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글 여러 차례
봐 왔으면 알겠지만,
난 폴스타 그닥 좋아하지 않음.
폴스타라는 회사는 본디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였다가,
볼보를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인수하며
별도의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이제 이름만 폴스타고 본질은 완전 다른
중국제 전기차 회사.
폴스타 타는 이들이 중국차라고 하면
자기들은 스웨덴 차를 샀다면서
거품물고 들고일어나는 상황인데
그동안 폴스타의 유일한 모델이었던
폴스타 2는 너무 동급 볼보 차량과
판박이 수준으로 외형이 유사했다.
폴스타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지리자동차가 분리시키면서
볼보의 '중국제가 아닌(?)' 이미지에
묻어가고 싶었던 속셈이겠지.
그 결과 이건 볼보인지, 아님 중국차인지
아니면 완전 다른 무언가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상태가
몇 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사실은 중국차 맞는데
그런 폴스타에서
드디어 신 모델을 내놓았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폴스타 4.
같이 공개한 폴스타 3이
차 급으로는 더 높은 기함이라
4라는 숫자의 의미가 잘 안 와닿음.
그냥 자기들이 개발한 순서대로
숫자를 붙인 것인가.
난 사실 태어나서 이디야 커피를
마셔본 적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지만
이 차를 보면서 딱 든 생각이
자동차 업계의 이디야.
이디야는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의
신규 공세와 전통의 강자 스타벅스
사이에 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단
뉴스가 거의 대부분인 상황인데
자동차계의 이디야는 과연
이런 전기차 불경기(?)를
버텨낼 수 있을 까 두고 봐야 할 듯.
출고 적체와 전기차 인기에 힘입어
전기차 가격은 그동안 계속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았는데
어느새 전기차 판매는 주춤하고
인기 역시 지속 하락세인지라
전기차만 판매하는 회사들은
부랴부랴 가격 인하에 나섰다.
그래서 신형 모델 3(하이랜드)와
모델 Y RWD는 보조금 액수에 따라
4 ~ 5천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마진 여유를 지닌 테슬라가
쏘아올린 전기차 가격 치킨 게임에
폴스타도 탑승하여 폴스타 4는
이 싱글 모터 후륜 구동 기준
6690만원부터 시작하고,
오만 가지 옵션이 다 묶여있어서
사실상 필수나 다름없는 Plus팩(600만원)를
더하면 7290만원짜리 차량이다.
서울 기준 보조금이 275만원이니
7015만원짜리 차량이라고 할 수 있겠지.
여기까지 들으면 중국산 무근본 차량이
무슨 요즘 세상에 7천만원이 넘느냐
싶겠지만, 이 차의 핵심은 대용량 배터리.
폴스타 4 싱글 모터의 제원은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35kg·m.
여기에 100kWh짜리 중국 CATL산,
NCM 523 미드니켈 배터리가 얹힘.
NCM 523은 니켈 함량이 무게 대비 낮은,
2019년에나 대세라고 불렀었던
좋게 말하면 안정화된
나쁘게 말하면 낡아빠진 그런 배터리.
큰 배터리 용량 대비
비교적 낮은 차량 가격이
다 이런 곳에서 오는 거지.
참 세상이 달라졌다 싶었던 게
한동안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가
좋다는 말이 대세였었건만
인천 청라의 EQE 화재를 겪고 난 뒤인
지금은 오히려 'NCM 523이라 안정성이
하이니켈보다 좋습니다'라며
셀링 포인트로서 당당하게 말하더라고.
나는 다소 갸우뚱하게 되더라.
미드니켈 배터리가 니켈 함량이 낮아
화재 확률이 낮다는 객관적인 정보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건
고객들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것 밖에 더 되나.
배터리 용량이 큰 덕분에
인증받은 주행가능거리는 511km.
내가 운전해보니 실 전비가
대략 6km/kWh 정도 나왔는데
실 가용 용량이 94kWh인 것으로 알려졌으니
100% -> 0%면 주행가능거리 564km.
인증 주행가능거리 500km 고지를 넘은
또 다른 전기차인 EV3 롱 레인지의
501km보다도 더 긴 것.
다만 이게 물리적 용량이 커서지
전력효율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
내가 운전하는 대로 운전했을 때
Electrified GV70하고 비슷하게 나옴.
Electrified GV70은 출력도 더 높고
사륜 구동 차량이면서 럭셔리카인데.
아무래도 그 이유는 차량 폭이 넓어
공기저항을 받는 면적이 넓어서,
그리고 PE 시스템의 효율이
최신 차량답진 않아서겠지.
이 차를 보고 이디야가 생각난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터리 용량 대비 차값이 낮은 건
나도 알겠지만 확실하게 싼가?
특히나 브랜드 밸류를 감안하면?
의구심이 드는 상태인데
그 강점을 뜯어봤을 때 이게
최상급이나 상급이면 또 평이 다르겠지만
그렇게 또 최신 기술이 들어가진 않았다.
저가 커피도 아니고,
프리미엄 이미지도 아니고.
전장 시스템도 여전히 400V잖아.
독일 차, 이를테면 최근 출시된 BMW i5도
마찬가지로 400V 시스템이라고?
여긴 현대기아차의 홈그라운드.
폴스타 4의 전후 가격대의
그리고 그 위의 제네시스 차량들은 전부
800V 전장시스템으로 중무장했음.
충전 피크 속도 뿐만 아니라
높은 배터리 잔량에서의 충전 속도 유지력에서
800V 차량들이 초격차를 보이기에
실제로 타고 다니면서 느끼는 차이는
구입 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크다.
폴스타 4는 200kW 충전기를 물리면
10%에서 80%까지 30분이 걸린다는데
정확한 피크 충전 입력값은 밝히지 않고 있음.
요즘 세상에 고가의 전기차를 사면서
30분씩이나 걸리는 차량을 신규 출고하긴
다소 좀 그렇다. 솔직히 말해서.
7천만원짜리 차량을 살 정도의
연령대면 보통 시간이 돈이거나
시간을 구태여 내야 하면 욕 먹으니까.
이번엔 좀 늦게 디자인.
나 원래 글 서두만 지나고
디자인부터 주로 설명하는데
이번엔 뒤로 밀려났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만
별다른 특징도 딱히 없음.
아 딱 하나 있다.
뒷 유리창이 없다는 것.
후면 유리가 자리하던 부분은
통짜 패널로 막혀 있고,
위에 장착된 카메라가 찍는 걸
디스플레이 룸미러를 통해 보는 형태.
디스플레이 룸미러가
추가적인 '옵션'일 때에는
달려 있어도 안 쓰면 그만이니까
별다른 상관이 없는데,
이제 이것 밖에 없는 상태.
심도 구분이 되지 않는
평면의 화면을 무조건 봐야하는 게
시각적으로 그리 유쾌하진 않음.
이게 미드쉽 슈퍼카처럼
승객실 뒤에 엔진이 위치한다거나
굳이 이렇게 만들어야 할
대단한 이유가 있으면 용납하겠지만
2230kg 짜리 차량에 대단한 경량화가
된 것도 아닐 테고, 공기 저항을
줄여보겠단 노력인건지 뭔지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 차량의
주행 전비는 그다지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선택으로 난 보임.
그리고 폴스타 4는 여전히
볼보에서 물려받은? 전수받은?
토르 망치 스타일의 T자형 헤드램프와
볼보의 그림자에서 나가지 못한
전반적인 디자인 큐들이 박혀있다.
마치 스타벅스 옆에 언제나 따라다니며
그림자처럼 매장을 출점시키던 이디야처럼.
자리가 없어서 스타벅스를 못 갔거나
카페를 찾았는데 스타벅스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끌어들이려는,
기생하며 떨어지는 콩고물 주워먹기식의 전략.
경영학을 전공한 내 입장에선
그다지 좋은 전략으론 보이지 않음...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폴스타 4는 주행 면에서는
폴스타란 개성과 특징을 이미 개척했어서
외형도 그렇게 가야 할 것 같은데.
볼보와의 커넥션 슬슬 끊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면서 왜
디자인은 계속 연결고리를 유지할까?
이 디자인을 낳은 모태 볼보도
비슷한 디자인을 지겹도록 우려먹고있어
아주 지긋지긋하고 구닥다리 느낌인데
같이 쓰는 브랜드가 하나 더 있으니까
더더욱 사골을 푹 우려내는 느낌.
그만 헤어져라.
실내는 디자인 측면에선
겉모습보다도 더욱 퇴보했다.
왜냐면 폴스타 2의 실내는
세련되고 간결한 이미지를 추구한단
자기들의 주장을 꽤나 잘 담았었음.
나야 천성이 온 사방천지에
가죽과 진짜 원목, 금속을 바르는 걸
선호하는 사람인지라 그게
그다지 성에 차진 않았지만
최소한 자기들의 스타일은 확보했었잖아.
이제 그냥 무색무취의 실내가 됐다.
7천만원대라면 실내에서도 무언갈
보여주거나 그걸 포기하고서라도
구입할 이유가 분명 존재해야 하는데
폴스타 4를 택해야 할 이유가
차량 실내에선 딱히 보이지 않음.
신형 모델 3(하이랜드)의 실내도
눈으로 대략 봤을땐 비슷하다
말하는 이들도 더러 있겠지만, 아님.
소재 배치나 미세하게 다른 구성들이
훨씬 견고하고 깔끔해보이며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으로
만듦새 및 레이아웃이 좋아졌다.
폴스타 4는 잘 쳐줘야 폭스바겐.
7천만원 주고 폭스바겐 사겠어요?
폭스바겐도 요즘 국내 시장에서
죽 쑤고 있는데 마치 이디야처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로
오만 걸 다 하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요구에 맞춰 중국산 차들이 죄다
이런 가로형 디스플레이 하나 대충 달고
노래방 기능 등 온갖 소프트웨어를 심은 다음
나머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그런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는데
역시 아무리 감추려 들어도 본적은...
못 숨기는 것인가.
근데 폴스타 4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는 당연히
안드로이드이니 구글이 만들고,
난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정말
잘 못 만든다 생각하는데... 크흠.
iOS용 유튜브 뮤직 앱 버그 꼬라지는
업데이트를 거칠때마다 참 가관이다.
여기까지 먼 길 오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봐야지.
폴스타는 글 서두에 밝혔듯이
원래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
이걸 추억하는 이들을 겨냥해선지
전기차 브랜드가 된 폴스타도
일단 본인들의 주장에 의하면
주행 퍼포먼스를 강조한 BEV다.
달리기를 강조한 전기차 중
폴스타 4와 유사한 가격대 모델은
내 머릿속에 두 개의 벤치마크가 있다.
현대의 그 유명한 아이오닉 5 N과
BMW의 i4 M50. 둘 다 훌륭함.
이 폴스타 4 RWD(싱글 모터)는
듀얼 모터 AWD 차량과 다르게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 없다.
굳이 이런 차이를 둘 필요가
딱히 있나 싶다만, 평가하는 내 입장에선
차량의 태도가 한 가지란 게 편하다.
폴스타 2 퍼포먼스와 달리
폴스타 4는 퍼포먼스 팩을 골라도
올린즈가 만든 댐퍼가 들어가지 않음.
폴스타 4 퍼포먼스는 그냥 자체적으로
좀 더 스포티하게 튜닝한 전자제식 서스펜션이
올린즈의 빈 자리를 채운다.
어차피 이 글은 싱글 모터 차량 이야기라
퍼포먼스 팩 역시 해당사항 없음.
퍼포먼스 팩은 폴스타 4 AWD(듀얼 모터)만
600만원을 더 내면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 인상은 댐퍼가 꽤나 단단함.
아무리 주행 성능을 강조하는 컨셉이라 쳐도
이건 여러 명이 타는 크로스오버인데
바꿀 수 없는 기본값이 생각보다는
승차감보다 주행 성능쪽에 치우쳐있음.
솔직하게 말해서 이 댐퍼의 느낌은
포르쉐 718 박스터와 비슷함.
비단 댐퍼 뿐만 아니라 차체 전체가
견고하게 흔들리는 느낌이
의외로 포르쉐같은 구석이 좀 있다.
718은 이미 출시된지 시간이 경과됐고
심지어 컨버터블이기 때문에
폴스타 4보다 당연히 차대강성이 떨어지며
폴스타 4를 비롯한 모든 전기차는
차량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를
차체 강성 확보를 위한 구조물로 쓰기에
최신 차량 치고도 차대 강성이 좋다.
적어도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교해서는.
근데 이 포르쉐와 비슷한 느낌은
비슷한 선에서 마무리되고,
폴스타 고유의 그 단단한 감각이
폴스타 4에 놀랍도록 잘 녹아있다.
차량 폭이 2m나 된다는 것이
실감이 잘 안 될 정도로
차체가 주는 견고함이 대단하다.
이게 폴스타 2도 속이 빈
하나의 벽돌같이 튼튼하고
우둘투둘 노면을 읽어대지만
아주 짧고 간결하게 모든 요철을 끝내는
볼보와는 많이 다른 특유의 느낌이
있었는데 그때만해도 폴스타에는
폴스타 2 하나뿐이라 확신이 어려웠다만
폴스타 4까지 나오니 이제 확실해졌다.
이런 주행감이 폴스타의 색깔이란걸.
폴스타 4의 주행 느낌이
i4 M50같이 서스펜션이 숨 쉴 구석을 갖췄다거나
아이오닉 5 N같이 레이스카에 한결 가깝진 않아서
막 내 마음에 든다거나 엄청 좋다
그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제일 놀라운 건 폴스타 4가
실질적으로 폴스타의 겨우 두 번째 모델임에도
'폴스타는 이런 느낌이다' 하는 걸
이렇게나 일찍 구축했다는 것.
얼마 전 GV70 페이스리프트 시승기에
썼듯이 제네시스는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구축하지 못한 그런 이미지.
정말 중국 회사들,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차량의 순수 완성도보다도
자기들만의 색깔을 만들 줄 알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그나마 현대 N은 방향성이 선명해졌는데
기아의 GT 라인업(그래봤자
EV6 GT 하나 뿐이지만)도 그렇고
제네시스도 총체적 난국이고.
하지만 좋은 얘긴 여기까지.
차량이 선회 시 차가 길고 크단 게
상당히 많이 느껴진다.
일반적인 잣대로는 양호하나
'자칭 퍼포먼스 강조 전기차' 치곤 기대이하.
휠베이스가 3m에서 딱 1mm 모자라니
휠베이스가 긴 것 나도 안다만
아이오닉 5 N도 휠베이스가 3m.
N은 너무 공격적이라고?
또 막상 서스펜션 풀고 공도주행 하면
아이오닉 5 N이 폴스타 4보다
대단히 불편하다거나 하지 않다.
그렇다고 폴스타 4가 현대차에 없는
고급감을 갖췄다거나 하지도 않잖아.
날카롭게 선을 그리면서
사뿐하게 휙휙 도는 i4 M50도
'자동차 오래 만들어본 회사의 관록'을
가감없이 팍팍 보여주니
i4가 폴스타 4보다 작은 차인걸 감안해도
BMW가 차를 허투루 만들진 않는다.
그 얘기는 조향감도 마찬가지인데,
폴스타 4의 운전대 조향감은
운전자가 차량을 원하는 곳과
원하는 방향으로 위치시키는 데
대단한 확신을 주진 못한다.
후륜 구동 모델도 이러면
사륜 구동 모델은 더 부족할텐데.
동일한 차종에 사륜 구동을 달면서
운전대 피드백에 손해를 보지 않는
회사들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정도 뿐.
이 가격대에선 그 둘밖에 없다.
i4 M50은 특유의 선명한 앞머리가
운전대로도 꽤나 잘 전달됨.
아이오닉 5 N의 유일한 결점이라고
짚은 조향감하고 대동소이하니
폴스타 4의 운전대 감각은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
조향 모드를 바꿔도
무거워지기만 할 뿐
피드백의 추가는 없다시피함.
272마력의 최고 출력과
35kg·m의 최대 토크는
이 큰 차를 딱 적당한 수준으로 민다.
평소에 타고다니면서는
별다른 불만을 가질 요소가 없음.
타이어는 이 차량의 경우
RWD(싱글 모터)에 기본인
20인치 휠이 끼워져 있는데, 여기엔
피렐리의 P Zero 일렉트가 장착됨.
앞서 말한 그런 우둘투둘한 느낌을
피렐리의 단단한 사이드월과 컴파운드가
더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걸 부드럽게 받아내고 다스려줄
미쉐린, 혹은 타이어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
한국타이어로 가는 것이 좋지 싶다.
차와의 궁합은 피렐리보단 미쉐린.
내가 시승기에 간간히
피렐리를 선호함을 밝히지만,
그와 동시에 피렐리보단 미쉐린이
더 어울리는 차들은 꼭 언급을 하고 있다.
폴스타 4 RWD 역시 마찬가지.
Pro팩(250만원)에 21인치 휠과
스웨디시 골드 스트라이프 안전벨트가
묶여있는데 21인치 휠에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EV가 끼워짐.
타이어 때문에 굳이 21인치를
주행가능거리 손해를 봐가며
돈을 더 내고 고를 이유는 없다.
그냥 타이어 교체 시기에 바꿔라.
그리고 그놈의 스웨덴 팔이.
다음엔 중국 오성홍기를 따서
파이브 스타 골드 벨트는 어떤지?
내가 이디야 커피를 안 먹어봐서
이디야 특유의 커피맛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디야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전무한 마당에
폴스타 4는 일단 운전해보면
이게 폴스타구나 싶은 감각을 가졌다.
이 부분은 이디야와 확인히 다름.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
오디오는 Plus팩에 포함된
12 스피커, 1320W짜리 하만 카돈.
기본 오디오는 8 스피커
하이 퍼포먼스 오디오라는데
뭔가 BMW의 하이파이 라우드가 생각남.
아무튼 이 하만 카돈 시스템은
정말 전형적인 하만 카돈으로,
중고음과 고음 표현이 부족하고
저음이 마치 아령가지고 사람 때리듯이
퍽퍽 답답하게 나갔다 들어간다.
하만 카돈이란 딱지를 볼때마다
난 그다지 소리 품질에 큰 기대를 안 하는데
기대치를 낮췄음에도 그 낮춘 기대에
맞아들어가거나 그보다도 못하다.
1320W면 출력이 굉장히 강한 건데
그 출력 다 어디다 팔아먹고
고음 및 보컬 표현이 안 되는 건지.
하만 카돈 딱지 붙은 차 중
오디오가 좋은 차는 나 지금까지
그 많은 차량용 하만 카돈 중 딱 두 대 만나봄.
BMW iX와 마세라티 르반떼.
아까 위에 폭스바겐 언급했는데,
이 아주 작은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폭스바겐 iD 4를 연상케 한다.
iD 4는 거의 예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나
오토바이가 생각날 정도로 작은,
매우 성의없는 화면 하나를
운전대 뒤에 덜렁 달아놨는데
폴스타 4는 그 정도는 아니다만
이걸 달아놓은 것이 오히려
디자인 부분에서 내가 지적한
평범한 실내가 되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
LCD 패널 단가 얼마 하지도 않는데
좀 더 큼직한 걸 달고
보기 좋게 꾸미려는 노력이라도 하지.
뒷좌석용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
2007년 즈음에나 썼을법한
단순한 기능의 MP3같이 생긴
이 작은 디스플레이는 오히려
계기판보다 표시하는 내용도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더 많다.
신형 모델 3(하이랜드)는
아예 통짜 디스플레이를 달았는데
테슬라가 허들을 올려놓는 바람에
이제 그 정도는 되어야
와우-팩터가 될 수 있다.
만약 이런 뒷좌석용 디스플레이를
한 4-5년 전 쯤 달았으면
7천만원대 차량의 혁신이었겠다만.
그래서 결론.
폴스타 4가 분명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보고자 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차를 사야 할까? 하면
많은 객관적, 심리적 걸림돌들이
여전히 구매로 향하는 길에 자리하고 있다.
EV3 시승기에도 내가 적었지만
전기차 인기가 사그라들어
전기차들이 가격을 내리게 되면
새롭게 마주하는 것이
동급 내연기관 차량들과의 경쟁.
근데 7천만원대는 춘추전국시대이고
좋은, 구미를 당기는 차들이 너무 많다.
얼마전에 내가 시승기를 남겼던
메르세데스-벤츠 GLC220d조차
난 걔를 놔두고 폴스타 4를
특히나 패밀리카로 살 이유를 못 찾겠음.
BMW의 신형 X3도 출격했고.
걘 12월 중으로 시승기 올리도록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다만
지금 글이 굉장히 밀린 상태라.
휠베이스 3m짜리 차를
완전 스포츠카처럼 탈 것도 아니잖아.
전기차라는 범주 안에서 찾아도
내가 말한 두 대의 벤치마크격 차량들,
아이오닉 5 N과 i4 M50이 있다.
아이오닉 5 N은 800V 전장시스템이라
전기차 운용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빠른 충전도 강점이며 V2L도 있지.
i4 M50은 대외적으로 더 먹어주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 패밀리.
전기차 시장도 이미 몇 년 동안 진척돼서
이제 혜성처럼 신인이 빵 뜨긴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압도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폴스타 4에선 그런 건 찾기 어려움.
그리고 지금 전기차 시장에만
찬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굉장한 불경기.
이런 시기엔 7천만원짜리 차량
섣불리 구입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이런 불경기엔 항상
어중간한 포지셔닝을 한 브랜드는
전부 무조건 멸망한다. 이건 공식임.
볼보 후광(??)을 등에 업었었다시고
아주 저렴한 특가도 아니면서
또 프리미엄이나 럭셔리로 취급하긴
그럴 요건들을 하나도 못 갖췄고.
이디야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 거.
아, 그러고보니까
신형 모델 3(하이랜드) 퍼포먼스도 있네.
완전 대놓고 스포티한 전기차가 아닌
난 좀 캐주얼한 스포티함을 원하면서
더 나은 승차감과 실용성도 필요하면
폴스타 4보단 이쪽이 훨 낫다.
전기차로서의 기본기도 압도적이고.
폴스타 4가 내 예상을 깨고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닌
중국산 광풍이 될진 모르겠다만,
내 예상은 이 글에 다 담겼다.
성공하긴 매우 어려울 거라고.
추후에 듀얼 모터 차량이
국내에 들어오면 다시 생각해볼수도 있다만
일단 이 폴스타 4 RWD(싱글 모터)만 놓고
점괘를 보자면 전망이 어둡다.