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솔직하게 얘기해서,
나한테 지프란 브랜드는...
악명 높은 수리비 정도나 생각나고
나머지는 굳이? 왜?의 느낌이 강한 회사.
그런 곳에서 웬일로 전기차가 나왔단다.
내 머릿속의 지프라면
큰 엔진, 특히 392 ci HEMI를 얹고
험지를 막 흥청망청 휘젓고 다니는
그런 랭글러부터 떠오르는 판국에
새로 나온 어벤저라는 놈은
전기차인걸로도 모자라 소형 SUV?
이건 뭔 차세대 레니게이드인가?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일단 차량을 받아들고 운전석에 올랐다.
이 친구의 이름은 어벤저.
어벤저라는 이름을 보면 웬지 난
파워레인저가 자연스레 연상되는데
그만큼 강력한 힘을 품은,
특히나 어떤 주어진 길이든
다 통과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가진
그런 차량으로 이해하면 되려나?
전기 소형 SUV일지라도
지프 딱지가 붙으면 뭔가 좀 다른가?
어벤저와 함께 다녀보며 알아보자.
이젠 익숙한 첫 순서인
디자인에 대한 평가.
지프 어벤저는 사실
지프가 속한 스텔란티스의
e-CMP2(Common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삼고 있어서, 형제들이 많다.
국내에도 출시된 푸조 e-2008,
국내에 없는 알파로메오 주니어,
국내에 마찬가지로 없는 피아트 600 등과
같은 플랫폼을 전부 공유함.
그래서 그런가 차량의 실내 레이아웃이
나열한 이들 차량들과 굉장히 유사하다.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엔트리 등급 지프다운,
좋게 말해서 간결하고 나쁘게 말하면
뭐 든게 없다시피 한 그런 모습.
이 차는 상위 등급인 알티튜드 트림이라
어벤저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옵션이
다 갖춰져있는 상태임에도 좀 허전하다.
차량 가격이 보조금 수령 전
출고가 5640만원인데,
할인과 보조금이 더해지면
4천만원 후반대 정도 차량이 될 것.
그 기준을 삼아서 평가하면
유사 가격대의 쏘렌토 하이브리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쏘렌토가 좋고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공세에
힘을 싣고 있는 EV3과도 마찬가지.
원래 유사한 가격대로 나왔던
니로 EV(SG2)와는 감성 품질의 수준이
거의 흡사한 수준이다만,
역시나 내장재 품질은 기아차가 나음.
디자인만 따지면 미제다운 투박함.
그 정도로 커버해줄 수 있을 듯 하다.
이 실내 디자인과 소재들이
어디 가서 고급스럽단 말을 듣진 못할 테니.
외관은 지프 고유의 아이덴티티
7슬롯 그릴을 비롯한 특징들과
소형 SUV다운 자유분방함,
그러면서도 단단해보이는 견고함
이 모든 것을 한 데 잘 녹여냈다는 점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지프는 오프로드 없으면 못 사는
그런 차량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사실 지프는 디자인빨로 먹고사는 회사.
어벤저의 외관은 내 눈엔
'어른 행세가 하고싶은 꼬마'
딱 그렇게 보인다.
듬직하고 싶어하지만 아직은
그렇게까지 덩치가 커지진 않았으면서
또 그런 면모가 귀엽게 느껴지는
소년미가 팍팍 느껴짐.
실내는 지프답게 아.. 인데
외관은 지프답게 와.. 이다.
난 생긴 것 하나만으로
이 차에게 마음을 뺏겨버렸음.
곧 전기차 버전이 데뷔할 예정인
이전보다 한참 꺼벙해지고 못생겨진
있던 호감도 싹 거둬갈 그런 외모인데
어벤저는 컨트리맨의 부피감은 없을지언정
잔근육이 탄탄하게 느껴지는 외모.
큰 차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가
자사 디자인 큐를 작은 차에 잘 녹이기
쉽지 않은데 지프가 멋지게 해냈다.
솔직히 이 차의 구형이라고 봐도 될 법한
내연기관 모델 레니게이드는
보고 있으면 심기가 거슬리기나 했지
보면서 귀엽고 예쁘장하단 생각은 안 해봤거든.
전기차가 됐음에도 그런 사실을
싹 가릴 수 있는 외모이기도 하고.
아무튼 어벤저 외관은 정말 좋다.
정말 솔직히 또 얘기해서,
나 이 차의 제원이나 성능에 대해서
일절 모른 채로 그냥 가서 차 받았음.
그렇게 느낀 어벤저의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156마력, 최대 토크 26.5kg·m.
최대 토크는 니로 EV와 유사한 수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과도 유사함.
어벤저쪽이 토크가 0.5kg·m 더 높은데
최고 출력은 현대 - 기아 진영이 훨씬 높은 걸 보니
토크의 지속력이 코나와 니로가 더 좋나보다.
어벤저의 모터는 회전 범위가 그리 높지 않은 듯.
차량의 최고 속도가 150km/h인데,
방금 얘기한 이유 때문에 150km/h인 걸로
나는 대략 추정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에 자리한 모델 Y RWD는
최대 토크가 8.1kg·m이나 높거니와
최고 출력은 무려 143마력이다 더 높아
아예 다른 리그에 위치한 차량.
악셀을 밟을때의 출력감 자체가
차원이 다르게 테슬라쪽이 강력하다.
아 테슬라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같은 미제끼리 실내를 비교하자면
테슬라가 원래 내장재 품질은 양호했어서
실내 소재들은 테슬라의 압승.
심지어 디스플레이 사이즈와 시원함,
각종 조작성 및 기능성 면에서도 압승.
다만 어벤저는 좀 더 통상적인
'자동차'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해야될까.
차량의 출력이나 실내 면에선
모델 Y RWD가 어벤저를 압도한다.
심지어 모델 Y RWD는 이름답게
후륜 구동이라 전륜 구동인 어벤저와 다름.
가격 면에서 유사한
후륜 구동 모델들과도 출력 면에선
어벤저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어벤저는 겉보기에 이쁜 차.
귀여운 외모 하나면 다 용서된다.
평소에 타고다니기엔 어벤저는
역시나 전기차라 1rpm부터
최대 토크가 쭉쭉 나오기 때문에
답답함 없이 부드럽게 탈 수 있어 부담 없음.
그거 하나면 사실 된 거지.
회생 제동이 개입할 때의 느낌이나
모터의 회전 질감은 평이하다.
확실히 전기차로 전환이 되면서
각 회사 별 회전 질감의 차이가
엔진 대비해서 모터가 훨 적긴 한데
그래서 이젠 고급감의 유무 정도로
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벤저는 악셀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모터 회전질감은 그저 그럼.
이런 부분은 메르세데스-벤츠가
확실히 고급차의 대명사여서 그런지
모터 회전조차도 캐시미어같은
부들부들 매끄러운 느낌 구현을 잘 했음.
어벤저의 큰 특징이라면
지프의 차량이라는 점일 것.
지프라는 브랜드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무슨 의미를 지닐지
긍정적인 쪽일지 부정적인 쪽일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어벤저에는
지프다운 구석들을 꽤 찾아볼 수 있다.
그것도 좋은 쪽으로.
우선 여기저기 수납공간이 꽤 된다.
트렁크 용량은 380L라서
보편적인 소형 전기 SUV수준이지만,
앞 좌석 주변 수납공간이 무려 34L.
보통 미국 시장이 주력인 차량들이
여기저기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는데
어벤저는 의외로 지프인데도
미국에는 팔지 않는 차량이다만
미국 회사의 자동차라 그런지
실용성을 꼼꼼히 챙겼다는 게 좋다.
앞좌석 주변 수납공간이 넉넉한
국산차는 기아의 스포티지(NQ5).
컵홀더 사이즈도 큼직해서
조수석에 앉은 사람까지
벤티 사이즈로 주문해도 문제 없음.
컵홀더 사이즈 굳이 작게 만드는
아우디같은 쫌생이들은 좀 보고 배워야.
그리고 주행 모드에도
샌드, 머드, 눈길 모드가 따로 있음.
차량을 테스트하는 동안
이런 험로로 전혀 가지 않았고
실제로 어벤저의 고객들조차
그런 곳은 근처도 가지 않을 것 같지만
이런 모드를 굳이 갖춰놓았다는 건
비록 정통 오프로더가 아닌
형식상으로만 지프의 일원이어도
또 완전 무시할 수준은 아니란 거.
'나도 다 할 줄 안다고'
지프 어벤저는 소형 전기 SUV인데
접근각 20도, 이탈각 32도,
브레이크 오버 각도 20도,
그리고 최저 지상고 200mm이다.
최저 지상고가 20cm을 넘는 전기 SUV는
에어 스프링이 채택된 준대형급 정도.
이 작은 차가 그래도 제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SUV가 180mm,
BMW iX가 202mm이니 어깨를 나란히.
아, 나 최근에 EQE SUV 타봤는데
EQE SUV보다 어벤저의 승차감이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더 좋다.
EQE SUV는 2.5톤이 넘는
그 엄청난 무게를 받치기 위해
에어 스프링을 너무너무 단단하게
조여놓은 탓에 꽤 탄탄했음.
메르세데스-벤츠같은 느낌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탄탄함이 지나침.
EQE SUV 500 시승기는 추후에.
그리고 지프다운 귀여움도.
차량 곳곳에 장식들이 숨어있는데,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옴.
티볼리같은 게 이런 장식을
사방에 둘러놓는다고 생각해봐라.
보면서 가증스럽기만 할 건데
어벤저는 외모와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도 하면서
장식 그 자체도 떼어놓고 보면
귀여운 그런 포인트가 많다.
미니 컨트리맨이 원래는
소형 SUV 중에서 개성과 스타일,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는 놈이었는데
이제 걔는 꺼벙하고 아둔한 디자인이라
정나미가 떨어지던 판국에
혜성같이 어벤저가 딱 등장했다.
솔직히 사랑이란게 꼭
잘 생기고 예뻐서 하는 게 아니잖아.
컨트리맨은 전통적으로 그리
이쁜 디자인까지는 아니었지만
미니라는 브랜드의 일원이라
자연스레 가지는 개성과 푸근함,
자동차는 공산품인데
표정을 지닌 듯한 감정들
그런 애정으로 사는 차량이었다.
신형 컨트리맨에서 실종된,
혹은 유체이탈된 그 영혼이
어벤저로 쏙 빨려들어온 느낌.
위에 첨부한 데코레이션들,
사진만 봐도 그저 미소가 싱긋 지어진다.
너무 대놓고 편향되게 글을 쓰는 거 아닌가
지금 쓰면서도 싶긴 한데 원래 여긴
객관적이고 정확한 리뷰 하는 곳이 아님.
얼마 전에도 그랑 콜레오스를
편향되게 욕한다고 댓글로 누가 그러더니만
내 블로그는 내 생각을 남기는 곳입니다.
그럼 어벤저의 승차감은?
어벤저를 타면서 제일 놀란 점.
승차감이 굉장히 깔끔하고 좋다.
보통 미국산 차량,
그 중에서도 지프 뱃지가 붙어있음
출렁출렁 사방팔방으로 차체가
상시 휘둘리고 정신을 못 차리며
잡아돌리려고 시도하면
중력과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으로
휘청휘청 나뒹구는 걸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어벤저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신형 컨트리맨의 어정쩡한
아시아화된 독일차보다
어벤저가 훨씬 굳건하고 일체감이 좋아
컨트리맨보다도 더 독일차같다.
아직 전기차 버전인 컨트리맨 SE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고 예약만 받고 있어
차량을 타보지는 못했는데,
어벤저보다 나을것 같지 않다.
어벤저는 글 서두에서 말했듯
e-CMP2 플랫폼을 깔고 있는데
이게 형제들이 대거 유럽차들이다보니
피는 못 속인다고 차량의 승차감이
군더더기없이 말끔하다.
그러면서 바퀴의 움직임과
충격이 승객에게 전달되는 감각이
전혀 거칠지 않고 정제돼있음.
완전 프리미엄 브랜드급으로
매끄럽거나 충격이 원거리에서 멈추거나
하진 않지만 장시간 운전하더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충격량.
특히 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과감하게 넘어보면 그 여운이
매우 짧게 지속되고 끝나서
몸에 누적되는 부담이 적다.
테슬라 모델 Y RWD는
이에 비하면 스프링과 댐퍼가
훨씬 말랑말랑해서 미국차다움.
더 뉴 아이오닉 5,
더 뉴 EV6, 디 올 뉴 니로 EV
이 세 차종보단 어벤저의 승차감이
훨씬 깔끔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고
EV3나 캐스퍼 일렉트릭은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마시멜로처럼
푹신하게 충격을 받아내면서
충격의 지속시간이 예를 들어 10이라면
어벤저는 그보다 짧은 6 정도.
강도 자체는 어벤저가 살짝 더 세지만
그 충격이 날카롭거나 날이 서 있지 않고
납작하게 눌린 형태이기 때문에
노면의 현 상태와의 완전한 차단을
지향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만족할 만 하다.
거기에 더해서 주행 성능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고
지프에 으레 연상할만한 수준이
전혀 아니게 뛰어나다.
정말 '이게 유럽산 차량이지'
싶을 정도로 정갈하고 깔끔한
차체 움직임이 일품이다.
이 글에서 어벤저와의 1번 비교대상인
미니 컨트리맨은 이에 비하면
네 바퀴를 노면에 붙이려고
너무 축 처지게 설정한 경향이 있음.
미니라면 반응이 빠릿빠릿하고,
실제론 대단히 빠르지 않더라도
운전자와의 일체감이 좋단
기분은 최소한 내야하는 차량이다만
그게 바로 어벤저다.
어벤저의 코너링 시의 속도는
당연하게도 엄청나게 빠르진 않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사뿐하고 기분 좋다.
1585kg라는 공차 중량이
그렇게까지 경량은 아닌데,
무게 부담이란 게 크게 실종된 듯한
그런 느낌이 굉장히 인상깊다.
특히나 무거운 PE 시스템이
앞에 높게 위치한 전륜 구동 차량인데도
무게가 앞에만 응집되어있단
그런 불쾌감이 전혀 없어서 놀라움.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은
둘 다 이런 경향을 꽤나 띄거든.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푸조의 e-2008은 이에 비하면
서스펜션은 쫀득하니 딱 푸조인데
그런 찐득찐득한 네 기둥 가운데에
무거운 배터리 무게가 자리했단 게
너무 티가 나서 일체감도 떨어지고
마치 배나온 중년 90kg 남성이
플랭크를 시도하며 뱃살이
중력의 힘을 받아 아래로 처진 듯한
그런 어색하고 기분나쁜 느낌이었는데
되려 지프가 이걸? 이렇게 좋게?
e-2008만 먼저 타봤을 땐
프랑스차는 전기차는 도저히 안 되겠고
내연기관차나 좀 그나마 고려해봄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탄 푸조 408과
e-2008의 형제인 지프 어벤저까지
두루 타보니 역시 확실해졌다.
어벤저는 오히려 지프보다는
BMW같은 성향을 보이는데
BMW iX1보다도 낫다.
나 iX1 xDrive30도 타봤음.
iX1은 나무 판때기같은
과한 납작함과 단단함이 조합돼
이걸 이 돈주고 왜 사지 싶었는데
BMW보다 더 BMW다운 지프.
이래서 미니 컨트리맨 킬러가 맞다니까.
미니도 결국 BMW 그룹 소속이잖아.
최저 시트 포지션은 살짝 높은데
또 운전대 무게감은 아주 적절해서
이게 스포티한 독일차와
지프다운 듬직한 SUV 느낌을
결합하려고 열심히 애를 쓴 것 같다.
어벤저는 다시 말하지만
미국에 팔지 않는 차량이고
주력 시장은 아시아와 유럽.
유럽이 판매 핵심 시장이라 그런지
운전의 기본에 꽤나 충실하다.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정신줄을 놔버린
독일차들과 오히려 미국차가
정 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는 게 2024년.
타이어는 굿이어의 이피션트그립
퍼포먼스 2라는 난생 처음 보는 신발.
타이어 접지력은 어벤저를
적당히 가지고 놀기에 충분하다.
특히 215/55R18이란
넓지 않은 타이어 폭에도
배터리의 무게를 받아내는 데
특별한 부담이 없어서 좋다.
섀시 튜닝이 잘 된 덕에
타이어에 전가되는 부담이 적고,
어벤저의 오디오는
별 다른 딱지가 붙어있지 않은
민무늬 오디오이지만,
민물생선처럼 소리가 미끈하다.
이런 염가형 오디오는 보통
저음을 무식하게 쾅쾅 치도록
강조하는 경우가 심심찮은데
어벤저의 오디오는 의외로
중역대가 제일 강하다.
기본값 자체가 역V자형.
거기다 고음이 살짝 날카로움.
아주 뛰어난 오디오는 아니라
역시나 이퀄라이저로 보정을
해주는 것이 소리 품질을 개선함.
중음은 살짝, 고음과 저음은
조절 가능한 범위 내의 + 영역에서
중간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게 좋더라.
서라운드 모드는 중립(?)과 동적(?)
두 가지를 지원하는데
중립 모드인 것이 덜 어색하다.
어벤저 유럽에서 많이 팔려고 하니깐
중립국 스위스에 많이 팔아라.
오디오로는 음...
캐스퍼 일렉트릭, 더 뉴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현대차보단 훨 낫고
기아차들보단 살짝 못하다.
푸조 e-2008이나 BMW iX1,
미니 컨트리맨보다도 낫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QA보단
소리의 품질이 약간 모자라다.
고음이 날카로운 게 그 원인.
이렇게 이쁘장하고 귀엽고
주행 시의 장점이 아주 많은 어벤저지만
가격이 가격인 만큼 분명 단점도 존재한다.
주요 단점은 충전과 주행가능거리.
회생 제동은 B 모드를 놔도 약하다.
어벤저는 54kWh라는, 요즘 기준으론
상당히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그래서 회생 제동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열심히 꾹꾹 눌러담아야 할 판이구만
회생 제동량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292km인데
차량을 테스트하며 기록한 전비는
에어컨 풀로 틀고 6.5km/kWh여서
봄가을에 살살 타면 7km/kWh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 가능한 용량을 대략 50kWh로
잡게 되면 100% -> 0%동안
360km 정도 주행할 수 있음.
이건 넉넉하게 잡아서고,
실제론 320km 정도가 마지노선.
근데 전기차는 당연히
100%에서 0%까지 쓸 수 없으니
이 중 대략 75%를 쓴다 치면
(90% -> 15%, 이것도 크게 잡음)
대략 265km마다 충전해야 함.
서울에서 출발해서 부산까지 간다 치면
문경 즈음에서 충전하는 것이 좋다.
도심형 전기차로 장거리를 얼마나 뛰겠냐마는
인생이란건 원래 알 수 없는 것.
충전 속도도 단점이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 덕인지
20%에서 80%까지 24분이라는데
100kW급 충전기를 써서
이정도 충전 속도를 유지한다고..?
아쉽게도 충전해볼 기회가 없어
확인은 못해봤지만 24분은 뻥카같다.
100kW급(500V x 200A) 충전기를
꽂자마자 400V 전장 시스템상
받아먹을 수 있는 풀 파워인
78kW로 내리 충전을 시켜야
24분에 그만큼 충전시킬 수 있는데
그간 다년간의 내 경험으론
그건 말도 안 된다.
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수치.
그리고 제조사에서 100kW급
충전기를 예시로 든 걸 보니
150kW, 200kW, 350kW급
더 빠른 충전기들은 무의미함.
배터리 용량이 작으면서
배터리 수명은 유지해야하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도..
그리고 꽤나 스포티한 차량 성격 치고
브레이크 페달 감각이 너무 부드럽다.
오프로드를 상정한 설정 같은데
RZ 450e가 연상될 정도로 부드러움.
오프로드 전문 차량을 만드는 회사의
오프로드를 전혀 가지 않을 차량이
오프로드를 의식한 설정을 하다니.
제동력 자체는 차량이 아직
브레이크 길들이기가 전혀 되지 않아
가타부타 평할 수 없는 상태.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10.25"로 2024년 출시 차량으로는
캐스퍼 일렉트릭 수준으로 작다.
그리고 마치 안드로이드 폰처럼
상단바가 위에 한 줄 먹고 있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더 좁다는 단점이 있다...만
사랑으로 극복해야지.
그래서 결론은,
어벤저는 지프의 탈을 쓴
2024년의 새로운 미니 컨트리맨.
그런데 전기를 먹는다는 차이가.
전기차인 컨트리맨 SE가 곧 나오면
다시 한 번 비교를 해보겠지만,
맛탱이가 간 미니의 자리를
어벤저가 아주 훌륭하게 채웠다.
보면서 그저 행복하고,
운전하면서는 즐거우면서
통통 튀는 포인트와 컬러감.
은근히 나쁘지 않은 실용성까지.
사랑으로 극복할만한 단점들을
지녔다는 점에서 소싯적의 미니와
완벽하게 판박이이다.
564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이
약간 비싸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건 출시 초기라 그렇고
조만간 지프에서 대대적인 할인을 한 번
시원하게 진행해주면 아주 살만 함.
특히나 집에 완속 충전기가 있고
돌아다니는 거리가 길지 않다면야.
지프 어벤저는, 예상 밖으로
도시 미관을 꾸며주는 차다.
그리고 내 마음도 풍선처럼
들뜨게 만들어 줌. 존재만으로.
저속에서 등장하는 강한 토크스티어마저
악동같아 보여서 귀여울 지경.
사랑에 빠지면 답도 없다던데
어벤저는 정말 사랑스러움.
그리고 미니는...
깊은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