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까지 르반떼 리뷰 마무리하고
눈 좀 붙였다 일어났더니만
어쩌면 2025년 올해의 차가 될 법한,
올해의 차 유력 후보인
신형 모델 Y(주니퍼)가 공개됐단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음.
원래 모델 Y는 세단 형태에 가까운
모델 3의 키만 키운 차량이었고
생긴것도 거의 똑같다시피했으며
주행 느낌도 판박이나 다름없었다.
신생 업체인 테슬라로선
대량 양산의 높은 벽에 도전하면서
부품 파편화를 최소화해야했고
그래서 모델 3 - 모델 Y간의
부품 공유율은 매우 높았다.
이번에도 동일할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까보니 전혀 그렇지 않네?
생김새가 신형 모델 3(하이랜드)와
꽤나 달라서 솔직히 당황했다.
난 그냥 현행 모델 Y의 디자인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교체 정도에서
페이스리프트를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많이 달라짐.
그럼 바뀐 뉴 모델 Y(주니퍼)는 어떨지
간단하게 한 번 둘러보자.


디자인은 난 딱 보고
얼마 전 공개한 로보택시 컨셉트를
본따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생각을 해보니까
이 얼굴의 근원은 사이버트럭이네.
근데 사이버트럭은 굉장히 각진,
유려한 면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단순한 면처리와 우람한 크기가 주인
그런 디자인인데 그 마스크를
공기 저항을 고려했으며
차량 부피도 훨씬 작고 둥근
모델 Y에다가 녹이니까
솔직히 종전보다 더 별로같다.
기존 모델 Y도 넙데데한 도날드 덕이
연상되는 못생긴 얼굴이었는데
모델 3(하이랜드)를 보고 모델 Y(주니퍼)도
개선 될 줄 알았다만 전혀 아니었음.
실물을 보기 이전이니
완전한 판단은 아직 미뤄둬야겠지만
글...쎄다.
그리고 DRL 역할을 하는
저 얇은 가로 바는 마치 현대차도 생각나고
그것보다도 중국산 전기차들이 연상됨.
앞 마스크를 딱 보고 든 또 다른 생각은
이거 테슬라가 만들었단 것 모르고 본다면
NIO JNP8 이런 이름 붙어있을법한
중국산 듣보잡 전기차라 생각했을 듯.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반면 뒷모습은 나쁘지 않아.
신형 모델 Y(주니퍼)가 공개되기 전, 나는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의 ㄷ자형 테일램프가
모델 Y에는 안 어울릴 것 같다 생각했는데
테슬라의 디자이너들도 그리 느꼈나보다.
그 ㄷ자형 헤드램프를 통으로 이어서
두꺼운 라이트 바를 만들었는데,
특이하게도 테두리가 점등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 가운데 부분이 점등됨.
로보캅 같은 느낌도 들고,
아우디의 e-tron 같은 느낌도 든다.
최신 유행답게 만들었다면
점등 부위는 최대한 얇게 하되
차량 후면 전반을 훑도록 길게
쫙 뽑았을 것 같은데
신형 모델 Y(주니퍼)는 의외.
유행을 따라가기보단 만드는 회사라
이번에도 남들하고 좀 달라보이고 싶었나.
후면 디자인은 괜찮은 듯 하면서도
저게 과연 자연스러울까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하는 변화.
실물을 역시 봐야 알 수 있겠네.



실내는 다행히도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의 그것을
거의 판박이로 가져와서
아주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됨.
모델 3(하이랜드)를 타면서
가장 놀란 것이 실내 만듦새와 각종 소재.
단차 및 낮은 품질로 욕먹던
그 테슬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적재적소에 준수한 내장재를 배치해
이제 깔끔하면서도 보기 좋은 실내를
완성해서 깜짝 놀랐었거든.
근데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모델 Y(주니퍼)는 도어트림의 디자인이
모델 3(하이랜드)와 다르네?
모델 3은 완전 민무늬 수준인데
모델 Y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
아, 생각났다.
한 세대 전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도어 개폐 버튼이 동일하게
손잡이에 달려있기 때문에
별도의 도어 캐치가 없어서 그렇지
기본적인 디자인 틀이 동일함.
단지 E-클래스는 여기에
도어 캐치도 달리고
동그란 스피커 그릴도 달려서 그래.
메모리 시트 버튼도
모델 Y, 아니 테슬라 차량들 전부가
디스플레이로 조작해서 없는 것.
끝나지 않는 벤츠 커넥션.
난 좋아.






현재 국내에는
롱 레인지 AWD 런치 에디션만
7300만원이란 가격표가 붙어있다.
최근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계속 단행한 테슬라라서 그런지
모델 Y가 7300만원?!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지만
이 차는 런치 에디션이라
모든 유료 옵션이 기본 포함.
실질적으로 롱 레인지 AWD는
대략 6600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
모델 3 롱 레인지 AWD가
현재 5999만원에 판매중이니까.
6600만원이라 하면
대략 겹치는 가격이긴 하다만
보조금 액수의 차이가 걔네들하고
원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실 구매가는 약간 벌어질 걸로 예상.
뭘 사는게 맞냐하면
아직 신형 모델 Y(주니퍼)를 타보기 전이라
확답하긴 어렵지만, 얘가 낫다. 더 비싸도.
신형 모델 3(하이랜드)를 타보니
딱 든 생각이 이거 완전
'형태만 승용차인, 낮게 앉은
BMW X5나 다름없는데'였음.
X5 xDrive40i하고 서스펜션의
종합 느낌 자체가 그냥 똑같은 수준.
그랜저보다 승차감이 낫냐 아니냐
계속 갑론을박이 있었던 게
X5가 그랜저보다 승차감이 좋은가 하면
어찌 보면 그렇고 어떻겐 아니거든.
그럼 이 모델 Y(주니퍼)는
아직 BMW에서조차 나오지 않은
X5의 전기차 버전인 iX5가 되는건가?
사실 iX5의 포지션인 차는
iX라고 이미 있는데...
테슬라가 모델 3을 내놓으면서
BMW 3시리즈의 고객을
왕창 뺏어왔다는데
모델 Y는 X5...는 좀 그렇고
X3 고객을 뺏어올 수 있을런지.
근데 그러기 이전에 이미
모델 Y는 이제 전 세계 최대 판매량의
월드 베스트셀러. 이미 BMW 추월.
생각해보니 이 차의 내외장이 모델 3와
판박이로 나올 거라 예상했던 게
깨졌기 때문에 주행성도 다르려나?
궁금하면서 기대되네.


또 다른 개선점은
드디어 앞범퍼에 카메라가 컴백.
원가절감에 미쳐서 USS,
전방 센서도 빼버렸던 테슬라가
이제 돈 좀 벌었나본지
전방 카메라를 다시 달아줬는데
덕분에 앞범퍼의 안위는
더이상 걱정 안 해도 됨.
테슬라가 정말 궤도권에 올랐다
이런 부분에서 요즘 느껴짐.
기존까진 제대로 안착하긴 했지만
유수의 업체들만큼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단 인상이 아니었는데
'이제 우리도 극강의 원가절감
안 하고도 돈 잘 벌 수 있어'
말하고 있다고 해야될까.
하기사, 모델 Y(주니퍼)를
모델 3(하이랜드)와 이렇게
외판부터 차이나게 만든 것 부터
이제 테슬라도 자신 있단거겠지.
뒷좌석의 방석이 15mm 길어지고
헤드레스트의 폭이 17mm 넓어졌으며
전동으로 폴딩이 되는 것도
신형 모델 Y(주니퍼)의 개선점.
SUV라면서 뒷좌석 거주성은
모델 3와 큰 차이가 나지 않던 것에
테슬라가 피드백을 남겼다 보면 됨.
신형 모델 3(하이랜드)를 포함해
모델 S, 모델 X 리프레시에도
들어갔던 스티어링 휠의
버튼식 방향지시등이 없어졌다.
별도의 방향지시등 레버가 생김.
난 그 버튼식 방향지시등
굉장히 금방 적응되고 편했는데
다수의 의견은 '그거 극혐이다'였어서
빠른 패치가 이루어진걸로 보인다.
신형 모델 Y(주니퍼)와 닮은
또 다른 차가 하나 떠올랐는데,
바로 폭스바겐 XL1.
1리터의 경유로 100km을 가겠다는,
100km/l의 연비를 목표로 삼은 미친 차.
그거의 얼굴을 위아래로 잡아늘린 모습.
친환경을 목표로 삼은 건
모델 Y나 XL1이나 동일하네.


내가 작년 여름 즈음에
라는 글을 남겼었는데,
신형이 출시된 만큼 다시 생각해봐야지.
게다가 신형이 출시됐다고
구형이 된 모델 Y RWD는 할인 중.
4800만원을 전후하는 가격에
색상 선택 비용도 무료화되었고
여기에 보조금까지 실리면
중간옵션 수준의 가격까지
전기차가 시원하게 내려옴.
마침 하이브리드 차량의 세제혜택은
2025년인 올해부터 종료됐기에
가격 격차가 심지어 더 좁아짐.
구형의 디자인만 안 걸린다면
모델 Y RWD를 지금 출고하는 것도
나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 생각함.
구형 모델 Y RWD도 충분히 승차감 좋고
일단 지금으로선 기능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거든.
신형의 변화가 페이스리프트 수준이라
천지개벽 수준이 아니기도 하고.
다만 테슬라는 워낙 구매층이
얼리어답터 기질이 심하다보니
구형이 된 차를, 구형인 걸 알면서
굳이 살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아니다.
신형은 일단 아직
비싼 듀얼 모터 AWD 뿐이라서
난 지금 출고받는 건 섣부르다 판단 중.
특히나 옆 동네인 일본엔
싱글 모터 RWD도 같이 출시됐는데
한국엔 왜 듀얼 모터 AWD만,
그리고 더 비싼 런치 에디션만
가격이 공개된 상황인지 납득불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테슬라 차량들의
완성도 수준을 보건대, 급하지 않다면
조금 더 기다려보는게 좋지 않을까.
심지어 일본과 비교하면
듀얼 모터 AWD 런치 에디션이라
동일한 트림인데도 색상 선택권이
일본은 스텔스 그레이와 펄 화이트를 포함해
총 5개인데 국내는 위에 사진 첨부한
3종류밖에 되지 않는다.
일론이 일본 좋아하는건 알고 있지만
색깔 가지고 장난치는건 용서 불가.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결론은,
원래 테슬라를 싫어하던 나 조차도
신형 모델 3(하이랜드)에 놀라고
기다려오던 신형 모델 Y(주니퍼)는
지금 당장 살 물건은 아니다.
이 차 기다려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단 것 나도 알고 있고
더 기다리기 힘들겠지만
정말 조금만 더 참자.
국내 인증 주행가능거리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잖아.
신형 모델 Y(주니퍼)는
중국에도 마찬가지로 출시했고,
구형과 동일한 배터리 용량에
거의 동일한 공차 중량임에도
(구형 2000kg vs. 주니퍼 1990kg)
중국 CLTC 사이클 기준으론
신형과 구형의 주행가능거리가
31km나 벌어졌기 때문에
국내 인증 주행가능거리에서
이 격차가 좁혀저도 20km 정도는
최소 나지 않을까 싶다만
결과가 나오고 사도 늦지 않다.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나온
신형 모델 Y(주니퍼)는 나도
최대한 빨리 구해서 타봐야겠다.
하지만 구매는 서두를 필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