세데스-벤츠는 창사이래 이런저런 모험적인 시도를 꽤나 해왔는데 그런 도전은 고성능 모델이라고 예외는 없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8년 전인 2013년에 공개했었던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 일렉트릭 드라이브는 AMG 세계에 순수 전기차를 소개했던 역사적인 모델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AMG 디비전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아 메르세데스-AMG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 지금 기준으로는 코나 EV보다 작은 60kWh의 배터리를 얹고 무려 740마력. 5억원이 넘는 가격표를 붙이고 극소량의 판매량을 보이며 생을 마감했지만 진취적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도전정신은 고성능 차량도 환경친화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었었다. 최근에는 53 AMG 라인업을 통해 3.0L I6 M256 엔진에 EQ 부스트를 더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