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에서 또 새로운 전기차가 나왔다.
아직 보급형 전기차는
캐스퍼 일렉트릭 하나 뿐인
형님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발빠르게 접근성을 높인
대중형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 중.
EV3에 이어서 이번엔
세단형 차량인 EV4다.
작년 여름 출시된 EV3는
소형 전기차 중 독보적으로 긴
인증 주행가능거리와
경쟁력있는 가격, 짜임새 있게
디자인한 귀여운 외모와 실내 등
잘 팔릴만한 요소들을
소형 SUV라는 패키지 안에
전부 갖춰 히트를 쳤었다.
그리고 기아차가 그걸 보며
'너무 너그럽게 가격표를 구성했나,
기본 옵션 좀 더 줄여서 이익 올리고
유료 옵션 더 팔아먹어도 될 텐데'라
생각했는지 2025년식이 출시되며
깡통 트림인 어스는 옵션을 삭제하고
나머지 트림들은 가격을 올렸다.
정말 밥맛 떨어지는 인간들
실제로 EV3는 차급으론 소형 SUV인데
깡통 트림부터 앞좌석 전동/열선/통풍시트가
기본 장착되어서 나올 정도였으니
작년에 출고한 이들은 정말 승리자.
그런 와중에 등장한 EV4.
EV4도 작년의 EV3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경쟁력을
두루 갖추고 출격 준비중일까?
한 번 쓱 둘러보자.


첫 순서는 디자인.
외장 디자인은 사진빨도
상당히 못 받는 생김새지만
실물조차도 그다지...?
생각해보니 기아에서 그간 내놓은
전기차 중에 승용형은
EV4가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
그러다 보니 뭔가 고전한 느낌.
전통적인 승용차는 전기차와 달리
하부에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으니
그간 그리던 대로 디자인하면 되는데
전기차는 하부가 비대해진 걸
디자인으로 가려버려야 하다만
기아가 이번엔 좀 미흡했던 듯.
하기사 아이오닉 6도
여전히 디자인으로 논란이지.
출시된 지 세월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지났는데도.
승용형 전기차 중에
디자인이 정말 잘 된 차 있나?
내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봐도
전멸이다시피 하다.
지금 생각하는 전기차 말고
아주 옛날 옛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려고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갔을 적에
애스턴마틴이 내놓았던
라피드 E란 차가 있는데
내 생각에 이쁜 전기 세단은
그게 끝이다. 뭐가 있나.
i7을 꼽는 이도 조금 있겠지만
난 그 디즈니 만화 속 악당같은
사팔뜨기 눈알과 콧수염 디자인
절대 용납 불가. 사실 뒤도 극혐.
그래도 좋은 점을 꼽으라면
EV4는 실 덩치보다 차가
특히 좌우 폭이 커 보인다.
특히나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과 미국에서 이건 플러스.
작은 차를 사면서도 자존심상
작고 싼 차라는 티가 나는 걸
싫어하는 민족을 정면으로 겨냥함.
실제론 아반떼보다 폭만 35mm 넓고
전장과 휠베이스는 대동소이함.





실내로 들어가면
EV3부터 시작한 최근의
기아차 실내 디자인 테마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세단이 분명 SUV나 크로스오버보다
좀 더 아늑하고 감싸는 느낌인데
오히려 실내 디자인 요소들 중 빈 공간이
EV4가 EV3보다 더 많게 느껴진다.
아이오닉 9가 EV9를 의식해서
이름을 아이오닉 7에서 9로 고쳤듯
많은 사람들에게 더 높은 숫자는
더 높은 차급, 프리미엄을 의미함.
EV4는 그럼 EV3의 상위 차량.
상위 차량인데 인테리어는 겉 보기엔
EV3보다 더 저렴해 보여서 의외.
아이오닉 6도 아이오닉 5보다
내장재를 더 좋은 걸 쓰고
깨끗한 이미지를 실내에다
더욱 강조를 해놨었는데
EV4는 왜 그런걸까?
폴스타 4처럼 숫자는 높아도
폴스타 3보다 하위 차량인
그런 형태를 따라가고 싶은걸까?
EV3의 실내를 봤을 때
정말 기아가 칼을 갈고
만든 차량 답게 실내도
'비싼 소재의 차용 없이
짜임새있고 깔끔하며
보기 좋게 잘 만들었다'
이렇게 내가 평가를 했었는데
EV4를 보면서는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는 커녕
오다 다시 돌아간 걸 보니
인테리어 디자인도 으음.
GT-Line은 시트가
일반형 차량과 다른 물건인데
시트의 패턴이 굉장히
엠보싱처럼 울룽불룽하고
만졌을 때 할머니네 집 이불이나
깔깔이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 남자애들한테
친밀감을 주기 위한 전법?
그냥 민무늬 혹은
다른 차량처럼 다이아몬드 퀼팅
이정도가 제일 좋았을 것 같은데
왜 사서 이런 짓을 하나 모르겠음.
예전에 제네시스 G80 스포츠도
시트 패턴이 착좌감을 해친다며
내가 엄청나게 욕을 했었는데
운전석 시트를 이렇게 만들면
운전에 방해가 되니까 까는 것.
게다가 GT-Line 전용 시트가
시트의 폭이 굉장히 좁다.
나 덩치가 큰 사람이 아닌데
앉자마자 '시트 왜 이렇게 작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음.
버킷 시트처럼 운전자의 몸이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과는 달라.
시트 자체가 그냥 작음.
그래서 그런가 운전석에 앉았는데
바로 일어나고 싶더라고.
이런 차량은 구입 불가능.



아이오닉 6가 그랬듯
승용차 형태의 전기차들은
전기차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고객들이 가장 신경써서 보는
주행가능거리에 몰빵하는 편.
SUV보다 아무래도 전고가
낮다보니 같은 파워트레인이어도
전력 효율이 훨씬 좋기 때문에.
그래서 인증 복합 전비도
5.8km/kWh로 현대차그룹 내
그 어떤 전기차보다 높고,
인증 주행가능거리 또한
17인치 기준 복합 533km.
롱 레인지 기준이라서
스탠다드는 크게 줄어든다.
이런 걸 보면 이 차는 확실히
유럽보다 미국 지향 차량.
유럽에서는 2025년인 오늘조차
배터리가 쥐꼬리만한 전기차들이
'도심형' 전기차라며 계속 나오며
유럽인들은 주행가능거리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
반면 미국은 워낙 땅 자체가 크고
생활에 필요한 이동 혹은 여가
둘 다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서
한 탱크(?)로 멀리 가야 함.
한 번 충전으로 정정.
한국도 전기차의 소비자들은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집착이
엄청난 수준이어서,
EV4는 역시 전통적인
북미 수출과 내수용 차량.
현대차와 기아가
둘 다 각각 북미와 유럽에서
잘 나가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현대가 북미
기아가 유럽을 맡는데
이번엔 의외로 기아가
미국을 마크할 생각인가보네.
그래서 캐딜락st. 룩이 나왔구나.

근데 이 차,
대번에 눈에 띄는 단점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디자인이 희한한 건 둘째 치고,
실내 곳곳에 하늘색 포인트가
들어가 있는데 정말 근본 없음.
왜 넣었는지 이해가 안 돼.
EV3는 주황색이었어서
실내 색상에 잘 녹아들어갔는데
뜬금없이 하늘색을 채택하다니.
EV4의 실내 색상은 총 4가지.
블랙 원톤, 그레이/블랙,
화이트/블랙(GT-Line), 브라운.
전시된 차량은 각각
블랙과 브라운, GT-Line
이렇게 3가지였다만
하늘색 악센트 컬러는
그 어떤 색상과도 어울리지 않았음.
GT-Line 전용 인테리어와
그레이/블랙 인테리어는
색상 조합이 거의 비슷해서
굳이 여기 없더라도
GT-Line 인테리어를 보며
대략 짐작이 가능했음.
위에 이야기한 시트 문제와
더불어서 실내 색상은
브라운이 가장 낫다.
근데 하늘색이 가장 안 어울리는
색상이 넷 중 브라운이라...
그냥 EV4 안 사는 걸로.




EV3때 E-GMP 진위 여부로
때아닌 논란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난 이미
EV3 시승기를 작성하며
논란이 일기도 전에
'이 차 E-GMP 아닌 듯'
이라며 선수를 쳤었지.
뭣도 모르는 유튜버들
돈 벌려고 논란 만드는것보다
내 글 보는게 더 낫다니까.
그때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
기아는 EV3 / EV4 / EV5도
전부 E-GMP라고
커뮤니케이션 할 작정인가봐.
EV4도 E-GMP라는데
역시나.. 내 생각은 이번에도 아님.
전면에 프렁크가 없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뭐지?
전기차 관련 기술력이 부족한
메이커들이나 전기차 PE 시스템의
부피를 줄이지 못해
프렁크 확보를 못하는 중인데
천하의 현대기아차도 거기에 동참.
내 예상으론 세단형인데다
공기저항을 낮추기 위해
전면부 라인을 지붕까지
굉장히 깎은 쐐기형이어서
도저히 공간이 안 나와
아예 프렁크를 없앴나본데
프렁크의 유용함을 알게 되면..
이 차는 구매 리스트에서 삭제.
EV4는 전기차 좀 타던 사람들이
추가로 구매하는 시장은
별로 고려하지 않았나보다.
전기차에 처음 발을 내딛는
비교적 젊은 층이 타겟인가봄.
EV3도 프렁크 용량
그닥 크지 않았었는데...
프렁크 용량으로 그만 까이는 법 :
프렁크를 아예 없애버리면 됨.
프렁크가 필요하면
말해 뭐해, 테슬라로 가야지.
모델 3(하이랜드) 또는
어제 가격 공개된 모델 Y(주니퍼).
그리고 E-GMP 치고
짧은 휠베이스인 것,
그리고 전륜 구동인 것.
측면 충전구인 것.
다 마음에 안 듦.
충전구 위치도 승질나지만
10% -> 80% 충전이
공식 발표치가 31분이니
실제론 이보다 더 걸림.
EV4보다 살짝 더 비싼
모델 3 RWD는 슈퍼차저에서
잠깐 찍고 떨어질 뿐이지만
최대 250kW까지 받아먹음.
충전 시간에서는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는 상황.
어차피 EV4같은 준중형 세단에
4 ~ 5천만원을 낼 정도면
지갑에 여유가 있는 상태인데
좀 더 써서 모델 3 RWD 가지.
더 뉴 EV6는 상품성이 애매해졌어도
여전히 800V 전장시스템 등
'전기차'로서의 핵심은
아직 앞서나가 있는 상태인데
EV4는 너무 안일하게 만든 느낌.
디자인 파트에서 이미 느꼈지만.
E-GMP라는 말을 하질 말든가.
이 글의 바로 직전 글이
아주 신나게 까는 글인데
기아에서 이렇게 까일만한
차를 새로 내놨다는 게 놀랍네.


하만 카돈 오디오는
EV3의 것처럼 은근 양호.
하만 카돈 딱지 붙은
거의 대부분의 차량들,
오디오가 별로라고
계속 나한테 욕 먹는데
EV4는 EV3때 괜찮았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 차의 몇 안되는 장점.
다시 단점.
이 차 수납 공간이 정말
너무 적다 못해 거의 없음.
슈퍼카면 인정하겠는데
이렇게 소지품 놔둘 공간이
앞좌석 주변에 거의 없다니
현대기아차의 작품 맞나 싶다.
센터 콘솔의 서핑보드
저거 그냥 없앴으면 한다.
저것 때문에 센터 콘솔 수납함이
하나도 없고 좌우가 뻥 뚫린
트레이만 있는 거 너무 불편해.
도어트림에도 하부 수납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은 편이라
안 그래도 준중형 세단은
수납공간 작은데 얜 더 해.
쓰다보니 진짜 단점 투성이네.

그래서 결론.
최근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제작 실력이
상당기간 정체돼있다고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EV4를 보면서 그게
확신으로 바뀌었다.
E-GMP 플랫폼이란
초격차를 만들어낼 당시엔
남들보다 두 세 발자국
앞서서 뛰쳐나갔는데,
이제 남들이 그 부분은
열심히 쫓아온 상태.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더 나아가지 않고
E-GMP 이름을 하윗급 차량에
내려보내는 전법을 시전.
사람들의 머릿속에
E-GMP가 좋은 걸로
각인이 되어 있으면
스스로 그 급을 낮추면 안 되는데
전기차 하루이틀 팔고
치울 작정인지 이런 자충수를.
근데 이제 고객들은
E-GMP 하면 긍정적인 것 보다
ICCU 이슈를 먼저 떠올리겠네.
그것부터나 얼른 해결하고
E-GMP라는 아양을 떨어라.
그리고 여전히 비싼 가격.
2025 EV3 가격 인상된 것 보고
이야... 여전히 전기차 팔기 싫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는데
EV4는 그 EV3보다도
약간 더 비싸게 출시됐다.
전기차 판매가 정체된 기념으로
아예 손을 떼버리고 싶은가봄.
4천만원 전후를 내야하면
그냥 쏘렌토로 가지.
스포티지도 이제 망해서
무조건 쏘렌토.
좀 쏘렌토무새 같겠지만,
정말 쏘렌토는 우주명차.
다인승 탑승 필요하면
같은 돈으로 카니발 사면 되고.
EV4는 전기차의
거의 다 식어가는 인기를
더 빨리 떨어트릴 것 같은
이 불길한 느낌...
그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원하는 방향이네. 유레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지금 고점이라는 건
이미 지나가버린 일.
풍선을 타고 날아가버린 ICCU
뻥뻥 터지는 것도 문제고
이런 경쟁력 없는 차를
신차라고 개발한 것도 문제.
고점 매수가 아니라 이건
앞으로의 하락이 불보듯 뻔한
스캠? 거품? 테마주?
리스나 장기렌트로 출고해서
3년 이하로 잠깐 타는
단타 치고 나오기에도
이미 때는 늦으리.
나도 이제
아이오닉 5 N 아니면
전기차 사고싶지 않음.
한 땐 전기차 엄청 탔는데
이젠 나도 전기차 손절.
EV4는...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